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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CIO 중심으로 개편하는 국민연금
정부 제시안, 보험료율 인상에 대한 내용은 포함될 듯
2018년 11월 07일 (수) 18:10:36 황태희 기자 hti@newsmaker.or.kr

보건복지부(복지부)는 지난 10월5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운영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에 의하면 앞으로 국민연금 최고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가 별도의 사무국을 갖춘 상설기구로 개편된다.

황태희 기자 hth@

새로이 개편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기금운용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위원 자격요건을 신설하고, 위원에게 안건 부의권을 주기로 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노후소득을 보장할 수 있도록 국민연금 기금의 장기수익률을 높여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가 크다”면서 “정부는 이에 부응해 기금운용위가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추고 실질적인 최고의결기구로서 역할을 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개편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전문성을 갖춘 위원들이 기금운용 의사결정과정에 상시 참여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구조로 개편된다. 위원 자격요건이 신설된다. 금융·경제·자산운용·법률·사회복지 분야 3년 이상 경력의 교수, 박사 학위 소지자, 변호사, 회계사 또는 이런 요건에 상당하는 경력을 갖춘 전문가만 위원으로 위촉될 수 있다. 기금운용위는 복지부 장관(위원장), 정부위원 5명, 민간위원 14명으로 구성된다. 그간 민간위원은 별다른 자격요건 없이 가입자단체가 추천한 인물을 위촉해왔다. 자격요건이 신설되면 현재 민간위원은 대부분 교체돼야 한다. 기금운용위는 상설화된다. 복지부는 법 개정이 필요한 상임위원직을 설치하는 대신 시행령 개정을 통해 상근위원직을 두기로 했다. 상근위원은 3명이다.

가입자단체 추천 위원 12명(사용자 3명, 근로자 3명, 지역가입자 6명) 중에서 단체별로 1명씩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선임한다. 상근위원은 독립성 확보를 위해 공무원이 아닌 민간 신분을 유지하고, 보수는 정무직공무원 차관급 보수(연봉 1억2천만원 수준)에 준해 지급된다. 기금운용위 활동을 지원하는 사무기구는 복지부 산하에 설치된다. 사무기구에는 소위원회 운영을 지원할 부서 3개가 꾸려진다. 투자정책 및 수탁자책임 소위원회는 9명, 성과평가보상 소위원회는 6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상근위원들은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전담하지 않는 2개 소위원회에는 위원으로 참여한다. 나머지 위촉직 비상근위원 11명은 2개 이상 소위원회에 중복으로 참여한다. 복지부는 이런 운영개선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11월 초에 국민연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한다. 이르면 2월께 시행령이 통과되면 3개월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5월에는 기금운용위 민간위원을 새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지난 10월8일 국민연금공단은 신임 기금운용본부장(기금이사)에 안효준 전 BNK금융지주 사장을 임명했다. 지난 1999년 기금운용본부가 출범한 이후 8번째 본부장이며 기금이사로는 9번째다. 임기는 2년이며 성과에 따라 추가로 1년까지 연임할 수 있다. 안 기금이사는 기금이사추천위원회의 서류·면접심사와 전문 조사기관의 경력 및 평판조사 등 엄격한 심사를 거쳤다.

김성주 이사장은 이날 기금이사 후보자로 안효준 씨를 추천해 보건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았다. 김 이사장은 안 기금이사의 전문성과 글로벌 역량, 국민연금 기금에 대한 이해 등을 높이 평가하며 643조원이 넘는 국민연금 기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적임자로 판단했다. 공단에 따르면 안 기금이사는 국내외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에서 국내외 주식 및 채권, 대체투자, 헤지펀드, 인덱스 등에 대한 다양하고 깊이 있는 투자 경험이 있다. 또 홍콩과 뉴욕, 호주 등 18년간 풍부한 해외 근무경험이 있어 글로벌 투자 감각과 영어구사 능력이 뛰어나다. 국민연금공단 주식운용실장과 해외증권실장으로 근무한 적이 있어 공적연금인 국민연금 기금운용에 대한 이해도 높다. 김 이사장은 “폭넓은 후보를 대상으로 공정한 심사와 엄격한 검증을 거쳐 가장 적합한 인물을 선정했다”면서 “‘삼성합병’ 같은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기금이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의 간섭에서 벗어나야 하며 신임 기금이사는 전문성을 갖고 독립적으로 기금을 운용할 최적의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에서 우려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자본시장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의 머슴이자 집사로서 수탁자의 책임을 충실하게 수행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직권가입자 10명 중 6명 2개월 이내 탈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장정숙 의원이 지난 9월 30일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공단은 2013년부터 지난 8월까지 25만2716명(가입 자격 취득일 기준)의 국민연금 미가입자를 직권으로 가입시켰으나 이렇게 가입한 사람 10명 중 6명은 가입 후 2달 이내에 탈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국민연금법 14조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직장에 다니는 미가입자를 대상으로 국민연금에 직권가입 시킬 수 있다. 이른바 직권가입이다. 하지만 이 기간 직권가입자 가운데 탈퇴하거나 자격을 상실한 사람은 23만6458명이었다. 이 중 98.2%(23만2096명)가 ‘사용 관계 종료’를 이유로 탈퇴·자격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 관계 종료는 비정규직이거나 일용직 근로자 등이 고용 상태를 유지하지 못해 국민연금을 납부할 수 없게 된 경우에 해당한다. 장 의원은 “직권가입 대상자 대부분이 일용직·비정규직 등으로 고용관계가 불안정하거나 소득이 낮아 국민연금을 지속해서 납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민연금 가입 자격상실일 기준으로 2013년부터 지난 8월까지 직권가입자의 가입 기간별 탈퇴·자격상실 현황을 보면 ‘1개월 내’ 탈퇴·자격상실자는 4만8426명, ‘1개월 이상 2개월 내’ 탈퇴·자격상실자는 9만4579명이었다. 즉 2개월 안에 국민연금을 탈퇴하거나 자격을 상실하는 사람이 14만3005명으로 이 기간 국민연금 직권가입자 중 56.6%에 달했다. 소득별로 직권가입자 현황을 분석해 보면 가입 자격 취득일 기준으로 ‘100만원 미만’이 9만6923명으로 전체(25만2667명)의 38.36%를 차지했다. 이어 ‘1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 9만6747명(38.29%), ‘20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 3만7906명(15%), ‘300만원 이상 400만원 미만’ 1만2931명(5.12%), ‘400만원 이상’ 8160명(3.23%) 등의 순이었다. 장 의원은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일용직 근로자의 직권가입 기준을 기존 ‘한 달 내 20일 이상 근무’에서 ‘8일 근무’로 단축하면서도 가입 자격을 판별할 때 최저소득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연금 수령이 가능한 최소 가입 기준이 10년인 상황에서 근로 환경이 안정되지 않은 저소득층의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직권가입은 이들에게 보험료 납부 부담만 지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직권가입 대상의 판별기준에 최저 소득기준과 가입유지 가능성 등이 고려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연금은 1~7월 국내 주식부문에서 약 8조0861억원의 평가 손실로 1.3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부문별로 보면 해외주식에서 8조3000억원을 벌어들여 7.45%의 수익률을 냈다. 국내 및 해외채권에서 4조 9000억원(1.57%), 국내 및 해외대체투자에서 3조5653억원(5.29%) 등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국내 주식부분은 국내 증시의 부진영향 등으로 6.11%의 손실률을 기록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1988년부터 2018년 7월 현재 연금보험료 등으로 819조4000억원을 조성해 연금급여 등으로 176조원을 지출하고 나머지 643조4000억원을 대부분 금융 자산에 투자했다. 지난 1998년부터 현재까지 총 누적 수익금은 308조6000억원이다. 최근 연도별 기금운용 수익금은 2013년 16조7000억원, 2014년 23조원, 2015년 21조7000억원, 2016년 24조5000억원, 2017년 41조2000억원이다.

복지부, 국회에 국민연금 개편안 제출
정부는 그동안 국민연금 개편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수백명이 참석하는 대국민 토론회와 청년, 노인, 노동자, 기업대표 등 소규모 그룹을 중심으로 한 포커스 간담회를 진행해왔다. 온라인에도 페이지를 만들어 가감 없는 의견을 수렴해왔다. 복지부는 국회에 복수의 개편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직접 “단일안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회에서 다수의 지지를 받는 안을 선택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말했다. 이미 국민연금 제도개선위원회가 2가지 안을 제시한 만큼 정부가 이를 바탕으로 최소 2개 이상의 안을 국회에 제출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정부가 어떤 안을 내놓든 보험료율 인상에 대한 내용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2088년까지 적립배율 1배’라는 기본 원칙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이 원칙은 2088년 1월, 국민연금이 보유한 기금이 한 해 연금을 모두 지급할 수준이 돼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보험료율을 인상하지 않고는 이 같은 원칙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보험료율은 정부가 제시한 안마다 달라질 전망이다.

특히 소득대체율 변화에 따라 보험료율 인상폭이 변화될 가능성이 크다. 소득대체율을 현재보다 올리면 보험료율을 급격하게 올리게 되고, 소득대체율을 유지할 경우 보험료율 인상 폭이 줄어들 수 있다. 정부가 대국민 의견을 듣겠다며 다양한 논의 과정을 거쳤지만, 여론이 이를 ‘사회적 합의’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각계각층의 국민연금에 대한 요구사항이 판이했기 때문이다. 노동계에서는 소득대체율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소득대체율을 제대로 올린다면, 보험료율 인상에 대해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영계는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 인상에 모두 부정적이다. 청년층과 노년층간에도 입장 차이가 명확하다. 청년층은 국민연금에 대해 대체로 신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보험료율 인상 등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했거나 곧 받을 예정인 노년층에서는 미지급 사태를 대비한 국민연금 신뢰도 제고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의견 수렴에서는 국민연금을 선택적으로 가입하게 제도를 바꿔달라는 청원이 줄을 이었다. 사적연금처럼 국민의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이같은 의견을 정부가 모두 국민연금 개편안에 담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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