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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민개혁에 박차 가해
백악관 명의로 ‘이민 통제조치 목록’ 의회에 전달
2018년 02월 07일 (수) 21:58:36 이종서 기자 jslee@newsmaker.or.kr

지난해 말 감세개혁을 이끌어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 한해 이민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예멘 등 무슬림 7개국 국민에 대해 90일간 입국을 금지하는 반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반이민 정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이종서 기자 jslee@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9일(이하 현지시간)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 의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불법체류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DACA)과 멕시코 장벽건설 예산을 연계하겠다며 자신의 이민정책 구상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 DACA는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불법체류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와 자동으로 불법체류자 신분이 된 채 성장한 2세들의 추방을 유예하는 정책으로, 지난 2012년 오바마 전 대통령이 도입한 이후 행정명령 형태로 실행돼 왔다.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에 대한 TPS 갱신 중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불법 이민한 부모를 따라 미국에 정착한 청년들(드리머)의 추방을 유예하는 다카(DACA) 프로그램 폐지를 결정했다. 의회는 곧 다카 프로그램을 대체할 법안 마련에 착수했다. 같은 해 10월 트럼프는 백악관 명의로 ‘이민 통제조치 목록’을 의회에 전달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목록에는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에 필요한 예산 확보, 불법이민자 보호하는 ‘피난처 도시’에 대한 연방정부의 보조금 지원 중단, 비자추첨 프로그램 종료, 합법 이민 축소, 이민국 인력 1만명 증원 등이 포함 돼 있다. 목록은 사실상 다카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대신 반이민 정책에 손을 들도록 의회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트럼프가 의회에 목록을 전달한 지 3개월이 지난 1월 현재 반이민 정책은 실현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1월8일 국토안보부는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 26만2500명에 대한 임시보호지위(TPS) 갱신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1년 엘살바도르에서 두 번의 대지진이 발생한 뒤 미국은 이재민들에게 TPS를 부여했다. 이들은 앞으로 미국에서 거주하기 위해 새로운 법적 지위를 확보하거나, 아니면 오는 2019년 9월9일까지 미국을 떠나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미국에 살고 있는 2500명의 니카라과인들의 TPS를 박탈한 바 있다. 아이티인 6만명에 대해서도 TPS 종료 결정을 내렸다. 다만, 5만7000명의 온두라스인들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 중이다. 미 연방 이민관세집행국(ICE)은 지난 1월10일 로스앤젤레스에서부터 뉴욕에 이르기까지 미 전국 17개 주와 워싱턴 DC의 세븐일레븐 점포 98곳을 기습, 불법체류자 21명을 체포했다. ICE은 성명을 통해 “오늘 우리의 행동은 불법체류자를 고용한 미국 고용주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라며 “고용주가 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면 책임을 물 것이다”라고 밝혔다. 멕시코 장벽 건설 예산은 트럼프가 직접 챙기고 있다. 1월9일 NYT에 따르면 트럼프는 상·하원 의회 지도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이민정책 회의를 주재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해 다카 프로그램 유지를 위해서는 멕시코와의 국경지역에 장벽을 설치하는 데 필요한 예산이 확보돼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날 이민정책 회의가 끝난 후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이민개혁과 관련해 매우 생산적인 회의를 한 것에 대해 모든 공화당 및 민주당 의원에 감사한다”며 “국경안보, 연쇄 이민, 다카를 다루는 법안을 협상하기로 강력한 합의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CBS에 따르면 미 하원 법사위원회 로버트 굿라트(공화당) 위원장은 1월10일 불법 이민자들에 대해 보다 엄중한 입장을 담은 새 이민법안을 공개했다. 트럼프의 ‘이민 통제조치 목록’에 포함된 70가지 사항 중 국경장벽에 자금을 지원하고 비자추첨 프로그램을 끝내는 계획 등 대부분이 이 법안에 포함됐다. 굿라트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것은 포괄적인 이민개혁법안이 아니다”며 “백악관에서 어제 대통령과 다른 사람들은 더 많은 단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美 법원 “DACA 현행대로 유지하라” 판결
미국 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법체류청년 추방유예 제도’(DACA) 폐지 결정의 효력을 일시적으로 중단시키는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10일 트윗을 통해 “이는 우리의 법원 시스템이 얼마나 망가져 있고, 불공정한지를 모두에게 보여주고 있다. 반대파들은 DACA와 같은 사례를 만나면 항상 제9회 연방순회법원으로 달려간다. 그리고는 상급 법원에서 파기환송 되기 전까지는 거의 항상 승소를 한다”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은 터무니없다. 특히 판결이 나온 어제는 대통령과 상·하원이 초당적 대화를 성공적으로 나누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라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 정도 규모의 사안은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당과 협력해 지난 정부가 취한 위헌적 조치를 시정하는 영구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부터 한시적 행정명령을 갱신하면서 DACA를 유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DACA 프로그램의 폐지를 공식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프로그램 폐지에 따른 혼선을 막고 의회가 후속 입법조치를 할 수 있도록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었다. 올해 3월까지 의회가 후속 입법 조치를 하도록 요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법원의 윌리엄 앨섭 판사는 1월9일 트럼프 대통령의 DACA 폐지 결정에 대한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DACA를 현행대로 유지하라고 판결했다. 앨섭 판사는 “DACA가 불법이라는 법무부의 시각은 결함이 있는 법률적 전제”라고 지적했다. 일부 주에서는 개인이나 단체들이 정부의 DACA 폐지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미 이민귀화국(USCIS) 자료에 따르면 DACA 프로그램의 수혜 청년은 80만 명에 달한다. 국적별로는 멕시코가 80%로 가장 많고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페루가 뒤를 잇는다. 한국은 여섯 번째로 아시아계 중 가장 많다.

트럼프 대통령 ‘거지소굴’ 발언 논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11일 백악관에서 이민정책을 논의하던 중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을 지칭하며 “거지소굴 같은 국가에서 온 사람들을 왜 받고 있냐”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민주 공화 양당 합의로 마련된 이민법과 관련해 상원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왔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리차드 더빈 민주당 상원의원이 새 이민법 수정안에 담긴 비자추첨제 폐지로 피해를 입을 국가들에게 TPS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대상 국가로 아이티를 언급했다. 이 때 트럼프 대통령이 화를 내며 “우리가 왜 거지소굴 같은 국가들에서 온 사람들을 다 받고 있냐”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은 노르웨이 같은 국가에서 이민자를 더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참석 의원들은 이같은 발언에 충격을 받았다고 WP는 전했다. 이 자리에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 정책고문과 존 켈리 미 백악관 비서실장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지소굴’발언의 진위여부에 대해 라지 샤 백악관 대변인은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사회에 기여하고 우리 경제를 키우고 우리 위대한 국가에 동화될 수 있는 이들을 환영함으로서 우리 국가를 더 강하게 만드는 영구적인 방안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아이티 정부는 성명을 발표해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라며 “모욕적이고 부끄러운 서술은 정치 지도자가 가져야 할 지혜와 자제, 분별력 중 어떤 미덕도 보여주지 못한다”고 규탄했다. 이어 “아이티 사회와 아이티의 미국 기여에 인종차별적 견해를 반영하고 있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아프리카 55개국 국제기구인 아프리카연합(AU)도 “미국에서 노예생활을 한 수많은 아프리카인들의 역사적 현실을 감안할 때 이 같은 발언은 용납 가능한 수준에서 벗어났다”며 “인종차별주의적인 것이며 아프리카인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 역시 “미국의 대통령이 충격적이고 부끄러운 발언을 했다”며 “유감이지만 그를 부를 수 있는 말은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단어 밖에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제적인 비판이 거세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DACA) 회의에서 험한(tough) 말은 했지만 (거지소굴은)그 때 입에 올린 말이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 모양새다. ‘거지소굴’ 발언의 진실여부가 논란이 되자 이날 회의에 참석한 민주당의 딕 더빈 상원의원은 “관련 보도가 정확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리카를 언급할 때 악의적인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다”고 증언했다.

미국 정가 휩쓸고 있는 <화염과 분노>
현재 미국 정가에는 지난 1월5일 출간된 <화염과 분노: 트럼프의 백악관 내부>라는 책이 화제다. 이 책은 미국 언론인 마이클 울프가 쓴 책으로 출간과 동시에 ‘아마존 판매 1위’, ‘반스 앤드 노블스 1위’ 등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이 책의 주 골자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겼다. 저자 마이클 울프는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이고 트럼프 행정부의 전현직 관계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책에 담았다. 그는 누구도 트럼프가 대선에 당선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전하면서 트럼프의 아들 트럼프 주니어의 말을 인용 “당선되자 아버지는 마치 귀신을 보는 듯한 것처럼 행동했고,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눈물을 흘렸는데, 그것은 기쁨의 눈물은 아니었다” 등 파격적인 내용을 담아냈다. 또한, 울프는 백악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의 정신건강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slipping)”고 증언했고 트럼프는 문맹처럼 읽지 않고, 남의 말을 전혀 귀담아 듣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책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트럼프-러시아 연관설이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는 “쿠슈너는 도이치 은행에서 자금 세탁을 했다” 등의 폭로도 서슴없이 했다고 기술했다. 또한 배넌이 트럼프 주니어가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지난 2016년 6월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 등 러시아 인사들과 회의를 한 것에 대해 “반역적이고 비애국적”이라고 비난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배넌이 당시 “그런 모임이 있어야 했다면 (트럼프 타워가 아닌) 뉴햄프셔나 맨체스터의 홀리데이인에서 변호사와 함께 만났어야 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책은 전했다. 이 책이 출판되자 트럼프 대통령측은 “울프와 만난 적도 없고, 그는 백악관 기자 출입증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 대통령측은 “<화염과 분노>는 거짓말, 허위 진술, 존재하지 않는 정보원들로 가득 차 있는 가짜 책”이라고 힐난하며 울프를 고소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신건강과 국가운용 능력에 대해 의구심의 목소리가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 살면서 나의 가장 큰 자산은 안정적인 정신건강이다. 힐러리 클린턴은 이 논란을 매우 열심히 공격했지만, 나는 매우 성공한 비지니스맨으로, 티비스타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현재 아마존은 웹사이트에 '화염과 분노' 배송에 2~4주가 소요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몇몇 서점은 대기목록을 나눠주는 등 대다수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품절 상태다. <화염과 분노>의 하드커버가 선풍적으로 팔리면서 전자책(e-book) 판매까지 급증했다. 헨리 홀트는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 않고 “전자책으로도 수십만부가 팔렸다”고 전했다. 트럼프 측은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는 것도 검토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이것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제로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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