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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하고 소박함, 숭고한 아름다움을 찻사발에 담아내다
2019년 03월 03일 (일) 00:04:36 윤담 기자 hyd@newsmaker.or.kr

우리나라 보물 중에 가장 많은 것이 도자기다. 도자기는 그릇이다. 그릇은 손으로 만져야 그 사발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다. 그림은 눈으로 보는 것이지만 그릇은 사용함으로써 비로소 그 본성과 가치가 드러난다.

윤담 기자 hyd@

막사발은 막걸리의 ‘막’처럼 쉽게 만들었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하지만 고미술학계를 중심으로 이 그릇이 막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막사발로 칭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있다. 막사발에는 조상들의 삶과 애환, 즉 우리 전통의 ‘DNA’가 녹아 있다. 일본인들이 최고 보물로 여기는 ‘이도다완’이 바로 우리의 막사발이다. 투박하면서도 거친 듯, 때로 지문이 그대로 묻어 있거나 물레의 회전에 의해 만들어진 문양들은 애써 다듬지 않고, 그저 자연에 순응하려는 조상들의 철학이 그대로 묻어 있다.

옛 전통방식으로 빚어내는 아름다움

▲ 이균태 도예가

우리 땅의 흙과 불로 빚어낸 자연미의 결정체가 바로 조선 사발이다. 전형적인 잡기(雜技)가 아닌, 장인의 철저한 정신에 따라 흙을 골라 만든 무위적 아름다움과 자연미를 표현한 창조성의 결과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지혜요의 귀현 이균태 도예가는 선조들의 찻사발에 매료되어 세상만사 모든 인연과 등지고 오직 옛 전통방식대로 태토와 유약, 특유의 선과 색상의 아름다움을 좇아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는 인물로, 2002년 11월 부산문화회관 <조선막사발전>, 2008년 4월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 <조선찻사발전>, 2008년 10월 KBS방송국 시청자 광장 <조선찻사발전> 등 지금까지 총 3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흙과 불, 물이 만나 이루는 막사발은 기술과 예술혼이 빚은 생활용기다. 막사발은 한때 산업화의 물결에 휩쓸려 사라졌었다. 우리 곁에 돌아온 게 얼마 되지 않는다. 요즘은 수많은 전승도예가들도 막사발 제작을 기본으로 삼는다. 막사발을 새롭게 현대적으로 재현해 생활용기 혹은 예술품으로 승화시킨 까닭이다. 이균태 도예가 역시 막사발을 예술품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인물 중 하나다. 도자기는 흙과 물, 바람, 불, 공기의 조화로운 흐름 속에서 탄생하기 때문에 당초 설계와는 다른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가 많다. 이에 이균태 도예가는 제대로 된 자기를 굽기 위해 가마 앞에서 밤을 새우는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도자기를 가마에서 꺼낼 때의 희열은 도자기를 만드는 도공들만이 알 수 있으리라. 가진 것도 꾸민 것도 없는 도예가 이균태의 막사발은 소박함으로 사람과 사람을 부른다. 또한 가시밭길을 걷다가 목마른 사람들이 목을 축일 수 있는 시냇물이 있고 문명의 신기루를 따라가다가 절망한 사람들의 숨소리를 담아줄 수 있는 어머니의 품이기도 하다. 또한 아득하고 막막한 조상의 숨결이 아침노을처럼 떠오르며, 질박한 이웃의 정겨움과 겨레의 한이 느껴지기도 한다.

찻사발의 매력에 빠져 독학으로 도예계 입문

사실 이균태 도예가는 이렇다 할 도예 스승이 없다. 통도사에서 다도 수업을 견학할 당시 말차를 한 잔 얻어 마시다 찻사발의 매력에 빠졌다는 그는 경상도의 산청, 고령, 사천, 웅천, 양산 뿐 아니라 전라도의 이름난 가마터를 다니며 도자기 파편을 수집했다. 이후 찻사발에 대한 책을 보고 독학한 그는 화공약품으로 만든 유약을 사용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전국 각 지방의 흙을 채취해 조개껍질, 소나무 재, 콩 재 등의 유약으로 실험을 거듭했다. 누군가 알려주는 이가 없었기에 재를 만들다 화재로 작업실 전체를 태우기도 했지만 찻사발을 향한 이균태 도예가의 열정은 꺼지지 않았다. 그렇게 조선 찻사발을 재현하고자 흙 가운데서 먹고 자고 20년 동안 연구를 거듭해온 그는 2년간 손수 황토벽돌을 찍어 8봉짜리 너구리 가마를 직접 완성한 이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사람은 그릇을 만들고 그릇은 사람을 만들고. 그렇게 쓰면 쓸수록 자연스러워지고 깊이 있고 아름다워지는 것이 사람과 그릇이리라. 수수하며 단아한 찻사발에 여생을 바치고 있는 이균태 도예가. 자신이 만든 작품에 여전히 부족함과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는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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