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 충무로 캐스팅 1순위로 통하는 송강호가 숱한 영화 제안 속에 차기작으로 영화 <나랏말싸미>를 확정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나랏말싸미>는 훈민정음 창제에 얽힌 이야기를 역사에 기반에 풀어내는 영화다.

장정미 기자 haiyap@

<나랏말싸미>는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과 그를 돕지만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사극으로, <사도>,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등을 집필한 조철현 전 타이커픽쳐스 대표의 감독 데뷔작이다. 조철현 대표는 <나랏말싸미>를 10여년 동안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영화계 최대 기대작으로 급부상
영화 <나랏말싸미>는 백성을 위해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과 그와 함께 했지만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송강호는 <나랏말싸미> 시나리오와 오랜 인연을 갖고 있는 조철현 감독에 대한 신뢰로 출연을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송강호는 <나랏말싸미>에서 훈민정음 창제에 모든 것을 건 세종대왕 역을 맡는다. 박해일은 세종과 함께 훈민정음을 창제했으나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조선의 승려 신미 스님역을 맡게 됐다. 어진 성품과 성정으로 세종과 뜻을 함께 하는 소헌왕후 역은 전미선이 맡아 웰메이드 사극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영화 <나랏말싸미>는 올 하반기 촬영에 돌입한다. 송강호는 주인공인 세종대왕 역을 수락하면서 영화에서 횟수로 6번째 실존인물을 연기하게 됐다.

▲ 배우 송강호

특히 <나랏말싸미>는 송강호가 주연을 맡으면서 올해 영화계 최대 기대작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이다. 무엇보다 역사가 기록한 최고의 인물 중 한 명인 세종대왕을 직접 그린다는 사실에서 관심은 증폭되고 있다. 최근 특히 주력하는 실존인물 연기의 ‘완성판’이라는 시선도 따른다. 한편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영화 <패러사이트(기생충)>(가제)에도 출연한다. <패러사이트>는 2009년 개봉한 ‘마더’ 이후 봉 감독이 10년 만에 선보이는 한국영화이자, 그의 7번째 장편영화다. 앞서 봉준호 감독은 <패러사이트>에 대해 “영화에 기생충은 등장하지 않는다”며 “호러도, SF 장르도 아닌, 독특한 가족이 중심이 되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가족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특징을 언급했다. 이 때문에 그 가족을 이룰 구성원들이 초미의 관심사였다. 먼저 일찌감치 트리플 1000만 배우 송강호가 주연으로 캐스팅 돼 4번째로 봉 감독과 호흡을 맞춘다. 그리고 송강호의 아들은 <옥자>에서 인상적인 캐릭터로 열연했던 최우식이, 딸은 <검은 사제들>로 주목 받은 박소담이 맡는다. 이들의 엄마이자 송강호의 아내 역에는 <우리들>, <용순>, <밀양> 등에 출연한 장혜진이 캐스팅 됐다. 다양한 경력과 색깔을 지닌 배우들이 한데 모여 펼쳐낼 조화와 호흡이 더욱 기대를 모은다.

뚝심과 재치 어우러진 신성불가침의 연기력
연극배우 출신의 송강호는 1~2년 단역생활을 거쳐 1997년 <넘버 3>에서 삼류 폭력조직 두목 조필 역을 맡아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조용한 가족>, <쉬리>, <반칙왕> 등으로 주연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그리고 <공동경비구역 JSA>를 통해 국민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후 그의 곰 같은 뚝심과 재치로 버무린 신성불가침의 연기력은 <사도>와 <밀정>에서 최고조의 기량을 드러냈다. <사도>에서 40대에서 80대까지의 영조를 연기한 송강호는 얼굴 표정과 안면근육은 두터운 특수 분장에 가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그는 눈빛과 목소리 톤의 변화로 웬만한 배우는 흉내도 낼 수 없는 다양한 심리를 변주해냈다. 이러한 송강호를 영화인보다 더 사랑한 것은 역시 관객들이었다. 비록 흥행은 기대에 못 미쳤더라도 작품성으로 높은 평가를 받으며 꾸준히 회자되는 작품도 많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그의 이러한 행보가 20년 동안 꾸준히 이어졌다는 점이다. 그렇게 송강호와 관객 사이엔 오랜 시간에 걸쳐 두터운 신뢰와 애정이 쌓였다. 이는 연기력은 물론이고, 작품을 선택하는 눈과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