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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번역과 IT 기술 활용해 번역 전문가 육성하는 선순환 구조 지켜야
2018년 12월 03일 (월) 17:22:28 최선영 기자 csy@newsmaker.or.kr

4차 산업혁명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마치 기계가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할 수 있고 사람의 노력은 무의미해질 것이란 예측이 팽배하고 있다. 과연 사실일까. 역설적이게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정확히 전달하는 번역 분야는 더욱더 그렇다.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이 사람의 번역 능력을 만나면 어마어마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최선영 기자 csy@

IT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인공지능조차 쫓아오지 못하는 분야가 번역이라고 할 것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은 인공지능 번역기의 탄생이 번역 비용을 저렴하게 낮출 수 있다거나 번역 전문가 임금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단히 위험한 착각이다. 오히려 번역이야말로 사람의 생각이 첨가돼야 하고 손이 가야 한다.

번역 전문가 양성하는 교육 시스템 구축, IT 기술과 협조 필요해
▲ 이주리애 교수
“번역기는 단어와 단어를 치환하는 방식이지만 번역은 사람의 언어 능력과 배경지식, 표현력 등을 동원한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앞으로 기계 번역의 발전으로 인간의 번역 활동은 변화하게 될 것입니다. 기계가 번역하면 인간이 감수하는 과정을 거쳐야 완성도를 높일 수 있죠.”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통역학과 이주리애 교수가 ‘크라우드소싱 번역 방식을 응용한 번역 수업용 플랫폼 구축 방안 연구’를 시작한 것도 번역 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 패러다임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대학에서 강의를 진행할 때 교수와 학생은 번역물을 비교하며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하나의 원문에 여러 결과물을 비교하는 플랫폼을 이용한 강의는 수업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이 교수는 원문 제공 방법, 번역 수행을 위한 화면 구성, 첨삭 기능, 번역 비교 기능, 상호 피드백 기능 등을 탑재한 번역 수업용 플랫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여러 학습관리 시스템이 도입돼 학생들이 번역물을 주고받는 상호 작용에 도움이 되지만 적합한 모델은 아직 없는 상황. 번역 수업용 플랫폼이 구축된다면 교수는 첨삭 결과를 효율적으로 보여주고 비교할 수 있어 수업의 질이 향상되며 학생들이 과제를 수행하면서 데이터를 축적한다면 훌륭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이공계와 융합 연구가 실현됐으면 합니다. 번역 전문가와 교육자가 원하는 내용과 방식을 담아낸 플랫폼을 기술적으로 가능한 부분부터 만들어나가고 싶습니다. 번역 교육은 블랜디드 러닝, 플립러닝 등 온·오프라인 혼합 교육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번역 수업용 플랫폼이 개발된다면 온라인 교육에 응용될 수 있고 대학 강좌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번역 수업용 플랫폼에서는 현장의 상황을 응용해 볼 수도 있다. 크라우드소싱 번역은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번역 방식을 사전에 파악해 숙지할 수 있는 기능이 제공되기도 한다. 강의할 때도 플랫폼을 통해 번역 브리핑을 제공하면 학생들이 현장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심도 있는 번역은 기계가 아닌 사람의 몫
이주리애 교수는 번역 수업용 플랫폼 외에도 몇몇 교수진들과 함께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통역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구성 요소를 제안했다. 그는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통번역 교육 및 학습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면 통번역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함께 공부하고 소통하며 다양한 통번역 데이터를 축적해 통번역의 질을 높일 근간이 되리라 기대한다.
  이 교수는 통번역 교육 시스템 개발을 제안하면서 일본어 통번역을 전공한 전문가로서 자신의 분야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연구자의 관점에서 한일번역문을 만들 때 코퍼스가 부족한 것이 안타까운 점이다. 영어나 중국어에 비해 한일 통번역 연구를 위한 코퍼스는 훨씬 부족한 실정이다. 누군가 나서서 번역 연구용 및 학습자 코퍼스를 모을 필요성을 느낀 그는 꾸준히 데이터를 축적해 가고 있다. 일본어는 어순이 같아서 쉽다고 여기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 교수는 기계번역의 경우 일본어는 한자를 섞어서 사용하기 때문에 한국어로 번역할 때 동음이의어 오류가 적지만, 한국어는 한자를 쓰지 않아 기계번역의 일본어 번역 시 동음이의어 오류가 종종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문맥을 알아야 단어의 뜻을 명확히 이해해 오류를 줄일 수 있고, 직역하면 실례가 되는 표현도 주의해야 한다. 사람이 하는 번역은 문맥을 보고 더 좋은 표현과 단어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이 기계 번역과의 차이점이다. 수준 높은 번역가를 배출하려면 당연히 누적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 교수는 일한 및 한일 번역물의 코퍼스를 구축해 문장 단위의 번역 비율을 조사하고 있다.
  “최근 저희 한일전공의 몇몇 강사와 함께 연구한 순차통역과 동시통역 학습용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결실을 보길 바랍니다. 통역은 음성 과제라서 문자화하는 시간이 걸리고 원문과 비교해 전달력, 유창성 등을 따지게 됩니다. 앱 안에서 다양한 설정을 통해 음성을 주고받고 학생의 과제물을 자동으로 문자화해 주는 기술이 있다면 통번역 훈련에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죠.”
  이 교수가 IT 기술과 기계 번역 연구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기술로만 번역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번역 전문가의 역할은 더 중대해질 수밖에 없다. 중요한 문서의 번역이나 통역을 기계에 100% 의존하기란 위험 요소가 많다. 미래의 번역은 기계와 번역 전문가의 협업으로 흐를 것이다. 반복적인 단어 입력과 기계적 변환은 기술이 맡고 커뮤니케이션의 적절성과 정확도를 높이는 수준의 번역과 감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 기업과 국가의 품격있는 교류를 위한 번역은 사람만이 완성할 수 있는 것이다. 이주리애 교수의 연구가 기계 번역의 발전이 통번역 전문가의 교육으로 선순환되는 구조를 낳는 기초가 되길 기원한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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