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및 수도권의 교통이 한층 더 편해질 전망이다. 우선 지난 6월 1일부터 반세기 동안 국민의 발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무궁화호를 대체할 차세대 친환경 열차 ‘누리로’가 서울역과 신창역 구간에 시속 150km/h로 본격 운행을 시작한 것. 오는 2020년까지 무궁화호 열차를 대체할 예정인 신형열차 누리로의 가장 큰 특징은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해 친환경성을 높인 열차라는 것이다. 또한 서울과 문산역을 잇는 경의선 전철이 7월 1일 개통과 함께 운행을 시작하며, 강서구 개화역부터 강남의 신논현역까지를 잇는 서울지하철 9호선 역시 곧 개통을 할 예정이어서 철도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편의가 한층 높아질 예정이다. 또한 현재 2010년 개통을 앞두고 있는 중앙선 망우역에서 경춘선 금곡역간의 경춘선 전철 부분개통 사업도 발 빠른 진척을 보이고 있어 곧 서울에서 춘천까지 여행할 때에도 전철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6월 1일부터 서울역과 신창역 사이에서 운행된 신형열차 누리로의 모습

KTX 개통 5주년을 맞이하면서 우리나라 대표 수송열차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누리로’의 개통 소식은 철도를 이용하는 승객들에게 매우 기분 좋은 소식일 것이다. 특히 KTX가 전기로 운행하는 열차이기에 친환경성 문제에 더욱 가깝게 다가간 이점을 생각해보면 누리로 역시 친환경성 문제에서만큼은 타 교통수단보다 월등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용객 편의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동권 보장을 고려해 휠체어석(전동 휠체어석 2석, 일반 휠체어석 5석, 노트북석(14석), 수유실, 장애인용 승강설비와 화장실 등을 갖추고 있어 기존 무궁화호 열차보다 한결 여유롭게 만들어졌다는 평가이다. 좌석 규모는 총 263석으로 4량 1편성이며, 의자간격은 올 하반기부터 도입될 KTX-II와 동일하다. 6월까지 평일 하루 11회, 주말 하루 6회씩 운행되던 누리로는 7월부터는 하루 22회로 확대되며 열차운임과 운영방식은 기존 무궁화호 열차와 동일하게 적용돼 승객들의 혼란을 줄였다. 한편 정차역은 서울역을 시작으로 용산, 영등포, 안양, 수원, 오산, 서정리, 평택, 성환, 천안, 아산, 온양온천, 신창역 등 총 13개 역에 정차하게 된다. 이번에 도입된 누리로는 기존의 무궁화호와 당분간 병행하면서 운행하게 된다. 기존 무궁화호의 차량 내구연한이 종료될 때마다 추가로 도입돼 오는 2020년에는 대부분의 무궁화호 열차가 누리로로 바뀌게 될 전망이다. 또한 1974년부터 운행하던 새마을호 열차도 오는 2011년부터 ‘비츠로(Vitzro, 신형 쾌속 EMU)’로 개명하고 신형열차로 대체돼 운행될 계획이다. 비츠로는 ‘빛’과 ‘길’의 합성어로서 최고시속 180km/h의 쾌속 열차로 ‘빛처럼 빠르게 달리는 열차’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존 지하철과의 차별화 및 서비스 극대화
한편 강남지역 동서를 가로지르는 서울지하철 9호선도 개통을 앞두고 있다. 본래 지난 6월 12일 첫 운행을 개시할 계획이었지만 시스템상의 문제가 발견돼 개통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 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시스템을 정상 복구해 조만간 개통을 하겠다는 서울지하철의 강한 의지가 엿보이고 있으며 그만큼 완벽한 시스템을 갖춰 승객들에게 최대한의 편의를 도모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 7일부터 22일까지 하루 오전 10시와 오후 2시 2회씩 시승열차를 통해 일반인들에게도 공개된 지하철 9호선은 일단 넓고 시원한 시설과 분위기가 돋보인다는 의견이다. 전 역에 모두 스크린 도어가 설치돼 승객들의 사고를 철저히 예방하고 있으며, 기존 지하철보다 2cm 더 넓어진 여유로운 좌석, 2종(160, 170cm)으로 설치된 승객맞춤형 손잡이, 필요한 정보수신이 가능한 LCD 모니터 등을 설치했다. 또한 9호선은 이른바 ‘5無 시스템’이라는 경영 시스템을 추구하고 있다. 5無 시스템이란 ‘無역장, 無역무실, 無매표소, 無현업사무소, 無숙직’을 통칭하는 혁신적인 경영기법으로 기존의 지하철과는 달리 역무실을 설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거장에 설치된 편의점에서 카드충전 및 판매를 하는 등 운전ㆍ운영ㆍ유지관리 전 분야에 걸쳐 조직 및 인력을 슬림화하고 서비스의 수준을 높이는 앞선 운영 시스템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일부 어린이나 노인들을 기존의 시스템과 크게 다른 운영방식에 적응하지 못해 이용 중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9호선 관계자는 “쉽고 알아보기 편리한 안내문 장착과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이용의 어려움을 최소화할 것”이라 밝혔다. 9호선은 지하구간으로는 최초로 급행열차를 운행할 예정이며, 1단계로 개통되는 25개 역 중에서 9개 정거장이 급행으로 운영되고, 급행열차는 20분 간격으로 일정하고 운행된다. 운행되는 급행 정차역은 김포공항역, 가양역, 염창역, 당산역, 여의도역, 노량진역, 동작역, 고속터미널역 그리고 신논현역으로 구성돼 있으며 김포공항역에서 신논현역까지의 소요시간은 약 30분으로 강서에서 강남까지 30분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한편 9호선은 불연성 내장재 사용으로 더욱 안전한 차량안전시스템을 추구하고 있으며 경로석 자리의 한쪽 코너에 사회적 약자인 임산부, 장애인 등의 안전을 위한 유모차 및 휠체어용 안전벨트를 설치했다. 또한 열차 간 연결 통로문을 없애고 폭을 확대시킨 개방통로가 사용되며 전철 운행 중 비상발생시 긴급 대피할 수 있도록 열차의 앞과 뒤로 각각 비상문을 설치한 것이 인상적이다. 개통과 함께 4량 1편성으로 운행될 9호선은 운행 이후 상황을 고려해 6량으로 늘릴 계획이다. 한편 운임을 둘러싸고 서울지하철과 서울시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졌지만 결국 기존 지하철과 동일한 요금체계를 구축하기로 해 이용객들의 운임 부담이 한층 줄어들었다.

7월 1일 경의선 전철 개통, 급행운행으로 한층 빨라져
오는 2010년 경춘선 1단계 개통 예정으로 수도권 전철화 완료
7월 1일부터는 수도권 전철 경의선의 1단계 복선 전철화 사업이 완료돼 파주시 문산역까지 연장 운행된다. 코레일은 경의선 복선전철화사업 1단계 구간(17개역, 38.8km)이 개통돼 7월 1일부터 서울시 마포구 디지털미디어시티역(DMC역)부터 파주시 문산역 간 전철을 운행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단선 철로에 디젤열차가 운행되었던 경의선은 복선 전철구간으로 바뀌어 열차의 운행 간격이 현행 1시간에서 10~15분으로 단축되며 열차 운행횟수도 현재 하루 평균 38회에서 150회로 늘어나게 되고 DMC(성산)역과 대곡역에서는 각각 서울지하철 6호선과 3호선으로 환승이 가능하다. 총 150회 운행 열차 중 46회는 서울역까지 연장 운행하며 출근시간대 하루 1회씩 문산역에서 서울역간 급행열차가 운행된다. 급행열차는 서울, 신촌, DMC, 대곡, 백마, 일산, 탄현, 금릉, 금촌, 문산 등 10개 역에 정차하게 되며 급행열차를 이용하면 서울역에서 문산역까지 52분이 걸리고 일반전철은 65분이 소요된다. 철도운임은 기존의 전철 운임과 동일한 체계이며 서울역에서 문산역까지는 1600원으로 기존 디젤열차 운행시 1400원보다 200원 비싸지지만 가까운 구간은 기본 900원으로 이용할 수 있어 오히려 더 저렴해진 운임체계를 느낄 수 있다. 코레일의 박춘선 광역철도사업본부장은 “이번 경의선 1단계 개통으로 수도권 전철이 문산까지 연장돼 문산과 파주, 일산 일대 수도권 북부 주민들의 교통편의는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 밝혔다. 경의선 복선 전철화 사업은 이번 DMC역부터 문산역까지 1단계 구간에 이어 오는 2012년 말 용산역부터 DMC역의 7.5km 2단계 구간이 개통될 예정이다. 1단계 구간이 완공돼 전철의 운행이 시작되면 기존 고양시에 위치한 강매역은 폐역 처리되며 성산역은 6호선 수색역에서 앞에서 언급한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으로 바뀐다. 또한 2단계 구간까지 모두 완공되면 환승역은 대곡, DMC외에 홍대입구(2호선)와 공덕(5, 6호선)역이 추가되며 월롱역과 금촌역 사이에 이대역, 운정역과 탄현역 사이에는 야당역이 설치되며 문산역 북쪽의 운천역과 임진강역 그리고 도라산역은 기존 디젤열차를 배치해 운행할 예정이다. 한편 경춘선 전철 사업은 2010년까지 망우역에서 금곡역간 17.2km가 가장 먼저 완공될 예정이며, 망우역과 갈매역 중간 지점에 신설되는 신내역만 2011년에 개통될 예정이다. 경춘선 전철이 개통되면 현재 성북에서 갈매역 사이 구간은 폐선 처리될 예정이며 폐선되는 화랑대역과 갈매 구간은 버스 전용도로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전철화 사업에 따라 각 역과 철로의 위치가 조금씩 바뀌게 되는데 우선 호평지역의 5.4km가 기존 구간에서 새로 이설되며 강촌역은 북한강가에서 구곡폭포 가는 길 산 속으로 이설된다. 청량리와 망우역은 기존 청량리역의 중앙선, 태백선, 영동선 운행 등과 맞물려 용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경춘선 전철은 망우역 혹은 신상봉역을 시종착역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별내 신도시 개발에 따라 갈매와 퇴계원역 사이에 별내역이 신설돼 2011년부터 운행에 들어가는 등 경춘선 전철화 사업 진척에 따라 주변의 역 변화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누리로의 승차감을 표현하자면 만족 그 자체였다. 출발부터 미끄러지듯 하는 부드러움, 거침없는 가속력, 시속 130km를 넘나드는 고속주행 상태에서의 안정감, 놀라운 정숙성 등은 일본 기차여행에서 느끼던 특급 승차감이었다.” 누리로를 승차해 여행했던 한 네티즌의 소감이다. 철도 강국의 일본을 아직은 따라잡지 못하는 아쉬움은 크지만 점차 철도 이용객들이 늘고 철도에 대한 애정을 가진 이들도 늘어감에 따라 철도 서비스에 대한 요구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개통 초기에만 해도 이용객들이 적어 실패한 사업으로 꼽혔던 KTX도 개통 5년이 지난 지금에는 지속적인 홍보와 이미지 캠페인 덕분에 평일에도 웬만큼 좌석을 채우고 운행할 정도로 우리나라 대표 열차로 자리잡고 있으며, 누리로 역시 승객들의 큰 호응 속에 7월부터는 운행 횟수를 늘릴 계획이다. 또한 현재 기존 경인선 구간 외에 경부선 천안역 및 장항선 신창역, 경원선 소요산역, 중앙선 국수역까지 개통된 수도권 전철은 앞으로도 중앙선은 용문역까지 연장 개통될 예정이며 신분당선, 용인선 전철도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앞으로 수도권의 교통은 더욱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전 구간이 전기로 운행되기 때문에 친환경성을 더욱 높이고 있기에 수도권 전철의 이용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도 세계 상위권의 철도 국가로 더욱 위상이 높아질 전망이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