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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 살포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
2014년 11월 04일 (화) 15:10:30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최근 한 탈북자 단체가 북한의 인권상황, 1인 독재의 문제점 등을 담은 대북전단을 북으로 살포했고 북한에서는 날아가는 대북전단을 향해 총을 발사해 총탄이 연천의 민간인 거주 지역에까지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특히 북한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제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또 다른 한편에서는 법 위반도 아닐뿐더러 표현의 자유라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정부 제재해야’ vs ‘표현의 자유’ 입장 팽팽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지난 10월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북한 인권과 민주화운동 차원에서 외부에 진실을 알린다는 목적”이라며 “국제사회에서도 북한 인권 민주화운동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제법 위반도 아니고. 국내법 위반도 아니다”라는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반면 새정치연합 홍익표 의원은 이날 같은 매체에서 대북 전단 살포가 진실을 알리는 목적이라면 그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 방법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홍 의원은 “중단돼야 하고 정상적이지 않다”며 “풍선을 전라도에서 경상도로, 충청도에서 서울로 보내는 게 아니라, 고도의 군사적, 소위 말해서 물리력이 집중돼 있는 최전선을 넘나드는 거다.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지난 2004년 6월에 남북이 2차 정상급 회담에서 방송과 게시물, 전단 등을 통한 모든 선전을 중단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다음에 사실상 이게 정전협정 위반 가능성도 있다. 그러기 때문에 국민의 안전에도 위험이 되고 있다.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고 실제로 뿌린 전단 중에 10%도 채 도달하지 못한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민간인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대북 전단 살포를 정부가 제재해야 한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 하 의원은 대북 전단 살포를 감행하는 일부 보수단체와 탈북단체들이 민주화 투사와 같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우리 민주주의 사회가 앞으로 전진하는 과정 중에 북한의 위험이 있다고 해서 우리가 공들여 쌓은 가치를 우리 스스로 무너뜨릴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그분들, 전단을 뿌리는 사람들은 유신시절 목숨 걸고 민주화운동 하는 그런 심정으로 지금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과거처럼 총칼로 짓밟을 수 있는 게 절대로 아니다. 만약 법적으로 강제하려는 시도를 하게 될 경우, 피해는 오로지 우리한테 온다. 그분들이 그렇다고 (대북 전단 살포를) 중단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쪽에 있는 사람들은 더 반발해서 더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전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그분(전단 살포 단체)들 원하는 것도 하고, 북한에 도발의 빌미를 안 주는 방법도 있다. 뭐냐 하면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며 “그럼 북한의 원점타격이 불가능하다. 어디서 뿌리는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주민의 안전과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제재를 가해야 만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불필요한 대북전단 문제들에 대에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지난 남북관계 화해협력 하자 그러고 그다음에 총리하고 북측 주요인사 3명이 내려와서 우리 남측의 안보관계자하고 회담까지 해 놓고도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상책은 아니라고 판단하지만, 그러나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때문에 우리가 그런 것들을 정치권에서 논의하고 정부가 방안을 만들어내고 제시하면 충분히 막을 수가 있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 의원은 “그리고 야간에 하면 안 한다. 그건 정말 너무 안이한 것”이라며 “접경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그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북한의 포탄의 위협 속에 살아간다는 건 그건 당치 않은 것은 책임 있는 정치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이 삐라 뿌리는 단체들은 남북 주민들 간의 화해협력에는 기여한다. 왜냐하면 진실을 알려주기 때문에”라며 “북한은 자꾸 거짓을 북한 주민들한테 알리지 않나. 이 단체들은 진실을 알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차 고위급 접촉 개최될 수 있을까
지난 10월10일 대북 전단 살포를 둘러싼 남북 간 사격전으로 남북이 기존에 합의한 2차 고위급 접촉이 제대로 개최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0월4일 북한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고위급 3인방의 방한으로 달아올랐던 화해 무드는 돌연한 남북 간 사격전으로 급속히 냉각된 상태다. 북한은 12일 2차 고위급 접촉은 무산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노동신문은 “(전단 살포의) 주모자는 다름 아닌 남조선 당국”이라며 “괴뢰패당의 처사로 북남 관계가 파국에 빠지게 된 것은 물론 예정된 제2차 북남 고위급 접촉도 물거품이 된 것이나 다름없게 됐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또 이날 발표한 ‘남북고위급접촉 북측대표단 대변인 담화’에서 대북 전단을 계속 살포할 경우 “보다 강도 높은 섬멸적인 물리적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2차 고위급 접촉은 이미 합의한 사안이기 때문에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돌발변수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대북 민간단체들이 여전히 전단 살포 강행을 주장하고 있어 남북 간 무력 충돌 수위가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과거 우리 국민의 신변 안전 문제가 있으면 필요시 안전 조치를 해 왔고 앞으로도 그런 입장이 적용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혀 향후 정부가 전단 살포를 제한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는 이날 “북한의 사격 직후 북한에 전화통지문을 보내 추가 도발 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엄중하게 경고했다”고 뒤늦게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북남관계에 최악의 장애물”이라며 우리 정부를 향해 적극적 조치를 요구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월13일 ‘불신과 대립을 격화시키는 무분별한 망동’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남조선 당국은 내외의 강력한 규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인간쓰레기들의 삐라 살포 광란을 중지시키기 위한 실제적 조치를 시급히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삐라 살포 망동이 북남관계에 최악의 장애물로 되고 있다”며 “반공화국 삐라 살포 망동은 북남 사이의 불신과 대립을 날로 격화시키고 무력 충돌과 나아가서 전쟁까지 몰아오는 엄중한 적대행위”라고 했다. 이어 “우리의 주동적이며 대범한 용단으로 마련된 대화 분위기는 응당 고조돼 긴장 완화와 북남관계의 획기적 발전에로 이어져야 한다”며 “파국에 처한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긴장을 완화하자면 정세 파국의 근본 요인으로 되는 비방중상과 온갖 자극적인 행동을 중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고위급접촉 등 남북 대화 가능성을 열어 두는 한편 우리 정부에게 대북전단 차단을 주문한 것이다. 당초 정부가 염두에 둔 고위급 접촉 의제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대화 정례화 등으로 요약됐다. 이와 함께 5·24 조치 해제 등도 폭넓게 논의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전략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로는 양측이 ‘입씨름’만 하다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물론 판 자체가 깨진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많다. 북 매체들은 이날 “고위급 접촉이 성사되기를 소원한다면 상대를 존중하는 예의부터 갖춰야 한다. 아직 선택의 기회는 있다”고 밝혀 대화 가능성을 열어 뒀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노동신문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성 기사가 보이지 않는 점, 다른 대남 비방 기사가 없는 점으로 미뤄 아직은 고위급 접촉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천국과 지옥 오가는 개성공단 입주업체들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이 천국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최근 북한 최고위급 인사들의 방문에 따라 남북관계가 해빙모드에 접어들면서 기대감이 커졌지만 지난 주말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의 후폭풍으로 남북관계가 또다시 꽁꽁 얼어붙고 있기 때문. 개성공단 문제는 지난 1년 6개월 동안 한 치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지난해 4월 북한의 통행 차단 조치로 6개월에 이르는 가동중단 사태를 겪었다. 이후 남북이 9월 공단 재가동에 합의했지만 1년여가 흐른 지금까지 △5·24조치 해제 여부 △만성적인 인력난 △해외 바이어 이탈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0월 초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125개 업체들은 인천아시안게임 막바지 극적인 남북관계의 진전에 박수를 보냈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현 상황은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의 노력으로 풀기는 불가능하다”면서 “남북관계 전반이 풀리지 않으면 안된다. 입주기업인들은 남북관계의 진전을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자업체 한 CEO는 “재가동 이후 1년이 지났지만 해외 바이어의 이탈로 경영정상화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북한 최고위층 인사들의 방문으로 해외 바이어가 상대적으로 안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입주업체 CEO들은 ‘손톱 밑 가시’로 꼽히는 인력난과 3통 문제의 해결을 기대하고 있다. 최대 현안은 인력 문제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는 “인력부족으로 공장 가동이나 제품 생산을 제대로 못하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며 “입주업체들의 고통을 덜기 위해서 남북이 관련 논의를 진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인력공급을 원하는 업체들이 비용을 분담, 북측 근로자 숙소를 건설하는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을 정도다. 아울러 개성공단의 재도약을 위해 통행·통신·통관 등 이른바 3통 문제의 해결도 시급하다. 모 입주업체 대표는 “이번 기회에 3통 문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며 “특히 휴대폰은 제쳐놓더라도 인터넷 사용이 시급하다. 각 기업들이 인터넷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기대감이 현실화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지난 10월10일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이어 거센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북전단 살포 당일 남북간 총격전이 벌어진 것은 물론 제2차 고위급접촉 또한 사실상 무산위기에 빠졌다. 섬유업체를 운영 중인 모 CEO는 “예측할 수 없는 남북관계지만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면서 “이번 기회에 5.24 조치의 부분적 해제도 기대했는데 예기치 못한 악재가 불거지면서 또다시 어려움에 빠졌다”고 낙담했다. 한편, 개성공단기업협회는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앞서 “장기간의 공단 폐쇄로 큰 어려움에 처해있는 입주기업들은 남북관계 개선을 간절히 소망해왔다”면서 “북측 고위인사의 방남 이후 모처럼 재개될 남북대화에 찬물 끼얹는 전단 살포는 자제돼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정은 위원장, 41일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 드러내
대북 소식통과 전문가들은 한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신변을 둘러싸고 북한발 불안설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심지어 ‘김정은체제 이후 까지’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지난 10월12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김 제1비서의 통치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통치 행위가 과도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김 제1비서를 누군가 배후에서 띄우기도 하고 김 제1비서가 시나리오에 의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김정은의 북한 정권이 대단히 불안하다”고 관측했다. 무엇보다 대북 소식통들은 북한 정권의 최고 핵심 기구인 당 조직 지도부 수석 부부장으로 알려진 김경옥이 실질적으로 북한을 움직이고 있으며, 지난 10월4일 북한 수뇌부 3인의 전격 방남도 김경옥의 통제에 따라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또 대북 소식통들은 “현재 북한 모든 권력이 김 제1비서를 통해 나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김경옥이 있는 당 조직 지도부의 일정한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다”면서 “김 제1비서가 북한군과 훈련 중에 다쳤다는 관측은 확인이 필요해 보이며, 심장병과 함께 당뇨 합병증, 가족력, 과도한 비만, 음주 등으로 다리와 관절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대북전문가는 “과거 김정일은 자신의 건강 이상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는데 김정은은 건강 이상을 일정하게 공개함으로써 주민들의 동정심을 유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지금은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말고 ‘김정은 이후’ 대비 차원에서 북한 파워 엘리트들 중에 외부 세계와의 협력에 우호적인 인사들의 영향력이 확대되도록 전략적으로 대북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8년여만에 북한을 방문했던 허종만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의장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만나지 못했다. 10월13일 교도통신은 지난 9월6일 방북한 허 의장이  1개월가량 북한에 머물렀지만 김 제1위원장을 면담치 못한 채 북한 고위 인사를 통해 김 제1위원장의 문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허 의장은 지난 5월 말 이뤄진 북일란 ‘스톡홀름 합의’에 따라 일본 정부가 취한 조선총련 간부의 방북 관련 제재 해제에 따라 2012년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처음 방북했다. 허 의장은 지난 9월9일, 북한 정권수립 66주년을 기념해 열린 중앙보고대회에 참가했으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을 만났다. 조총련 의장으로선 8년 만에 방북한 허 의장이 김 제1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이유가 김정은 제1 위원장의 건강 때문인지 조총련의 영향력 저하 때문인지 분명치 않다. 그러나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발목관절 이상으로 한 달 전 수술을 받은 뒤 전용별장에서 회복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13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현재 평양 북방 자모산 특각(전용별장)에 머물며 회복 치료를 받고 있으며, 부인 리설주와 여동생 김여정이 함께 지내고 있다. 이같은 소식은 김 위원장이 40일 가까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자 북한 정권을 둘러싸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보도여서 주목된다. 대북 정보에 정통한 핵심 관계자는 “김정은은 지난달 중순 평양 봉화진료소에서 프랑스 의사로부터 양쪽 발목관절 수술과 함께 발바닥 부분의 부종과 물집에 대한 외과적 치료를 받았다”며 “당시 해외 의료진의 방북 동선과 봉화진료소의 차량집결 상황 등을 종합해 판단한 결과 통치활동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문으로 나돈 사망·위독설은 모두 근거가 없다”며 “외과수술 이외에 다른 심각한 질환이 있다는 첩보는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41일 동안의 칩거를 끝내고 지난 10월14일 지팡이까지 짚고 나타나 건재를 과시했다. 그는 첫 공개행보로 체육대회나 정치 행사가 아닌 위성과학자 주택지구 시찰을 선택함으로써 핵 경제 병진노선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현지지도에 나선 모습을 공개한 데서는 인민을 위해 헌신하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북한의 의도가 다분히 엿보였다.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북한 매체들은 이날“김정은 동지께서는 살림집(주택), 소학교, 초급중학교, 종합진료소 등 위성과학자 주택지구의 여러 곳을 돌아보시며 건설 정형(실태)을 구체적으로 요해(파악)하셨다”고 보도하며 그의 거동에 큰 불편이 없음을 시사했다. 중앙통신은 현지지도 날짜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과거 보도 관행으로 미뤄 하루 전인 10월13일로 추정된다. 김정은의 공개활동은 지난 9월3일 모란봉악단 신작 음악회 관람 이후 41일 만이다. 매체 속에 나타난 김정은은 그리 수척해 보이지 않았고 간부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활짝 웃기도 하는 등 대체로 건강한 모습이었다. 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위성과학자주택지구에 들어선 건물들을 보면서 “정말 멋있다” “희한한 풍경”이라며 감탄을 연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의 현지지도에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최태복, 최룡해 당 비서 등이 동행했다. 노동신문이 이날 현지지도 소식과 함께 게재한 사진에는 김정은이 허리 높이의 지팡이를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겨 다리 부상이 완쾌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정부 당국자는 “지팡이 차림을 볼 때 완쾌에 시간이 더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장한 것은 건재함을 과시해 대외적으로 증폭되는 실각설이나 중병설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이 첫 공개 행보로 위성과학자 주택지구를 택한 것도 눈길을 끈다. 이곳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및 항공우주과학분야 과학자들이 거주하는 공간이다. 김정은은 올 1월 신년사에서 과학자들의 복지를 강조하며 이들이 거주할 아파트를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까지 완공하라고 지시했고 올 3월 착공한 주택단지가 7개월 만에 완공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자신이 건립을 지시한 주택단지가 만족스러운 성과가 나올 때가 되니까 (첫 방문지로)그 곳을 택한 것 같다”며 “위성과학자 주택지구가 북한의 핵 경제 병진 노선을 위한 시설이라는 점도 감안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의 건재함이 확인되면서 ‘권력실세 3인방’을 인천으로 보내고 서해북방한계선(NLL) 침범과 대북전단 사격을 지시하는 등 그가 41일간 정상적인 통치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靑 “급작스레 냉각된 남북관계는 북한의 판 흔들기”
북한 고위급 3인방의 전격 방남으로 남북 관계에 빗장이 풀리는 듯 했으나 지난 10월10일 휴전선 일대 총격전이 발생으로 급작스레 냉각될 위기에 처한 청와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남북 고위급 접촉 직후인 10월6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남북대화의 정례화를 이뤄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관계진전의 기대감을 드러낸바 있다. 그러나 북한은 황병서 총정치국장 일행의 방문 사흘만인 10월7일 경비정을 서해 NLL에 침범시켜 교전상황을 초래했다. 또한 10일에는 대북전단에 총격을 가해 실탄이 우리 측 민간인 거주지역에 떨어지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초강수를 둠으로써 긴장상황을 유발했다. 어렵사리 조성된 대화무드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것과 관련 청와대는 현 상황에 대해 어떤 예단도 하지 않으면서 북한의 의도와 배경을 다각적으로 검토,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10월10일 사태발생 직후 내부회의를 즉각 소집해 상황파악에 나선데 이어 10월 말~11월 초로 합의된 2차 고위급 접촉 등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을 두루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청와대는 북측에 제시해야 할 2차 고위급 접촉 날짜의 택일을 놓고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10월11일 대북전단 살포로 인해 전날 발생한 남북 간 총격전을 언급하며 남북이 합의한 제2차 고위급 접촉이 “물 건너간 것이나 다름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북한이 ‘판 깨기’라기 보다는 남북대화의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한 ‘판 흔들기’ 내지는 김정은 체제 불안감의 반영이지 완전히 대화 가능성을 닫은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지난 10월8일 청와대에서 레 르엉 밍 아세안 사무총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이 최근 도발과 유화적 모습 등 이중적 행태를 보인다”고 한 것도 이러한 상황인식을 반영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10월13일 “지금 핫 이슈인 5·24 문제도 남북한 당국이 만나 책임 있는 자세로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눠 풀어야 한다”며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 지속된 포괄적 대북 제재인 5·24조치의 해제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통일준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를 주재하면서 “(남북한이 합의한) 고위급 접촉을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박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5·24 대북 제재 해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최근 북측의 잇단 도발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통한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무게를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날 박 대통령은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필요하다는 말이 있듯이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대화는 지속돼야만 한다”며 “정부는 앞으로도 도발에는 단호히 대처해 나가되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놓고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 대통령은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인천 방문과 남북간 대화 재개 합의로 우리 국민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가졌다”며 “하지만 곧이은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휴전선에서의 총격사건으로 다시 불안이 가중됐다. 그동안 남북관계는 늘 이렇게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통일준비위의 활동 방향과 관련해 △DMZ(비무장지대) 세계생태평화공원 건설 세부방안 마련 △평화통일 헌장 제정 준비 △북한 주민의 삶의 질 개선방안 추진 △통일한반도 달성을 위한 주변국 설득 등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통준위 회의에서 “1970년대 경부고속도로 건설로 경제성장의 토대를 마련한 것처럼 통일한국의 도약을 위한 세밀한 설계가 필요하다”며 “통일 이후의 복지·연금정책 등도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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