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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과 소통은 생태의 기본 원리
2018년 04월 02일 (월) 22:39:05 이은주 밝은 성 연구소 원장 webmaster@newsmaker.or.kr

▲ 이은주 한의사
인간의 건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양과 운동이다. 즉 먹는 것과 살아 움직이는 행위가 지속되어야 한다. 단지 지속한다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다. 올바른 형식과 내용으로 지속되어야 한다. 잘못 먹으면 오히려 독이 되고 잘못 움직여도 몸에 무리가 온다. 균형 있는 식사(영양공급), 균형 있는 신체활동(운동)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여기에 하나 더 중요한 요소를 더해야 한다. 바로 성생활이다. 동양의학에 <소녀경>이란 고전이 전해오는 것은 성생활의 중요성이 음식이나 신체활동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다수 성생활은 남녀관계를 통해서 유지하게 되지만, 그 행위 자체가 성생활의 전부는 아니다. 쾌감 뒤에 숨어 있는 보다 큰 목표는, 인간에게서 음기와 양기의 균형을 유지하고 기운이 활발히 소통되게 하는 데 있다. 고대의 명의들이 교접의 방법론을 중심으로 한 방중양생법(房中養生法)들을 책으로 남긴 것이 많은데, 이는 남녀사이의 교접이야 말로 몸에서 음기와 양기를 강화하고 운행하는 데 있어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접이 아닌 운동법으로 그것을 대신하는 수단도 있다. 이를테면 퇴계 선생도 피력하셨던 활인심방(活人心方)이라든지, 송당 선생의 활인신방(活人新方)을 예로 들 수 있다. 섹스의 방법을 동원하든 활인법을 동원하든, 그 목표는 한 가지다. 몸 안에서 음양의 기운이 균형 있게 존재해야 하고, 또 두 가지 기운 사이에 원활히 소통이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근래 우리 사회는 ‘적폐청산’을 외치는 소리가 높다. 적폐란 말은 ‘폐단이 쌓인 것’을 말한다. 여러 폐단이 개선되지 않고 축적됨으로써 마침내 사회가 병리현상을 일으켰으니 그것을 청산하자는 요구일 것이다. 사람의 몸이나 어떤 조직, 나아가 어떤 사회를 막론하고, 모든 유기체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는 음양의 균형과 원활한 흐름이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즉 밝은 면과 어두운 면, 높고 낮음, 차고 뜨거움, 앞과 뒤 사이에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고, 서로 간에 적당한 균형이 유지되지 않으면 건강을 잃고 병이 생기게 된다.
사회적 병인인 ‘적폐(積弊)’에 견줄 수 있는 인체의 현상을 한의학 개념에서 찾아보자면 ‘적취(積聚)’ ‘적기(積氣)’ ‘옹저(癰疽)’와 같은 것들을 들 수 있다. 인체의 각종 암(癌)까지도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것을 예방하는데 균형 잡힌 식생활(영양), 운동과 성생활은 꾸준히 지속되는 것이 좋다. 양기든 음기든, 어느 한쪽으로 기운이 몰리면 기혈의 순환이 방해를 받는다. 몸 안에 기혈의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적취가 발생하고, 거기서 병이 생긴다.

현대인의 주요 질병인 각종 암은 긴 시간에 걸쳐 몸 안에 적취가 축적되고 더욱 악화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호흡과 식사를 통하여 인체에 유해한 독성물질들이 몸 안에 축적되고 운동부족과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로 인해 순환이 더욱 방해를 받을 때 몸 안에서 암은 자라난다. 성생활은 이러한 스트레스나 순환장애를 해소하는 데 있어 잘 설계된 운동 못지않게 효과가 있다. 몸을 골고루 사용하여 물리적인 운동효과가 크다는 점도 있거니와, 보다 중요한 것은 엔돌핀 등 호르몬의 원활한 분비가 촉진되어 마치 몸 곳곳에 윤활유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안겨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방법이 잘못된 운동이 건강에 역효과를 가져오는 것처럼, 잘못된 성생활 또한 역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소녀경>의 서두에서 교접할 때마다 피로가 가중되어 이제 여자를 멀리하겠다는 황제(黃帝)의 말에 채녀가 답한 핵심도 그것이다. “성생활은 계속 유지하는 것이 건강에 좋으나, 잘못된 성생활은 몸을 오히려 망치게 한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잘못된 성생활이란 우선 무절제하고 불결한 성생활을 꼽을 수 있다. 무절제하다는 것은 지나치게 방사 횟수가 많고 주변에 대한 배려 없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애정행각 같은 것을 말한다. 긴장, 두려움 가운데서 벌이는 섹스는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를 동반하기 때문에 몸을 해치는 섹스가 된다. 이것은 스모그 먼지 속에서 격한 운동하거나 담배를 피우면서 달리는 경우처럼 오히려 몸을 망치는 운동에 비할 수 있다. 방중술 가운데 ‘접이불루’, 교접하되 사정하지 않는다는 비법이 전해지고 있는데, 이것은 남성의 경우 양기를 북돋우면서 유실하지 않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다만 너무 배설을 참으면 정(精)이 고여 옹저가 생긴다 하였다. 전립선 건강을 위해서는 접이불루의 기법을 사용하면서도 주기적으로 한 번씩은 방사를 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된다. 정상적인 성생활이 불가능할 때라도 자위 등의 방법으로 주기적인 배설을 하는 것이 건강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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