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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1심서 징역 15년 벌금 130억 선고
헌정사상 4번째 실형 선고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
2018년 11월 07일 (수) 18:11:37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지난 10월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350억원대 다스 자금 횡령 및 110억원대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 벌금 130억원을 선고했다.

장정미 기자 haiyap@

이날 재판부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기소된 16개 혐의와 관련해 “국민에 대한 책임을 방치,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중형을 선고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3월23일 구속된 지 197일 만에 1심 판결에서 다스 소유주로 결론났다. 이에 따라 헌정사상 이명박 전 대통령은 노태우, 전두환, 박근혜에 이어 4번째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직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 전 대통령 측 재판 결과에 “실망스럽다”
재판부는 “전문경영인의 이미지를 통해 대통령으로서도 잘 할 것이라는 국민들의 기대가 있었지만 재판 결과, 피고인은 다스 실소유주로 246억원을 횡령하고 범행 당시 국회의원과 서울시장을 지냈다는 점 등 죄질이 나쁘다”면서 “공직사회 전체 신뢰를 무너뜨렸고 국민의 기대와 대통령의 책무를 저버렸다. 이러한 점을 모두 종합하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다만 “피고인이 재판에 성실히 임한 점을 유리하게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건강 등 양형 조건 등을 기준으로 종합해 형량을 정했다”고 선고 배경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불출석사유서를 내고 이날 공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강훈 변호사 등 변호인단 5명이 나왔다. 방청석에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 등이 앉아 선고공판을 지켜봤다. 이 가운데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의 구속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해 피고인 없이 선고공판을 그대로 진행했다.

먼저 재판부는 주요 쟁점이었던 다스 소유주 의혹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고 판단했다. 다스 관계자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이와 같이 결론 내렸다. 또한 다스의 증자 대금으로 사용된 도곡동 땅 매각 대금 역시 이 전 대통령의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다스에서 조성된 비자금 중 240억원, 법인카드 사용 금액 등 모두 245억원 상당을 횡령금으로 인정했다. 다만 선거캠프 직원에 대한 허위 급여 지급이나 개인 승용차 사용 부분 등은 입증되지 않았다고 해 인정하지 않았다. 직원의 횡령금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31억원대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 역시 대다수 포탈 금액은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어 재판부는 삼성이 다스의 미국 소송비를 대납한 부분은 대가성을 인정하고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검찰이 기소한 액수인 68억원보다 적은 59억원을 유죄로 봤다.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받은 특수활동비 7억원에 대해선 4억원은 국고손실 혐의를 유죄로, 원세훈 전 원장에게서 전달받은 10만 달러(1억원 상당)는 대가성이 인정되는 뇌물로 인정했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에게서 자리 대가로 36억여원을 받은 혐의 중에서는 이 전 회장과 김소남 전 의원에게서 받은 23억원 상당을 뇌물로 인정했다. 또한 퇴임 후 국가기록원에 넘겨야 할 청와대 생산 문건을 빼돌린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 기각으로 판결했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1심 선고 결과에 대해 “대단히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전 대통령을 변호한 강훈 변호사는 10월5일 오후 선고공판이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나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한 법원의 판단에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설립자본금을 송금한 게 아니라는 증거를 제시했는데도 재판부가 김성우 전 사장 등의 말을 타당하다고 받아들여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또한 이어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부분이 유죄로 인정된 점에 대해 “저희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했다. 강 변호사는 “무죄가 나온 부분은 법리적으로 문제 되는 부분들이다. 실제 대부분 다 (무죄가) 예상된 부분이라 유죄 부분이 더 아프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선고 배경 ‘다스 실소유주 이 전 대통령’ 전제
재판부가 중형을 선고한 데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에게 적용한 혐의는 총 16개에 달한다. 뇌물액만 111억여원, 횡령액만 350억원에 이른다. 대부분의 혐의는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판단이 전제가 됐다. 340억원대 횡령, 30억원대 조세포탈, 67억원의 뇌물수수 혐의 등이 다스와 관련돼 있다. 이 때문에 재판 과정 내내 검찰과 이 전 대통령 측은 ‘다스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를 두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재판부는 검찰이 주장한 다스 비자금 횡령액 350억원 중 240억원을 유죄로 인정했다.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주식을 한 주도 가지고 있지 않은데도 법원이 이 같은 결론을 내린 데에는 이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과 관계자들의 일관된 진술 등이 결정적인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김성우 전 다스 사장과 권승호 전 관리본부장 등 이 전 대통령 옛 측근들의 진술을 주목했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이 전 대통령의 지시로 다스가 설립됐고, 이 전 대통령에게 회사 설립 자금을 받아 공장부지 등을 결정했다고 진술했다. 또 경영 전반에 대한 보고 역시 이 전 대통령에게 했고, 이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비자금을 조성해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도 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다스 설립에 이 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관여한 점 ▲다스 유상증자 자금원인 도곡동 토지 매각 대금이 이 전 대통령 소유인 점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에 대해 다스 지분 등의 이전 작업이 이뤄진 점 ▲장기간 상당한 액수의 다스 자금이 이 전 대통령을 위해 사용된 점 등을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전 대통령)은 다스의 실소유자가 아니고 비자금 조성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김 전 사장과 권 전 본부장 등의 진술은 전체적으로 다 들어맞는다”며 “이들이 일부러 이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이유가 없고 막연한 추측이 아니라 구체적인 진술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BBK 특검으로 횡령이 발각된 경리 직원의 보고 문건에는 ‘비자금이 이 전 대통령에게 전해지는 것으로 생각했고, 이 비자금이 밝혀지면 큰 문제가 된다고 해서 끝까지 회계 처리를 부인했다’는 내용이 있다”며 “이 직원은 이후에도 계속 다스에서 근무를 했는데, 이는 다스의 비자금이 이 전 대통령의 것이라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고 말했다. 다스 주식에 대한 관련자들의 태도 역시 ‘다스는 이 전 대통령 것’이라는 재판부 판단의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주식이 자기 것인 것처럼 행동한 반면 (처남댁이자 다스 주주인) 권영미씨 등은 자기 것이 아닌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남편인) 김재정 전 다스 사장 사망 후 권씨는 자금난을 호소하면서도 배당금을 이시형에게 돌려주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도곡동 땅 역시 이 전 대통령의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이 도곡동 토지 매각 대금 계좌를 관리하면서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권씨 역시 자신의 소유가 아닌 것처럼 행동했다”며 “(또 도곡동 땅 명의자인) 김 전 사장은 (도곡동 땅 매각 대금으로) 투자를 하다 손실을 보고 ‘이 전 대통령에게 들킬까봐’ 걱정을 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가 이 전 대통령을 다스의 실소유주로 인정하면서 삼성그룹이 대신 내줬다는 다스의 미국 소송비 역시 뇌물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삼성 측이 현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스 소송 지원을 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가운데 대통령 취임 이전 건네진 돈은 빼고 취임 후 받은 61억원만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은 삼성의 지원을 승인한 적도 없고 알지도 못했다고 하지만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이 작성한 VIP 보고사항 등을 보면 ‘다스 미국 소송 비용은 삼성전자에 청구한다’는 내용이 있고, 김 전 기획관의 진술도 있다”며 “실제 삼성전자 측이 변호사비를 송금한 것도 있다”며 “이 모든 것을 우연의 일치로 보기는 어렵고, 이 전 대통령이 승인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삼성 그룹에는 비자금 특검 관련 현안, 금산분리 완화 관련 현안이 있었고, 이 전 대통령 임기 중 이건희 회장에 대한 특별사면, 금산분리 완화 입법이 이뤄졌다”며 “대가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 1심 유죄 부분 항소 결정
다스 횡령 및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항소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변호하는 강훈 변호사는 지난 10월12일 “이 전 대통령이 1심서 유죄로 판결난 부분 전부에 대해 항소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1심 선고 직후에는 항소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강훈 변호사는 “대통령께서 1심 판결에 대해 실망을 많이 하셔서 항소가 의미가 있겠느냐는 생각도 한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전직 대통령으로서 우리나라 사법시스템의 공정성을 믿어보는 게 맞다는 생각도 하고 있는 듯 보인다”고 전한 바 있다. 이 전 대통령이 항소함에 따라 항소심에서 “다스는 이 전 대통령의 것”이라는 결론 등이 난 1심 판결 내용을 두고 검찰과의 법정공방을 이어가게 됐다. 이 전 대통령은 이제 1심 판결을 반박할 새로운 전략이나 논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1심 선고를 앞두고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다스 설립 자본금과 관련해 김 전 대표가 “이 전 대통령이 별단예금(특정한 목적으로 은행에 돈을 예치하고 그 증빙을 받는 경우)으로 3억9600만원을 입금했다”고 진술했지만 금융 조회 결과 돈이 별단예금계좌가 아닌 하나은행 다스 통장으로 1987년 7월 7일 입금됐다는 점을 내세우기도 했다. 자본금에 대한 김 전 대표 진술이 틀렸기 때문에 설립 과정에 대한 모든 진술을 믿을 수 없다는 취지였다. 이 전 대통령이 1심과 같이 서증조사(증거 설명) 다툼으로만 나올 경우 결론이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 이에 1심에선 검찰 증거 전부 동의를 통해 사전 차단했던 증인신문이 2심에서 열리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주라는 취지로 진술한 이들을 법정에 불러 세밀한 반박 질문을 해 재판부를 흔들어 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자칫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대응할 만한 증거를 어떻게든 강화하는 쪽으로 갈 수도 있다. 앞서 검찰도 전날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전부 및 일부 무죄로 난 부분에 대해 항소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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