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설레는 감동을 창출 하려면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 어려운 도전도 해야 한다. 익숙한 것은 편하고 편안한 작업에 도전은 없으며 가슴이 뛰지도 않는다. 물론 새롭고 어려운 것이니 만큼 실패의 위험도 따른다. 그러나 독창적인 비전을 성공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획력과 편곡, 지휘, 폭발적인 객석의 반응이 마에스트로 예찬하에게는 늘 함께한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열정적인 연주와 감미롭고 명쾌한 해석으로 아코디언 대중화의 길을 주도하는 마에스트로 예찬하에겐 늘“최초”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지난 1999년부터 사랑의 교회 안성수양관에서 시작해 65차례나 이어온『예찬하 박사와 함께하는 2박 3일 기악캠프』로 불모지였던 국내 음악계에 아코디언에 대한 붐을 조성하였다. 그러면서 대담하고 창의적인 프로그램으로 세계 최대의 150인조 서울아코디언오케스트라와 신포니에타를 창단하여 유럽의 아코디언 관계자들도 놀라게 함은 물론 아코디언으로 펼치는 새로운 세상의 고품격 콘서트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예찬하 아코디언 오딧세이 개최
개 발바닥에는 동맥과 정맥들이 아주 가까이 붙어 있어 동맥의 더운 피가 바로 옆에 있는 정맥의 식은 피를 데워주기 때문에 개는 한 겨울에도 발이 얼지 않는다. 즉 발바닥을 얼지 않게 하는“역류 열교환(countercurrent heat exchange)혈관 구조로 되어있다. 심장에서 오는 동맥에는 더운 피가 가득하고 이 피는 몸 구석구석으로 가서 산소를 전달하고 정맥을 통해 다시 심장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예찬하와 서울아코디언오케스트라 단원들은 동맥과 정맥의 관계를 연상케 하며 음악이 온몸에 응축되어 아코디언소리에 아름답게 미친 브랜드이며 후퇴란 있을 수 없었다.

▲ 예찬하

지난 6월 23일(토)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 개최된 서울아코디언오케스트라 2018 정기연주회“예찬하 아코디언 오딧세이”는 Radetzky March, Op. 228(라데츠키 행진곡)을 비롯하여 우리 귀에 너무 익숙한 영화음악 중 Monaco(모나코), The Phantom of the Opera(오페라의 유령), 초대가수 진미령과 주시현의 감미로운 목소리에 이어 바리톤솔로 서준성의 Le Nozze di Figaro “Non piu andrai”[피가로의 결혼] 중“더 이상 못 날으리”,와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테너 강형모와 함께 한 이태리 남부지방의 가곡 Dicitencello Vuie(그녀에게 내말 전해주오), 소프라노 박현주의 “거룩한 성”, 박현주, 강형모의 이중창과 함께 한 La Traviata, Libiamo ne' lieti calici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춘희] 중 "축배의 노래", 경기명창 안소라와 함께하는 정선 아리랑 , 뱃노래와 지휘자인 예찬하가 직접 부르며 지휘한 Quizas Quizas Quizas(키사스 키사스 키사스)등은 객석을 가득 메운 열띤 관객들의 호응을 충족시키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이번 공연도 입석까지 가득 메운 관객들은 음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세월이 변해도 마음속 깊이 변하지 않는 잊지 못할 감동의 향연, 불후의 명곡들을 만났다. 삶의 고단함을 이날 공연으로 위로받은 관객들의 표정은 행복에 겨웠다.

모든 콘텐츠는 사람에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난다. 최초의 무대를 꿈꾸는 것도 사람이고 그의 꿈에 최종적으로 동참하는 것도 관객이라는 사람이다. 혼자서 완성할 수 있는 예술도 있지만 그 역시 사람을 향하고 있다. 무대는 혼자서는 절대로 완성시킬 수 없는 예술이다. 마에스트로 예찬하와 서울아코디언오케스트라는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먼저 먼 꿈을 꾸는 행복한 사람들이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도전적인 개척자
예찬하 박사는 초등학교 입학 전 기타가 치고 싶어 생선장수를 하시던 친구아버지의 생선 궤짝을 얻어 기타를 제작하여 연주했던 일화가 있다. 더 어렸을 때는 당시 가장 신제품인 금성사에서 출시한 트랜지스터(휴대용 라디오이며 그 전에는 대개의 집에 유선 스피커로 라디오를 청취하던 시대였다)를 아버지가 구입해 오셨는데 너무 신기한 나머지 아버지 몰래 라디오를 해체하여 연속극에 출연한 꼬마(?)사람들을 꺼내려다 라디오를 망가뜨려 혼줄 났던 기억도 있다.    

그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도전적인 개척자의 정신과 예술가의 감성, 최고경영자(CEO)의 냉철함을 동시에 품은 전사이다. 젊음의 영감과 고도의 집중력을 녹인 뛰어난 안목으로 아코디언만의 독창적인 공연 시스템을 구축했다. 국립극장과 세종문화회관, KBS 홀과 세종대학교, 건국대학교, 연세대학교 등 대형공연 기획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며 그가 공연하는 객석은 언제나 만석이었다. 몇 년 전 국립극장공연 시는 3일 동안 1일 2회 공연이었는데 5~6백 명이 입장을 못해 서울시청에서 2회에 걸쳐 앵콜 공연을 할 정도로 상상이상의 호응을 얻어낸 일도 있었다.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아코디언이라는 단일악기로 대한민국 음악계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아코디언음악가로 지탱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고 늘 두려움이 앞선다. 그러나 가슴 설렘과 기대가 모든 것을 헤쳐 나가게 한다. 그는 끝없이 도전하는 현재 진행형의 프로듀서이며  새로운 소재와 아이디어가 넘치는 창작 상품 개발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프로듀서는 사업가의 기질도 필요하지만 사업가는 아니며 광대일 뿐이라는 것이 그의 논리이다. 광대 같은 프로듀서다. 작품에 미치고 관객도 그 작품에 미치게 하는 광대로 살고 싶은 것이 그가 아닐까 한다.

예찬하 교수는 한국인 최초의 바얀(러시아 버튼아코디언)과 반도네온(탱고의 대표적 악기)연주자이며 러시안필하모니오케스트라와 모스크바챔버오케스트라, 런던유스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 美 뮤지컬 “프라미스” 한국공연지휘자, 서울시연합합창단, 부활절연합성가지휘자, 세계청소년의 해 지휘자, 바하 헨델탄생 300주년 기념음악회 지휘자, 오라토리오“메시아”, “천지창조”, “엘리야”지휘자, 뮤지컬『가스펠』음악감독을 역임했다. 러시아국립음악원 음악박사로 서울대학교, 동경음악원, 영국왕립음악원, 러시아국립음악원에서 수학했으며 오백여 가지의 악기를 자유롭게 연주하는 최다악기 연주자이다. 현재, 한국아코디언협회 이사장이며 한국아코디언아카데미 대표로 제1~2회 대한민국 아코디언 콩쿠르 심사위원장을 역임하였으며 2014년부터 3년 연속 한국 음악문화계를 이끈 혁신리더로 선정되었고 대한민국문화경영대상, 대한민국문화예술대상을 수상하였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