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인천 등 국내 거대 항만도시 곳곳이 대기오염에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보다 선박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이 최대 수천 배에 이르는 탓이다. 지난해 7월 해양수산부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인천과 부산의 연평균 초미세먼지(PM2.5)는 각각 29㎍/㎥와 26㎍/㎥다. 이는 23㎍/㎥인 서울보다 높은 수치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바닷바람이 불어 공기 질이 내륙보다 더 좋을 것 같은 항만도시의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은 이유는 질 낮은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 때문이다. 선박은 주로 벙커C유를 연료로 사용한다. 이 연료엔 경유보다 최대 3500배 많은 황이 들어있는데, 이것이 연소되면서 황산화물과 초미세먼지 등 각종 대기오염물질이 만들어진다.

AMP사업 통해 미세먼지 및 배기가스 차단

▲ 이재훈 대표

최근 심각해지는 항만의 대기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은 자체적으로 배출통제 구역을 지정해 선박 연료 규제에 나섰고, 미국은 선박의 운항속도를 줄여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국제연합(UN) 산하 국제해사기구(IMO)는 2020년부터 국가와 국가를 오가는 외항선엔 황 함유량 5%가 넘지 않는 연료를 사용하도록 의무화했다. 이처럼 선박이 내뿜는 대기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국제사회가 움직이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에선 석탄화력발전소와 경유차에만 초점을 맞춰 미세먼지 대책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이터샘이엔지는 AMP사업을 통해 선박으로 인한 미세먼지 및 배기가스 차단에 나섰다. AMP는 선박의 항만 정박시 선내에 필요한 전기를 육상에서 공급함으로써 연료유에서 발생되는 배출가스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개발된 설비를 말한다. 이밖에 신 광원(光源), 태양에너지 등도 적극 활용된다.

이재훈 ㈜이터샘이엔지 대표는 “우리나라의 경우 영흥화력발전소에 입항하는 Bulk Carrier(석탄운반선)가 석탄하역장에 입항시 최소 3~5일을 정박하기 때문에 많은 배기가스를 분출하고 있다”면서 “이에 이터샘은 국내 최초로 영흥 화력발전소 2Port에서 실증사업을 성공적으로 준공했으며, 이후 전국의 화력발전소도 점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 운전 중인 석탄화력발전소는 53기로, 건설 중인 곳과 계획 중인 발전소까지 합하면 총 73기에 달한다. 국내외 선박 관련 기업에 AMP 설비 패키지를 제안·납품·수출하고 있는 이터샘이엔지는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턴키방식으로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 AMP 설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후 올 초 육상과 해상 엔지니어링, 케이블 설치 공사 등 AMP 설치에 필요한 인프라 설치를 완료하고 준공 검사를 받았으며, 시운전을 통해 시스템의 정상적인 운영상태를 검증받았다. 이재훈 대표는 “이러한 성과를 계기로 국내외 AMP 시스템 분야에서 입지를 굳히고 제1, 제3 부두의 선박용 고압 AMP 설치를 검토 중”이라며 “아울러 발전소와 다수의 항만에 AMP 설치를 위한 사전 검토 작업도 진행하고 있으며 점차적으로 화물선, 여객선 터미널, 군함으로 AMP 설비 구축을 확대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해양환경과 미래 환경을 위한 기술 개발에 매진
2011년 법인기업으로 시작한 이터샘이엔지는 건축 및 실내건축 디자인 전문회사로 독창적 공간을 만드는 일에 몰두했다. 2015년 기술엔지니어링 분야를 추가해 사람을 위한 공간환경디자인에서 모두를 위한 해양 선박 기술로 더 큰 비전을 꿈꾸며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이타적인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위아래 없는 수평적 조직문화 ▲가족과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문화 ▲매년 한 가지 이상씩 새롭고 다양한 복지를 직원들 스스로가 제안하고 실행하는 복지마일리지제 등의 시행을 통해 업무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사내문화도 조성했다.

이재훈 대표는 “작은 공간부터 새롭게 바꾸는 일을 시작으로 큰 공간의 해양환경과 미래 환경을 위해 우리의 기술을 쓰고 있다”면서 “사람과 환경을 향한 우리의 단합된 마음으로, 공간환경에 새로운 가치를 입히는 의미 있는 일이라는 믿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차별화된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노비즈 인증기업, 벤처기업인증, 연구개발 인증기업 등 다양한 인증을 획득하며 업계를 선도해나가고 있는 이 대표는 “우리나라가 해양 환경을 보호하고 항만을 그린포트(Green Port)로 만들려면 AMP 시스템 설치를 법률로 강제화해야 하고, 선박의 항만 정박시  벙커C유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면서 “AMP 설비를 구축하면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물질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고 유가 절감 효과도 얻게 된다”고 피력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