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봉투가 필요 없는 청소기, 날개가 없는 선풍기. 경쟁 제품의 몇 배에 이르는 고가에도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혁신 제품들이다. 이러한 혁신의 시작은 새롭고 유용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능력인 창의성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황태일 기자 hti@

개인과 조직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혁신 제품에 도달하기까지는 수많은 단계를 거쳐 걸러진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천 가지의 아이디어 중 단 하나만이 성공적인 제품으로 이어지고 대부분의 경우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한 제품을 만드는데 실패한다. 이처럼 혁신이 어렵다는 것은 분명하다.

기존 빗물받이 문제점 보완한 ‘雨만스타’

▲ 김춘식 대표

일반적으로 인도와 도로 사이에 설치되는 빗물받이는 도심에서 빗물을 빼내는 중요 수방시설 중 하나로 꼽힌다. 도심에는 토양층이 거의 없어 집중 호우가 내릴 때 빗물받이가 아니면 물이 빠져나가지 못 한다. 하지만 빗물받이에 담배꽁초 등 쓰레기가 수북하게 쌓이면 빗물이 오히려 역류해 침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김춘식 ㈜새온누리그린테크는 남다른 관찰력과 아이디어로, 기존 빗물받이의 문제점을 보완한 친환경 빗물받이 ‘雨만스타’로 도시미관의 새로운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새온누리그린테크가 선보인 ‘雨만스타’는 악취, 하수물 역류, 도시미관을 해치던 기존 빗물받이 덮개의 기능을 보강한 제품으로 빗물 무게에 의해 자동으로 개폐되는 원리가 적용됐다.

김춘식 ㈜새온누리그린테크는 “평소에는 배수구 틈을 완벽하게 밀폐시켜 악취가 새어나올 수 없는 환경을 만들고, 비가 올 경우 빗물의 압력으로 인해 빗물받이가 안쪽으로 눌려져 물이 들어가도록 설계했다”면서 “덮개로 구멍이 막혀 있는 빗물받이에 물이 들어가면 자동으로 덮개가 눌려 아래로 물이 빠지는데, 평소에는 밀폐되어 있다가 물의 압력에 자동으로 반응해 오물이 쌓이는 것을 막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雨만스타’는 쓰레기나 오물의 투척을 방지해 하수구 청소와 준설공사 등의 도로 유지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어 실용성이 매우 뛰어나다. 또한 시각적으로는 지자체 로고를 인쇄하여 차도와 골목길 등 모든 거리에 적용, 시민 모두에게 쾌적한 도로환경을 제공한다.

이러한 우수성을 인정받아 김춘식 대표는 지난 2005년 ‘전라남도 환경부문 도지사 표창’을 수훈한 데 이어 2016년 서울국제발명전시회에서 총 31개국 639점의 발명품 중 준대상, 2017년 서울국제발명전시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이를 계기로 국내기업으로부터 100억 원의 투자금을 지원받았으며, 서울시를 포함해 전국 지자체로부터 지역과 어울리는 맞춤형 ‘雨만스타’를 수주 받았다. 또한 새정부가 추진하는 우수벤처창업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온라인 상품몰 ‘벤처나라’에 등록된 기업체 중 매출과 일자리가 증가한 우수벤처기업 4곳에 선정됐다. 최근에는 해외에서도 雨만스타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중이다. 이미 베트남과 16억원, 중국과 200억 원 규모의 수출계약도 체결, 특히 중국의 경우 대표적인 3대 백화점 중 하나인 중국국영 왕푸징백화점 전체 점포 각 지하 1층에 조성될 약 1500평 규모의 코리아 멀티샵도 운영하고 있다.

지역 내 봉사활동하며 ‘雨만스타’ 착안
‘雨만스타’로 도시미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김춘식 대표. 스틸 그레이팅 제조업체를 운영해온 그가 ‘雨만스타’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바로 지역 내 봉사활동이다. 지역의 외롭고 생활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찾아 소싯적 배운 색소폰 연주 등의 재능을 바탕으로 매월 25~30회, 연간 수백회의 위문공연을 펼쳐온 김춘식 대표는 봉사 중 밖에서 들어오는 하수구 냄새와 그 속에서 모기가 많이 나오는 것을 보고 ‘雨만스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김 대표는 “쓰레기나 오물이 유입되어 국지성 호우시 침수가 발생되면 인명과 재산의 피해는 시민에게 온다. 이에 7년 간 하수구 냄새와 모기들의 유해 곤충을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면서 “쓰레기나 오물유입을 최소화하고 위에서 바로 청소하며 국지성호우대비 물 흐름이 최대한 통수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몇 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쳐 제품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개발 배경을 밝혔다. 이제 雨만스타의 성공을 토대로 일자리 창출로 인한 지역경제 발전과 지속적인 봉사활동, 여수시립교향악단을 설립하는데 이바지하겠다는 김 대표는 “앞으로도 좋은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상생을 지향하는 기업’으로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