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8.7.19 목 18:27 전체기사 l 기사쓰기 l 자유게시판 l 기사제보 l 구독신청 l 광고안내 l 회사소개
> 뉴스 > 시사·이슈
     
사회 각 분야로 확산되는 미투 운동
2018년 04월 02일 (월) 23:39:01 황태희 기자 hth@newsmaker.or.kr

미투 운동이 전 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월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미투 운동의 불길은 문화예술계를 강타한 이후 종교계, 정치권을 넘어 대학가, 직장 등 사회 전 분야로 옮겨 붙는 모양새다.

황태희 기자 hth@

일각에서는 검찰과 문화예술계에서 시작된 미투 물결이 정치권, 의료계, 대학 등을 거쳐 아직까지는 잠잠한 공공부문, 교육계, 체육계 등에도 이어져 그동안 감춰져 있던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도 ‘미투’ 가해자
지난 3월5일 JTBC <뉴스룸>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정무비서였던 김지은 씨가 출연, 안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방송에는 지난해 6월 말부터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수행비서로 근무를 시작했으며 정무비서로 근무했던 김지은 씨가 손석희 앵커와 인터뷰를 나눴다. 김 씨는 “수행비서를 맡은 8개월 동안 4차례 성폭행과 함께 수시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간 용기를 내지 못하다가 미투 운동이 이어진 지난 2월에도 성폭행이 이어지자 검찰에 고소하고 언론에 알리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성폭행 전후 안 지사와 수시로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을 통해 대화를 했다고도 주장했다.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대화 내용이 자동으로 지워진다. 미투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퍼져나갔을 때도 성폭행이 있었다. 김씨는 성폭행 다음날 안 지사가 연신 사과를 한 텔레그램 내용도 공개했다. 특히 김 씨는 지난해 7월 러시아 출장과 지난해 9월 스위스 출장 등 수행 일정 이후 성폭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매일 얼굴을 봐야 하는데 어떻게 얼굴을 붉히는가”라며 당장 이를 거부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 씨는 또 “안 지사가 최근 밤에 저를 불러서 미투에 대한 얘기를 했다”며 “불안한 기색을 보였던 것 같은데, 저한테 ‘미투를 보면서 그게 너에게 상처가 되는 건 줄 알게 되었다. 미안하다. 너 그때 괜찮느냐’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래서 오늘은 안 그러시겠구나 생각했는데, 결국엔 그날도 또 그렇게 했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이날이 2월 25일이라고 덧붙였다. 김 씨는 안 지사가 사과했다고도 밝혔다. 김 씨는 안 지사가 “너를 가져서 미안하다. 너에게 상처 줘서 미안하다. 내가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부끄러운 짓을 했다”고 사과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안 지사의 합의하에 성관계 했다는 주장은 거짓이다. 안 지사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인터뷰 이후 저에게 다가올 수많은 변화들, 충분히 두렵다. 그러나 저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안희정 지사다”고 밝혔다.

김 씨는 “방송을 통해 국민들에게 보호 받고 싶다"면서 "제가 보호 받는다면 다른 피해자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언급한 피해자에 대해 손석희 앵커가 “안희정 지사에 의한 피해자냐”고 묻자 김 씨는 “그렇다”고 답하며 안 전 지사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은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고 밝혔다. 김씨의 폭로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추미애 대표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안 지사에 대해 출당 및 제명 조치 결정을 했다. 안희정 지사도 3월6일 새벽 도지사직을 사퇴했다. 김씨가 방송에서 안 지사의 성폭행을 폭로한 지 불과 4시간 여 만이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며 “저로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지은씨에게 정말 죄송하다”는 말로 운을 뗐다. 안 지사는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며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다. 모두 다 제 잘못이다”고 밝혔다. 김씨가 성폭행 사실을 폭로하자, 즉각 안 지사 측에서는 ‘합의에 의한 성관계’를 주장하며 성폭행 사실을 부인한 바 있다. 안 전 지사는 이어 “오늘부로 도지사 직을 내려놓겠다”며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다시 한 번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 안희정 올림”이란 말로 맺었다.

김기덕 감독, 여배우 상대로 성폭행·추행
지난 3월6일 MBC <PD수첩>에선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이 방송됐다. 이날 김기덕 감독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배우들의 인터뷰가 방송돼 충격을 안겼다. 2017년 김기덕 감독을 폭행, 모욕죄 등의 혐의로 고소한 여배우 A씨. 그녀는 2013년 영화 촬영 현장에서 일어난 일을 4년 뒤에 고소했고 김기덕 감독은 연기지도 중에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런가운데 여배우 A는 그 일에 대한 또 다른 내막이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2013년 ‘뫼비우스’에 캐스팅 됐는데 촬영 이틀 만에 중도하차했다”고 밝혔다. 촬영 며칠 전에 그녀는 김기덕 감독, 조재현, 또 다른 여성과 레지던스 숙소 식당에서 함께 회식을 했다고 말했다. 그때 김기덕 감독이 동석한 여성과 올라가며 보는 눈이 있으니 함께 가달라고 말했고 그녀는 원치 않았지만 방 앞까지만 가달라는 부탁에 응했다는 것. 그러나 복도에서 그는 연기에 대해 버럭 화를 내면서 그녀가 방으로 들어가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것. 그녀는 “셋이 같이 자자고 하더라. 성관계를 요구했다. 너무나 끔찍했다. 심장이 너무 뛰더라. 안당해본 사람은 모를 거다”고 당시 끔찍한 상황을 털어놨다. 그의 제안을 거부하고 그곳을 뛰쳐나온 이후 그녀는 영화에서 중도하차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인 여배우 B씨 역시 충격적인 증언을 했다. 신인배우였던 그녀는 김기덕 감독과 만난 자리에서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김기덕 감독이)‘너의 유두가 핑크색이냐? 아니면 검은색이냐?’이렇게 이야기하더라. 처음에는 이해를 잘 못했다”며 이어 더욱 노골적인 질문이 이어졌고 화장실에 간다는 핑계로 그곳을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여배우 C씨는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충격을 안겼다. 그녀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며 당시 촬영장 숙소는 지옥 같았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영화촬영이 시작됐고 배우들과 스태프가 합숙소에 함께 지냈다. 여자를 겁탈하려고 그들이 하이에나처럼 문을 두드렸다”며 당시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자신은 물론 단역배우들 역시 그들의 타깃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이 승승장구 하는 모습을 보며 더욱 힘든 시간을 보내야했다고 털어놨다.

한편 이날 김기덕 감독은 제작진에게 문자로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그는 “저는 영화감독이라는 지위로 개인적 욕구를 채운 적이 없고 항상 그 점을 생각하며 영화를 찍었습니다”고 말했다. 키스를 한 적은 있다고 밝히며 “이 점은 깊이 반성하며 용서를 구합니다. 그러나 동의 없이 그 이상의 행위를 한 적은 없습니다”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현재 경찰은 영화감독 김기덕씨와 사진작가 ‘로타’, 김덕진 천주교 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의 여성인권활동가 성추행 사건과 명지전문대 연극영상학과 교수들의 제자 성추행 의혹 등 15명에 대한 내사를 진행 중이다. 이밖에 영화배우 조재현씨 등 나머지 30명에 대한 성폭력 의혹은 내사에 앞서 피해자 접촉 등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미투 수사와 관련해 일선 경찰서는 서장이, 지방청은 수사를 담당하는 2부장 체제로 수사를 강화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언론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상에 언급 중인 유명인 관련 폭로 사안도 추가로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서도 30여 건의 미투 관련 법안 쏟아져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자는 이른바 ‘미투 응원법안’이 쏟아지며 법 개정 움직임이 활발하다. 3월11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말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폭력 고발 이후 현재까지 발의된 미투 관련 법안은 30여건에 이른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 11건,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7건, 형법 개정안 6건,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안 5건,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 3건,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제정안 1건 등이다. 최근 발의 법안들은 특히 성폭력처벌법을 개정해 가해자 처벌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죄의 형량을 상향조정하거나 공소·소멸시효 연장, 우월적 지위에 대한 해석 범위를 확대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정부도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죄의 최고 형량을 2배 이상 늘리는 개정안을 추진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 밖에 다양한 여성폭력 피해자 보호·지원 정책을 포괄하는 ‘여성폭력방지기본법'과 다양한 형태의 직장 내 괴롭힘 처벌 근거가 담긴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피해근로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도 있다. 그러나 가해자 처벌 강화에만 초점이 맞춰지는 데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조주은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그동안 가해자 처벌 수위가 약해서 성범죄가 드러나지 않은 게 아니라 가해자를 지목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감춰졌던 것”이라며 “양형 기준을 올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하는 순간 ‘꽃뱀’으로 몰리고 소송을 통해 불이익을 받는 현실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피해자가 안심하고 신고할 수 있는 환경부터 조성하고, 이후에 가해 행위에 맞는 징계나 처벌이 이뤄지도록 제도 정비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성폭력 가해자에게 역고소 빌미를 주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1항)’를 폐지하자는 법안들이 눈에 띈다. 현행법은 허위사실이 아닌 진실을 말해도 상대방의 명예가 훼손됐을 경우 최대 징역 2년이나 벌금 500만원에 처하고 있어, 피해자가 고발할 용기를 사전에 꺾어버린다는 지적이 있었다. 공익 목적의 고발일 경우 형법상 위법성 조각 사유로 인정받기는 하지만 긴 재판 과정을 거친 후에야 최종 판단이 나오기 때문에, 피해자는 가해자로부터 ‘무고’라는 공격을 받으며 고통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 이 때문에 아예 해당조항을 삭제하거나 성폭력 피해자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는 개정안도 나왔다. 문제는 처리 의지다. 법제사법위원회와 법무부 등이 관련 법안 처리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사실적시명예훼손의 경우 이미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6년 관련 법안을 발의했는데,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이다.

지난해 말 법안 심사 당시 야당뿐 아니라 법무부도 “신중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만 냈을 뿐 심도 깊은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19대 국회에서도 같은 취지의 법안이 임기만료로 자동폐기된 바 있다. 주무부처인 법무부도 소극적이다. 이달 8일 발표된 정부 차원의 ‘미투 대책’에서도 법무부는 폐지 여론에 대해 오히려 “피해자도 과거 피해 사실을 폭로 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해 “위법성 조각사유를 더 적극적으로 적용하겠다”는 수준의 대책을 내놓는 데 그쳤다. 다만 이번에는 ‘미투’ 운동의 물결이 워낙 거센 만큼, 법사위도 더 적극적으로 처리하라는 압박을 받을 가능성은 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관계자는 “법사위에서 다른 범죄와의 형평성을 들어 보수적으로 심사하기 때문에 논의 진행 속도가 더디고 통과가 어렵다”며 “이번엔 각 당에서 미투 법안 처리를 주요 과제로 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 다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NM

ⓒ 뉴스메이커(http://www.newsmaker.or.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뉴스메이커About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10-999 서울특별시 종로구 신문로1가 163 광화문오피시아빌딩 14층 뉴스메이커 | 전화 : 02-733-0006 | 팩스 : 02-733-0009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상호
뉴스메이커는 (주)뉴스메이커에서 발행하는 시사종합월간지로서 특정언론과는 전혀 무관한 완전한 자유 독립 언론입니다.
뉴스메이커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뉴스메이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make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