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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7530원 인상 시행 이후
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 곳곳에서 속출
2018년 02월 07일 (수) 22:58:12 황태희 기자 hth@newsmaker.or.kr

지난해 7월15일 최저임금위원회는 2018년 최저임금을 2017년보다 16.4% 인상하는데 합의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타결한 최저임금 16.4% 인상은 노동계가 놀랄 수준이었다. 이 같은 최저임금 인상 폭은 당초 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최저임금 1만원 로드맵을 앞질렀다.

황태희 기자 hth@

당초 정부는 최저임금 6470원에서 3년간 평균 15.6%씩을 인상해 2018년 7481원, 2019년 8649원을 거쳐 2020년 1만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었다. 만일 올해 인상 폭인 16.4%가 2020년까지 이어진다면 2019년 8764원에 이어 2020년엔 1만200원까지 오르게 된다. 이 같은 인상 폭은 정부도 후폭풍을 우려할 정도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업들의 추가비용이 15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저임금 인상안이 발표된 당일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 지원방안을 내놓은 것이 그 방증이다.

최저임금 인상 후 고용불안 확산
지난 1월1일부터 2018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적용돼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아르바이트생 72%는 아르바이트 구직난 등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지난해 12월 21일부터 12월 29일까지 전국 회원 1458명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민’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1월2일 발표했다. 설문 결과 아르바이트생 72%가 최저임금 7530원 적용에 따라 우려되는 상황이 “있다”고 말했다. 가장 우려되는 상황은 “아르바이트 구직난(33.3%)”이었다. 이어 “갑작스런 해고, 근무시간 단축통보가 있을 것(20.2%)”, “아르바이트 근무 강도가 높아질 것(16.9%)”, “임금비 상승으로 가게 사정이 악화될 것(9.9%)”, “고용주와 알바생 사이의 갈등이 깊어질 것(8.7%)”, “임금체불 빈도가 높아질 것(7.9%)”, “기타(3.1%)” 순으로 답했다. 지난해 7월 2018년 최저임금 인상 발표 이 후 아르바이트생 4명 중 1명 꼴인 25.9%는 고용주로부터 해고 및 근무시간 단축 통보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7월 최저임금 인상 결정 이 후 고용주로부터 해고 및 근무시간 단축 통보를 받은 경험을 묻자, 응답자의 9%가 “알바 자리에서 해고됐다”고 응답했으며, 16.9%는 “알바 근무 시간이 단축됐다”고 말했다. (해당 사항 없는 응답자는 전체의 74.1%) 같은 시기를 기준으로 사업장 내 무인기계 도입으로 인한 알바 해고 경험이 있는 알바생도 6.5%있었다. 대부분의 아르바이트생들은 구직난을 우려하면서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주들의 어려움에 대해 공감하고 있었다. 설문에 참여한 아르바이트생 66.7%가 고용주의 어려움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한다”고 말했으며, “매우 공감한다”는 응답자도 17.1%에 달했다.

일부 기업, 인건비 감소 명분으로 고용축소
역대 최대 폭으로 인상된 최저임금 적용에 따라 업주와 근로자 간 명암이 엇갈린다. 올해 최저임금은 지난해보다 16.4% 인상된 7530원으로 업주들은 늘어난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 아르바이트생 대신 가족종사원 등으로 대체하거나 무인점포 전환, 심지어 폐업까지 고려하고 있다. 실제로 새해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16.4% 오른 7530원으로 인상되며 곳곳에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임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용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울상이고, 일부 대기업도 4000만원대 연봉에도 불구하고 산입범위 문제로 최저임금에 걸리는 일부 직원들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임금을 인상했다. 소상공인들은 ‘알바’를 ‘기계’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중소기업 82%가 올해 채용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라고 답한 중소기업중앙회의 지난해 11월 설문조사 결과에서 볼 수 있듯 중소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고용 축소로 대체할 기세다. 과거 최저임금 위원으로 참여한 경력이 있는 한 중소기업 사장은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의 영업마진이 3% 미만인데, 최저임금을 작년 대비 16% 이상 급격히 올리면 어떤 기업이 지불능력이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해외로 나가거나 그럴 여력이 안되면 인력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쪽이 힘들면 반사이익을 보는 이들이라도 있어야 되는데 딱히 그렇지도 않다. 구직자들은 줄어든 일자리와 아르바이트 자리에 한숨짓고 서민들은 밖에서 밥 한 번 사먹기 힘든 시대가 올까 두렵다. 기업이 고용 규모를 줄이면 일자리는 그만큼 줄어든다. 특히 아르바이트 직원을 고용하는 소상공인들은 인건비 상승에 즉각 반응할 수밖에 없다. 최근 음식점이나 편의점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무인결제기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 추세’를 가속화시켜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천국이 최근 전국의 구직 회원 145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6.9%가 ‘작년 7월 최저임금 인상 폭이 발표된 이후 고용주가 근무 시간을 줄였다’고 답했다. 또한 9%는 ‘발표 이후 아르바이트 자리에서 해고됐다’고 답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우려되는 상황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2%가 ‘그렇다’고 답했다. 지난 1월4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물가는 1년 전보다 2.4% 상승하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9%)를 0.5%포인트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 같은 추세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아파트, 경비원 전원 해고 통보
서울 압구정동 구 현대아파트가 최저임금 인상 등의 이유를 들어 아파트 경비원 전원에게 해고 통보를 내렸다. 지난 1월4일 현대아파트 경비원과 주민 등에 따르면 이 아파트 경비원들은 12월28일 입주자 대표회의 측으로부터 해고 예고 통지서를 받았다. 아파트 경비원 94명 전원을 1월31일부로 해고한다는 내용이었다. 앞서 입주자 대표회의는 12월15일 용역회사들을 대상으로 입찰을 진행해 아파트 경비원들을 재고용하기로 결정했었다. 그러나 경비원들이 이에 반발하자 해고 통지서를 보냈다. 이 아파트의 한 경비원은 “통지서를 받은 뒤 어떤 방법으로 고용 승계가 이뤄질지 회사 측 처분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자 대표회의는 1월2일 주민들에게도 공고를 통해 “주민 서비스 향상을 도모하고자 경비원·관리원·미화원 등 업무를 세분화 해 각 업무에 대한 외부 용역을 맡기기로 했다”고 전했다. 올해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오른 점, 지난해 정부가 ‘경비원에게 택배·분리수거 등 부가적 업무를 과도하게 시키는 행위’를 규제하겠다고 밝힌 점 등이 외부 위탁 결정의 주된 이유로 작용했다. 이들은 또 “만약 직접 고용 중인 경비원들을 위탁 관리할 경우 퇴직급여 충당금에 대한 추가 부담이 없어지는 만큼 입주민들의 관리비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용역업체 선정 후 기존 경비원들을 재고용하더라도 용역업체가 94명 전원을 채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는 압구정 구 현대아파트 뿐만의 문제가 아니다. 광주 지역의 A아파트 경우도 32명 중 16명, B아파트는 10명 중 4명 등 각 아파트별 절반가량 인력을 감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들 아파트 모두 해고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관리비 부담 증가를 꼽았다. 특히 현대아파트의 경우 전원 해고로 전 지역 ‘아파트 경비원’에 미치는 파장이 커 연쇄적인 해고 우려도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자연스레 관리비는 증가한다. 따라서 ‘해고’카드를 꺼낸 아파트들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한다. 짚어볼 것은 ‘해고’가 최선의 카드냐는 것이다. 2018년 들어 최저임금이 6470원에서 7530원으로 16.4% 대폭 인상되면서 한 달 평균 근무시간인 209시간을 적용한 최저임금은 157만 3770원이 된다. 경비원은 보통 하루 24시간 격일 근무체계를 적용하며 편법적인 무급 휴게시간 제공으로 하루 근무 시간은 15~16시간으로 최저임금이 환산된다. 240시간 기준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180만7200원이 되는데 여기서 재활용 수당, 상여금 등을 포함하면 190만원이 넘기 때문에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해고’를 선택한 아파트 주민들의 입장이다.

반대로 지금의 경비 인력을 유지한 아파트들도 꽤 있다. 오히려 ‘유지’를 선택한 아파트들은 경비원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월급 인상’과 ‘복지’까지 챙길 수 있게 된 것. 경비원 월급을 낮추기 위해 편법적으로 제공된 무급 휴게시간이 그간 문제가 됐는데 24시간 격일 근무체계 조정을 통해 최저임금 상한선에 맞추면서 정부 지원금을 받아 기존 경비원들 임금을 올려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전 서구 둔산동 크로바아파트는 휴게시간을 없애고 교대 근무 형태로 바꿔 경비원 40명을 한 명도 감축하지 않기로 했다. 입주자대표회와 협의중인 노원구 C아파트 경비원도 교대 근무 형태 교체로 논의 중이었다. C아파트 경비원은 “24시간 격일 근무제에 맞추기 위해 제공되는 휴게시간을 없애고 24시간이 아닌 8시간 교대 근무로 변경하면 한달 기준 190만원을 넘기지 않게 된다”며 “정부지원금으로 임금 인상과 함께 타 업종과 같은 8시간 근무시간으로 복지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용부 ‘최저임금 특별 상황점검 TF’ 구성
정부는 지난 1월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최저임금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일자리 안정기금 집행 상황, 소상공인 애로 대책, 물가 동향, 향후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엔 고용노동부, 행정자치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국세청 등 관계기관이 참석했다. 정부는 지난해 최저임금위원회가 올해 최저임금을 전년 대비 16.4%로 인상한 후 최저임금 TF를 가동했다. 최저임금 보완 대책으론 인상분 보전을 골자로 한 3조원 규모의 일자리안정자금 사업을 올해부터 실시한다. 영세 자영업자·중소기업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다. 고 차관은 모두 발언에서 “소상공인 비용부담 완화, 경쟁력 제고를 위한 ‘추가 보완대책’을 이달 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의 역설’을 방지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비원, 알바생 등이 도리어 일자리를 잃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고 차관은 이어 “최저임금에 민감한 외식 등 개인서비스 중심으로 체감물가가 영향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소비자단체와 함께 가격 감시를 강화하고 담합 같은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고용부는 ‘최저임금 특별 상황점검 TF’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TF는 최저임금 준수 여부, 일자리안정자금 집행 현황 등을 살펴본다. 최저임금 편법 인상 사례는 전 지방노동관서에 설치되는 신고센터에 접수할 수 있다. 고용부는 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불안 업종 중심으로 간담회·설명회를 실시한 뒤 1월 말부터 현장 점검에 나서겠다고 했다. 이성기 고용부 차관은 “일부 사업주의 편법 대응으로 고용 불안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타나고 있다”며 “사업주들도 일자리안정기금, 사회보험료 지원 등을 적극 활용해 노동자 고용이 안정될 수 있도록 적극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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