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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프리카계 미국 문학의 치유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
2019년 01월 07일 (월) 01:03:51 최선영 기자 csy@newsmaker.or.kr

미국이 최초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대통령을 배출했을 때 세계는 환호했다.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세계 최강대국의 수장에 오르기까지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낯선 미국 땅에서 300년의 세월을 눈물과 고통 속에 지냈다. 여전히 인종차별은 수많은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자존감을 파괴하지만 문학이 치유의 손을 내밀고 있다.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경제 암흑기가 길어지면서 삶의 목적을 잃고 되는대로 살아가는 수동적인 존재들로 우리 사회는 생기를 잃고 있다. 유리천장을 뚫고 기적을 일으킨 버락 오바마가 문학에서 용기를 얻었듯 우리에게도 아프리카계 미국문학의 이해가 필요하다.

최선영 기자 csy@

버락 오바마가 감명 깊게 읽은 소설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아프리카계 미국 여성작가 토니 모리슨(Toni Morrison)이 쓴 『솔로몬의 노래』다. 주인공 밀크맨 데드는 미국 사회에 없었던 새로운 흑인 중산층에 속한다. 밀크 맨 데드가 문명의 껍질을 벗고 남부로 여행을 떠나 타인의 삶을 이해하며 사회적 인간으로 성장하는 것이 주 내용이며 전미 비 평가 협회상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다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원대학교 국제학부 영어전공 신진범 교수는 『솔로몬의 노래』 등 미국 사회에서 수난을 겪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강인한 생존력을 담은 문학을 연구하며 글쓰기의 치유적 가능성과 방법 등을 모색하고 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의 축소판, 아프리카계 미국문학에서 얻는 교훈 
▲ 신진범 교수
서원대학교 국제학부 영어전공 신진범 교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문학과 문화 속에 어떤 치유적 속성이 있는지, 그들은 고통을 어떻게 승화했는지, 아프리카에서 잡혀 와 노예의 삶을 산 그들은 어떻게 생존법을 터득하고 전수했는지 의문을 가지게 되면서 ‘문학과 의학’, ‘아프리카계 미국문학과 이산종교의 복합적 역할’, ‘끈질긴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생명력과 생존에 대해 글을 쓴 모리슨의 소설들’을 연구했다. 최근 신 교수가 진행한 ‘사파이어와 앨리스 랜달의 소설에 나타난 글쓰기 치료’ 연구도 맥락을 같이 한다. 또한 이번 연구를 진행하 면서 ‘사파이어의 『푸쉬』에 나타난 글쓰기 치료’ 논문을 학술지에 게재하면서 연구의 완성도를 높였다.
“소설 속 주인공인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비천한 존재에서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말하며 글을 쓰는 생존자로 변신합니다. 저는 글쓰기와 심리학자 그리고 문학치료 전문 학자들의 이론을 토대로 소설 속 주인공들이 어떻게 인생에서 명료함을 터득하고, 증오와 미움을 어떻게 용서와 사랑으로 변화시키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신 교수는 글쓰기 치료에 대한 선행 연구들을 정독했고 미국의 ‘Center for Journal Therapy’로부터 유료 원격교육을 받으며 ‘K. 애덤스의 공인 저널치료강사자격증’을 취득하며 연구의 질을 높였다. 그는 이번 연구에서 문헌연구와 함께 연구자가 직접 저널을 쓰면서 변화를 체득하고, 이를 다시 연구에 환류시키는 방법을 사용하면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의사가 되길 소망했지만 가슴 아픈 여건으로 그는 영문학자를 선택했고 문학의 치유 세계에 들어서는 운명을 맞이했다. 그는 트라우마로 황폐해진 인간의 마음을 치료하고 싶다는 꿈을 품으며 한국에서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문학치료, 글쓰기 치료, 독서치료에 대한 자료를 분석하며 강독해왔다. 문학치료는 최근에 그의 모교인 중앙대학교 대학원 영어영문학과가 ‘문학치유 상담’전공을 신설하고 그 외 대학에서도 관련 전공을 확대시키는 것을 볼 때 앞으로 많은 가능성이 있는 분야이다. 그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문학과 의학의 관점으로 읽는 흑인문학’을 연구했으며 우리에게 생소한 아프리카의 종교와 노예들이 강제로 이주하게 된 지역의 종교가 섞여 생긴 이산종교인 칸돔블레, 오베아, 부두교, 후두교, 산테리아, 신후두 미학 등이 7명의 흑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작가가 쓴 작품 속에서 어떤 치유적인 역할을 했는지 살핀 ‘억눌린 이산종교의 회귀’를 다룬 연구를 수행했다. 이 연구 결과는 『아프리카계 미국소설과 이산종교』로 출간돼 2015년 세종도서 학술부문 우수도서로 선정됐다.

문학 치료의 선구자가 필요한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것과 바라는 것은
그는 연구 영역을 넓혀 글쓰기치료에서 문학치료로 관점을 옮기고 있다. 문학치료는 글쓰기치료, 시치료, 음악치료, 춤치료 등을 모두 포괄한다. 그는 아프리카 초원에서 뛰어놀던 흑인이 노예로 잡혀 와 유태인처럼 살아남은 비법을 안다면 지친 우리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는 문학치료를 계속 공부하면서 교도소, 일반인, 대학생 등 특정 집 단에 대한 특강에 전념하며 교과목 개설 및 운영, 소규모 학생들 카운슬링 등을 통해 더 자주 사람들과 만나 소통할 계획이다. 집필, 연구, 특강, 번역, 실생활 속에서의 글쓰기치료, 문학치료 전파 등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예정이다. 한국문학치료학회 회원으로 논문발표 및 논문게재를 하며 활동을 강화하고, 문학의학학회 회원으로 의사들이 환자를 인간적으로 대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미국 콜로라도 주에 있는 ‘저널 테라피 센터’에 가서 추가 교육을 받고 독서치료 학교인 영국의 ‘알랭 드 보통의 인생학교’에서의 연수와 전미시치료학회 발표 등 다방면의 활동을 구상하면서도 그는 오랜 염원을 품고 있다. 풀브라이트 지원 사업에 도전해서 지원금을 받으며 18년 교수 생활 동안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안식년을 미국에서 연구를 하며 보내는 것이다. 그의 박사 학위 논문지도 교수인 최진영 교수는 한국의 풀브라이트 1호 장학생이었는데 그는 제자로서 누를 끼치지 않고 스승의 길을 따라갈 계획이다. 또한 대학 3학년 때인 1993년에 영어로 정독을 끝냈던 『NIV 성서』 (The New International Version)의 극화된 영어 오디오 자료를 최근에 다시 듣고 있는 신 교수는 향후 이를 통해 ‘성경과 문학치료’ 연구로 확대시킬 계획을 밝혔다. 
“책 읽기는 강력한 예방접종이 될 수 있습니다. 마음을 털어놓는 글쓰기는 살의를 느끼는 사람의 손에 흉기 대신 강력한 또 다른 방어의 무기인 희망의 연필과 종이를 쥐게 할 수 있죠. 트라우마 투성이의 사람들은 모두 현명한 생존자로 바뀔 수 있습니다. 인문학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는 이 시점에, 많은 사람들이 절벽으로 떨어지지 않게 잡아주는 기적 같은 일들을 일으킬 수 있는 글쓰기치료와 문학치료분야를 포함한 인문학에 대한 정부의 몇 세기를 미리 내다보는 아낌 없는 투자와 지원이 요구됩니다.”
우선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려 한다. 우울하고 자존감이 낮은 청년들을 위한 상담과 특강을 하고 싶다는 신 교수는 ‘대학생중도탈락방지를 위한 문학치료, 글쓰기치료’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의실의 파수꾼’이 되겠다고 다짐하며 서원대학교 국제학부 영어전공 학생들의 고민을 경청하며 꿈을 꾸는 인재가 될 수 있도록 취업의 길로 인도하며 노력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높은 자살률, 청년 실업, 우울증 증가와 같은 절망적인 현상에 허덕이고 있다. 전 세계 조상들이 남긴 정신의 유산물인 문학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심장한 그의 말을 헛되이 듣지 말고 더 늦기 전에 문학 세계와 조우해 세상을 밝혀야 할 때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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