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창수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우선 기고자 본인 소개를 시작하겠다. 도봉구의 조그마한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추첨제로 중학교를 입학한 1세대이다. 시험을 보고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문과를 전공하였다. 그리고 서울 소재 대학의 공과대학 중 자원공학과에 입학하였다. 얼마 전 우연히 고등학생 시절 성적표를 보게 되었는데 당시 아이큐가 105였다. 최근 뉴스에 따르면 한국사람 평균 아이큐가 106이라고 한다. 평균치가 안 되었지만 공부에 대한 열정만으로 살았고 어찌하다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8년도에 박사학위 논문(1988년도)을 파형역산에 대한 이론논문으로 외국 저널에 출판하였는데 현재도 국제 학술지에서도 인용되고 있다. 우리 분야에서 교과서적인 내용이며 지금까지 20년 동안 총 1088회 인용되었다. 더불어 총 출판된 125편의 국제 학술지 출판된 논문들의 인용 횟수가 대략 4800회이다. H index는 28이다. 이는 논문들의 90% 이상이 파동 방정식의 adjoint state를 행렬식으로 표현하여 어려운 파형역산을 대중화 시키는 주축적인 역할을 하였다고 생각한다.

행렬과 기하가 중요하다. 아니, 수학의 모든 분야가 중요하다. 그러나 지난 22년간 공학 수학을 교육하며 경험한 바로는 수능에서 어려운 수학들을 배제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높은 학습능력을 갖추고 입학한다. 그러나 졸업할 때 gradient 와 divergence를 구별 못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행렬을 모르면 고유 값과 고유 벡터 문제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더구나 우리가 다루는 편미분방정식의 수치 해법으로 풀 때 행렬식을 이해 못하면 미분 연산자가 행렬식으로 표시되면 역행렬은 수치 그린 함수라는 점도 이해 못하게 된다. 그렇게 중요한 것이 행렬이다. 그러나 필자는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이 행렬, 기하, 삼각함수, 미적분, 로그 등을 배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설픈 입문을 하면 대학 입학 후에 수학에 대한 흥미를 완전히 잃어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고등교육 과정에 미적분 등을 배우지 않고 대학에 진학 할 수 있다. 물론 미국에서도 고등학교에서 선행으로 미적분을 배우지만 앞서 언급한 고등학교 수학을 대학교에서 교양과정으로 교육하면 된다. 필자가 가지고 있는 Calculus 교과서 중에 온타리오 대학의 프리코트라는 교수가 집필한 책은 자연 로그부터 시작하여 삼각함수, 미적분, 상미분 방정식까지 다루고 있다.

필자는 일학년 교양과정에서 이공계 미적분학 교과서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수학을 교육할 때 세 살 어린이도 이해 할 수 있도록 절치부심 노력해서 교육하면 된다. 행렬이라는 것이 인간이 발명한 수식 중에 가장 기묘한 것인데, 이공계에서의 그 영향력은 푸리에 시리즈만큼이나 막대하다. 결국 푸리에 적분도 행렬식으로 표시되니 말이다.

일례로 경상대학교의 조재경 교수가 쓴 ‘만화로 배우는 공학 수학‘이라는 만화책(?)은 행렬식의 응용 분야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놓았는데 우리 이공계 교수들이 읽어 보길 바란다. 시원적인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어 3살 유아도 배울 수 있을 정도이다.

3년 전,  본교의 공학 대학원(주로 타 대학 출신의 평균 35세 직장인으로 구성된 대학원)에서 공학 수학을 한 학기동안 요약해서 교육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어윈 크라이식 교수가 쓴 공학수학 교과서를 기본으로 구성된 앞서 언급한 조재경 교수의 ‘만화로 배우는 공학‘을 교과서로 사용하였다. 시원적인 설명을 해가면서 강의를 하였고 반복된 구두시험으로 하루에 배운 내용을 보다 효율적으로 숙지하도록 하였다. 과제는 당일 배운 내용을 복습할 수 있는 관련 문제 2~3개였다. 무엇보다 이러한 방식의 강의는 수강하는 학생이 10명 이내여야 한다.

복소함수부터, 벡터 미적분학, 편미분 방정식, 푸리에 시리즈, 라플라스 변환 및 역 변환,스텀리뷸 문제, 상미분 방정식을 포함하여 아이겐 펑션 확장을 이용한 편미분 방정식의 해법까지 강의를 할 수 있었다. 학기가 끝난 후 강의 평가는 5.0만점에 5.0점을 받게 되었으며 덕분에 공대 교육상까지 받게 되었다. 학생들 후기를 들어보면 학습능력이 뛰어나지 못한 노학들이 본교에서 정규로 2학기 내지 3학기의 공학 수학 수업을 들은 학생들보다 실력이 뛰어나게 되었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논문이나 강의를 일반 독자나 학생이 이해하지 못하게 쓰거나, 하였다면 저자의 책임이고 교수의 책임이다 그만큼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교수들은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학생들 탓을 하면 자기 자신이 그만큼 실력이 없다는 말이 된다. 이 세상에 천재는 없다.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즉, 우리 이공계 교수들은 학습능력이 모자란 학생들을 서너 단계 내공이 깊게 쌓이도록 교육을 해야 한다.

필자는 어느 수학자와 논쟁을 하여도 수능에서 삼각 함수, 미적분, 자연 로그, 행렬, 및 기하를 제외해야 됨을 설득하고자 한다. 우리는 십대들에게 너무나 과중한 부담을 주고 있다. 그 대신 실용 영어나 중국어(한자 교육 포함)등 외국어 교육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것을 추천한다. 더불어 모든 교수가 부단히 노력하여 자기 전공 주변 기초 교양과목(예를 들어, 공학계 교수이면 공학수학, 4대 역학 중 두 과목 이상)을 수족같이 강의 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수학과를 제외한 이공계 대학원에서도 수학 교육을 강화해야한다. 예를 들면 그린함수, 응용 함수해석학, 선형 편미분 방정식의 존재성과 유일성, 수학과에서 배우는 대학원 수학, 유한 요소 해석학 등이 될 수 있다. 필자는 고등교육에 수학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다. 몰입하며 자발적으로 따라오는 학생, 궁극적으로 창의적인 학생을 양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대학 교육이 실현된다면 무시험을 통한  대입  평준화가 가능하고 학군에  따른 집값의 편차 후속으로는 출산율 증가까지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