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게 가치 있는 삶인지와 같은 문제들은 뒷전으로 하고 오로지 성공와 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던 학생들과 인생의 참된 의미와 진정한 가치를 알려주고 싶었던 그들의 ‘캡틴’이 그려내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다.

윤담 기자 hyd@

캡틴의 우리말은 ‘선장’이다. 배의 방향을 인도하고 배와 선원들의 운명을 책임지는 사람, 영화 속 키팅 선생의 모습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아무 의미 없이 그저 사회와 부모의 요구대로 망망대해를 표류하던 아이들의 삶의 방향을 안내해준 캡틴, 키팅 선생. 인생의 참된 가치와 우리가 살아야 할 이유를 제시해주는 키팅과 같은 선생님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은퇴한 권투선수들의 ‘캡틴’이 되다

▲ 이춘길 대표

이춘길 KBNC(주)대표의 행보가 화제다. 1980년대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하며 아시아의 불꽃파이터로 아시아 챔피언을 거머쥐었던 이춘길 대표는 일본 아시아 선수권대회 태국 킹스컵국제복싱대회, 오스트리아 국제대회, LA올림픽 전·훈, 세계월드컵대회 등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했으며, 은퇴 후 한국체대 졸업과 세종대 대학원 학위를 취득하고 고려대학교 국가정책최고위 과정을 수료했다.  스포츠맨클럽회장, 세계청소년인권연맹 부회장, 한국경호안전시스템 초대회장 등을 역임하고 있다. 현재 국내 프로남자권투는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내홍을 겪어 한국권투위원회(KBC)가 여러 기구로 나눠졌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권투선수로 활약하다 은퇴한 선수들도 시대의 뒤안길로 잊혀져 가고 있는 중이다. 이에 이춘길 대표는 장정구, 백인철, 황충재 등 과거 세계를 호령했던 챔프들과 현 WBA의 유일무이의 여자 세계챔피언 최현미선수를 비롯한 권투계 선·후배·동료들을 살뜰히 챙기며 은퇴한 권투선수들의 정식적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수행해왔다.

이춘길 KBNC(주)대표는 “과거 권투선수로 성공했던 많은 스타플레이어 중 성공적인 사회 활동을 펼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들의 잘못이라기보다 물질적 가치를 앞세우는 사회에 편향되어 이용당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를 생각하면 안타까운 부분이 많다. 과거 걸출했던 챔프들조차 경제적인 부분 때문에 자신의 가치관을 잃어버린 채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이춘길 대표를 두고 전 세계챔피언 장정구 선수는 “나에게 간담상조(肝膽相照)라는 말처럼 속마음을 다 터놓고 지내는 오랜 친구이자 때론 정신적인 면에서 배움을 주는 스승과 같은 벗”이라며 “그는 정신적인 면에서 나의 멘토인 셈이다. 한결같은 신의와 원칙 그리고 풍부한 상식으로 많은 체육인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어주길 바라며 마지막으로 거친 인생의 링에서 독특한 방식으로 살아남는 방법과 능력을 지닌 친구이기에 나 장정구는 영원히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현 WBA 여자 세계챔피언 최현미선수의 아버지 최영춘 사장도 평화의 시대 공익적 권투인들의 보편적 삶의 중심가치를 위하여 권투인들의 디딤돌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이춘길대표를 친형처럼 믿고 따르며 동행하고 있다.

침체기에 빠진 한국 복싱의 중흥과 평화의 시대! 공익적 가치를 위하여...
학창시절부터 그 어떤 싸움에서도 지는 것을 싫어했다는 이춘길 대표는 자신을 두고 ‘영원한 권투인’이라 말한다. 그는 “내 몸 속에 녹아 있는 강한 승부욕과 싸움꾼의 기질을 통제할 수 없었던 고교시절에는 학교를 5번이나 옮겨야 했다”면서 “복싱은 나를 무지한 싸움꾼에서 강한 승부사로 변신시켜 주었다. 냉정한 사각의 링에 올라서면 상대방과 치열한 의지의 경쟁에서 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사람이 결국 승자가 된다. 나는 그런 상황을 즐겼고, 그러한 긴장감이 좋았다. 그래서 복싱을 사랑하게 되었고 복싱은 나에게 인생을 살아가는 가르침을 주었다”고 강조했다. 최근 침체기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는 복싱계에 대해 그는 “저를 포함한 많은 복싱인들이 과거의 우리 같은 불운의 후배를 만들지 않기 위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한국 복싱이 침체된 것에 대해 복싱계의 원로부터 이제 막 시작한 선수들까지 많이 아쉬워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빛을 발해 앞으로 전설적인 권투 챔프들이 가치를 인정받고 자존감을 정립하는 시대가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