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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럴모터스(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
2018년 04월 02일 (월) 23:45:18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지난 2월, 제네럴모터스(GM)가 한국GM 군산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선언했다. 이른바 군산발 ‘먹튀 논란(한국시장 철수설)’이 반복된 지 5년여 만이다. 지난 2월13일에는 한국GM 군산공장 전격 폐쇄 결정을 내린 데 이어 2월 말까지로 사실상의 지원 여부 결정 데드라인까지 제시했다. 지원해주지 않을 경우 한국 철수도 배제하지 않을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장정미 기자 haiyap@

GM은 이날 “현 상태로 회생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경영난 극복을 위한 첫 자구 노력으로써 군산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폐쇄 시점은 5월 말로 잡혔다. 지엠측은 “이 때까지 유의미한 회생방안이 나오지 않으면 군산공장은 폐쇄 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우리 정부와 노조측에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앞서 GM은 우리 정부에는 약 3조 원에 달하는 경영자금 지원을, 노조측에는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압박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의 상황, 유럽의 철수과정과 유사
전문가들은 한국GM의 현 상황이 GM이 독일 ‘오펠’, 캐나다 GM을 철수하는 과정과 닮아있다고 지적한다. GM은 유럽 자회사 오펠 매각 과정에서 2009년 벨기에 안트베르펜 공장을 폐쇄했다. 당시 오펠은 독일에 공장 4곳을 두고, 복스홀 브랜드로 영국에 공장 한 곳, 벨기에에 공장 한 곳을 두었다. GM은 벨기에 안트베르펜 공장을 폐쇄 이후 공장을 가지고 있는 다른 나라들에 2010년 초에 110억 유로(약 15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히며, 이것을 빌미로 오펠 공장이 있는 정부들에 23억(약 3조원) 유로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GM은 각국의 지원금을 고용 비중대로 할당했다.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선 독일과 영국 공장의 폐쇄 여부를 저울질하며 각국 정부의 지원 의사와 노조의 양보도 이끌어냈다. 이런 과정에도 불구하고 결국 GM은 글로벌 전략에 따라 유럽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하고, 지난해 3월 프랑스 자동차 그룹 푸조·시트로엥(PSA)에 오펠과 복스홀을 매각했다.

지엠이 가장 먼저 건설한 해외공장 중 하나인 지엠 캐나다도 마찬가지였다. 본사 파산과 함께 경영위기에 처한 지엠은 캐나다 정부 지원을 압박하면서 오샤와의 트럭 공장을 먼저 폐쇄했다. 그러자 캐나다 정부는 2009년 미국 정부와 같은 방식으로 구제 금융 프로그램을 가동해 총 108억 캐나다달러(약 8조원)을 출자했다. 이후 캐나다서 재무위기를 벗어났지만 다시 정부와 노조를 압박했다. 2016년부터 GM은 다시 정부와 노조를 압박하면서 오샤와 공장의 라인 일부를 폐쇄하고 지난해부터 생산물량을 배정하지 않았다. 결국 GM의 협박 속에 노조는 임금, 연금 등 단체 협약의 여러 부분을 양보했고 정부는 지원을 약속했다. GM은 스웨덴 사브에 대해서도 공장 폐쇄를 무기로 정부 지원을 압박한 전례가 있다. GM은 2004년부터 독일 오펠 공장이나 스웨덴 사브 공장 중 하나를 폐쇄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스웨덴 정부는 대량 실업 사태를 우려해 20억크로나(약 2746억원) 이상 투자와 공장 인근 고속도로 개선 등의 지원책을 내놨다. 2009년 GM 본사 파산 위기 때는 스웨덴 정부에 긴급 재정지원을 요청했다. 스웨덴 정부가 “사브를 살릴 주체는 지엠”이라며 거부하자, 지엠은 사브에 대한 파산보호 신청에 들어갔고, 매각을 결정했다. 하지만 2010년 매각 이후로도 GM과 지식재산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사브는 부침 끝에 지난해 6월 청산됐다.

한지원 연구원은 “지엠은 협상 과정에서나 타결 후에나 끊임없이 생산 물량배정과 투자를 인질로 정부와 노조를 압박할 것”이라며 “산업은행 요구대로 한국지엠에서 지엠 본사로 빠지는 비용이 줄어들고 5000억~1조원 규모로 현금 지원이 이뤄지면 한국GM은 몇 년 더 운영이 가능하지만 길어야 4~5년 내 철수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철수 염두에 두고 고용 친화적인 구조 개혁으로 현 90만대 생산능력을 조정해야 하고,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나 다양한 사회적 안전망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전북도는 군산지역의 민생안정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총 84억의 예산을 긴급 지원한다고 3월9일 밝혔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에 이어 올해 한국GM 군산공장 폐쇄결정으로 어려움을 겪는 군산 경제에 보탬을 주려는 취지다. 이는 정부의 특별교부세 (65억원)와 도의 특별조정교부금(19억원)을 합한 것이다. 특히 도의 특별조정교부금은 지역상권 붕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군산 공설시장 등 전통시장 활성화(10억원)와 고군산군도 장자도항 관광편익시설(4억원), 장애인체육관 및 평생 교육시설(5억원) 등에 투입된다. 앞서 지난 3월5일 도는 GM 군산공장 및 군산조선소 협력업체와 매출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도내 소상공인을 위해 특별자금 1천600억원을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한국지엠, 부평과 창원공장 외투지역 신청
배리 엥글 GMI(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지난 3월7~9일 2박3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지난 3월9일 늦은 오후 출국했다. 3월9일 자동차업계 및 정부에 따르면 엥글 사장은 지난해 연말 이후 이번 네번째 방문에서 기획재정부·산업부·KDB산업은행 관계자들을 만나 부평공장 및 창원공장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공식 신청과 신규 투자계획을 제출했다. GMI는 자회사인 한국GM에 대한 신규 투자 건 관련, 인천 부평공장과 경남 창원공장 일대를 외국인투자지역(외투지역)으로 지정해달라고 이날 공식 신청했다. GMI는 이날 인천시와 경남도에 부평공장과 창원공장 일대를 외투지역으로 지정해달라는 신청서를 공식 제출했으며, 여기에는 한국GM에 대한 신규 투자계획이 포함됐다. 엥글 사장을 비롯한 GM 관계자들은 지난 3월8일 우리 정부와 면담에서 신청서에 한국GM의 부평·창원 2곳의 공장과 협력업체 등에 대한 28억달러(약 3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계획을 명시하기로 합의했다. 산업은행 지분율(17%)을 제외한 23억2400만달러(약 2조4800억원)가 순투자 규모다. 공장별 세부 투자 계획은 구분해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차 배정의 경우 부평공장에 스포츠유틸리티(SUV) 1종을, 창원공장에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다목적차량·CUV) 차량 1종 등 연 50만대 규모를 배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신차 배정은 한국GM 노조와는 합의되지 않은 내용인데, 엥글 사장은 3월9일 오전 노조와 만나 이 같은 외투 지역 투자 신청서와 신규투자 계획을 우리 정부 및 지자체에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측의 비용절감안에 대한 노조의 협조도 요청했다. 엥글 사장은 앞서 산은에 보낸 서신을 통해 “GM 본사가 한국GM에 빌려준 차입금(27억달러)을 전액 출자전환하고, 신규 투자금액(28억달러) 중 GM의 몫을 GM이 조달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전달했다. 이는 ‘올드머니는 GM이, 뉴머니는 함께’라는 산은의 방침을 따른 것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출자전환은 GM이 하고, 대주주로서 신규투자 부담을 지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GM이 국내에 신차 2종을 배치하고 10년간 28억달러(약 3조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한국GM에 대해 세금 감면 혜택을 달라는 요구다. 법규상 외투지역으로 지정되기 위해선 일정 규모 이상 생산설비를 신·증설해야 하지만 한국GM은 기존 공장 생산라인 교체인 데다 군산공장은 폐쇄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지정될 경우 형평성 논란이 일 전망이다. GM은 지난 3월13일 인천시와 경상남도에 외투지역 지정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 인천에는 한국GM 부평1·2공장이 있고 경남엔 창원공장이 있다. 각 지자체는 한국GM이 낸 서류의 검토 및 보완 작업을 거쳐 산업통상자원부에 이를 전달한다. 산업부 외국인투자위원회가 이를 심의한다.

현행법상 외투지역으로 지정되기 위해선 한국GM이 공장 신·증설에 3000만달러(약 320억원) 이상 투자해야 한다.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제도는 1998년 외국 기업의 한국 투자를 늘리기 위해 도입됐다. 외투지역으로 지정되면 해당 기업은 파격적 세금 감면 혜택을 받는다. 법인세를 5년간 전액 감면받고, 이후 2년 동안 추가로 50%를 덜 내도 된다. 취득세와 재산세 등 지방세도 최대 15년간 일정 수준 감면받을 수 있다. 국유지를 빌려 쓸 때 임차료 인하 혜택도 누릴 수 있다. 각종 인허가 처리 기간도 줄어든다. GM 측이 외투지역 지정을 통한 세금 감면을 요청한 논리 중 하나는 중장기 시설투자다. GM은 한국GM에 27억달러(약 2조9000억원)의 기존 대여금을 출자전환하고 2개 차종의 신차를 배정할 계획이다. 신차 생산을 위한 시설투자 등으로 10년간 28억달러(약 3조원)를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GM은 국내 공장과 협력업체 등을 포함해 15만6000명의 일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한국 정부 입장에서 GM의 요구를 마냥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우선 지정 요건을 충족하는지 꼼꼼하게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GM 공장을 외투지역으로 지정하면 특혜 시비 등 논란이 가열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GM의 한국GM에 대한 중장기 시설투자가 외투지역 지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GM 시설투자는 새로 공장을 짓거나 기존 공장을 늘리는 게 아니라 신차 투입을 위해 단순히 생산라인을 교체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두 번째는 향후 부평 등에 대한 시설 투자를 신증설로 인정한다 하더라도 군산공장을 5월 폐쇄하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당초 생산능력이 연 91만 대 수준이던 한국GM은 군산공장(연 26만 대) 문을 닫고 부평 1·2공장과 창원공장 합리화 과정을 거쳐 연 50만 대 생산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국내 경쟁사의 한 관계자는 “기존 공장을 폐쇄해 되레 생산설비를 줄이는 기업에 세제혜택을 주는 게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세 번째는 통상문제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말 외투지역 지정 제도를 문제삼아 난데없이 한국을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에 올린 적이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내·외국인 차별제도인 외투지역 지정 제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정부는 관련 제도를 손보겠다고 EU를 설득한 뒤 블랙리스트에서 빠져나왔다. 한 자동차관련 연구소 관계자는 “한국GM을 외투지역으로 지정하면 두고두고 특혜 논란에 시달릴 것”이라며 “청문회를 열어야 할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3월 임시국회, GM사태에 시각차 보여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한국GM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 3월12일부터 3월 임시국회가 소집됐다. 두 야당은 국정조사를 통해 철저한 진상규명,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GM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 의지를 강조하면서 국정조사 요구는 일축하고 있다. 여기에 민주평화당은 대정부질문 필요성을 제기해 3월 국회에서도 여야는 GM사태에 서로 다른 접근을 이어가고 있다. 제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일부 야당의 GM 국정조사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 표현처럼 “‘선 실사진행, 후 협상착수’가 예정된 상황에서 정부 관계자들을 부르는 건 시험 앞둔 학생에 잘잘못 따지겠다는 것”으로, 시기상 맞지 않다는 게 민주당 판단이다. 대신 민주당은 정부여당 차원의 GM 정상화 방안 제시를 약속하고 있다. 홍영표 GM대책특위 위원장은 지난 3월8일 GM 노조 등과 만나 “(폐쇄된) 군산공장을 살린다는 분명한 원칙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급한 부분에 대한 1차적 대책에 이어 실효성을 담보하는 2단계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당, 바른미래당은 입장은 확고하다. 국정조사를 벌여 ▲GM 군산공장 폐쇄 및 한국GM의 요구사항 등에 대한 정부 대응의 적정성 ▲2014~2017년 대규모 손실에 대한 원인 및 실태 전반 ▲한국GM의 고비용·저효율 구조에 대한 원인 및 실태 등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평화당은 GM사태의 대응마련을 위한 국회특위 설치를 제안하는 한편, 대정부질문 시행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장병완 원내대표는 “정부의 일방적 책임을 묻는 국정조사는 오히려 GM을 도와주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대정부질문을 통해 부실 원인과 책임 소재, 대책을 묻는 게 적절하다”고 했다. GM사태로 인한 한국경제의 타격, 대책 마련의 시급성 등에 대한 여야 인식이 대동소이한데도 내놓은 국회 차원의 대응 방향이 다른 건 6·13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민주당, 그리고 민주당과 뿌리가 같고 전북이란 지역적 기반도 공유하는 평화당으로선 GM사태가 정치 이슈화, 정쟁화되는 게 부담이다. 반면 지방선거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을 부각하려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 사태 역시 정부의 ‘경제적 무능’ 탓으로 규정하고 정부여당을 압박하려는 모양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쟁점화될 수 있는 사안이지만 야당이 정부 때리기에 혈안이 될 상황은 아니다”라며 “자본의 세계화 현상 속에서 글로벌 기업을 보유한 우리나라가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을 지까지 포함한 대책 마련을 위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GM 경영정상화 지원 분수령 맞아
한국GM 사태가 중요한 분수령을 맞았다. 우리 정부의 지원 여부가 달린 재무실사가 본격화되며, GM 본사의 투자와 신차배정이 달린 한국GM 노사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과 관련한 노조측 요구안도 마련된다. 3월12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한국GM에 대한 실사에 착수했다. 실사 담당 기관으로 선정된 삼일회계법인은 그동안 경영난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이전 가격과 본사 관리비, 기술 사용료, 인건비, 금융비용 등을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과 GM은 그동안 실사 범위와 기간을 놓고 이견을 보이며 실사 착수를 미뤄왔으나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방한해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밝히는 한편 조속한 실사 착수를 요구하면서 실사 착수가 이뤄지게 됐다. 다만 산업은행은 한국GM 노동조합의 실사 참여 요구에 대해 “객관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산은 관계자는 “실사의 원칙은 신속, 정확, 객관성”이라며 “누구의 입김도 들어가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산은이 실사하는 것도 아니고 제3의 회계법인이 실사하는 것”이라며 “GM이 직접 실사에 참여하는 것도 아니고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속, 정확, 객관성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은 배제해야 한다”며 “노조의 요구는 객관성에서 시비가 걸릴 수 있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GM 쪽에서 받아들이겠냐”고 반문했다. 

한편 GM은 산은에 27억달러 규모 차임금 전액을 출자전환하고 글로벌 시장에 판매할 2개 차종을 한국지엠에 배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대신 신차 배정에 따른 기술 도입 및 신규설비 투자에 드는 비용 28억달러(약 3조원) 중 산은의 지분율만큼을 부담해 줄 것을 요청했다. 산은이 보유한 한국GM 지분이 17%라는 점을 감안하면 산은의 부담액은 5000억원 정도다. GM은 또 부평공장과 창원공장 등을 외국인 투자지역으로 지정받기 위해 조만간 신청서를 제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최근 진행되는 실사 결과에 따라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한국지엠에 대한 산은의 투자와 정부의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 검토 등이 이뤄질 수 있다. 다만 이전 가격과 본사 관리비, 기술 사용료 등이 부당하게 책정돼 GM이 한국GM으로부터 이득을 취하고, 그로 인해 한국GM이 경영난에 빠지게 됐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을 경우 우리 정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공식적으로는 한국GM에 대한 GM의 부당이득 편취가 발견된다면 지원할 수 없다는 게 정부 입장이지만, 그동안 GM이 정부 지원이 없으면 한국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다는 속내를 드러낸 상황이 부담이다. 이미 GM 철수에 따른 고용대란을 우려해 협상 테이블에 앉은 상황이라 정부가 지나치게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가 실사 이후 GM 측에 일부 사안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고 GM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양측의 한국GM에 대한 경영 정상화 지원은 계속해서 늦어질 수도 있다. GM 본사가 투자와 신차배정 등 한국GM 경영정상화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인건비 절감 방안에 대한 노조의 동의 여부도 분수령을 맞는다. 사측은 지난 3월6일 임단협 4차 교섭에서 각종 인건비 절감 방안을 담은 교섭안을 제시했으며, 노조는 이를 검토한 뒤 요구안을 만들어 3월15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확정한 뒤 다음번 교섭에서 회사측에 제출할 예정이다. 회사측 제시안에는 임금 동결은 물론 성과급·격려금은 지급하지 않고 각종 복리후생비를 축소하며, 정기승급과 승진도 유보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단협 조항에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실시도 포함됐다. 노조는 이 같은 사측 제시안에 ‘경영실패 책임을 조합원에게 전가시키는 파렴치한 행위’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회사의 존속 여부가 달린 문제라 무리한 요구를 내놓기는 힘든 상황이다. 노조 집행부는 사측의 인건비 절감 요구를 일부 수용하면서도 조합원들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절충점을 찾는 데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폐쇄를 앞둔 군산공장 근로자들 중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은 나머지 인원들에 대한 전환배치 등 고용보장 요구가 쟁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산은은 현재 진행 중인 한국GM에 대한 실사를 4월 하순까지 진행하고 지원이 필요하면 지분율(17.02%)만큼 담보부 단기 브리지론 형태로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GM 측에 전달했다. 산은은 지난 3월14일 GM 측에 조건부 단기 브리지론을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다만 실사 협조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제공을 하지 않겠다는 단서도 붙였다.

산은 관계자는 “GM 측의 자료 제공 등 실사에 대한 성실한 협조와 확실한 담보가 전제”라며 “산은 지분율만큼 단기 브리지론 형태로 GM 측에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GM 측은 실사 기간 중 한국GM의 운영자금이 부족하면 그 일부를 산은이 대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실사 전부터 계속해서 이견이 있었던 실사 기간도 조건부로 합의했다. 산은은 물리적인 시간 등을 이유로 실사에 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봤고, GM 측은 빠른 실사를 이유로 1~2개월 안에 끝내길 희망했다. 실사 기간에 대해 산은은 “GM 측이 성실하게 자료를 제공한다는 전제하에 일단 2개월로 합의했다”며 “GM 측의 협조 여부에 따라 변동될 수도 있다”고 했다. 산은은 GM 본사에 한국GM에 대한 신차 배정을 신속히 확약하고 정부와 합의한 3대 원칙에 부합하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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