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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면성의 과학, 지나치지만 말라
2019년 02월 07일 (목) 02:04:38 이은주 밝은 성 연구소 원장 webmaster@newsmaker.or.kr

좋고 나쁨이 이분법적으로 딱 갈라져 있다면 세상은 이렇게 복잡하게 돌아가지 않아도 될 것이다. 존재하는 것들은 무엇이나 존재 이유가 있고 그 가치가 있다. 다만 누구의 편에서, 어떤 상황에서 이롭기도 하고 해롭기도 한 것이다. 자연계 역시 다르지 않아서, 어떤 물질은 이롭고 어떤 물질은 해롭다고 잘라 말하기는 쉽지 않다. 과학적인 판단에서는 ‘절대’라는 말이 사용되지 않는 이유다. 다만 인간의 편에서 이것이 이롭고 저것이 해롭다는 판별이 어느 정도 가능할 뿐이다. 몸에 좋은 약초도 과하면 독이 될 수 있고, 몸에 해로운 독이라도 필요한 때에 필요한 양을 사용하면 약이 될 수 있다. 이것이 생태의 법칙이다. 이때 필요한 양이라든지 인체에 해롭지 않은 범위를 정한 인체허용기준 같은 것은 전문가들의 검증을 거쳐 결정되고, 그 범위 내에서 사용되는 한 건강한 사람에게는 대체로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근래 우리 사회에서 인체 안전성과 관련하여 크게 문제가 된 것 하나가 방사능이다. 침대 매트리스에서도, 겨울용 속옷에서도, 여성용 패드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하여 한참 시끄러웠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이후 방사능에 대한 우리의 경계심은 크게 높아졌다. 과연 과학적으로 검증된 기준치 이상의 방사능에 장시간 노출된다면 인체는 그로 인한 해를 입게 된다. 방사능이나 공해물질들은 현대인에게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자연환경에서 잠깐씩 지나치는 방사능 정도는 몰라도 몸에 착용하는 의류나 장신구의 방사능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방사성 물질들은 우리 일상에 흔히 널려 있다. 생활용품 뿐 아니라 자연 속에서도 주변의 모든 광물질은 일정한 파동을 방사하고 있으며, 매일 보는 태양 빛으로부터도 방사능은 날아온다. X선을 이용한 의료진단 기구나 치료기구들의 방사선도 모두 몸에 이롭지는 않다.
그렇다고 해서 방사능이 반드시 인체에 해롭기만 한 것도 아니다. 좀 복잡하지만, 오히려 건강에 이로운 효과도 있어서, 사람들이 건강에 좋다며 전통적으로 사용하는 건강요법들 중에는 일부러 방사성 물질의 방사능을 이용한 것들도 있다. 건강팔찌, 돌침대를 비롯하여 각종 찜질이나 자석요법이니 보석요법이니 하는 것들도 그 원리는 방사선과 연관이 있다. 사람들은 예로부터 보석을 이용한 장신구들을 몸에 걸치거나 끼는 형태로 즐겨 착용하였고, 또 주거 공간에 배치하기를 즐겼는데, 이런 것들이 건강을 지켜주거나 기분을 좋게 하여 활력을 더해주거나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기도 하였다. 정말로 효과가 있는지 여부는 차치하고, 오랜 세월에 걸쳐 그런 관습이 유지돼온 것을 보면 적어도 인체에 뭔가 작용이 있는 건 사실일 것이다. 보석이 어떤 효과를 가져다준다는 이론의 근거는 보석마다 각기 다른 고유의 기운을 방출한다는 것인데, 과학의 표현을 빌면 모든 광물질은 고유의 주파수를 가진 파동을 방사하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그 물질의 양이나 순도, 사용 환경에 따라 방사되는 파동의 힘과 양이 달라지고 사용하는 사람의 체질에 따라 미치는 영향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어떤 보석이 어떤 사람에게 특히 도움이 되는가를 단순 도표로 나타내듯이 획일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중세시대에 연금술사라 부르던 원시 과학자들 중에는 보석을 이용하여 병 치료를 시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더러는 건강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과다한 사용으로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요점은, 일반적으로 인체는 방사능에 취약한 존재지만, 모든 방사능이 ‘반드시 언제나’ 몸에 해롭기만 하다고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방사선 노출의 유해성 또는 건강효과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중국 광동성의 모나자이트 광산지대 주민들은 대기 중 방사선량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3배나 높음에도 수명이 특별히 짧지 않았으며 암 사망률은 오히려 낮은 편이었다는 연구(1986년, 중국공업위생실험소)와 영국에서 80년간 배출된 방사선과 전문의 2천여 명에 대한 추적분석에서 사망률이 일반인보다 28%나 낮았다는 보고(1997년, 옥스퍼드대)들이 인상적이다.
방사능이나 세균 화학물질 등의 독성물질이 예외적으로 건강에 도움을 주는 현상에 대해 과학자들은 ‘호르메시스(Hormesis) 효과’라고 명명했는데, 이는 ‘자극’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세균을 약화시켜 주입함으로써 면역계를 활성화하는 예방주사(백신)로 시작해서 봉침과 같은 독물요법, 보톡스요법 같은 것들을 예로 들 수 있다. 지나치게 깔끔한 환경보다는 약간의 오염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인체 방어능력이 길러진다는 것과 같은 원리로 이해할 수 있겠다.
물론 독성 물질 자체가 인체에 이로울 리는 없다. 인체에 해로운 각종 공해 방사능 물질들을 피할 수 없는 현대인들은 이러한 독성물질 노출을 통해 적응력이 길러질 수도 있다. 지나친 두려움과 강박감으로 겪는 정신적 피로는 인체의 직접 피해 외의 또 다른 피해다. [대화당한의원, 한국 밝은 성 연구소 원장]

▲ 이은주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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