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 각지의 농어촌 지역의 빈집은 주민의 노령화와 젊은이들이 도시 이주하며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무단으로 방치되는 빈집은 화재와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농어촌 지역의 심각한 환경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장정미 기자 haiyap@

앞으로 더 큰 문제는 경제력을 상실한 노인들이 집을 수리할 수 있는 여력이 없자 빈집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지자체 차원에서 도시 귀촌자들과 정보를 교환하거나 행정적인 지원 및 대응이 필요하지만 사실상 방치돼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게 현실일 것이다.

빈집과 청년일자리 동시에 해결하는 ‘덤하우스’

▲ 이태희 대표

이태희 SU그룹 덤하우스 대표의 행보가 화제다. 최근 SU그룹은 비영리협동조합법인으로 덤하우스를 설립, 국내 최초로 빈집에 공유경제 체제를 도입함으로써 관광지의 숙박난을 해결하고 빈집과 청년일자리를 동시에 해결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오늘날 공유경제의 대표적 이미지로 꼽히는 우버와 에어비엔비를 넘어선 한국형 공유경제의 혁신리더로 주목받고 있는 덤하우스는 전국의 빈집을 지역별 특성을 살려 복원하고 지역을 찾는 다양한 방문객의 숙소를 겸하는 체험공간으로 활용함으로써, 빈집의 사회적 문제 해소는 물론 빈집 소유주에게는 수익을, 나아가 지역경제의 활성화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지역문화의 홍보를 도모하는 것이 취지다.

이태희 SU그룹 덤하우스 대표는 “ “2015년 기준 전국의 빈집이 108만여호인데 계속 늘어나게 되고 정부나 지자체의 큰 골칫거리임에도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이다”면서 “급기야 지역주민의 쉼터나 공부방 등으로 활용하는 정책적 대안이 나왔으나 빈집규모에 비해 어림없고 소유주의 참여도와 시행 시 발생하는 마찰 또한 불 보듯 뻔하다”고 사업배경을 밝혔다. 지난 2016년 8월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덤하우스는 집을 빌려주는 주인의 입장에서는 집이 관리되어 좋고, 집을 빌리는 여행객의 경우 합리적인 가격에 독채를 빌릴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집을 빌려주고 빌리기 위해서는 조합에 일정한 회비를 내고 가입해 조합원이 되어야 하는데, 조합원이 되면 조합이 추진하는 모든 사업에 참여할 수 있으며 조합이 운영하는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태희 대표는 “집을 제공하는 소유자에게는 집의 상태와 입지 조건에 적합하게 리모델링해 집의 가치를 이전보다 더 값어치 있게 해주고, 이용객들에게도 저렴한 비용으로 숙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만족을 주고 있다”면서 “너와집, 기와집 등에서의 숙박은 이용객들에게 남다른 경험을 선사한다”고 덧붙였다. 덤하우스의 강점은 이 뿐만이 아니다. 무인시스템으로 출입이 자유롭고 독채 대여로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며, 전기자동차 무상지원과 커피·음료의 무제한 무료제공은 물론 여러 가지 오락시설의 무료 이용 등으로 숙박 공유분야의 선두주자로 우뚝 서고 있다. 이 대표는 “SU그룹은 특허상표인 제주ev렌터카 사업으로 제주도 내 전기자동차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렌터카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덤하우스 시스템을 전국으로 확대
최근 제주도는 관광사업을 바탕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관광객은 연 1500만 명, 인구도 매달 1000명 이상 늘어나고 있다. 몇 십 년간 완만했던 경제성장이 몇 년 사이 수직상승하고 있다. 제주의 청정 가치도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SU그룹은 이러한 기회를 양질의 일자리로 연결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에 제주의 세계민속마을(11개 마을) 95,000㎡규모의 신축 덤하우스로 조성된 1차 마을을 건립하고, 파키스탄 레드씨 그룹과 2억 달러 규모의 MOU를 체결했다. 또한 중동국가의 요청으로 세계민속마을 2차 10개 마을의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태희 대표는 “현재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에 초가와 기와집이 혼재하는 마을을 완공했으며, 한경면 두모리에는 ‘신전과 동화’라는 동화속 마을이 진행 중이다. 한립읍 금악리에는 풍차마을이 시작됐다”면서 “이 외에도 동화마을, UFO우주타운, 콜로세움인제주, 피라마드마을, 기차마을, 만리장성, 아라비안나이트 등의 콘셉도 추후 덤하우스로 등록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 대표는 올 한해 전국적으로 덤하우스 시스템을 확대해 나아가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청년 일자리 문제의 해결을 위해 청년마을과 청년 이장제도를 도입해 마을 특화사업을 구축함으로써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에 이바지하겠다고 결의를 다지고 있는 그는 ▲지역별로 청년이장제도를 도입해 청년들이 운영, 관리하는 덤하우스 설립 지원 ▲지역특산품을 비롯한 다양한 관광상품의 개발 ▲관광정보지 ‘하하코리아’의 지역별 발행으로 현실에 맞는 정확한 지역 정보 제공 ▲지자체로 하여금 덤하우스를 관리하는 청년들에게 기본급여로 청년실업수당을 지원받게 하는 것은 물론, 덤하우스의 운영으로 발생되는 수입은 조합의 배당금을 제외하고 청년들이 자체적으로 관리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주택 공유경제를 활성화시키고 6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한국형 토종 브랜드 덤하우스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전국의 빈집 문제를 해결하고 청년에게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하는 만큼 지역 문화를 계승·발전시키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