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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 거센 후폭풍 예고
野-언론-노조-시민단체… “원천 무효” 주장
2009년 08월 08일 (토) 11:20:53 신세영 기자 ssy@newsmaker.or.kr

말 많았던 ‘미디어법’이 지난달 22일 아수라장 속에 국회를 통과했다. 지난 3월 여야는 미디어 발전국민위원회를 발족, 지역 공청회 등 활동을 토대로 종합보고서를 제출했다. 이어 지난 6월부터 미디어법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극심해지면서 국회는 결국 파행을 맞았으며, 현재 미디어법 강행처리 이후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미디어법이 7월 22일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표결처리로 국회를 통과했다. 지난 12월 국회에 제출된 미디어 관련법은 여야간 극한 대립 속에 양측 지도부가 막판 협상으로 한발 물러난 수정안까지 제시했으나 끝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여야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한 대목은 대기업과 신문의 방송진출 허용 여부. 이에 22일 격렬한 몸싸움까지 불러일으켰던 미디어법은 직권상정을 통해 국회를 통과하며 드디어 마침표를 찍었다.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국회 내 미디어법 처리가 완료됨에 따라 조만간 구체적인 시행령 마련작업에 착수해 3개월 이내에 완료할 방침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날치기를 놓고 재투표와 대리투표 등 본회의 처리 과정에서의 위법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 7월 22일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직권상정해 표결처리하는 모습.

미디어법, 여야 난투극 속 국회 통과 
22일 미디어법 등 4개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여야 간 격렬한 몸싸움과 난투극이 벌어졌다. 이날 아침 9시 15분께 한나라당은 미디어법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했다. 김형오 의장은 미디어법을 직권 상정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고, 이에 민주당은 의원·당직자 400여명이 본회의장 정문 등을 봉쇄하며 한나라당 의원들의 추가 진입을 막았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보좌진들이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 모이면서 긴장감은 고조됐으며, 한나라당 보좌진 일부는 경찰의 묵인 아래 본청 우측 창문을 통해 난입했다. 이어 본회의장 안팎에서 여야간 격렬한 몸싸움이 재연되는 가운데 김형오 국회의장에게서 사회권을 넘겨받은 이윤성 부의장의 사회로 법안이 40분 남짓 만에 통과됐다. 민주당은 일방 통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했고, 향후 정국은 급속히 냉각될 전망이다. 신문법은 재석인원 162명에 찬성 152명, 기권 10명으로 통과됐다. 방송법은 재석인원 153명에 찬성 150명, 기권 3명으로 가결됐으며, IPTV법은 재석인원 161명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그러나 방송법은 첫 표결에서 재석인원 145명으로 과반에 미달해 표결이 성립되지 못했다. 이 부의장은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표결이 불성립됐다”며 재투표를 지시했다. 이날 본회의는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부결됐던 금융지주회사법을 통과시킨 뒤 산회했다.

‘말 많은’ 미디어법 개정안
미디어법 개정안은 2012년까지 신문,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 겸영은 유예하되, 지분참여는 허용하는 방식으로 신문방송 겸영, 대기업의 방송시장 진출을 허용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그 동안 대기업과 신문의 방송 소유가 금지돼 왔지만, 미디어법이 시행되면 국내 대기업들과 신문도 합법적으로 방송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방송법에서 말하는 대기업은 자산 10조 이상인 기업으로 삼성, 현대차 등 4대그룹을 포함해 사실상 모든 대기업에 방송 소유의 길이 열린 것이다. 그러나 신문과 대기업의 지분참여 한도를 지상파 방송은 10%, 종합편성채널 30%, 보도전문채널 30%로 정하고, 신문 구독률이 20%가 넘는 대형 신문사의 경우 방송 진출을 할 수 없도록 사전규제장치를 추가했다. 방송사에 대한 1인 지분의 한도도 40%로 하향 조정한다. 한나라당의 미디어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신문업계 빅3의 방송시장 진출이 현실화되고, 케이블TV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 채널 사업자 선정 작업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실제로 지상파는 덩치가 너무 커서 기업과 신문 모두 관심이 적다. 쟁점은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이다. 대기업과 신문사가 손을 잡을 경우 60%까지 지분 확보가 가능하다. 일부 신문들은 공개적으로 진출을 밝히고 있지만 대기업들은 모두 “관심 밖”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왜냐하면 사업성이 없는데다 언론을 소유하게 되면 다른 언론의 공격을 받기가 십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종편의 경우 방통위는 지상파 수준을 요구하고 있어 막대한 초기 투자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통신기업인 KT와 SK텔레콤, 그리고 CJ그룹은 항상 방송 진출 기업 대상에 오른다. 통신기업들은 이미 IPTV로 방송에 뛰어들어 시너지가 예상되는데다 국내 최대 PP를 보유한 CJ그룹 역시 손쉽게 종편 채널이 가능하다. 또한, 대기업과 신문의 방송 시장 진출이 활발하게 진행되면 방송업계의 적극적인 인수합병도 예상된다. 방송의 향방에 따라 신문과 대기업 등 언론과 재계의 판도도 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미디어법이 기본적으로 신문·방송 겸영 등 매체융합을 통해 기존 미디어 기업의 ‘덩치’를 키워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취지인 만큼 상대적으로 자본 경쟁력이 낮은 지역 언론은 인수·합병 위협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보다 열악한 상황으로 내몰리게 됐다.
   
▲ 민주당 의원들이 의장석 앞에서 피켓을 들고 표결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언론 노조 및 시민단체, 미디어법 철회 촉구
언론노조는 미디어법 강행처리 과정에서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이 무너졌다고 강력 반발했다. 수적 우위에 있는 한나라당이 의견의 다양성을 무시하고 직권상정 제도를 악용했다는 것. 특히, 표결과정에서 대리투표와 재투표 등 명백한 불법 행위가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이에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조합원 등 1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날치기 불법 상정 규탄과 불법 표결 원천 무효 선언’을 위한 범국민 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과 전교조도 저항에 가세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불법적인 대리투표도 큰 문제지만, 무엇보다도 방송법에서 재투표를 실시한 것은 명백하게 불법적인 행위”라고 피력했다.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인 직접투표를 부정하고, 부결된 안건을 불법적으로 재투표했다는 주장이다.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직권상정과 강행처리를 규탄하는 시민단체의 성명도 잇따랐다. 표결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던 만큼 이번에 처리된 미디어법은 원천무효라는 것이다.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원초무효임을 확인했다”며 “따라서 우리는 이를 실질화하기 위해 헌법소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다양한 법적 대응을 국민과 함께 추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민생민주국민회의와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네트워크는 7월 23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한나라당 의회폭거 규탄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이명박·한나라당 정권은 일사부재의 원칙 위배와 대리투표 등 불법을 통해 언론악법을 날치기 처리함으로써 한국 민주주의와 의회정치가 죽음을 맞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직권상정을 저지한 민주당 의원들에게 책임이 있다면서 총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언론노조 관계자는 “미디어법이 적법하게 통과됐다고 주장하는 정부와 여당, 그리고 보수언론을 향해 새로운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며 보수신문들과 광고주에 대한 절독ㆍ불매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野 헌법재판소 심판 청구, 법적 대응
민주당 등 야당들은 23일 “전날 국회에서 방송법은 부결된 것임이 명백한 데도 재투표했고 이 과정에서 여당 의원들이 대리 투표한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면서 “미디어법 날치기는 무효”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통해 “저들의 일방적이고 의회주의를 무시한 직권상정에 의한 악법 통과는 원천무효다. 방송법은 말할 필요도 없이 신문법·IP(인터넷)TV법도 원천무효”라고 강조했다. 이강래 원내대표 역시 “과거에는 날치기를 하면서도 국회법을 지켰는데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리투표를 했다. 4개 법안 모두 절차 자체가 국회법상 명백한 하자를 갖고 있어 법률적으로 무효”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은 이날 소속 의원 92명의 공동 명의로 헌법재판소에 “의원이 투표 불참의 형태로 의결권을 행사했으나, (부)의장이 재투표토록 해 의결권을 침해했고, 대리투표로 의원 심의 표결권을 침해했다”고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방송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함께 냈다. 이와 관련해 변호사 출신의 김종률 의원은 “어제 방송법 1차 표결은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명백히 부결됐고, 국회법 92조 일사부재의 원칙에 따라 다시 발의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며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고 법안이 처리됐다”고 밝혔다.
   
▲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이강래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7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미디어법 원천무효를 주장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나라당 대리투표 장면, 네티즌 수사망에 걸리다?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 과정에서 ‘대리투표’ 등 비정상적 의결의 실상이 속속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네티즌이 공개한 대리투표 의혹 영상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 동영상에는 한나라당 김영우 의원이 자신의 옆자리인 정옥임 의원의 자리에서 터치 스크린을 누르고 자신의 자리로 와서 표결을 하는 듯한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에 김 의원은 정옥임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단지 동료 의원의 투표 여부를 확인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긴박한 상황이어서 옆에 있는 동료 의원이 투표 여부를 확인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바로 옆 자리인 정옥임 의원이 투표했는지를 눈으로 확인하고 투표를 했는데 이것을 마치 대리 투표인 것처럼 만든 것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이 동영상의 조작 의혹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처음 시작하는 부분이 흐릿하면서 빠른 동영상으로 바뀌었다. 방송기자 출신으로 편집을 많이 해봤는데 의구심이 들었다. 앞쪽 화면이 정 의원 스크린에 터치하는 것처럼 편집이 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박상은 의원의 경우 사실상 대리투표 사실이 확인됐다. 같은 당 장광근 사무총장이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투표를 방해하자 박 의원이 화가 나 (민주당 강봉균 의원 자리에서) 찬성 투표를 눌렀고, 나중에 취소했다”고 말했다. 찬성을 취소해도 ‘재석’ 결과는 남아 의결정족수엔 포함된다. 민주당은 조만간 이 동영상을 올린 네티즌으로부터 원본을 입수해 확인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 사퇴, “언론문제 한 건도 막지 못해”
MBC 사장 출신으로 비례대표 공천을 받고 18대 국회에 입성했던 최문순 민주당 의원이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강행처리를 막지 못한 데 책임을 지고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최 의원은 7월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국민들께서 저에게 부여해 주신 헌법기관으로서의 권능을 국민 여러분들께 반납하고자 한다. 그리고 지켜야할 것들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 표현의 자유를 지켜내지 못해 죄송하다. 헌법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 민주주의를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며 “그동안 격려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최 의원은 사퇴서를 내면서 “정세균 대표 등 지도부와 상의하지 않았다. 국회의장의 사퇴 수리 여부와 상관없이 지금 이 순간부터 더 이상 국회의원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계를 대표해 국회에 들어온 비례대표 의원으로서 언론악법, KBS 사태, YTN 사태 등 언론문제를 한 건도 막지 못했다”며 “다른 의원들과는 입장이 많이 다른 것”이라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최 의원은 이날 보좌진과 함께 의원회관을 비우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법 135조에 따르면 국회의원의 사퇴는 회기 중에는 본회의 표결로, 폐회 중에는 국회의장의 허가를 통해 이뤄진다.

   
한명숙 전 총리, “국민의 무서움을 보여줘야 할 때”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민주당에 힘을 보태자”고 호소하고 나섰다. 한 전 총리는 23일 자신의 블로그(www.hanms.net)에 글을 올려 “깨어 있는 정신, 행동하는 양심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독선과 오만에 저항해야 한다”며 “국민의 무서움을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는 22일 아수라장이 된 국회를 “민주주의가 죽어가는 현장”이라고 표현했으며, 이윤성 부의장의 미디어법 가결 선포 의사봉 소리를 “민주주의의 주검을 관에 가두는 대못질 소리”라고 비난했다. 또한 “우리 국민은 자신이 뽑은 대표들에게 자신들의 주권을 강탈당하고 말았다. 법을 만드는 국회가 스스로 불법과 탈법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에서 일사부재의의 근본원칙이 무시당하고 초등학교 선거에서도 없을 대리출석·대리투표가 횡행했다”며 “도대체 무슨 낯으로 국민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느냐”고 한나라당을 성토했다. 한나라당의 독선을 막기 위해 민주당을 지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였다. 그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국민 70%의 반대를 무릅쓰고, 불법과 탈법을 동원해서라도 날치기를 감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국민이 무섭지 않기 때문이다. 견제를 통한 건강한 의회 민주주의 복원을 위해 야당과 민주당에게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출처 = 명숙 “이명박에 저항, 민주당에 힘 보태자”)

MBC, 미디어법 TV광고 거부
정부가 KBS, MBC, SBS, YTN, MBN 등의 방송사에 미디어법 처리를 옹호하는 내용의 협찬 TV광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2년 만에 방송3사가 연대파업에 나서는 등 미디어법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요청한 것으로 향후 파문이 예상된다. 김대기 문화부 제2차관은 23일 열린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국민들에게 미디어법의 실상을 정확히 알린다는 차원에서 빠르면 25일부터 방송광고를 할 예정”이라며 “미디어법 개정 이후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요청받은 방송사 가운데 MBC는 광고를 내보내지 않기로 결정해 눈길을 모은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24일 “정부 방침에 따라 MBC를 비롯한 지상파 방송 3사와 YTN, MBN 등 5개 방송사에 미디어법과 관련한 홍보광고 1차분을 내보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40초 분량의 TV 광고물은 ‘선진국을 향한 대한민국의 도약이 시작됩니다’, ‘대기업과 신문이 지상파를 지배할 수 없도록 법을 만들었습니다’라는 등의 문구와 함께 일방적인 미디어법 홍보 내용을 담고 있다. MBC 측은 언론재단을 통한 이 같은 정부광고 의뢰에 대해 “광고 내용이 저희 생각과 맞지 않는 것이 있다”며 공식 거부했다. KBS와 SBS 등 다른 방송사들은 TV광고를 정부 요구대로 내보내기로 했다. 한편,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이 국회의 미디어법 처리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방송 관련 안건의 처리에 참석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방통위 상임위원회의 파행운영이 불가피해졌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 사퇴서 제출, 천정배 의원도 동참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4일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는 등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따른 최강의 저항을 시작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과 함께 싸우겠습니다’라는 제목의 대국민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제1야당의 대표로서 머리숙여 사과드린다”며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 소중한 의원직을 버리고 국민과 함께 싸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강기정 대표비서실장을 통해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고 의원회관에서 보좌진을 철수시켰다. 정 대표는 향후 투쟁 방향과 관련해 “일단은 언론악법 무효화 투쟁이 우리에게 당면한 제1차 과제다. 원내외에서 강력한 대여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날 6일째 계속하던 단식 투쟁도 풀었다. 당 대표가 기운을 추슬러 미디어법 원천무효 투쟁의 선봉에 서야 한다는 당 안팎의 강력한 요구 때문이다. 게다가 천정배 의원 또한 의원직을 사퇴하고 국회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천 의원은 “18대 국회는 더 이상 민의의 전당이 아니며, 이명박 정부의 사유물일 뿐이다. 민주주의와 야당의 존재를 부인하는 이명박 정권 하에서 제가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의원 사퇴서 제출은 최문순 의원(비례)에 이어 3명으로 늘었다.

미디어법 강행 처리 이후 적법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에서 여야는 향후 정국에 대한 대처 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재빠른 민생 행보 강화와 함께 청와대, 내각의 조기 개편을 검토 중이다. 이에 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테스크포스 구성, 영세 상인·소상공인 지원 방안, 불법 사채 근절 대책 등을 쏟아 내고 있다. 미디어법 후폭풍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미디어법 원천 무효를 위한 법정 논쟁과 장외 투쟁을 병행한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미디어법 처리의 부당성을 최대한 국민들에게 알려나가기로 했으며, 미디어법 무효를 위한 가처분신청은 물론, 이미 의원직을 던진 정세균 대표를 포함한 소속 의원의 대규모 사퇴가 논의되고 있다. 이렇게 정국이 혼란한 가운데, 집권 2년차 이명박 정부의 최대 변수가 될 미디어법 역풍이 미풍에 그칠 지, 아니면 태풍이 될 지는 현재로서는 아무도 가늠할 수 없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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