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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 이후, 본격 평화시대 열리나
각 분야의 대화와 협상 빠른 시일 안에 개최
2018년 06월 05일 (화) 21:21:46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남북 정상이 분단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첫발을 함께 내디뎠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27일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판문점 선언에 서명했다.

장정미 기자 haiyap@

11년 만에 다시 열린 남북 정상회담, 그리고 그 결실이 발표되는 데에는 하루가 채 걸리지 않았다. 도보 다리 대화 뒤 회담 장소였던 평화의 집으로 다시 향했던 남북 정상은 오후 회담을 마치고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 서명했다. 서명을 마친 두 정상은 두 손을 맞잡고 높이 들어 올리며 활짝 웃었고 뜨거운 포옹도 함께했다. 평화와 번영, 통일을 염원하는 온 겨레의 한결같은 지향을 담아 정상회담을 진행했다는 두 정상은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이제 평화 시대가 열렸음을 함께 선언했다.

남북정상회담 후 판문점 선언에 서명
남북 정상은 지난 4월27일 비무장지대(DMZ)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 군사충돌을 방지하기로 합의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4·27 판문점 선언)에 서명했다. 남과 북은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키로 했다. 또한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가을 평양을 방문하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지역 설치하며 오는 8·15를 계기로 이산가족·친척 상봉을 진행키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한반도에서 비정상적인 현재의 정전상태를 종식시키고 확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역사적 과제임을 재확인한 뒤 한반도의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남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 이를 위해 남북은 불가침 합의 재확인과 엄격히 준수해 나가고, 단계적으로 군축을 실현해 나가기로 하였다. 양 정상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온 겨레의 한결같은 소망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의 절박한 요구라는데 공감하고 이미 채택된 남북 선언들과 모든 합의들을 철저히 이행키로 했다. 2018년 아시아경기 대회를 비롯한 국제 경기들에는 공동 참가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남북은 남북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 개선과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끊어진 민족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 나갈 것”이라며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온 겨레의 한결같은 소망이며 미룰 수 없는 시대의 절박한 요구”라고 했다. 또 “남과 북은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을 확인했다”며 “이미 채택된 남북 선언들과 모든 합의를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관계개선과 발전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남북은 고위급 회담을 비롯한 각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빠른 시일 안에 개최키로 했다. 문 대통령은 “북측이 먼저 취한 핵 동결 조치는 대단히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소중한 출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김 위원장과 나는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는 게 우리의 공동 목표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남과 북이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하나의 핏줄과 역사, 문화와 언어를 가진 북남은 본래처럼 하나가 돼 끝없는 번영을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오늘 북남의 전체 인민과 세계가 보는 가운데 서명한 합의가 역대 합의처럼 시작만 뗀 불미스러운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두 사람이 무릎을 마주하고 소통 협력해 반드시 좋은 결실이 맺어지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민간차원서 경제협력 준비 본격화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가는 가운데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경제협력 준비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한미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남북 경협의 향배가 결정되지만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분주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5월3일 정부 차원에서는 판문점 선언 이행추진위원회(추진위)가 본격 출범, 첫 회의가 열렸다. 추진위는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준비위)가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조직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판문점 선언 이행추진위원회의 첫 회의에서 추진위의 운영 방침과 부처별 역할, 로드맵 등을 두루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연 부총리도 지난 5월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남북 경협에 대해 “남과 북이 협력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을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합의에 따라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가지고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향후 정부가 남북경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를 구성할 경우 수석대표를 맡아 운전대를 잡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협공동위는 2000년 남북 정상의 6·15 선언 이후 경협을 총괄해왔던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10·4선언을 통해 부총리급으로 격상한 회의체다. 다만 일각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벌써 경협 이야기부터 꺼내는 것은 성급하다고 지적한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 이행이 선결과제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이와 별개로 경제단체 등 민간에서도 잰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개성공단입주기업들의 모임인 개성공단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개성공단 재가동 준비를 위한 태스크포스(TF)의 첫회를 열고 본격적인 채비에 나선다. 개성공단 비대위는 지난 4월30일 업종별 대표 15명이 참여하는 TF를 구성했다. 지난 5월14일에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124개사가 모두 참여하는 워크숍도 추진했다. 이들은 북미정상회담을 지켜본 뒤 개성공단 시설 점검을 위한 방북 신청을 할 예정이다. 아울러 개성공단 재가동시 논의될 정부 피해지원금(고정자산 3700억원) 반환 문제 등 실무 논의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남북 경협 활성화를 목표로 설립된 민간단체도 출범했다. 김칠두 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이사장으로 나선 북방경제인연합회는 서울 서초동 KID(한국산업개발연구원)에 사무국을 설치하고 본격 출범했다. 이들은 북한뿐만 아니라 러시아 극동지역(연해주)과 중국 동북 3성 등에 기업진출 및 경제협력을 목표로 삼고 있다. 업계의 경우 ‘잃어버린 10년’의 무게를 딛고 남북 경협에 나설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건설사, 북한 인프라 건설 유망 사업분야 점검
남북 정상회담 이후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으로 건설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도로, 항만 등 북한 내 인프라 건설사업 수주와 관련된 준비작업에 나섰다. 지난 5월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대북 SOC(사회간접자본)사업 관련 TF(태스크포스)를 만들었다. 대우건설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현대건설과 함께 경수로 등 북한지역 주요 건설사업에 참여했다. 현장 노하우와 새로 수집된 정보를 토대로 남북 정상회담 이전부터 북한 인프라 건설 현황과 유망한 사업분야를 점검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과거 남포공단, 경의선 연결 등 현장경험이 있는 직원들이 아직 있다”며 “기존에 확보한 인프라 건설 자료를 업데이트하고 앞으로의 정책 방향에 대한 정보를 수집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에서 경수로, 금강산 문화회관 등 7000억원 규모의 건설사업을 수행한 현대건설도 남북 정상회담 이후 경제협력 향방에 주목한다. 남북 경협이 현실화할 가능성과 유망 사업 분야를 두루 검토 중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북미 정상회담 등이 남아있고 불확실성이 높아 구체적인 사업 추진 계획이나 방향성을 세울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남북 경협이 현실화하면 경험을 살려 신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사업에 경험이 없는 대형 건설사들도 북한 내 인프라 시장 구축에 관심을 보인다. 삼성물산은 지난 5월8일 대한건설협회가 주최하는 ‘통일건설포럼’에 참석했다. 이날 대형 건설사, 연구기관, 공기업, 학계, 시민단체 등 100여명의 전문가가 문재인정부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바탕으로 남북한을 잇는 철도 및 도로, 항만 등 교통시설과 산업단지 조성, 관광단지 개발 등 밑그림을 논의했다. GS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SK건설 등 인프라 건설에 강점을 가진 대형 건설사들도 남북 경협 추진과정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 4월27일 남북 정상이 서명한 합의문에는 “기존 10·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북한지역 인프라 건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 2007년 발표된 10·4선언에는 개성-신의주 철도 및 개성-평양 고속도로 건설, 백두산-서울 직항로 개설, 안변·남포 조선협력단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경제특구 건설 등 대형 사업이 다수 포함됐다. 당시 통일부는 이들 사업에 약 14조3000억원이 투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 바라보는 중국과 일본의 시각 차 드러나
지난 5월9일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북한을 바라보는 중국과 일본의 시선이 극명하게 차이가 났다. 중국과 일본의 협조를 얻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뤄야하는 한국 정부의 숙제가 재확인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부터 일본 도쿄 내각부 영빈관 등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와 3국 정상회의에 이어 연쇄 회담을 가졌다.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아베 총리와 리 총리는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된 데 대해 축하와 환영의 뜻 전하는 동시에 일본과 중국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위해 건설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오후에 이어진 한·일과 한·중 양자회담에서 북한을 바라보는 일본과 중국의 속내가 확연히 드러났다. 한일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는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를 우려하는 속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나 해제는 시기가 중요하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쏘지 않는 것만으로 대가를 줘서는 안 된다”며 “북한의 추가적이고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이 국제사회의 결의 없이 독자적으로 제재를 완화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평창 동계올림픽 때도 북한 선수단의 운송, 숙박, 장비 등 지원 하나하나를 유엔이나 미국의 제재에 위반되지 않도록 다 협의를 하면서 진행을 했다. 한국이 독자적이나 임의적으로 북한과 경제 협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대답했다. 아베 총리는 또 판문점 선언에 담겨있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내용이 담겨 있는 판문점 선언을 거론한 뒤 “평화체제가 구축되려면 지역 안전 보장이라는 중요한 내용이 담겨야 한다”면서 “동북아 안전보장 논의에 일본도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평화협정은 전쟁 당사자끼리 합의하는 것이고, 더 넓은 의미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체제 구축에는 일본이 반드시 참여해야 하고 협력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오후 3시10분부터 45분간 도쿄 임페리얼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혈맹인 북중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는 북한에 대해 일방적인 요구만 할 것이 아니라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실행할 경우 체제보장과 경제개발 지원 등 밝은 미래를 보장해주는데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적극 동참해야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윤영찬 수석은 밝혔다. 북한의 경제개발을 지원하기 위해선 ‘서울-신의주-중국’을 잇는 철도건설사업이 검토될 수 있으며 한중 양국간에 조사연구사업이 선행될 수 있다는 데에도 의견이 일치했다. 이처럼 북한을 바라보는 중국과 일본의 기본적인 시각이 확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청와대는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전략수립을 재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중국 통해 미국에 강력한 메시지 전달
40여일 만에 중국 재방문이라는 파격 행보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편 미중 균형외교 모양새까지 갖추며 돌 하나로 새 두 마리를 잡는 효과를 거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짧은 기간 내에 김 위원장을 두 번이나 중국으로 불러들이는데 성공하면서 한반도 문제에 있어 아직까지 중국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전세계에 인식시킬 수 있었다. 중국 관영 CCTV는 지난 5월7~8일 김정은 위원장이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을 방문해 역시 다롄을 방문한 시 주석과 만났다고 보도했다. CCTV가 소개한 대화에서 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북한의 확고부동하고 명확한 입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련국들이 대북 적대시 정책과 안전 위협을 없앤다면 핵을 보유할 필요가 없고 비핵화는 실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화 상대방은 시 주석이었지만 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부각시킬 수 있게 됐다. 또 ‘관련국들이 대북 적대시 정책과 안전 위협을 없앤다면’이라며 단서를 달아 최근 미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대북 압박 기류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진징이(金景一) 베이징대 교수는 “시 주석과의 회동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거듭 표명한 것은 미국을 향해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 협상 과정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에 부닥치자 중국과 접촉을 통해 미중의 균형점을 맞추려 하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미국은 북한 핵뿐 아니라 대량살상무기의 영구적 폐기(PVID·Permanent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를 목표로 내세우면서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던 터였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을 만나는 것 자체만으로도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방중을 통해 중국이라는 우군을 확보하고, 시 주석과의 회담을 통해 북한의 변화 의지를 대외적으로 표출하는 계기로 삼았다”고 평가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회동으로 무엇보다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희미해진 중국의 존재감을 다시 부각시키는데 성공했다. 관영 CCTV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김 위원장과 회동에서도 “관련국들과 함께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고 역내 영구적 평화를 실현하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발휘하길 원한다”며 중국 역할론을 강조했다. 지난 3월 말 김 위원장의 전격적인 방중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목적이었을 뿐, 북중 관계 회복을 확신할 수 없다던 일부 비관론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파격적인 회담이 공개되자 중국 매체들도 환영일색이다. 인민일보 해외판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협객도(俠客島)는 5월8일 “최근 두 차례 북·중 정상회담의 간격이 매우 짧고 회담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며 “양국 최고 지도자가 이렇게 자주 회담하는 것은 그 의미를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求時報)는 김정은 방중 소식이 전해진 뒤 내놓은 사설에서 “양국 정상의 빈번한 만남은 한 번씩 오고가는 통상적인 외교안배에 결코 머물지 않았고 북중 관계가 신속히 회복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양국 고위급 정치의 신뢰가 크게 한걸음 내디뎠음을 보여줬다”며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두 번에 걸친 방중이 향후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서 시 주석이 더욱 활발한 행보를 펼칠 수 있도록 여지를 만들어줬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북한이 중국의 행보를 어느 선까지 용납할 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향후 있을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 체제 구축에 있어서 중국이 참여하는 남·북·미·중의 4자회담 체제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비핵화 논의 과정에까지 중국이 간여하는 구도는 북한이 원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북한 비핵화, 핵폐기 역사상 최대 규모 될 듯
북한이 3년 만에 표준시를 서울 표준시로 통일하면서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던 판문점 연락 채널 업무도 정상화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5월8일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오전 9시3분에 북측 연락관이 우리측에 전화를 걸어와 판문점 연락사무소 업무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로써 남북 연락사무소는 쌍방간 표준시 차이로 인해 2015년 8월17일부터 비정상 운영되는 상황을 996일 만에 종료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판문점 연락사무소는 규정상 오전 9시에 업무 개시 통화를, 오후 4시에 업무 마감 통화를 한다. 관행적으로 홀수일에는 우리측이, 짝수일에는 북측이 먼저 전화를 건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 2015년 8월15일 한국보다 30분 늦은 ‘평양시’를 적용하면서, 한국이 오전 9시에 전화를 걸면 받지 않다가 30분 뒤에 자신들이 전화를 걸어와 업무 개시를 알렸다. 통일부 당국자는 “규정상 9시, 4시니까 자기네 시간에 맞춰서 30분 사이의 갈등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북측은 앞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를 열고 5월5일부터 평양시간을 현재보다 30분 앞당겨 서울 표준시에 맞춘다는 내용의 ‘평양시간을 고침에 대하여’라는 결정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 장소에 평양시간과 서울시간을 가리키는 시계가 각각 걸려있는 것을 보고 “매우 가슴이 아팠다고 하며 북과 남의 시간부터 먼저 통일하자고 언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설명한 바 있다.

한편 북한의 비핵화를 검증하는 작업이 이란 때보다 훨씬 힘들고 핵폐기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분석했다. NYT는 지난 5월6일(현지시간) 북한이 최대 60개의 핵무기를 가진 것으로 추산되며, 핵실험 시설만 40~100곳에 달하기 때문에 이란의 핵 사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은 핵무기는 개발하지 못했고 중요 핵시설이 12곳 정도에 불과했다. 이라크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비하면 북한은 규모가 훨씬 크기에 상당한 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 때문에 NYT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현재 운용하는 300여명 규모의 조사원보다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추산하면서 충분한 기술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를 대거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3~2004년 이라크의 비재래식 무기 해체를 담당했던 데이비드 케이 박사는 “솔직히 말해 인재풀에 한계가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는 협력이 필요하다. 성공적인 비핵화 검증은 북한에 광범위하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북한만이 자신들이 만든 방대한 핵 시설의 규모와 시스템을 잘 알기 때문이다. IAEA 조사관 대부분이 플루토늄과 우라늄이 어떻게 사용됐는가를 조사하는 전문가일뿐 핵무기를 탐지하거나 다루는 훈련을 받지 않았다는 점도 한계다. NYT는 “북한이 보유한 핵 탄두를 제거하기 위해선 서방 핵보유국의 군사전문가가 필요하다”면서 “이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러시아의 동의도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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