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9.9.23 월 15:40 전체기사 l 기사쓰기 l 자유게시판 l 기사제보 l 구독신청 l 광고안내 l 회사소개
> 뉴스 > 피플·칼럼
     
우리의 소리 사랑하고 조상들의 얼을 지키며 보존하다
2018년 08월 03일 (금) 03:05:18 윤담 기자 hyd@newsmaker.or.kr

‘전통이 미래’라는 화두처럼 전통문화는 현재를 넘어서 미래를 위한 문화자원이며, 소프트파워를 견인하는 동력이자 콘텐츠산업과 관광산업의 발전, 국가브랜드 가치 제고에 필수적인 자원이다. 자국 문화의 세계화에 관심을 쏟는 많은 국가가 전통문화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에 전승명가 서인석 명인의 행보가 화제다. 서인석 명인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장인정신 바탕된 100년 전통의 기술로 국악기 제작
▲ 서인석 명인
전라북도 정읍에 자리한 전승명가는 우리의 소리를 사랑하는 마음, 조상들의 얼을 지키며 보존하는 곳으로, 전통 방식의 국악기 전승과 함께 지역의 가락인 정읍우도판굿을 보존하고 있다. 국악기 제조 기술 100년 전통의 명맥을 잇고 있는 전승명가를 이끌고 있는 서인석 명인은 투철한 장인정신이 바탕된 전통방식으로 국악기를 제작, 1996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보유자 지정에 이어 2015년 무형문화재 제12호 악기장 기능보유자로 지정됐다.

국악기를 전통방식으로제작하는 것은 자기와의 끊임없는 싸움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악기의 원재료가 자연산, 즉 나무다보니 우선 나무의 성질을 알아야 한다. 자르고 홈을 메우고, 칠하고 다듬는 등 3년 이상 나무와 뒹굴어야 어느 정도 나무를 안다. 통을 깎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장구를 만드는 나무는 오동나무나 소나무를 쓰는데 그 무게만 80~120㎏에 달한다. 요즘은 장비도 개선되고 작업환경도 좋아졌지만 여전히 힘든 작업이다. 그 뒤에는 가장 어려운 가죽작업이 있다. 소, 말, 개, 양 가죽 등을 사용하는데, 가죽 상태에 따라 약품에 담구는 시간, 공기노출 등이 다 다르다. 10년 이상 숙련자들도 실패하는 경우가 있을 만큼 어렵다. 축적된 기술 없이 할 수 없는 작업이다. 때문에 최근에는 중국에서 만드는 보급형 악기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산 보급형 악기들의 경우 노천에서 숙성시키는 과정이 없이 공장에 넣고 나무를 건조시키고 깎는 방법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모양은 그럴 듯해도 소리가 제각각이다.

반면 서인석 대표가 만드는 장구는 한 치의 틈도 없이 소리를 단단하게 가둘 수 있어 일관되고도 깊은 소리의 울림이 난다. 이는 악기 제작에 들이는 정성부터 남다르기 때문이다. 보통 장구가 3도막에서 5도막의 나무토막을 깎아 밭인 뒤 통을 연결하는 것과 달리 서인석 명인은 하나의 통나무를 통째로 깎아 만든다. 특히 30~50년 이상의 긴 세월을 보낸 오동나무를 재료로 사용하고, 악기로 다듬기 전 3년 이상을 노천에서 숙성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서 명인이 이토록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 국악기를 만드는 이유는 하나다. 오로지 전통 방식이어야만 100개의 악기를 제작했을 때 100개가 모두 좋은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서 명인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만 나무가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다”며 “숙성 과정을 거친다고 해서 모든 나무가 악기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동나무는 노천에서 숙성되는 동안 기후가 좋으면 악기로 만들어질 수 있는 기회를 얻지만, 기후가 좋지 않으면 악기로 사용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고 덧붙였다. 특히 서 명인은 그간 구전으로만 전승되어 오던 전통악기 제작을 이론으로 정립하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여왔다. 그 일환으로 국내 최초로 장구 제작기법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며 구전식 교육 탈피에 큰 힘을 실어주었다. 당시 그가 발표한 논문에는 나무의 채취, 절단, 파기, 깎기와 가죽의 채취, 무두질, 늘리기, 재단, 재봉과 기타 부속재료로 사용되는 줄, 고리, 부전, 채의 제작 과정을 논문에 담아 현재까지 전수되고 있는 장구의 제작기법을 고찰함으로써 전통 국악기 제작 연구를 이론적으로 확립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라져가는 마을굿 복원하고 전통 지키다
(사)한국중요무형문화재기능보존협회원, (사)전북전통공예조합원, (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원, (조달청)문화상품협회원, 정읍 재인청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는 서인석 명인은 현재 정읍우도판굿 외에도 사라져가는 마을굿을 복원하고 전통을 지켜나가고자 ▲마을마다 특색 있는 ‘마을굿’을 유지 또는 복원을 통한 정읍 전통 문화 발굴, 보존 및 계승 ▲중국, 일본과 전통악기 제작기법 관련 교류, 정읍문화탐방 프로그램 등을 통한 정읍 전통 문화 교류 ▲전통 국악기 제작 전수 ▲체계적인 정읍우도판굿 전수 프로그램으로 전국의 학교, 기업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정읍우도굿 전수 ▲민간 예능 재인인 뜬쇠들의 쉼터를 마련하여 서로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행정적 관리를 통하여 개개인이 직업적으로 안정적인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읍 재인청 운영 ▲지역문화 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하여 도자기, 한지, 한과, 자수, 매듭, 전통의상, 장승, 솟대 등 정읍 토속 공예 체험장 운영 ▲보다 체계적인 문화사업 및 정기적으로 전통문화를 공연하는 전승명가 문화센터 운영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서인석 명인은 “이제는 국가가 중심이 되어 확고한 교육적 틀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우리 음악이 서양음악에 귀속되거나 배경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현실을 정확히 파악해 한국 전통음악만의 독자적인 길을 개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NM

ⓒ 뉴스메이커(http://www.newsmaker.or.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뉴스메이커About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10-999 서울특별시 종로구 신문로1가 163 광화문오피시아빌딩 14층 뉴스메이커 | 전화 : 02-733-0006 | 팩스 : 02-733-0009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상호
뉴스메이커는 (주)뉴스메이커에서 발행하는 시사종합월간지로서 특정언론과는 전혀 무관한 완전한 자유 독립 언론입니다.
뉴스메이커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뉴스메이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make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