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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철학적 전환 돼야 안정된 귀농 가능하다”
2018년 11월 06일 (화) 19:46:08 황인상 전문기자 his@newsmaker.or.kr


통계청과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6월 발표한 ‘2017년 기준 귀농어·귀촌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귀농·귀촌인은 51만6천817명으로 해당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50만명을 넘어섰다.

황인상 기자 his@

지난해 농촌진흥청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귀농·귀촌인 정착실태 추적조사에 따르면 귀농·귀촌인 1039명을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조사한 결과 88.8%가 농촌에 정착해 계속 살고 있고 6.8%가 도시로 되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귀농·귀촌인의 안정적인 정착 이루어져야
▲ 채상헌 교수
채상헌 연암대학교 교수는 “귀농에 대한 관점, 귀농의 프레임이 바뀌고 있다”면서 “IMF 이후에 생계를 위한 귀농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귀농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삶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도시에서의 각박한 틀에 박힌 삶을 벗어나고자 선택한 귀농이 늘고 있다는 의미이며, 귀농 후 농사를 짓는 것은 농촌에서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는 것. 채상헌 교수는 “귀농 귀촌에 있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귀농의 이유를 찾는 것”이라며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가는 것이 단순히 직업의 전환, 거주지의 이전이 아니라 삶의 철학적 전환이 돼야 안정된 귀농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채 교수는 귀농을 위해 2+1의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언제, 어디로, 어떻게 귀농할 것인가를 준비하는 과정 2년과 귀농 후 정착을 위한 1년을 보내야 안정적인 귀농을 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채 교수는 귀농 교육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농민들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급속한 저출산·고령화로 위기에 처한 농촌 지자체들이 귀농·귀촌 인구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이들의 안정적인 정착에는 소홀하다는 것. 귀농·귀촌을 홍보하면서 도시민 유치를 위한 인구를 늘리는 것에 중점을 두는 일부 지자체의 경우 금전적 지원을 많이 해도 귀농 후 정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농민들 역시 귀농인을 경쟁상대로 보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 귀농· 귀촌인들 중 매년 10%가량은 여러 가지 이유로 농촌생활에 실패해 도시로 되돌아간다. 주된 이유는 영농실패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자녀교육 문제 등이 꼽히지만 그 중에는 원주민과의 갈등으로 적응에 실패한 경우가 적지 않다. 마을기금, 상수도·도로 이용, 인·허가, 땅 문제 등을 두고 현지인과 고소·고발은 물론 폭력사태도 빈번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전국 귀농·귀촌인 정착실태 추적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복수응답) 637명 가운데 29.7%가 ‘마을사람과 인간관계 문제’, 23.3%가 ‘마을의 관행’ 때문에 마찰을 빚어 생활이 곤란하다고 답했다. 채 교수는 “지자체와 농민들이 귀농인들을 농업의 파트너로 인식하고, 후계인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로 정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일본은 후계인력 재생산구조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농업의 후계자, 마을의 특산물을 같이 생산하는 사람을 키우기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뢰와 감동 줄 수 있는 콘텐츠 제공해야
최근 SNS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이 등장하면서 농튜버(농사+유튜버)도 서서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채상헌 교수는 “유튜브를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수단을 활용하기에 앞서 그 안에 담을 콘텐츠가 시청자와 소비자에게 어떻게 하면 신뢰와 감동을 줄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농산물이나 제품 판매를 위한 유튜브 운영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나쁜 의도를 가지고 SNS를 이용하면 결국 소비자들도 알게 된다는 것이 그 이유다. 먹거리에 대한 도시민들의 불안감이 큰 만큼 동영상으로 자신을 알리고 재배하는 농작물을 소개하며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믿음을 주면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직거래로 농산물을 구매하려고 할 것이라는 것. 채 교수는 “귀농·귀촌에 날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농촌의 일상 속에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만 꾸준히 이야기하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스스로의 귀농경험이 인생의 항로 바꾸게 된 계기
귀농과 관련 채 교수의 이력은 독특하다. 대덕연구단지에서 11년 간 신농약 연구를 하던 그는 실증실험을 위해 현장을 다니다 농업, 농촌의 현실에 보다 관심을 갖게 된다. 결국 스스로 귀농을 하겠다며 반농반업으로 2년 동안 약 3,800평의 농사를 직접하게 되는데 이때 농촌의 심각한 인력 부족 문제를 절감하며 앞으로의 대안은 귀농, 귀촌이 답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국내 최초의 신농약 개발에 성공하며 연구개발 대상을 받은 그해 그는 연구소를 퇴사하고 36세의 비교적 늦은 나이에 유학을 결심한다. 일본으로 건너가 우쓰노미야 대학에서 농학석사, 동경농공대학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귀국하여 연암대학교에서 8년 간 귀농지원센터장을 역임했다. 특히 귀농지원센터장을 역임할 당시 농림수산식품부 귀농교육과정인 ‘도시민농업창업교육’을 비롯, ‘창업 농업경영인 교육’ ‘충남지역 특성화교육’ ‘청양고추 명품화 포럼’ ‘공주 알밤 아카데미’ 등 전문 농업 인력 양성을 위해 힘써 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수훈한 바 있는 채 교수는 현재 시골살이궁리소장 및 농식품부의 농촌 융복합산업 중앙자문위원장을 역임하며 농가 소득증진과 농업, 농촌의 가치 확산을 위한 전도사로 현장을 달리고 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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