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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에도 어김없이 찾아온 판타스틱 여행
제1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7월 16일부터 26일까지 열려
2009년 07월 11일 (토) 13:23:07 김희준 juderow9@paran.com

페스티벌 레이디에 영화배우 이영진 선정

매년 여름 판타스틱의 세계로 관객들을 초대해 온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부천영화제)가 오는 7월 16일부터 26일까지 열 세번째 여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성장과 도약’을 이번 영화제의 방향으로 잡은 부천영화제는 ‘13’이라는 숫자가 가져온 의미를 전복시키려 하고 있다. 사랑, 환상, 모험을 키워드로 대중성을 지향하는 장르영화제답게 이전의 성공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성정과 기존의 사고를 탈피한 새로운 출발의 의미를 13에 불어넣고 있는 것. 1997년 이후 조금씩 성장하면서 세계를 대표하는 3대 판타스틱영화제로 진입하고 있는 부천영화제의 새로운 모습은 올해도 202편의 상영작과 여러 부대행사를 통해 관객들에게 소개될 예정이다. 또한 이번 영화제의 페스티벌 레이디로는 영화배우 이영진씨가 선정돼 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할 듯하다.
   
▲ 지난 6월 16일 충무로 세종호텔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과 함께 첫 출발을 알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매년 부천영화제의 인지도는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 그에 따라 안정적인 프로그래밍과 장르영화의 새로운 재능을 발굴하는데 큰 노력을 하고 있는데 그 단면이 바로 월드 프리미어의 증가이다. 올해 부천영화제를 통해 세계에 처음으로 선을 보이는 월드 프리미어는 총 38편으로 2008년 15편에 비해 23편이나 증가했다.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25편과 아시아 프리미어 57편까지 더해 뜨끈뜨끈한 신작들이 관객들에게 소개될 예정이다.

관객들의 편의를 위한 영화제의 노력 엿보여
   
개ㆍ폐막작을 시작으로 올해 소개되는 아시아 영화들은 현재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영화산업의 지도를 보여주는 동시에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독특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젊은 인재들을 아우르고 있으며 이 가운데 한국저예산 장르영화와 인도네시아의 눈부신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경쟁부문을 비롯해 각 섹션에 진출한 북미와 유럽 지역의 영화들은 장르의 전통과 저력 그리고 재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번 부천영화제는 새로운 수상 부문을 신설해 영화제에 참여한 영화인들의 사기진작에 큰 도움을 줄 예정이다. 공식경쟁 부문인 ‘부천 초이스’에 더해 올해에는 두 개의 독립적인 상을 새롭게 신설한 것. ‘오프 더 판타스틱’ 섹션의 아시아 영화들을 대상으로 하는 ‘넷팩상’과 한국 저예산장편에 수여하는 ‘후지필름이터나상’이 바로 그것이다. 이 두 부문의 신설은 앞으로 대중영화로서의 부천영화제의 위상에 어울리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영화제부터는 관객들의 편의가 한층 더 강화된다. 편리하고 친절한 셔틀버스를 위해 피판 익스프레스를 새롭게 조정했으며 노선을 효율화하고 배차간격을 줄였다. 특히 올해부터는 상영이 밤늦게 끝나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하는 관객들을 위해 서울 광화문과 강남역으로 가는 심야특별운행을 제공할 방침이며 영화제 상영 기간 동안 상영장을 집중해 관객의 이동편의성을 증가시켰다. 또한 거리 곳곳에 이벤트 공간과 전시물을 설치해 축제의 분위기를 더 실감나게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며 올해부터는 피판 상영관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중동공원에 건물을 세워 영화제의 메인 광정이 되도록 할 예정이다. 관객카페, 안내데스크, 기념품샵 등 주요 영화제 부스들이 중동공원에 세워지고 판타스틱 스트리트 등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돼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예정이다.
   

동양과 서양의 장르 대결
올해 프로그램들을 살펴보면 프로그래머들의 숨은 노력이 엿보인다. 우선 개막작으로는 일본 이와모토 히토시 감독의 <뮤, MW>가 선정됐다. 아래 위 어디로 읽어도 같은 제목으로 나오는 ‘MW’라는 단어의 영화를 선정한 것은 큰 행운이자 의미심장한 일로 여겨진다. 13회라는 숫자를 새로운 긍정으로 읽어낸 영화제의 의도처럼 이 영화 역시 여러 의미에서 기존의 영화와 상황을 뒤집으며 야심만만하게 도전하고 있으며 일본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는 처음 공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로 상영된다. 폐막작으로는 인도네시아 가렛 후 에반스 감독의 <메란타우, Merantau>가 선정됐다. 인도네시아 영화사상 최초의 무술 액션영화인 <메란타우>는 독립 예술영화부터 장르영화에 이르기까지 최근 세계 영화계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인도네시아 영화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부천영화제의 공식경쟁 부문인 ‘부천 초이스’는 예년보다 화려해진 라인업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장편의 경우 서구영화 6편, 아시아영화 6편으로 이루어져 동양과 서양의 장르 대결이라 불릴 만하다. 유럽과 북미의 작품들은 다양한 소재를 영민하게 풀어내면서 장르의 재미를 극대화하고 있으며 아시아 지역의 장르영화들도 지역성과 세계성을 함께 드러내며 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영화중에는 지난 봄 개봉해 큰 호응을 이끌어냈던 황정민, 류덕환 주연의 <그림자살인>도 부천 초이스 부문에서 상영돼 수상을 노리고 있다. 또한 부천영화제의 간판 프로그램인 ‘월드 판트스틱 시네마’ 섹션은 전 세계 장르영화의 다양하고 새로운 흐름을 가장 핵심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작들로 가득 차 있다. 탄탄한 완성도와 제작 인프라를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적 감수성이 매년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는 유럽/미주의 호러, 스릴러, 판타지, 액션 영화를 필두로 도발적인 아이디어와 기발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일본의 장르영화, 그리고 부상하는 남아시아 장르영화까지 올해의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는 부천영화제가 마련한 세계 장르영화의 핵심요약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이 부문에서는 <노르웨이의 숲>(노진수 감독), <블러디쉐이크)(김지용 김독), <불타는 내 마음>(최원섭 감독) 등 야심찬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한국 독립 장르영화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장르의 재미를 극대화하다
‘스트레인지 오마쥬’ 섹션에서는 여섯 명의 대가들이 풀어 놓는 영화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부천영화제가 자랑하는 명예의 전당인 이 섹션에서 올해 초대된 여섯 명의 감독들은 끌로드 샤브롤, 울리 에델, 이만희, 허먼 여우, 소노 시온, 다케나카 나오토 등 이름만 들어도 화려한 면모를 자랑하고 있다. 부천영화제의 박진형 프로그래머는 “영화의 최전방에서 혹은 가장 높은 곳에서 던지는 정치와 테러, 소회와 갱생, 사랑과 웃음에 대한 이야기가 놀라운 영화적 경험과 다가올 것이다”라며 이 섹션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두 번째를 맞이하면서도 이미 부천영화제의 중심적인 섹션으로 자리잡은 ‘오프 더 판타스틱’은 일본, 인도, 중국은 물론 유럽과 북미 각지에서 성공적인 평가를 받은 작품들이 모여 있다. 청춘의 고민과 예술을 향한 갈망, 도시인의 고독과 소년, 소녀의 성장통을 다룬 작품들이 다채로운 스타일로 재능을 뽐내는 이 섹션을 통해 자신의 스타일에 꼭 맞는 영화를 찾아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금지구역’ 섹션의 프로그램들은 지난 부천영화제에서의 어느 금지구역 섹션보다 더 강렬할 전망이다. 자유를 모토로 한 70년대 미국의 섹스문화, 좀비가 된 나치군인들의 습격과 멈추지 않는 사지절단, 그리고 여기에 엄숙한 성교리를 비웃는위반의 즐거움이 더해지고 있는 것. 모든 것의 경계를 무차별적으로 무너뜨리면서 진군하는 면도날 같은 영화들의 모음이라 할 수 있다. “그 뒤에 담긴 정치와 사회에 대한 비판과 풍자가 엿보인다면 당신은 이미 PiFan 매니아이다”고 박진형 프로그래머는 이야기한다. 한편 이번 영화제에서 올해 야심차게 준비한 섹션이 바로 ‘판타스틱 감독백서 : 그들만의 뱀파이어’ 섹션이다. 판타스틱 영화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영화작가들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이 섹션은 올해 뱀파이어와 사랑에 빠진 거장 감독들에게 경의를 바치는 섹션이기도 하다. 우러피안 시네마의 왕자 로만 폴란스키와 B급 호러의 제왕 토비 후퍼, 할리우드 시네마의 장인 조엘 슈마허, 그리고 장르영화의 감수성과 스타일을 독특한 작가적 세계로 녹여내는 <박쥐>의 박찬욱 감독까지 세계적 거장들의 시선에 담긴 뱀파이어 이야기의 다채로운 변주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특별전 형식으로 진행되는 ‘13’ 섹션도 이번 영화제의 큰 특징으로 다가온다. 흔히 저주의 숫자라 불리는 숫자 13은 13회를 맞은 이번 영화제에서 어느 숫자보다도 중요한 강령과 같은 매혹의 숫자이다. 13을 대표적인 저주의 숫자로 각인시킨 영화 <13일의 금요일>을 비롯해 80년대를 풍미했던 슬래셔 걸작영화들이 소개되는 ‘13’ 섹션은 최근 활발하게 리메이크 되고 있는 80년대 슬래셔 고전에 대한 부천영화제의 특별한 오마쥬로 기억될 것이다. 올 여름 국내 극장가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화제작 <주온 - 원혼의 부활> 개봉에 발맞추어 그간 <주온>시리즈를 정리하는 특별전 ‘주온 10주년’도 눈여겨볼만 할 것이다. 일본 공포영화의 흐름에 물꼬를 트고 아시아 전역의 공포영화에 영향을 미쳤으며 할리우드에서까지 리메이크 될 정도로 전 세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주온> 시리즈가 총 정리되며 영화제 상영에 맞춰 감독인 시미즈 다카시도 내한해 관객들의 호응을 더욱 클 전망이다. 이 밖에도 ‘여고괴담 전작전’과 ‘체코 SF 특별전’도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애마부인>의 이름으로 기억되는 1980년대 도시성애영화를 조망해보는 ‘한국영화 회고전 - 에로틱스케이프 : 1980도시성애영화’ 섹션에서는 정치적 암흑기와 경제적 부흥기라는 1980년대 특유의 모순적 상황 아래 활발하게 제작된 이 영화들을 통해 도시적 삶의 경험과 더불어 당시 뜨겁게 등장한 성애적 관심사들을 멜로드라마에서 스릴러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 공간 안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벌써 13회야?”라며 놀라는 관객들도 있을 정도로 부천영화제가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으리라고는 첫 1회때 에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중간에 두 개로 갈라지며 파행 운영된 아픔도 겪었지만 13회까지 이어오면서 부천영화제는 장르영화제라는 영화제의 목표를 충실히 이행해 왔다. 관객들의 입맛에 꼭 맞는 영화들을 소개하는 것 외에도 올해 두 번째를 맞는 ‘아시아 판타스틱 제작 네트워크’ 행사에서는 ‘잇 프로젝트’, ‘인더스트리 프로그램’, ‘환상영화학교’, ‘글로벌 기획개발 워크숍’ 등을 통해 영화를 사랑하고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영화제작 환경을 후원하고 나아가 이들의 작품을 전 세계에 알리는 통로가 될 전망이다. 다양한 영화와 다양한 행사가 기다리고 있는 부천영화제가 앞으로도 장르영화제로서 전 세계의 영화인들에게 깊이 각인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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