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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X김향기 소통으로 완성한 힐링 영화
이한 감독 “남녀노소 관객이 함께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
2019년 02월 07일 (목) 02:14:28 신세영 기자 syshin@newsmaker.or.kr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따뜻한 시선과 섬세한 연출로 풀어내며 폭넓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이한 감독이 일곱 번째 연출작 <증인>으로 돌아온다. 다문화 가정, 학교 폭력 등 관계의 상처를 온기 어린 시선으로 담아냈던 이 감독은 사건의 변호사와 목격자로 만난 두 인물의 이야기를 그린 <증인>을 통해 진정한 소통과 신뢰에 대한 이야기를 건넨다.

신세영 기자 syshin@

영화 <증인>은 유력한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 ‘순호’(정우성)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따스한 시선으로 풀어내며 폭넓은 관객의 사랑을 받아온 이한 감독의 신작이다. 오랫동안 신념을 지켜왔지만 이제는 현실과 타협하고 속물이 되기로 마음먹은 민변 출신 변호사 ‘순호’. 영화는 자신의 출세가 걸린 살인 사건의 변호사가 된 ‘순호’가 사건의 결정적 열쇠를 쥔 유일한 목격자 자폐 소녀 ‘지우’를 증인으로 세우기 위해 찾아가며 시작된다. <증인>은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두 인물이 점차 서로에게 다가가는 과정을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내며 특별한 감동을 전한다. 살인 용의자의 변호사 ‘순호’ 역을 맡아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준 배우 정우성은 지난 21일 열린 <증인> 언론시사회에서 “그동안 해왔던 연기 중 가장 원 없이 감정을 절제하지 않고 자유롭게 연기했다. 계산하지 않고 느껴지는 그대로를 표현한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로 분해 새로운 연기 도전에 나선 김향기는 “순간의 감정과 상황에 충실한, 있는 그대로의 ‘지우’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며 더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향기와 첫 연기 호흡을 맞춘 정우성은 “있는 그대로의 감정으로 순수한 리액션을 이끌어 내줬다. 좋은 동료와 함께하는 든든하고 뿌듯한 감정을 느끼게 해준, 큰 영감을 준 상대 배우”라며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최고 제작진이 완성해낸 현실 100% 프로덕션
<증인>은 리얼리티와 따뜻한 감성이 살아 있는 동시대의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변호인>, <광해, 왕이 된 남자> 등에서 정교하면서도 절제된 카메라 워킹으로 묵직한 영상을 완성해내 호평 받은 이태윤 촬영감독은 사전에 디테일하게 준비한 콘티를 토대로 배우들의 미세한 표정, 생생한 공기까지 담아내는 촬영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후반 법정 시퀀스는 편집에 맞춰 촬영을 끊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배우들이 연기하는 과정을 다양한 각도에서 수차례 촬영하는 과정을 거쳐 배우의 감정 변화, 장면이 주는 울림을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자폐 소녀인 ‘지우’의 시선에서 혼란스럽게 비춰지는 세상의 모습을 리얼하게 구현하기 위해 POV(Point of View) 촬영기법을 도입, 배우 김향기가 직접 카메라가 부착된 헬멧을 착용하고 촬영한 화면을 사용하여 생생함을 더한다. <택시운전사>, <변호인>, <공작>, <내부자들>에 참여한 조영욱 음악감독은 세심하게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면서도 보는 이들의 마음을 터치하는 드라마틱하고 감성적인 선율로 <증인>만의 분위기를 완성했다. 미술에는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에 이어 이한 감독과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강소영 미술감독이 참여했다. 사실에 기반한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미술팀은 ‘순호’가 근무하는 로펌의 사무실 세트를 실제 광화문 광장이 내다보이는 고층 빌딩 내에 제작해 내부의 디자인뿐 아니라 창문을 통해 내다보이는 도심 한복판의 풍경까지 담아내 현실감을 높였다. 또, 자기만의 세계에 집중하는 ‘지우’의 캐릭터를 고려해 방 내부에 그만의 비밀 공간 같은 작은 텐트의 아늑한 디테일을 더했으며, 영화의 중요한 공간인 법정 세트는 실제 법정 그대로를 구현하되 세심한 컬러 톤의 조정과 동선 구조, 법정 특유의 답답함을 해소하고 빛의 효과가 보일 수 있는 창문 배치 등을 통해 드라마틱한 느낌을 강조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미씽: 사라진 여자> 등에 참여한 김정원 의상감독은 민변에서 대형 로펌 변호사로 적응해가는 ‘순호’의 수트 스타일 변화부터 ‘지우’의 순수성을 담아낸 의상 등 캐릭터에 부합한 의상으로 자연스럽게 극에 현실성을 부여했다. 이렇듯 촬영, 음악, 미술, 의상까지 각 분야 최고 제작진의 노력으로 완성해낸 영화 <증인>은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따뜻한 볼거리로 영화의 감성을 한층 배가시킨다.

2002년 차태현, 손예진, 이은주 주연의 영화 <연애소설>로 데뷔한 이한 감독은 경쾌하고 발랄한 청춘의 이야기를 그린 <청춘만화>(2006), 각기 다른 커플의 로맨스를 담아낸 <내 사랑>(2007)을 통해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2011년 <완득이>를 통해 다문화 가정, 장애인 등 우리 사회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 531만 관객을 사로잡았으며, 한 소녀의 죽음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우아한 거짓말>(2014)과 한국전쟁 당시 실존했던 어린이 합창단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오빠생각>(2016)으로 큰 울림을 선사한 바 있다.

Q. <증인>을 연출하게 된 계기는?
- 롯데 시나리오 공모전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가 <증인>이라는 시나리오를 보게 됐다. 시나리오가 갖고 있는 주제나 캐릭터에 굉장히 마음이 움직였다. 변호사 ‘순호’와 자폐 소녀 ‘지우’의 마음이 서로 통하는 이야기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했다. 영화 속 인물들을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관객들의 마음도 움직여지는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

Q. 영화에 담고 싶었던 순호와 지우의 이야기는 무엇인가?
-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소통’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증인>을 통해 서로 굉장히 다른 삶을 살아왔고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는 ‘순호’와 ‘지우’가 진실을 찾는 과정에서 소통해나가는 이야기를 그리고자 했다. 주변에는 나와 다른 개성과 매력을 지닌 사람들이 많다. 그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닌, 그들의 개성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세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었다.

Q. 배우들과의 작업에 대해
- 감독으로서 <증인>의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 정우성, 김향기 배우는 머릿속에만 있었던 두 인물을 생생하게 표현해줬다. 정우성은 그동안 연기한 강렬한 캐릭터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땅에 붙어 있는 인간적인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줬고, 김향기는 건조한 언어와 발성으로 캐릭터를 표현해야만 했는데도 불구하고 마음을 울리는 감동을 선사했다. 뿐만 아니라 이규형, 염혜란, 장영남, 박근형, 송윤아 등 두말할 나위가 없는 최고의 배우들이 함께해줬다. 모든 배우들이 <증인>의 이야기를 사랑해주고 애정을 가지고 함께해주줘 그만큼 따뜻한 영화로 완성할 수 있었다.

Q. 영화를 보면 ‘아저씨는 좋은 사람입니까?’라는 질문이 반복되는데 어떤 의도인가?
- 그 장면은 크랭크인을 얼마 앞두지 않았을 때 갑자기 생각이 났다. ‘지우’만이 할 수 있는 대사를 생각하다 ‘아저씨는 좋은 사람입니까?’라는 대사를 쓰게 됐다. 이를 통해 관객이 ‘내가 과연 좋은 사람일까’라는 생각을 해보는 작은 선물 같은 시간이 됐으면 한다.

Q. 유튜브에서 나오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보는 세상을 동영상으로 보여주고 실제로 극중에서도 그런 촬영을 시도했다.
- 화면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칼리라는 미국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분이 자신이 묘사를 해서 찍은 영상이다. 하지만 모든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그런 시선으로 세상을 보거나 청각이 특별한 것이 아니다. 대사에서도 나오지만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분들도 전부 다 증상이 다르고 각양각색이다. 영화 속에 나오는 장면은 김향기 배우가 촬영했다. 머리에 헤드셋을 끼고 헤드에 카메라를 달고 자기가 보이는 대로 지우의 감정으로 촬영했다. 굉장히 어려울 줄 알았는데 금방 끝내서 촬영팀으로 들어오라는 얘기를 들었다. 사회적인 문제 같은 경우, 2019년도에 만들어진 영화이기에 사회적인 배경을 무시하고 갈 순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주제에 맞는 이슈들이나 사건들을 가져오려고 했다.

Q. <완득이>때부터 <우아한 거짓말>까지 줄곧 미성년·학생 캐릭터를 중앙에 배치시켜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해왔는데…
- 어린 인물이 주인공인 영화를 많이 만드는 이유는 그들이 영화를 많이 봤으면 하기 때문이다. 항상 영화를 만들 때 12~13살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는지, 스스로 가장 많이 묻는 질문 중 하나다. 제가 그 나이 때 영화를 보면서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아서 자연스럽게 나이 어린 친구들이 주인공이 되는 것 같다. 김향기 배우는 보고 있으면 그냥 좋다. 그 나이 또래는 편견이 적고 순수함이 눈에서 나타난다. 사람을 쳐다볼 때, 웃고 있을 때 그런 모습들을 보면 어른으로서 부럽기도 하고 힐링을 받는 것 같아 그런 부분들이 촬영하면서 좋았다.

Q. 전작과 어떤 다른 재미와 매력이 있는지?
- 극적으로도 굉장히 재미있다. 보통 제가 이전에 했던 작품들은 드라마틱한 굴곡이 많지 않은 경우도 있어서 좀 심심하다는 분들도 계셨는데, 이번 영화는 극이 굉장히 탄탄하다. 아마 극을 따라가는 재미도 있을 거고, 그 극을 따라가면서 캐릭터들이 마음에 들면 관객의 마음이 많이 움직이지 않을까.

Q. <증인>을 보게 될 예비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
- <증인>은 영화 속 다양한 인물들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그 사람들이 만나며 소통해가는 과정을 담아낸 작품이다. 어린 친구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만들고자 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순호’와 ‘지우’를 비롯한 인물들을 다시 한 번 떠올리고 곱씹어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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