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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간 평행선 달리는 유치원 3법
단일안 도출 못해 국회 본회의에 상정 무산
2019년 01월 08일 (화) 22:43:54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지난 12월8일, 여야 원내대표가 통과를 약속했던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여야 합의에 이르지 못한 유치원 3법 개정안은 결국 단일된 안을 도출하지도 못한 채 계류됐다.

장정미 기자 haiyap@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소위에서는 유치원 3법에 대한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여야 원내대표 등 지도부의 타결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당은 사립유치원의 사유재산을 과도하게 제한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유치원 3법이 사유재산 침해가 아니라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정기국회 통과 무산에 대한 여야 반응
지난 12월8일, 더불어민주당은 여야 원내대표 합의에도 불구하고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의 정기국회 통과가 무산된 것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유치원 회계 투명화의 길을 막아섰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현안브리핑을 통해 “한국당이 반쪽짜리 ‘유치원 꼼수법’을 주장하다가 결국 교육위 법안소위 추가논의를 무산시켰다”며 이렇게 밝혔다. 강 원내대변인은 “유치원 3법은 유치원 운영자를 옥죄는 법이 아니라 유치원 회계 투명화를 통해 학부모의 신뢰를 되찾는 길을 열어주는 법”이라며 “한국당은 스스로 유치원 회계 투명화의 장애물이 됐음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치원 3법’의 소관 상임위였던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입장문을 내고 “국민들의 염원을 배신한 한국당의 행태에 대해 심각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국회 교육위 법안심사소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조승래·박경미·박용진·박찬대)은 “그간의 상황을 돌이켜 보면 한국당은 법안 통과의 의지가 없었음은 말할 것도 없고 사실상 유치원 3법을 무산시키기 위해 작정한 듯한 모습을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의하지도 않은 본인들의 법안을 함께 심의해야 한다며 시간끌기로 일관하며 법안심사 자체를 거부하더니, 정작 발의된 법안은 국민 염원을 거스르는 상식 밖의 내용이었다”며 “흡사 한유총(한국유치원총연합회)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것 아닌가 귀를 의심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국민들께서는 이 모든 과정을 참고 인내하며 똑똑히 지켜봐 왔다. 한국당은 국민의 분노에 답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국민과 함께 한국당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또한 임시국회를 통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법안의 처리를 위해 노력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이날 ‘유치원 3법’의 정기국회 통과가 무산된 것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한국당을 음해하며 여론을 선동하는 것에 대해 즉각 중단하고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 “오늘의 사립유치원 회계사태를 불러온 교육당국의 무책임와 교육청의 직무유기에 침묵해온 여당이 모든 책임을 야당에게 돌리려는 적반하장식 태도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이처럼 밝혔다. 이들은 “민주당은(강병원 원내대변인 현안 서면브리핑) 한국당의 유치원법을 ‘지원금 회계만 공개하고 원비 회계를 공개하지 않도록 하는 반쪽짜리 유치원 꼼수법’이라 매도하며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당은 유치원법 통과를 위해 12월7일 오후 2시 법안소위를 먼저 요청해 논의에 임했으며, 바른미래당의 중재안을 기다리며 다시 본회의 20분 전에 소집한 법안소위에 참석했으나, 당초 바른미래당 중재안이라고 알려진 내용과 상이한 2개의 중재안을 제시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또한 “본회의 시작 10여분 전에 2개의 중재안을 논의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본회의가 개의됐다”며 “이러한 법안소위 상황을 무시하고, ‘한국당이 법안소위 추가논의를 무산시켰다’는 민주당의 황당한 비판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분 만에 유치원법 2개안을 논의하자는 발상이야말로 유아교육제도를 20분짜리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참으로 개탄스러울 뿐”이라며 “한국당은 언제라도 법안소위의 논의를 재개할 것이며, 차제에 유치원 회계가 투명하고 건전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은 ‘유치원 3법’의 정기국회 통과가 무산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거대정당의 무모한 힘자랑 대결에 사립유치원 개혁은 강건너 불구경 꼴이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 “바른미래당은 합리적 대안을 제출하고 합의 도출을 위한 적극적인 중재 노력(임재훈 의원안)을 해왔다”며 “유치원 3법의 근본취지는 사립유치원 회계의 투명성에 있다. 즉 국가지원금이 엉뚱한 곳에 사용되는 비리를 없애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보조금과 형사처벌만을 고집했다. 한국당은 아예 사립유치원 문제를 개혁하자는 의지도 일말의 성의도 보이지 않았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이어 “아예 한국당의 교육위 법안심사소위 위원들은 어제 협의를 위한 자리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노쇼의 만행은 누굴 위한 것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민주당, 한국당 거대양당은 지원금으로 하되, 핸드백을 사거나 아이들의 급식비를 착복하고 횡령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도록 분명한 처벌조항을 두자는 바른미래당의 중재안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고 부연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결국 민주당의 고집, 한국당의 무성의가 사립유치원 원장들에게 승리를 안겨줬을 뿐”이라며 “유아교육 문제를 개혁의 수술대에 올려놓고도 손 한번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무능한 국회가 돼버렸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바른미래당은 올해 정기국회에서 유치원 3법 처리가 무산됨에 따라 그 피해를 고스란히 학부모들이 입게 된 점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바른미래당은 유치원 3법의 통과를 위해 12월 임시회라도 열 것을 제안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의 중재안에 대한 여야의 수용을 촉구한다. 바른미래당은 학부모의 입장에서 여야의 의견 수렴과 합의 도출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유치원 3법에 대한 각 당의 입장차 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월23일 유치원 비리 근절 3법을 당론으로 채택해 발의했다. 민주당 의원 129명이 모두 이름을 올리고 박용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박용진 3법)에는 사립유치원 비리를 막기 위해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고 유치원 평가 정보에 대한 학부모의 접근권을 늘리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유아교육법 개정안은 시정명령을 받은 비리 유치원이 간판만 바꿔 다시 개원할 수 없도록 유치원 설립을 제한하고 설립 결격 사유를 명시했다. 또 교육부 장관 및 교육감이 회계관리 업무를 위한 유아교육정보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유치원에 이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사용하게 해 ‘깜깜이 회계’를 원천 차단했다. 그동안 지급된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바꿔 부정 사용한 사례가 적발되면 처벌 및 환수를 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또한 유치원에 대한 평가 및 조치 등 관련 정보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규정해 학부모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유치원만 설치·경영하는 학교법인 이사장이 유치원 원장을 겸직할 수 있도록 한 현행 조항을 삭제했다.

사립학교 경영자가 교비 회계에 속하는 수입이나 재산을 교육 목적 외에 부정하게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 또한 담고 있다. 학교급식법의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유치원에는 학교급식법을 적용토록 해 원아들이 ‘급식 부정’ 피해를 보지 않도록 했다. 급식 업무는 유치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일정 요건을 갖춘 사람이나 업체에만 위탁하도록 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지난 11월30일 사립유치원 정상화를 위한 자체 ‘유치원 3법’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이 10월23일 이른바 ‘박용진 3법’으로 불리는 유치원법을 내놓은 지 39일 만이다. 한국당은 이날 자체 법률안을 발표하며 ▲유치원 회계의 투명성과 신뢰성 확보 ▲학부모의 감시권 모니터링 권한의 확대 강화 ▲사립유치원의 정상화를 통한 안정적인 유아교육 환경 유지 ▲출생아수 감소 고려한 유아교육시스템 구축 및 법인유치원 전환 노력 등 4대 원칙하에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국당의 ‘유치원 3법’은 사립학교의 회계투명성을 확보하고,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박용진 3법’과 큰 방향성은 비슷하지만, 세부적인 내용 차이는 존재한다. 우선 한국당이 내놓은 유아교육법 개정안에는 사립유치원의 회계투명성 강화를 위해 사립유치원 회계를 설치하고, 국가지원회계와 일반회계로 분리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가지원회계 대상인 국가 보조금이나 지원금 등은 정부의 감시를 받도록 하고, 학부모 지원금 역시 교육 목적으로만 사용하도록 했다. 다만, 국가지원 외의 수입은 일반회계로 관리하게 했다.

민주당의 ‘박용진 3법’과 가장 큰 차이는, 사립유치원의 회계를 국가지원회계와 일반회계로 나눴다는 점이다. 이 경우 학부모 부담금과 같은 교비 성격의 수입은 사립유치원에서 교육 외의 목적으로 사용해도 제재할 근거가 없어지게 된다. 다만, 한국당은 국가지원회계와 일반회계를 모두 정부의 국가회계시스템(에듀파인)으로 관리하도록 해서 회계의 투명성은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사립학교법에서도 한국당의 개정안은 학교법인 유치원의 경우 일반회계와 교비회계를 통합해 운영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지만, 민주당의 ‘박용진 3법’은 사립학교 경영자가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이나 재산을 교육목적 외로 부정하게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박용진 3법’에서는 학교법인 이사장이 유치원 원장을 겸직할 수 있는 단서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이 담겨 있지만, 한국당의 ‘유치원 3법’에는 이 부분이 빠져 있다. 학교급식법 또한 한국당은 재원생 300인 이상인 사립유치원의 경우 학교급식법의 적용을 받도록 했지만, 민주당은 사립유치원의 재원생의 규모를 지정하지 않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라고 명시했다.

법 개정 장기화시 처벌 수위 낮아져
박용진 3법이 국회에서 공전하고 있는 가운데 법 개정이 장기화될 경우 사립유치원의 회계 비리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는 시행령 개정으로 제재를 강화한다는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처벌 조항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박용진 3법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교육부는 부령과 시행령을 개정해 행정제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박용진 3법과 비교하면 처벌 수위에서 큰 차이가 난다. 여야 합의를 위한 중재안도 한계가 있다. 중재안을 제시한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의 안은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바꾸는 것에 반대다. 다만 교비회계의 부정 사용에 대한 처벌만 가능하다. 수위도 보조금 부정사용 처벌에 비해 낮아질 수밖에 없다. 박용진 3법의 핵심은 정부가 유치원에 주는 지원금(누리과정)을 보조금으로 바꾸고 이에 대한 횡령죄 처벌을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법이 통과되면 누리과정 지원예산은 보조금관리법의 감독을 받는다. 보조금관리법은 목적 외에 보조금을 쓴 설립자나 원장에 5년 이하 징역형을 내리거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해 수위가 높다. 국회 법개정이 지지부진하자 교육부는 시행령을 개정해 처벌 수위를 높이려 하고 있다. 그러나 실효성은 떨어진다.

정부 보조금을 유용할 경우에는 처벌 없이 환수조치만 가능하다. 말 그대로 “썼다 돌려주면 그만”인 셈이다.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누리과정 지원비를 받을 경우에는 처벌이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처벌 사례는 별로 없다. 누리과정 지원비는 학부모가 지원금 바우처를 내고 이를 유치원이 사후에 정부에 청구하는 형태라 사실상 부정수급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위반 사례가 적발된다 해도 최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그친다. 특히 유아교육법 시행령에는 구체적인 처벌 규정이 부실하다. 시행령에는 일부 학원의 ‘유치원’ 명칭사용이나 원아 응급조치 미흡 등에 대한 과태료만 명시됐다. 이마저도 3회 이상 위반 시 최대 500만원까지만 부과할 수 있다. 교육부는 지난 11월 참고자료를 내고 “사립학교법 또는 유아교육법에도 개인유용에 대해 형사처벌 규정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행령에는 행정처분 기준과 내용을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부령 개정을 통해 에듀파인 사용을 올해 3월 의무화하는 정도만 확정됐다. 시행령의 3월 적용을 위해서는 입법예고 기간 40일을 고려해 적어도 1월 중순까지는 작업을 완료해야 한다.

교육부, 에듀파인 사용 의무화 계획
사립유치원 비리 의혹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와 정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힘겨루기가 장기화되면서 일각에서는 아이들과 학부모가 볼모로 잡혀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한유총이 기존 강경대응 입장에서 벗어나 정부에 협상 의지를 내비쳤다. 한유총은 지난 12월3일 합리적인 ‘출구방안’ 마련 등을 의제로 정부에 협상을 요구했다. ▲사립유치원 교육과정 편성 운영 자율권 확보 ▲공공성과 안정성이 확보된 사립유치원 모델 정립 ▲사립유치원 특수성을 고려한 시설사용료 인정 ▲합리적인 ‘출구방안’ 마련 등이 내용이었다. 특히 시설사용료 인정은 그간 한유총이 가장 강력하게 주장해온 사안이다. 이덕선 한유총 비상대책위원장은 “‘공공요금 수준의 수익률’을 원할 뿐이며 국민이 정해주시는 대로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집단폐원과 관련한 질문에는 “(박 의원이 발의한 유치원 3법이) 원안대로 통과된다고 하면 내부의견을 모아 추후 대응방안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집단 폐원 불사’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선 모습이다. 정부는 이에 대해 한유총이 최소한의 요구 조건을 맞추지 않으면 협상의 여지는 없다고 잘랐다.

이른바 박용진 3법의 국회 통과가 불투명해지자 교육부는 법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시행령을 개정하고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에서 사립유치원을 예외로 둔 단서조항을 개정해, 우선 국가회계프로그램인 에듀파인 사용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유아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한다면 사립유치원의 일방적인 휴·폐원과 정원감축을 제재할 수 있게 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행령을 개정할 경우 입법예고 3개월 후부터 의무화 할 수 있기 때문에, 즉각 개정시  3월 새 학기부터 적용 가능해진다”고 봤다. 다만 유아교육법 개정이 좌초되면서 누리과정 지원금은 보조금으로 전환되지 않아, 목적 외 사용에 대한 형사처벌은 어려워졌다. 대신 교육부는 모집정지, 정원감축 등 행정적 제재로 대응할 방침이다. 사립학교법도 통과되지 않아 셀프징계와 간판갈이를 방지하고 사립유치원 설립자 및 원장의 자격 기준을 강화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데 실패했다. 교육부는 정보공시 강화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또한 제보를 토대로 내년 상반기까지 우선감사를 받을 유치원을 분류하고, 강도 높은 특별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경기도교육청이 운영했던 시민참여감사관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감사 결과 시정명령을 불이행 했거나 폐쇄 및 운영정지 명령에 대한 본보기 처분이 나올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현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53조의 3은 고등학교 이하 각급학교의 교비회계에 속하는 예산·결산, 회계 업무를 교육부장관이 지정하는 정보처리장치(에듀파인)로 처리하도록 했다. 하지만 단서에는 사립유치원을 예외대상으로 뒀다. 이 단서를 삭제해 에듀파인 사용을 의무화하겠다는 게 교육부의 생각이다. 또한 교육부는 회계부정을 저지르거나 감사처분 이행을 하지 않은 유치원에 대해 학급감축이나 운영정지 등 행정적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교육부 관계자는 “개정하는 시행령에는 유아교육법에 있는 행정처분 기준과 내용을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은혜 부총리는 지난 11월 열린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추진단 회의에서 “우선 유아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시정명령 불이행이나 폐쇄·운영정지 명령에 대한 구체적인 처분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는 이미 시행령 초안을 잡은 상태지만, 국회 논의 결과를 지켜본 후 본격적인 개정절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설세훈 교육부 교육복지국장은 12월5일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부는 사립유치원 투명성 확보를 어떻게 담보해 나갈 것인지 한유총의 변화를 사실 기대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그제 (한유총이) 발표한 부분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사립유치원 투명성 확보하고는 동떨어진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유총 측이) 여전히 시설사용료 인정을 요구한다. 이건 정부가 수차례 어렵다는 말씀을 계속했던 것”이라며 “본인(유치원 원장)들께서 ‘유치원을 운영하겠다’라고 관련법규에 따라서 신청하신 거고 인가를 요청하신 거고. 그것에 따라 저희가 해당하는 유치원을 인가한 것이다. 시설사용료라고 하는 부분을 인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법체계에 절대 맞지 않다”고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설 국장은 또 “제일 중요한 게 집단폐원이나 원아모집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정확한 발표를 안 하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교육부, 국공립 유치원 1080학급 확충
정부가 지난 12월6일 발표한 ‘국공립유치원 확충과 서비스 개선방안’은 사립유치원 사태 이후 유치원 공공성 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담았다는 분석이 많다. 이른바 ‘유치원 3법’ 개정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접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학부모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포석이 깔렸다. 그러나 국공립유치원 확충에 따른 막대한 예산 확보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학기 중 오후 5시까지 돌봄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직장 퇴근시간과 맞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관측이다. 교육부는 올해 국공립유치원 1080학급을 확충키로 했다. 애초 예정됐던 1000학급보다 80학급이 더 늘었다. 학급당 유아 수가 20명이라고 가정하면 올해에만 2만여명이 추가로 국공립유치원에 다닐 수 있다. 학부모들의 선호도가 높은 국공립유치원을 늘리면서 유치원 공공성 강화에 대한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모집중지와 폐원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사립유치원에 맞서 교육부가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모습도 읽힌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사립유치원 사태와 ‘유치원 3법’ 등 유치원을 둘러싼 사안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당장 3월 유치원 입학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혼란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공립유치원 확대에 따른 예산 확보가 정책 추진에 발목을 잡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지난 10월25일 ‘사립유치원 종합대책’(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국공립유치원 확충을 위한 특별교부금 5000억원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국공립유치원 확충 이행계획을 발표할 댄 구체적인 예산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교육부는 일단 시설비에 500억원, 인건비와 통학버스 배치에 5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권지영 교육부 유아교육정책과장도 “약 1000억원 정도가 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공립유치원 확대를 위해선 이보다 더 많은 규모의 재원이 필요하다는 게 교육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실제로 단설유치원 1곳을 만들 때 약 100억원이 드는데 당장 내년 30곳의 단설유치원 신설이 예정돼 있어 적어도 3000억원이 필요하다. 매입형·공영형 유치원 운영에도 예산 투입이 불가피하다. 김재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실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만큼 예산과 인력 등 후속적인 행·재정적 지원이 중요하다”며 “국공립유치원 확충과 누리과정 예산 증가로 초·중등교육 예산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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