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8.12.15 토 12:13 전체기사 l 기사쓰기 l 자유게시판 l 기사제보 l 구독신청 l 광고안내 l 회사소개
> 뉴스 > 피플·칼럼
     
“항상 최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2018년 12월 03일 (월) 17:09:03 황인상 전문기자 his@newsmaker.or.kr

달은 어둠이 내려 고요가 가득한 세상을 부드럽게 밝힌다. 밤 하늘은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다. 형형색색의 色보다, 흰색을 사랑했던 백의민족답게, 우리 조상들은 달을 숭배의 대상으로 바라봐왔다.

황인상 기자 his@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은 하늘에 떠 있는 보름달의 이미지를 우리 삶 가까이에 품고 예술로 승화시켜 왔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달항아리’다. 세계적인 석학이자 문화비평가인 프랑스의 기 소르망 교수는 우리의 백자 달항아리를 두고 “어떤 문명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한국만의 미적·기술적 결정체이며, 한국의 브랜드 이미지를 정하라고 한다면 나는 달항아리를 심벌로 삼을 것”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전통 방식으로 빚어내는 한국의 美
▲ 서광수 명장
서광수 도자기 명장의 행보가 화제다. 지난 1961년, 14세의 어린 나이에 ‘도자기의 대가’라 일컬어지는 故 도암 지순택 선생의 문하생으로 도공에 입문한 서 명장은 안기부장인 이후락이 운영하던 도평요 책임 요장으로 도공 57년의 경력자로서 달항아리 부문 국내 최고의 장인이다. 현재 경기도 이천에서 ‘한도요’를 운영하고 있는 서광수 명장은 전통 가마에 소나무로 불을 지피는 전통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한다. 오늘날 많은 젊은 도공들은 전통 장작가마보다 전기가마와 가스가마를 선호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통 장작가마의 경우 기온과 습도에 민감한 영향을 받고 가마에 한번 불을 지피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한도요의 경우 화목으로 화력이 센 강원도 소나무만 쓰는데 나무 값만 1천만 원. 여기에 하동 백토·서산 물토·양구 백토와 전국에서 장석, 대리석, 석회석을 모아 태토를 만들고 유약을 만드는 데는 정성은 물론 비용이 들어가, 한 번 작업에 수천만 원이 소요된다. 한도요에서도 일 년에 평균 4번 정도 가마에 불을 댕긴다. 서광수 명장은 “전통 방식으로 제작해야 한국 도자기의 멋을 낼 수 있다. 요즘 생활 도자기를 만들 때 사용하는 전기, 가스 가마는 대량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상품을 만들 때 적합하다”면서 “전기, 가스 가마로 만들면 백이면 백 모두 똑같다. 그러나 불가마에 100개의 도자기를 구우면 색이 제각각이다. 그 중 뽀얀 유백색을 내는 한국 도자기 특유의 미를 지닌 작품 몇 개를 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의 예술품이 탄생되는 과정은 지난한 기다림의 연속이다.

서 명장이 흙을 고르고 반죽을 만들어 물레 성형을 마친 뒤 조각하거나 그림을 입힌 후 유약을 발라 초벌과 재벌을 거치는 과정에 3개월여의 시간이 소요된다. 전통 가마에 들어간다고 해서 모두 작품이 되는 것도 아니다. 서광수 명장은 “전통 가마의 성공률은 30% 정도다. 도자기가 맘에 들지 않으면 깨서 버린다”면서 “색이 이상하거나 조금만 흠이 있어도 용납하지 않는다. 도자기를 깰 때 3개월 동안 애지중지 만든 건데, 속이 상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고 말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서 명장은 투각으로 만든 백자, 철화백자. 진사, 다완, 다기, 분청자기 등 다양한 작품을 빚어 만들어 냈다. 그 중에서도 백자는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옛날의 깊은 멋과 맛이 우러나 백자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어머니의 젖빛인 유백색을 완벽히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백자 달항아리는 문화재로 지정되었을 정도로 작품성과 예술성 면에서 가히 독보적인 위상을 자랑한다.

경영난에도 전통방식 고수하는 장인 정신
사실 서광수 명장은 국내보다 이웃나라인 일본에서부터 먼저 이름이 알려졌다. 1960년대부터 일본에서는 서 명장의 작품에 관심을 가져 지금까지 20여 회가 넘는 개인전을 열었으며 2009년에는 일본 국영방송 NHK에서 한국도자기 명장 특집으로 서광수 명장을 다룬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유럽과 미국에서도 서 명장의 작품에 주목하고 있다. 색채와 오묘한 아름다움, 그리고 한국 특유의 도자기 제작기법은 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대영박물관에 여러 차례 그의 작품이 초청받은 바 있으며 현재도 작품이 유럽 전역의 박물관에 전시되며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서 명장은 문화부장관으로부터 공로상을 수훈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도요의 재정상태는 그리 넉넉지 않다. 계속되는 경제 불황으로 일본 고객들이 급격히 줄었고, 국내 고객 역시 날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 이에 서광수 명장은 한도요를 유지하기 위해 찻잔, 그릇 등의 생활 도자기도 함께 만들고 있다. 물론 전통 방식이다. 서 명장은 “사람마다 지키고 싶은 신념이 있다. 평생 도자기를 만들었다”며 “도자기는 내 인생이다. 항상 최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까지 전통 방식으로 도자기를 만들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지난 1961년부터 도자기를 만들어 이제 3년 후면 도자기를 만든 지 60년을 맞이하게 되는 서광수 명장. 그는 “앞으로 이천에 도자기 박물관을 세울 생각이다. 이를 위해 내가 만든 작품은 물론 다른 도공의 작품과 골동품을 모으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한 것처럼 혼신의 힘을 다해 끝까지 노력할 계획이다”고 피력했다. NM

 

황인상 전문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뉴스메이커(http://www.newsmaker.or.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뉴스메이커About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10-999 서울특별시 종로구 신문로1가 163 광화문오피시아빌딩 14층 뉴스메이커 | 전화 : 02-733-0006 | 팩스 : 02-733-0009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상호
뉴스메이커는 (주)뉴스메이커에서 발행하는 시사종합월간지로서 특정언론과는 전혀 무관한 완전한 자유 독립 언론입니다.
뉴스메이커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뉴스메이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make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