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점가에는 ‘이기주’ 열풍이 한창이다. 작가 이기주가 2016년 8월 출간한 8번째 저서 <언어의 온도>는 지난 한 해 1위 자리를 지켰으며, 현재까지 베스트셀러 TOP5을 유지하고 있다. 출간 직후 몇 달간 주목받지 못했던 <언어의 온도>는 2016년 말부터 베스트셀러에 올라 여전히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이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작가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는 일상에서 발견한 의미 있는 말과 글, 단어의 어원과 유래를 담은 에세이집으로, 독자들 사이에서 “무심한 듯한 섬세함을 느낄 수 있는 책”, “따뜻한 남자의 일기를 훔쳐보는 기분”, “소소하게 읽기 좋은 책”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이다.

책 들고 서점 찾는 것은 일종의 순례 행위
출간 후 몇 달이 지나 독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조용히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언어의 온도>는 지난해부터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고, 이번 3월, 100만부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돌풍이 SNS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그러나 온라인서점 예스24에서 설문조사를 진행, 작가 이기주의 독자 1086명을 찾아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인지 물었으나 단 4%(44명)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사실 <언어의 온도>가 지금까지 베스트셀러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데에는 책을 알리기 위한 작가 이기주의 노력이 가장 컸다. 혼자 글을 쓰고 교열과 편집, 발행까지 도맡아 했다는 작가는 <언어의 온도>를 알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 다녔다.

▲ 작가 이기주

<언어의 온도> 출간 후 전국일주를 하며 주요 서점을 탐방한 기간만도 4개월. 이에 대해 작가 이기주는 “책을 들고 서점을 찾는 일은 제게 일종의 순례(巡禮) 행위다”라며 “제 책이 머무는 곳을 답사하면서 책의 운명을 가늠하기도 한다. 서점을 방문할 때마다 문학 분야의 MD와 관계자들로부터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많이 얻었다. 서점이라는 숭고한 공간에서 귓속으로 스며든 말들은 그냥 흩어지지 않고 제 가슴에 눌러앉았다. 정말 크고 깊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1년 365일 중에서 360일은 서점에 간다는 작가는 ‘책의 뿌리는 서점에 있다’고 굳건히 믿고 있다. 책에 둘러싸인 공간을 사랑하는 그는 서점에 출근해서 다른 작가의 책을 사고 구석에서 읽으며, 자신의 책을 사는 독자가 있으면 쫓아가서 설명을 해주는 것은 물론, 사인과 셀카도 찍어준다. 때때로 서점에서 진행하는 무료 북 토크와 사인회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그는 7시간 동안 사인회를 한 적도 있을 정도다.

자신이 펼쳐놓은 이야기를 들여다보면서 독자 스스로가 자신의 삶과 언어와 세계관에 대한 질문을 가슴에서 퍼 올렸으면 하는 바람으로 <언어의 온도>도 집필했다. 이러한 작가의 노력과 진정성은 독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책을 통해 전달되었으리라. 작가 이기주의 일상의 경험을 적은 글을 모은 <언어의 온도>는 일상의 경험을 공감하며 지친 현대인의 삶에 위로를 주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아직도 많은 독자들이 찾고 있다. 이에 출간 후 몇 달이 지나 독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조용히 상승세를 타기 시작, 지난해부터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고, 이번 3월, 100만부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독자들이 거닐기 좋은 활자의 숲 조성할 것
<언어의 온도>와 그 후속작 <말의 품격>으로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작가 이기주는 지난해 11월, 경북 포항 지진 피해지역 아동과 청소년 지원 등을 위해 1억원을 기부,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1654번째 회원으로 가입했다. 작가는 “독자들이 보내주신 큰 사랑에 보답하는 방법을 찾던 중 기부를 결심했다”며 “우리 사회의 기부 온도를 높이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고 배경을 밝혔다. 지난해 <말의 품격>을 출간한 이기주 작가는 일상에서 건져 올린 생각과 철학을 엮은 소소한 에세이를 올해 하반기쯤 출간할 예정이다. 작가는 “제가 글을 쓰고 책을 낼 수 있는 것은 독자들 덕분이다.

제가 해야 할 일은 독자들이 차분히 거닐기 좋은 ‘활자의 숲’을 제 방식으로 조성하는 것 뿐”이라며 “부지런히 고민하고 옹골지게 준비하겠다. 제가 만들어놓는 숲에서는 길을 잃고 헤매도 괜찮다. 앞으로 의미 있는 활자의 숲을 조성하겠다. 산책하듯 거닐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독자들에게 “인생은 친절하지 않다. 하루에도 몇 번씩 우리에게 슬픔과 좌절을 강요한다”면서 “하지만 인생을 살면서 우린 늘 무언가를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같다. 새로 시작하기 위해서는 ‘나’를 용서할 줄 알아야 한다. 여전히 많은 것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