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8.12.15 토 12:13 전체기사 l 기사쓰기 l 자유게시판 l 기사제보 l 구독신청 l 광고안내 l 회사소개
> 뉴스 > 국제·통일
     
美, 이란핵협정 탈퇴 공식 선언
미국과 유럽간 무역 갈등 격화될 듯
2018년 06월 05일 (화) 21:00:23 이종서 기자 jslee@newsmaker.or.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8일(이하 현지시간) 이란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란 핵협정은 끔찍하고 일방적인 협상으로 애초 체결되지 말았어야 한다”면서 “미국은 이란 핵 협정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서 기자 jslee@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서 "현재 합의의 부패하고 형편없는 구조 아래선 이란의 핵 폭탄을 막을 수 없다는 게 분명하다”며 탈퇴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몇 달 안에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도입하는 대통령 메모에 서명할 것이다”며 “우리는 최고 수위의 경제 제재를 도입할 것이다. 이란을 돕는 어떤 나라도 미국으로부터 강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의 조치는 미국이 더는 공허한 위협을 하지 않는다는 중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며 "나는 약속하면 지킨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이란이 새로운 합의를 원한다면, 나는 기꺼이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중단했던 이란 제재 유예기간 후 재개
트럼프 대통령의 핵협정 탈퇴 선언에 따라 미국은 그동안 중단한 이란제재를 90일과 180일인 유예기간이 끝나는 대로 재개하기로 했다. 미 재무부는 이란의 원유 부문과 중앙은행 거래도 제재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재무부는 성명에서 이란으로의 항공기 수출, 이란 금속 거래, 그리고 미국 달러를 획득하려는 이란의 어떠한 노력도 재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핵협정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5년 7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이란 사이에 체결된 것으로, 이란은 핵 개발을 포기하고 6개국은 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정상들은 그동안 이란핵협정을 유지하되 일부 내용을 개정하는 절충안 마련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이란 핵 협정 탈퇴와 함께 대(對)이란 제재 재개를 결정함에 따라 세계 경제에 적잖은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이번 조치로 유럽 동맹국들과 갈라서면서 미국의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로 촉발된 미국과 유럽 간 무역 갈등이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대상으로 원유를 골라 지목해 이란발(發) 석유파동 우려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정이 이란 핵 생산능력의 ‘완전한 폐기’가 아닌 ‘제한’을 전제로 했다는 이유로 2016년 대선 후보 시절부터 파기를 주장해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이란 핵 협정 탈퇴를 선언하고 이란에 “가장 높은 수준의 경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돕는다면 누구든지 상관없이 제재를 가하겠다고도 협박했다.

미국은 이란 핵 협정 탈퇴 후 이른바 ‘2차 제재’를 통해 해외 기업들과 이란의 거래를 차단할 수 있다. 이란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기업들에 미국 시장 진입을 금지한다고 엄포를 놓는 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사실상 협정 체결 이후 이란에 대거 진출한 유럽 기업들을 겨냥한 것과 다름없다. 이란 핵 협정 참여국 중 유럽 3개국(영·프·독)은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선언 직후 협정에 잔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럽연합(EU)에 따르면 이란에 진출한 유럽 기업은 에어버스·피아트크라이슬러·지멘스·폴크스바겐 등 총 21개다.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다임러의 경우 이란에서 매년 4만대의 차량을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언론들은 이들 3국이 협정에 남아 있어도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의 제재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주로 미국 은행을 통해 거래하거나 거래에 달러화를 사용하는 업체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 기업들에게는 결국 미국과 이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날이 올 것”이라며 “유럽으로서는 세계 시장과의 거래를 유지하기 위해선 핵 협정을 재협상해야 한다고 이란을 설득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고 했다. ABC뉴스는 미국의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로 이미 미국과 ‘미니 무역 전쟁’을 겪고 있는 유럽에게 이번 이란 제재는 더 큰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유럽 지도자들이 이를 피하기 위해 미국에 이란 제재로부터 유럽 기업들을 면제해 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미국에 맞서 미국산 상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제3차 석유파동’ 가능성 제기돼
세계 석유 시장에서는 공급 위축으로 인한 ‘제3차 석유파동’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중 3번째로 많은 석유를 생산하는 나라로, 현재 하루 평균 250만배럴을 수출하고 있다. 때문에 미국의 경제 제재가 시작되면 이란의 원유 수출이 줄어 유가가 오를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석유수출국기구) 사무총장은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국제 유가는 종종 지정학적 긴장과 그에 따른 시장의 변동성으로 인해 급등한다”며 “석유 산업의 매끄러운 흐름을 방해하는 어떤 요인도 세계 경제의 이익에 도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 정유회사 카나리의 댄 에버하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의 이란 핵 협정 탈퇴 후 유가는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반면 미국의 대이란 제재의 여파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란 핵 협정 참여국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과 독일이 미국의 ‘나홀로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데다가, 이란산 원유의 주수입국인 인도·터키 등도 미국의 제재에 협조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퍼포먼스 트러스트 캐피탈 파트너스의 브라이언 배틀 투자담당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문을 닫은 게 아니라 새로운 협상을 원한 것”이라며 “재협상을 위한 문은 열릴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전보다 덜 강경하게 나올 수 있다”고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선언 이후 유가는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배럴당 1.67달러 하락한 69.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0.47달러 떨어진 75.71달러를 기록했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시장이 대이란 제재보다 그 유예기간에 주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곧장 제재 재개에 돌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는 것이다. 한편 프랑스와 영국, 독일 등 JCPOA 협상 체결 당사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JCPOA 탈퇴 소식에 즉각 유감을 표명하면서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 간 JCPOA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방침임을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핵확산방지 체제가 위태롭게 됐다”라고 적었다. 프랑스 대통령궁은 마크롱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와 테리사 메이 영국총리 등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JCPOA 탈퇴 이후의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미국의 탈퇴에도 불구하고 JCPOA를 계속 유지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게리니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이란과의 핵 협정은 해당 지역은 물론 유럽과 전 세계를 위해 중요한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모게리니는 2015년 JCPOA 체결이 성사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마크롱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 등은 최근 잇따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JCPOA 연장을 설득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중동의 군사 충돌 가능성도 고조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을 탈퇴함에 따라 중동은 격랑에 휩쓸렸다. 만에 하나 이란이 핵개발을 재개하거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늘린다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중동의 군사 충돌 가능성이 고조될 거란 우려가 높다. 영국 스카이뉴스의 알렉스 로시 중동 특파원은 “지난 5월8일 트럼프 대통령이 JCPOA 탈퇴로 중동에 ‘지진’을 일으킬 만한 신호를 보냈다”며, “협정을 되살릴 여지가 남아 있다고 낙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로시 특파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JCPOA 탈퇴를 발표하며 한 발언들을 살펴보면 핵협정뿐만 아니라 역내 이란의 호전 행위까지 겨냥하고 있다”며 “사실상 이란 정권의 모든 대외 정책을 싸잡아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추후 이란 핵협정 탈퇴에 관한 설명문을 내고 “미국의 JCPOA 탈퇴는 이란 정권이 해로운 활동 방향을 변경하도록 압박하고 이란의 나쁜 행동이 더 이상 보상받지 못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를 되돌릴 수 없을 거란 분석이 나오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핵개발뿐만 아니라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시리아, 예멘, 이라크, 레바논 등에서 벌이는 활동들도 문제로 지적했다. JCPOA 탈퇴로 미국과 이란 모두에서 강경파가 득세하게 됐다는 점도 우려된다.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가 이란 핵협정을 추진할 때부터 아예 협상을 반대한 매파들의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 내 강경파는 이란 정권이 겉보기보다 훨씬 취약해 새로운 제재를 시작하면 결국 붕괴할 수도 있다고 본다. 이란 경제가 시름하고 있다는 건 사실이지만 정권 위기가 고조되면 반체제 인사 탄압과 반미 감정이 덩달아 심화할 수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의 JCPOA 탈퇴 발표가 나온 직후 다른 서명국들과 협정을 계속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필요하다면 언제든 핵무기용 고농축 우라늄 생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궁지에 몰린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재가동하면 중동에서 군사 충돌이 촉발될 가능성이 대폭 늘어난다. 미국의 최대 동맹이자 이란을 적대시하는 이스라엘과 사우디가 가만히 있을 리 없기 때문이다. 이란과 이스라엘, 사우디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사우디는 이란이 예멘 내전에서 같은 이슬람 시아파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규탄했고, 이스라엘은 이란이 시리아 내전을 활용해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스라엘은 이란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 지원을 핑계로 시리아에 군대를 주둔하고 있다며 이미 수차례 이란군이 머물고 있는 시리아 군사기지를 공습한 전력이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내각 회의에서 “고통이 뒤따른 데도 우리를 표적으로 한 이란의 침략을 기필코 막아내겠다”며 “살인적인 침략에 맞서 적기에 행동을 취하지 못한 나라들은 이후 더 큰 대가를 치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중동의 유일한 핵보유국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올해 3월 방미 기간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면 사우디도 최대한 신속하게 같은 절차를 밟겠다고 경고했다. NM
 

이종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뉴스메이커(http://www.newsmaker.or.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뉴스메이커About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10-999 서울특별시 종로구 신문로1가 163 광화문오피시아빌딩 14층 뉴스메이커 | 전화 : 02-733-0006 | 팩스 : 02-733-0009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상호
뉴스메이커는 (주)뉴스메이커에서 발행하는 시사종합월간지로서 특정언론과는 전혀 무관한 완전한 자유 독립 언론입니다.
뉴스메이커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뉴스메이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make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