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9.5.21 화 14:10 전체기사 l 기사쓰기 l 자유게시판 l 기사제보 l 구독신청 l 광고안내 l 회사소개
> 뉴스 > 정치·사회
     
본적적인 개헌 정국 시작되다
현행 헌법서 진일보한 합의안 도출될까
2018년 03월 08일 (목) 01:15:12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정미 기자 haiyap@

민주당이 헌법 130조 가운데 90여개 조항의 수정·신설안을 발표한 데 이어 정부형태까지 사실상 당론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개헌 정국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당별로 간극이 큰 권력구조 개편 방향은 차치하더라도 기본권과 지방분권, 경제·재정 분야 등 현행 헌법에서 진일보한 합의안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9차례 개헌 ‘권력구조 개편’이 핵심
지난 9차례 헌법개정(개헌) 역사를 보면 대부분이 대통령제냐 내각책임제냐, 임기는 단임인가 중임인가, 국회는 단원제냐 양원제냐 등 주로 권력구조 개편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또 권력자들이 자신의 권력을 연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헌법을 개정해왔다. 대한민국에서는 1948년 헌법 제정 이후 총 9차례의 개헌이 이뤄졌다. 아홉 번 모두 ‘권력구조 개편’이 핵심이었다. ‘개헌’은 집권 장기화를 위한 묘수로 통했다. 독재 정권 하에서 개헌이 빈번하게 이뤄진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이승만은 2차례, 박정희는 3차례, 그리고 전두환은 한 차례의 개헌을 실시했다. 반면 통상 ‘아래로부터의 개헌’이라고 평가 받는 개헌은 단 두 차례. 1960년 4.19혁명 이후 국회 주도의 의원내각제 개헌(3차), 그리고 1987년 6월 항쟁으로 이뤄진 대통령 직선제 개헌(9차)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두 차례의 ‘아래로부터의 개헌’마저도 권력구조 개편이 핵심이었다는 점이다. 헌법에는 대통령의 임기나 권력구조 형태만이 명시돼 있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기본권을 중심으로 한 권리보장은 헌법의 가장 큰 기본 원리 중 하나다. 애초 1948년 제헌헌법에서 기본권은 총 23개 조항으로 시작했다.

 9차례의 개헌 과정에서, 이 기본권 조항들에도 살이 붙었다. 제헌헌법에 명시됐던 기본권 중 빠진 조항은 단 한 개. ‘노동자의 이익분배 균점권’이다. ‘이익균점권’이란 노동자들이 노동력 제공에 대한 임금뿐 아니라, 기업의 이익 가운데 일부를 분배받을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제헌헌법 제18조에는 ‘사기업에 있어서 근로자는 법률의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이익의 분배에 균점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했다. ‘이익균점권’ 조항을 삭제한 것은 다름 아닌 박정희 정권이었다. 제헌헌법 이후 ‘기본권’ 조항에 살이 붙기까지는 12년이 걸렸다. 이승만이 재선을 위해 시도한 1952년 발췌개헌(1차 개헌)과, 초대 대통령에 한해 연임 제한을 폐지한 사사오입개헌(2차 개헌)에서 기본권은 논외였다. 1960년 이승만이 4.19혁명으로 물러나고, 국회 주도로 이뤄진 3차 개헌에서야 몇 가지 기본권 조항이 신설, 개정됐다. 거주이전의 자유와 통신 비밀 보장 조항이 일부 강화됐고,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도 명시됐다. 자유와 권리 보장 강화와 언론, 출판, 집회, 결사에 대한 권리도 강화됐다. 다만 이때 헌법재판소가 정당 해산을 명령할 수 있다는 조항이 추가됐는데, 이는 현재까지도 유지돼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의 근거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 마련 지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월5일 “이제 대통령도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등 개헌 준비를 시작할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 자문기구인 정책기획위원회에 개헌안 마련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여민1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개헌과 관련해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려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국회가 국민의 뜻을 받들어 합의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국회의 합의만을 바라보며 기다릴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민과의 약속인 ‘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대통령 자문기구인 정책기획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국민의 의사를 수렴하고, 국회와 협의할 대통령의 개헌안을 준비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어 “최근 각 당이 개헌 의지를 밝히며 당론을 모으고, 여야가 협의를 시작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아직도 원칙과 방향만 있고 구체적 진전이 없어서 안타깝다. 하루 빨리 개헌안 마련과 합의에 책임 있게 나서 달라”고 국회에 촉구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을 위한 국민의 개헌이어야 한다”며 “과정과 내용에서 국민의 뜻을 최우선으로 존중하는 개헌안을 마련하는 한편, 국회와도 소통하고 협의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공약인 ‘6·13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하려면 국민투표 공고기간과 헌법개정안의 국회 의결기한 등을 고려했을 때 늦어도 3월20일쯤까지는 대통령 개헌안을 발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행 국민투표법(제49조)에 따르면 ‘대통령은 늦어도 국민투표일 전 18일까지 국민투표일과 국민투표안을 동시에 공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헌법(제130조)에서는 ‘국회는 헌법개정안이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의결해야 하며 국회 의결은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고 돼 있다. 즉, 청와대는 대통령 개헌안 발의와 의결까지 적어도 78일이 소요될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청와대는 대통령 개헌안이 여야 협의를 거친 것이 아닌 만큼 야당의 반대를 고려, 헌법개정안 의결기한 60일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개헌안은 국회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안이라 (야당의 반대와 국회 논의 등을 감안해) 헌법이 보장한 기간을 최대한 사용해야할 듯하다”고 말했다. 개헌안은 국회의원 재적의원(296명) 중 3분의2 이상(198명)이 찬성해야 국회를 통과하고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 하지만 개헌 반대를 외치는 자유한국당 의석수만 117석으로, 개헌 저지선(100석)을 넘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석수는 121석으로, 한국당 외 민주평화당(15석), 바른미래당(국민의당(24석)+바른정당(9석)·총 33석), 정의당(6석) 등을 합쳐도 개헌안 의결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청와대는 이에 따라 여론전 및 속도전에 나선 모습이다.

문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이 이슈로 떠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개헌’이라는 또 다른 이슈를 던진 점이 이 같은 전략으로 읽힌다. 정치권은 물론 대중에게 개헌이 ‘앞뒤 잴 겨를이 없는 시급한 주제’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정치권 초미의 관심사인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는 방향을 선호하고 있다. 정책기획위는 내부에 개헌 관련 별도기구를 발족시키고 여론 수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같이 대통령 개헌안 다듬기에 집중하는 한편 국회를 향한 국민투표법 개정 촉구에도 초점을 맞춘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2년 재외국민 국민투표를 제한하는 국민투표법 제14조 1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는데 6·13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시행하려면 이 법부터 개정돼야 한다. 이 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투표인명부를 작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지난 2월5일 “국민투표법이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고 효력을 상실한지 2년이 지났다”며 “위헌 상태에 있는 국민투표법이 2년 이상 방치되고 있는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이며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며 국회에 국민투표법 개정을 촉구했다. 이어 “국민투표법을 방치하는 것은 개헌은 물론이거니와 국가안위와 관련한 중대한 사안에 대해 국민이 결정할 헌법상의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하루 빨리 국민투표법을 개정하여 위헌 상황을 해소하고, 국민의 권리를 회복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국민개헌자문특위 구성해 개헌안 마련
문재인 정부 개헌안의 뼈대를 만들 정책기획위원회의 정해구 위원장은 지난 2월7일 전문성과 대표성을 갖춘 30명 안팎의 특위를 조속히 구성해 개헌안을 만들어 3월 중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책기획위는 산하에 국민개헌자문특위를 만들 것”이라며 “30여명의 위원으로 대체적으로 전문성과 대표성을 갖고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개헌안을 마련에는 전문성이 필요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헌법 관련 전문가를 모시고, 한편으로 국민들의 의사를 반영할 개헌안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대표성을 감안해서 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또 “촛불시위는 새로운 시대를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개헌은 촛불민심의 마지막으로 완성시키는 것”이라며 “국민의 뜻이 반영되는, 촛불민심이 반영되는 개헌안을 최선을 다 해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특위는 ▲총강·기본권분과 ▲자치분권분과 ▲정부형태분과 등 3개 분과로 구성된다. 이와는 별도로 국민의견을 수렴하는 국민참여본부도 설치한다. 정 위원장은 “3개 분과는 전문성 위주로, 국민참여본부는 대표성 위주로 선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위는 지난 2월13일 정식 출범하고 19일 국민의견 수렴을 위한 인터넷 홈페이지를 오픈했다. 3월 초까지 각종 단체·기관과 토론회 등을 이어간다. 정 위원장은 “대통령께는 3월 중순께 자문안을 보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위의 활동무대는 주로 온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리적인 시간이 한달여에 불과한 때문이다. 정 위원장은 국민의견 수렴을 위한 여론조사와 관련해 “(최종)안을 마련한 상태에서 못하고 각 사안별로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권력구조 개편안 포함 여부와 관련, “국민기본권·자치분권·정부형태 다 마련할 것”이라며 “정부 형태를 뺄지 안 뺄지는 대통령 판단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4년 중임제를 말한 바 있어 그것을 검토하겠지만, 어떻게 할지는 논의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통령 4년 중임제 vs 이원집정부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월2일 권력구조 등을 포함한 개헌 당론을 채택했다. 이에 맞춰 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위해 야당에 2월 중순까지 당론을 확정해 협상에 착수할 것을 요구했지만 가야 할 길은 멀다. 여야 합의가 지연되면 대통령 발의 또는 민주당 독자 발의도 점쳐진다. 민주당은 핵심 쟁점으로 꼽히는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해 현행 대통령제를 근간으로 하되 분권과 협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야당과 협상하기로 당론을 정했다. 국민·권리당원·국회의원 모두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선호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이를 당론화했다는 분석이다. 단 야당과 협상 과정에서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명시적으로 방안을 정하지는 않았다. 한국당이 외치(대통령)와 내치(국무총리)를 분리하는 이원집정부제 개헌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상황에서 이를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이원집정부제도 대통령을 뽑기는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 것을 포함해서 넓게 보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총리 인준 요건을 까다롭게 하는 협상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6월 지방선거까지 남은 일정을 감안해 적어도 2월 중순까지 각 당이 개헌안 확정에 속도를 내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아울러 우 원내대표는 <cpbc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출연해 ‘여야 합의가 안되면, 한국당이 끝까지 개헌 동시투표에 반대하면 여당 단독 개헌안이라도 발의할 것인가’라는 질의를 받고 “저희는 해야 된다고 본다”고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월30일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2월 안으로 개헌안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가겠다”면서도 “협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개헌 시기를 못 박는 것은 참 우둔한 짓이다. 동시투표 실시는 개헌에 대한 올바른 자세와 태도가 아니다. 개헌은 국가 체제를 바꾸는 일이기 때문에 기초의원 선거와 맞물릴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권력구조, 선거제도 등 개헌 내용도 민주당과 결을 달리하고 있다. 특히 권력구조를 두고는 한국당은 이원집정부제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원하는 민주당과 갈등이 불가피하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사실상 대통령 4년 중임제를 당론으로 채택했다”며 “헌법 개정에 있어서도 역시 전매특허인 내로남불이다”고 민주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헌법에 촛불혁명 명시, 토지공개념·경제민주화 강화 등 각론을 두고도 대립이 불가피하다. 한국당은 민주당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민주적 기본질서’로 수정하겠다고 밝혔다가 정정한 것을 두고 “자유민주주의에 의한 시장경제 질서의 근본을 허물려고 하는 것”이라며 이념 논쟁화에 나서기도 했다. 한국당은 권력구조·선거제도·권력기관 개편 등 쟁점에 대해 ‘패키지 처리’ 방침을 내놓은 바 있어 협상이 지연되면 청와대와 민주당의 개헌 로드맵이 무산될 수도 있다. NM
 

장정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뉴스메이커(http://www.newsmaker.or.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뉴스메이커About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10-999 서울특별시 종로구 신문로1가 163 광화문오피시아빌딩 14층 뉴스메이커 | 전화 : 02-733-0006 | 팩스 : 02-733-0009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상호
뉴스메이커는 (주)뉴스메이커에서 발행하는 시사종합월간지로서 특정언론과는 전혀 무관한 완전한 자유 독립 언론입니다.
뉴스메이커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뉴스메이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make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