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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계기로 국제대회 입상자의 병역특례 논란 붉어져
병역 특례 제도에 대한 개선 요구 높아져
2018년 10월 07일 (일) 02:40:09 황태희 기자 hth@newsmaker.or.kr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축구와 야구 등 금메달을 딴 종목의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은 가운데 종목·분야별 형평성을 이유로 병역 특례 제도에 대한 개선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다.

황태희 기자 hth@

지난 1973년에 처음 도입된 병역 특례 제도는 당시 정부가 동기 부여와 국위선양의 의미로 병역 특혜를 제공해왔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올림픽 메달리스트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 금메달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입상자는 군면제 혜택을 받는다. 이들은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돼 4주간 기초군사훈련만 받으면 병역 문제가 해결된다. 예술인으로서 혹은 운동선수로서의 활동을 군복무 개념으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일부 선수에 병역혜택 주는 것 부적절’ 여론 커져
지난 9월3일 병무청에 따르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병역특례 대상이 된 선수는 축구의 손흥민, 야구의 오지환 등 총 42명이다. 이들은 군 훈련소에 입소해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34개월간 자신의 특기분야인 예술·체육 요원으로 대체복무하며, 이 기간 특기를 활용한 544시간의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는 아시안게임에서 한국과 상대하는 국가들의 수준이 현저하게 떨어져 형평성에 부합하지 않아 병역 특례 제도를 고쳐야 한다는 여론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야구 종목의 경우 이번에 한국이 상대한 국가들의 ‘사회인 수준’에 그쳐 ‘어린아이 손목 비틀기’라는 지적까지 나왔고 그중에서도 오지환(LG 트윈스)과 박해민(삼성 라이온즈)의 경우 병역 문제를 미뤄오다가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로 발탁돼 병역 혜택을 노렸다는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이들은 이번 대회 기간에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더욱 구설에 올랐다.

체육 분야의 경우 국제대회에서의 한 차례 입상만으로 병역 혜택을 주는 것이 부적절하는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예술 분야에서는 순수예술 외에 대중예술을 배제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상당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7인조 남자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경우 병역 혜택을 받을 길이 없어 이에 대한 반발 여론도 큰 상황이다. 방탄소년단은 최근 <LOVE YOURSELF : Answer>라는 앨범으로 빌보드 메인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통산 2번째로 1위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5월27일 LOVE YOURSELF 시리즈의 세번째인 <Tear>로 ‘빌보드200’ 1위에 처음 올랐다. 빌보드 차트는 전세계 대중 음악계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차트로 손꼽히며, 그중 싱글곡을 평가하는 빌보드100과 앨범을 평가하는 빌보드 200이 중심이 된다. 이러다 보니 방탄소년단 역시 국위를 선양한 것으로 볼 수 있어 병역 특례 대상이 돼야 한다는 게 일각의 주장이다.

병무청, 체육·예술분야의 병역특례제도 재검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국제대회 입상자의 병역특례 논란이 확산하자 병무청이 체육·예술분야의 병역특례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기찬수 병무청장은 지난 9월3일 한 매체와의 전화 통화에서 “체육·예술 병역특례를 전체적으로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분야별 형평성에 대해 재고해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읽혔다. 기 청장의 발언이 보도되자 비슷한 유형의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왔고 그 파급력은 점점 커졌다. 그러자 국방부는 이에 대한 입장 자료를 통해 “병역의무의 형평성 등과 관련한 병무청의 원론적인 입장으로, 예술, 체육요원제도와 관련하여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불거지는 국민 여론에는 공감하지만 당장 개선안을 마련해 규정을 바꾸는 절차에 돌입할 계획은 없다는 게 요지다. 일각에선 대한체육회와 병무청 등이 병역법과 관련해 이른바 ‘마일리제’ 도입 등 제도개선을 모색하기로 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당장 착수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병무청 관계자는 “최근 문제가 되는 제도와 관련해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개선의 필요성은 갖고 있지만 당장 제도를 바꾸려면 오래 걸린다”며 “TF를 구성한 뒤 연구용역에 착수하고 공청회를 갖는 등 당장은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 아시안게임 축구·야구 결승이 있던 지난 9월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수십여건의 관련 청원이 게시되는 등 인터넷 상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국위선양을 한 운동선수에게 특례혜택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특례제도가 시대에 맞지 않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쉽게 메달을 딸 수 있는 종목과 그렇지 못한 종목에 차등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병무청은 이번에 개선안을 검토하면서 예술분야 특례제도 또한 재검토하기로 했다. 순수예술에만 병역특례가 적용되고 대중예술 종사자는 배제하는 것이 공평하지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예술인의 경우 '콩쿠르 등 국제대회 1위 이상'일 경우 특례혜택이 주어지지만 대중음악은 해외 유명 차트에서 1위를 해도 아무런 혜택이 없다. 병무청 관계자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자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거나 외부 용역을 주는 방식으로 개선안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서도 병역특례 제도로 ‘갑론을박’
최근 아시안게임 금메달 선수들과 유명 아이돌 그룹의 병역면제 형평성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입법부인 국회에서도 병역특례 제도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거세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월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논란이 되고 있는 병역특례 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의원은 “병역특례 제도는 1973년에 만들어졌다”며 “당시에는 스포츠를 통해 남북대결을 하던 시대였기에 (병역특례가) 큰 동기 부여가 됐지만 지금은 45년이 지난 만큼 시대에 맞게끔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은퇴 후 재능기부’를 병역특례 제도 개선 방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가령 손흥민 선수가 이번에 병역면제 혜택을 받는데, 이런 방식 말고 은퇴 후에 학교 축구부나 유소년 클럽 등에서 재능을 갖고 지도하게 되면 그게 훨씬 더 국민과 선수 모두에게 득이 되는 방식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진행자가 형평성 문제를 거론하자 안 의원은 “방탄소년단(BTS)의 경우에도 빌보드 차트 1위까지 해서 분명히 국가 공헌을 했다”며 “BTS도 언젠가 은퇴할 테니 (은퇴 후 재능기부를) 정확한 기준으로 엄정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다만 국방부가 검토 중인 병역특례 제도 ‘폐지’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조금 성급하고 위험한 발상이다. 애초 체육요원 병역특례 제도가 생긴 취지가 그때 군대를 가게 되면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시대적 상황에 맞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폐지가 능사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도 병역특례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BTS처럼 대중음악 세계 1등은 왜 병역면제를 못 받느냐”고 이의를 제기한 데 이어 이날도 “병역특례 문제 제기의 핵심은 형평성 결여”라고 재차 강조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군 복무 문제의 핵심은 병역특례 제도를 손보는 것이 아니라 21세기 변화된 대한민국 상황에 따라 군대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이 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당장 2025년이 되면 21세가 되는 남아의 수가 22만5000명으로 현재보다 약 10만 명 정도 줄어들게 된다”며 “사실상 전투와 전문분야는 완전히 직업군인으로 충원하는 모병제 중심의 군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러한 큰 계획이 논의되면서 병역특례 제도에 대한 개편과 보완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며 “병역특례 제도 논란이 단순히 제도 개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군대의 변화를 추동하는 논의의 중요한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국방위 소속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병역특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은 올림픽 메달 수상 등으로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된 이에게 군 복무시점을 본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최대 50세까지 연기해 예술·체육 ‘지도자’ 자격으로 군 복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행 병역법은 올림픽 메달리스트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입상자 등의 경우에는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돼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만으로 병역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다. 김 의원은 “예술·체육요원으로서 실질적인 복무를 하도록 해서 자신이 받은 혜택을 사회에 환원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이러한 제도 개선을 통해 장병들에게도 수준 높은 예술·체육 지도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체부, 병역특례제도 관련 TF 구성
병역특례 제도 개선과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전담팀을 꾸리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문체부는 병역특례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이우성 문화예술 정책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TF는 체육국, 예술국, 콘텐츠 국 등 스포츠와 순수예술, 대중문화 전담국을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조만간 관련 기관과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나 본격적인 의견 수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체육국은 이미 축구계를 시작으로 의견 청취를 시작했고 예술국과 콘텐츠국도 곧 간담회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문체부는 시민들의 의견까지 고려한 안을 만들어 국방부, 병무청에 전달할 예정이며 합리적인 결과가 나오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9일 병무청도 국방부·문화체육관광부와 병역특례제도 개선을 위한 정부 합동 TF를 꾸리기로 하고 운영계획을 수립한다고 밝혔다.

국방 국방위원회 간사인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당 병역특례제도개선TF장)은 지난 9월7일 관련 부처 업무보고 결과 브리핑에서 이같은 내용을 밝힌 바 있다. 문체부는 이미 예술·체육인들의 병역특례 문제가 불거지자 최근 별도로 TF를 만들었다. 이번 정부 합동 TF는 관련 부처간 호흡을 맞춰 개선안을 내놓겠다는 차원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합동 TF를 어떻게 운영할지 부처간 상황 등을 종합해 운영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TF장과 구성원을 먼저 정하고 향후 활동방향 등을 설정하게 될 것”이라며 “연구용역과 공청회 등을 어떻게 할지는 계획이 나와봐야 안다”고 덧붙였다. 병무청은 이를 공식 발표한 뒤 관계 부처와 상견례 성격의 첫 전체회의를 열고 향후 활동방향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병무청이 주관 부서인 만큼 병무청 차장 또는 사회복무국장이 TF장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병무청 관계자는 전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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