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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실질적 타결 합의
정치·외교적 측면에 더 큰 비중 둬
2014년 12월 04일 (목) 15:59:36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1월10일 한·중 FTA의 ‘실질적’ 타결에 합의했다. 이에 한·중 FTA의 경제적 영향과 손익계산이 분주한 가운데, 이번 합의에는 정치·외교적 측면에 더 큰 비중을 뒀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주도했던 김종훈 의원은 이번 한·중 FTA를 두고 “수준 높은 개방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양국이 수준 높은 개방을 통한 효율성 제고보다는 서로 민감하고 보호가 필요한 부분은 지켜가면서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좀 더 노력이 필요한 것은 숙제로 정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의 외교적 고립문제 감추기 위한 대내용 선전인가
한·중FTA의 실제 협정에서 한국은 쌀을 비롯해 FTA로 타격이 불가피한 농업 부분 다수를 협정에서 제외했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대중 수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제조업 분야도 자유무역 대상에서 제외됐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 LCD 패널 등 중국이 취약한 부분에서 문을 열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유에서 경제적 손익을 현재는 계산하기 어렵다는데 의견을 모은다. 양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부분에서 일부분 양보함으로서 단기적인 판단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장시간의 유예가 주어진다고 해도 한국의 농업이 중국과의 경쟁이 어려운 것에 반해, 중국의 제조업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어 장기간의 유예가 중국 제조업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견해를 표하기도 했다. 이에 농민단체와 야권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는 ‘졸속처리’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FTA를 반대하는 농민단체는 “쌀을 제외하고 초민감품목을 수입액 기준 60%로 설정하더라도 양허제외가 30%에 불과해 실질적인 보호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밀실 졸속 협상으로 점철된 한중 FTA”라고 날을 세웠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도 “아직 협상과정이 남아있고, 가서명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외교적 관례를 무시하고 사실상의 타결을 발표한 것은 정부의 성급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실제 국가간 FTA에는 협상에 대한 양국 정상의 가서명과 정식서명이 있은 후, 국회비준 절차가 남아있다. 지난 시진핑 주석의 방한 당시 ‘잠정적 합의’에서 진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가서명도 전에 ‘실질적 타결’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은 이례적이다.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중·일 회담 성사와 북한의 억류 미국인 석방 사건으로 불거진 한국의 외교적 고립문제를 감추기 위한 ‘대내용 선전’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종민 정의당 대변인은 “동북아 외교에서 낙제점을 면하지 못한 정부가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성과를 내기 위해 서두른 억지 정치 이벤트에 다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한·중 FTA를 국내 선전용으로만 해석하기 보다는 국제정치·외교적 노림수에 더 무게가 실린다는 것이 중론이다. 아베 정부는 중·일 정상회담을 이끌어내면서 한국과 중국의 공조상황과 한국의 반응을 가장 유심히 지켜봤다. 이에 한·중공조가 탄탄하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강조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중국주도의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추진을 적극 지지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현재 동아시아는 일본과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중국주도의 FTAAP가 겹치면서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성사된 중·일 정상회담으로 한국 외교당국이 잠시 난처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한·중 FTA 타결과 FTAAP에 대한 지지입장을 보여준 것은, 한일관계 정상화를 노리며 한국의 외교기조 변화를 꾀하는 아베총리에게 박 대통령의 공고한 기존입장을 둘러서 보여준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중국 소비재, 한국시장의 집중공략 가능성 있어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지난 11월10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한정치·외교적 측면에 더 큰 비중을 중 자유무역협정(FTA)가 사실상 타결된 가운데 우리나라에 미칠 실제 효과가 예상과 다를 수 있다”며 “한·중 FTA를 확실한 기회로 만들기 위해 제품의 고부가가치화와 더불어 업종별로 중국 부유층의 소비성향 등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권 원장은 “최근 중국의 부유층 가운데 유제품이나 한우 등 한국 농ㆍ축산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농민계와 정치권이 중국시장을 어떻게 공략할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식품산업은 최근 연평균 15%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한류의 영향으로 김치, 유자차, 김, 라면 등의 중국 내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유제품 시장에서도 한국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저렴하지만 질이 좋지 않은 중국 농산품보다 한국산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권 원장은 “중국은 전통적으로 고기를 볶거나 튀겨 먹는 문화인데 최근 한국을 방문했던 중국 관광객이나 중국 부유층 사이에서 갈비 등 고기를 구워먹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한우 등 우리 축산업계에도 큰 기회가 될 것인 만큼 정부나 전문가 집단의 전문적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권 원장은 제조업 분야에서는 득실이 엇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권 원장은 “자동차 등 품목이 양허품목에서 제외된 것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휴대폰 등 공산품의 경우 득실계산에서 이득이 되지만 중국 제조업의 추격이 만만찮은 현실에서 중국기업의 대량생산을 통한 시장가격 인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인해전술 트라우마’로 지칭했는데, 중국기업들이 FTA의 관세인하 효과를 등에 업고 대량생산을 통한 저가의 휴대폰·가전 등의 소비재가 오히려 한국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권 원장은 “이번 FTA를 확실한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제품의 고부가가치화와 더불어 업종별로 중국 부유층의 소비성향 등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권 원장은 한ㆍ중 FTA 체결로 인한 시장 성장성이 예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중국 경제성장률 통계수치에 의문이 드는 만큼 우리 기업들이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경영 전략 수립 시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 원장은 해외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경제 성장률이 발표와 달리 실제로는 4%에서 5%대에 머무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의 경제성장률 통계 수치(7%)는 성장위주 경제정책을 펴고 있는 중국 지도부의 입장 등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확한 국회 비준 시기는 불투명
정부가 11월10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공식적인 타결을 선언하면서 후속 절차에 몰입할 계획이다. 특히 FTA 발효를 위한 ‘비준 절차’ 관문을 앞두고 있어 발효시기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 타결된 한·중 FTA는 ‘가서명→정식 서명→자국 내 비준’ 절차를 밟아 발효된다. 우선 양국은 합의 내용이 담긴 협정문을 영문으로 작성해 잘못된 부분이 없는지 검토한 뒤 이상이 없다면 영문 협정문에 가서명한다. 양국은 이를 자국어로 번역해 상호 검증 작업을 거친 뒤 영문본은 FTA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한글로 만든 협정문은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밟게 된다.

이후 두 나라 정부는 협정문에 정식 서명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양측이 서두를 경우 내년 상반기 중 정식 서명이 가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다만, 발효가 이뤄지기까지 가장 큰 관문인 ‘국회 비준’을 통과해야 한다. 과거에도 FTA로 타격을 입게 된 업종들을 중심으로 한 거센 반발에 따라 국회 비준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2007년 4월 타결된 한·미 FTA도 국내 반발과 미국 민주당의 반대로 추가 협상을 겪는 등 우여곡절을 겪다 결국 2011년 11월이 돼서야 비준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이듬해 3월에야 발효됐다. 한·호주 FTA, 한·캐나다 FTA의 비준동의안도 각각 지난 9월 16일, 10월 1일 국회에 제출됐지만 해당 국회 상임위는 지난 11월6일에야 회의를 소집해 비준동의안 보고를 받았다. 한·EU FTA의 경우 2009년 7월 협상 타결 후 번역 오류 논란 등에 부딪히면서 2011년 5월 국회 비준까지 1년10개월이 소요됐다. 정부의 비준안 준비 과정에서 한·EUFTA 협정문 한글본의 번역 오류가 잇따라 지적돼, 야당을 중심으로 한·EU FTA의 철저한 재검증 요구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타결된 한·호주 FTA와 올해 3월 타결 선언된 한·캐나다 FTA는 각각 지난 9월, 10월 국회에 비준 동의안이 제출됐다. 국회 해당 상임위에서 지난 11월6일 비준 동의안 보고를 받긴 했지만, 언제 국회를 통과해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중 FTA 역시 국회 비준까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지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당국 관계자는 “농축수산업 단체와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예고되고 있다”면서도 “국회 비준 시일을 앞당기기 위해 피해 업종 대책 수립을 서둘러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준동의 과정에서 논란과 재협상 가능성 제기
정부는 한·중 FTA(자유무역협정)를 내년 중 발효시킬 계획이지만, 여당과 농민단체 등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국회 비준과 발효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지난 11월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중 FTA 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됐다고 선언한 데 대해 ‘졸속 타결’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어 비준동의 과정에서 논란과 재협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지난 11월1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과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농업인단체 등에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은 채 또 많은 협의 절차도 생략한 채 서둘러서 타결을 발표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아직 가서명, 정식서명 국회 비준동의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농축어민들을 위해서라도 정부는 신중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농어업 등 피해산업에 대한 실질적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그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한·중 FTA가 한·미 FTA보다 농업 피해가 3조 3600억 원으로 4배 많고, 한·중 FTA 타결로 농축수산업 생산은 2020년 최대 20% 감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전국 농축산업인들로 구성된 ‘한·중 FTA 중단 농축산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중 FTA의 국회 비준을 강행할 경우 정부는 들불같이 일어나는 300만 농축산업인들의 전면 투쟁에 봉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중국산 수입이 늘어나면 한국 농업의 피해가 심화할 것이라며 피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새누리당은 한·중 FTA 타결로 거대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권은희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우리나라는 이미 EU 28개국, 아세안 10개국, 미국, 인도, 터키 등 전 세계 많은 국가와 FTA를 체결했다”며 “중국과의 FTA로 대한민국의 경제영토는 더 넓어졌다”고 평가했다. 권 대변인은 “쌀은 FTA 대상에서 제외됐고 고추, 마늘, 양파와 쇠고기, 돼지고기 등은 관세 혜택을 받지 않더라도 농축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농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모든 노력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국회비준이 차질 없이 처리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한다”며 “한·호주 FTA, 한·캐나다 FTA의 국회 비준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되길 야당에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1,649개 품목 등에 대해 관세 철폐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은 국민경제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저가 가전제품들의 국내 인기가 더욱 상승하고 중국산 김치를 우리 식당에서 접하는 일 역시 잦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11월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3억 내수시장의 문을 활짝 연 FTA 타결을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분야는 우선 상품 분야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FTA 발효 즉시 제트유와 스테인리스강판·플라스틱금형 등 1,649개 품목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반도체 제조장비와 항공기 부품, 유선통신기기 부품 등은 5년 내 관세가 사라진다.

이는 우리 수출액의 44%에 해당하는 품목들이다. 이 밖에 우리 수출의 66%에 해당하는 품목들의 관세는 10년 내 철폐되고 20년 안에 85%에 달하는 품목 관세가 사라지게 된다. 냉장고와 에어컨 등 저가 가전제품은 10년 내 철폐가 예고돼 있다. 현재 이들 품목에는 16%의 관세가 붙어 있다. 특히 샤오미 필두로 한 최신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국내 유입은 더욱 활발해져 삼성과 LG 등 우리 기업을 더욱 위협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996년 맺은 정보기술협정(ITA) 덕분에 이미 한중 양국 간 이들 품목에 대한 관세는 존재하지 않는다. 샤오미 스마트폰의 경우 국내 SK텔레콤이나 KT 대리점을 찾아 유심칩만 구입해 갈아 끼우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기술 차별화를 하지 못할 경우 중국발 저가 공세에 밀려 핸드폰시장뿐 아니라 가전제품 전반에서 경쟁력을 찾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중국산 농수산물이 우리 식탁을 크게 위협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중 FTA는 앞서 우리 정부가 맺은 한미 FTA, 한·유럽연합(EU) FTA와는 달리 농수산물 품목 수 기준 70%, 수입액 기준 40%만 양허 대상에 포함됐다. 이는 역대 FTA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다만 김치의 경우는 다르다. 한·중 양국은 김치 관세를 현행 20%에서 2%포인트 이내에서 부분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대한김치협회에 따르면 중국산 김치는 연간 20만톤 이상이 국내로 수입되고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95% 이상, 일반 식당과 대량 급식소는 90% 이상이 중국산 김치를 쓰고 있다. 한중 FTA 발효 이후 이 비율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수산물의 경우에 중국 수입 품목 1위인 조기와 3위인 갈치가 양허 품목에서 제외돼 지금과 비교해 수산물 수입 가격은 별반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중 FTA 타결 내용을 분석한 증권가들은 콘텐츠·게임과 전자상거래 수출 기대가 높다고 전망했다.

11월11일 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대신증권·우리투자증권 등은 중국 서비스 시장 문을 연 한·중 FTA 타결이 한국 콘텐츠와 모바일 게임, 전자상거래 교역 확대에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중국 서비스 시장 진출 논의가 활발해져 문화 콘텐츠, 전자상거래 등 한국 서비스업 성장동력이 가속화 될 것으로 예측했다. 서비스 산업의 총 산출량이 한·중 FTA를 통해 5~7% 가량 증가할 것이란 산업연구원 전망치가 가시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게임 점유율 확대, 영화 배급 쿼터 부여 등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걸림돌이 돼온 서비스 산업 특유 ‘폐쇄성’이 없어져 중국 영화·음악·TV미디어·게임 등 개방폭 확대를 이뤄질 것이란 예측이다.

우리투자증권은 FTA 수혜 업종으로 엔터테인먼트를 제시하며 미디어플렉스·팬엔터테인먼트 등을 수혜주로 꼽았다. 이준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이번 한·중 FTA를 계기로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최초로 개방했다”며 “이 분야에서 한국기업이 중국 내 기업 지분을 49%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되고 중국 내 문화서비스 산업의 가장 큰 애로였던 저작권 보호 문제도 상당부분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상품양허 수준은 높지 않았던 반면 중국 서비스산업 개방은 의미 있는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정희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콘텐츠(음악, 영화, 드라마, 예능 등)의 중국 진출 확대가 예상된다”며 “FTA 이후 국내 기업의 중국사업은 단독 진출보다는 공동투자·제작 방식을 통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보고서에서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세를 지적하며 “인터넷 인프라 확충과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한 중국 전자상거래 산업은 유망하다”며 “국내 전자상거래 기업의 중국 진출이 아직 가시적 성과를 내지는 못해왔다”고 지적했다.

우리 주력 수출 품목에 대한 혜택은 크지 않아
한·중 FTA가 한국 경제에 있어 ‘기회’가 될 것인지 ‘위기’가 될 것인지는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중 FTA는 역대 최저 수준의 FTA로 꼽힌다. 중국은 품목수 91%, 수입액 85%를, 한국은 품목수 92%, 수입액 91%를 각각 20년 내 관세를 철폐키로 했다.

이는 한국이 앞서 체결한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과의 FTA보다 개방 수위가 낮다. 아쉬움도 여전하다. 특히 FTA 체결 목적인 ‘경제영토 확장을 통한 수출 촉진’이란 측면에서 살펴보면 자동차가 양허 품목에서 빠지고, 액정표시장치(LCD)가 10년 철폐로 미뤄지는 등 우리 주력 수출 품목에 대한 혜택이 크지 않아서다. 그러나 석유화학 업종이 중국의 급격한 기술 추격으로 더 이상 수혜업종이라고 볼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정한 수준의 FTA 타결이라는 의견도 많다. 중국과의 교역규모가 미국이나 EU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이유에서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역대 최저 수준이라고 해도 두 나라의 시장을 터놓고 경쟁한다면 중국의 저가 공세가 만만치 않을 수 있다”며 “중국과의 교역규모나 중국의 기술 추격이 빨라지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출발”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대중 무역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수출액이 1459억달러, 수입액이 831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수출액 621억달러, 수입액 415억달러)이나 EU(수출액 488억달러, 수입액 562억달러)와의 교역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의 규모다. 교역규모가 큰 만큼 관세절감 효과도 크다.

산업부는 한·중 FTA 자유화가 최종 달성될 경우 연간 54억4000만달러(약 6조원)의 관세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한·미 FTA(9억3000만달러)의 5.8배, 한·EU FTA(13억8000만달러)의 3.9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관세혜택 없이도 이미 흑자를 거두고 있는 대기업 주력 수출 품목보다는 10년 뒤 우리 중소기업이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품목에 중점을 두고 FTA를 타결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같은 업종이라도 대기업 품목이나, 중소기업 품목이냐에 따라 관세철폐 기간을 달리 했다.

예를 들어 철강 업종의 경우 L형강이나 스텐레스열연강판(3mm 미만) 등은 관세가 즉시 철폐되며, 0.5~1mm 두께의 냉연강판은 10년 내 관세철폐 품목에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품목들이다. 반면 같은 냉연강판이라도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합금강은 양허에서 제외됐다. 중국 측이 방어적인 입장을 취한 영향도 있지만, 중국이 이미 생산을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해 이같이 결정했다는 게 정부 측의 설명이다. 석유화학 등 경합이 예상되는 다른 업종 품목들도 마찬가지이며, 특히 쌀의 경우엔 ‘양허 제외’가 아닌 ‘협정 제외’로 재차 논의 될 여지를 없앴다고 덧붙였다.

우태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그러나 “대기업이 수출하고 있는 품목들은 관세철폐 없이도 이미 600억달러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10년 뒤를 보고 중소기업이 혜택을 입을 수 있는 품목을 최대한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중국이 공급시장에서 내수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우리 대중 수출구조도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가공무역에서 고부가가치 최종소비재 위주로 바뀌어야 한다”며 “중국 내수시장 선점 및 산업구조 개편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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