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마운드에서 부활을 시작했다. 지난 2년간 수술 후유증에 시달렸던 류현진은 올 스프링캠프에서도 안정적인 내용을 보여주지 못해 결국 제5선발로 밀렸다. 하지만 지난 4월11일부터 류현진은 내리 3연승을 거두며 평균자책점을 1.99까지 떨어뜨렸다.

장정미 기자 haiyap@

불과 1년 전만 해도 일각에서는 류현진(LA 다저스)의 투수 생명이 사실상 끝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도 근육과 인대, 신경이 그물처럼 얽혀 있는 어깨 수술을 받은 투수가 예전 기량을 회복할 확률이 7%에 불과하다고 했다.

계속된 호투에 지역 언론도 칭찬 일색
4월 셋째 주, 류현진은 말 그대로 눈부신 한 주를 보냈다. 지난 4월1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6이닝 9탈삼진 3피안타 2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올린 뒤 지난 4월22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선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투구를 펼쳤다. 7이닝 동안 단 89개의 공만 던지며 삼진 8개를 잡고 2피안타 3볼넷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시즌 3승째를 거둔 그는 평균자책점이 1.99까지 낮아지는 성과를 거뒀다. 첫 승을 거둔 지난 4월11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부터 3경기 19이닝 동안 6피안타 25탈삼진 4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기간 성적이 3승 평균자책점 0.95에 달한다. 숫자 그대로 최상급 성적이다. 류현진의 계속된 호투에 지역 언론도 연일 칭찬 일색이다.

▲ 야구선수 류현진

유력지 LA타임스는 “팀내에서 가장 효과적인 투구를 하는 선발투수가 류현진”이라고 언급했다. 다저스는 지난 겨울 FA 다르빗슈 유(시카고 컵스) 계약을 위해 류현진을 야스마니 그랜달, 로건 포사이드와 함께 이적시키는 방안을 한때 궁리했으나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파악한 뒤 곧바로 계획을 접었다. 공교롭게도 류현진은 물론 그랜달도 올 시즌 뛰어난 성적을 올리며 다저스 프런트오피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고 있다. 포수인 그는 타율 3할4푼9리 3홈런 16타점으로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원래 일발장타력은 있지만 정교함이 떨어지는 그가 시즌 초반부터 컴퓨터처럼 정확한 타격으로 팀타선의 보물로 등장한 것이다.

LA 타임스의 다저스 담당 기자인 앤디 매컬러프는 지난 4월24일 독자들과 질의응답 코너에서 류현진이 지난 시즌 직후 트레이드 후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다저스는 시카고 컵스로 이적한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와 재계약하길 원했다. 고액 연봉에 따른 사치세를 피하려면 몇몇 선수를 매물로 내놔야 했다. 류현진은 야스마니 그란달(포수)·로건 포사이드(내야수)와 함께 트레이드 후보였다”고 설명했다. 매컬러프 기자는 또 “류현진은 현재 다저스에서 가장 잘 던지는 선발 투수다. 그란달은 팀 내 최고의 타자다. 야구가 이래서 재미있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시즌 초반 3연승 행진에 평균자책점 1.99를 기록 중이다. 반면 다르빗슈는 승리 없이 2패만을 떠안았다. 평균자책점도 6.86으로 초라하다. 매컬러프 기자는 “개막 전에 나는 내셔널리그 3개 지구 우승팀으로 다저스(서부지구)·시카고 컵스(중부지구)·워싱턴 내셔널스(동부지구)를 꼽았다”며 “현재 컵스의 출발이 더디지만 다르빗슈의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LA 다저스 선발진의 희망으로 떠올라
이번 시즌 개막 전에는 입지가 불안했던 류현진 LA 다저스 선발진의 희망으로 떠오르면서 향후 선발 등판 간격은 일정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지난 4월3일 이번 시즌 첫 번째 선발 등판에 나선 뒤 7일간 휴식을 취한 뒤 4월11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에 나섰다. 이어 5일간 휴식을 취하고 1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올랐다. 4일간의 휴식 이후 4월22일에는 워싱턴 내셔널스전 선발에 등판했다. 류현진이 애리조나전 이후 7일 휴식을 취한 것은 LA 다저스 팀 내 사정도 있었지만, 찬밥 취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류현진은 LA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에 이상이 발생할 때 마다 등판 일정을 조정해야 하는 처지였다.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선발 로테이션 합류도 불투명했고, 가까스로 5선발 자리를 얻었다. 이마저도 유망주 콜업시 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하지만 불과 4경기를 치른 가운데, 류현진의 입지는 상당히 바뀌었다. 클레이튼 커쇼 다음 가는 대우를 받을 전망이다. 이에 LA 다저스는 향후 류현진의 선발 등판 간격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4월28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이어 5월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나설 전망이다. 물론 류현진의 선발 등판 간격이 꾸준히 지켜지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계속해 뛰어난 투구를 해야 한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