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48년 1월16일 오페라 <춘희>(라 트라비아타) 공연으로 시작된 한국오페라가 내년이면 70주년을 맞이했다. 70년 역사의 한국오페라가 성장을 거듭하면서 놓쳐버린 여러 그늘들, 제 문제들을 한국오페라의 초심으로 돌아가 점검하고 미래를 향해 새로운 도약을 해야 할 때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김신환 한국오페라진흥회장의 행보가 화제다. 영남대학교 음악대학 학장, 한국성악회 회장, 서울시립오페라단장, 세종문화회관 사장 등을 역임한 김 회장은 한국 오페라 발전사의 산 증인이자 독보적인 성악가다. 김신환 한국오페라진흥회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한국 오페라의 발전 위해 총력 기울여

▲ 김신환 회장

김신환 회장은 1957년 파리예술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등을 거머쥔데 이어 UFAM 국제음악 콩쿠르 성악부 1위, 프랑스예술가곡해석 국제콩쿠르2위 등 국제 콩쿠르를 석권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날렸다. 러시아 차이콥스키 국제음악 콩쿨과 이탈리아 베르디 국제콩쿨 심사위원을 역임한 그는 이탈리아 라스칼라 극장에 연중프로그램 주역으로 참여, 한국의 최초의 테너솔리스트 활약했다. 이탈리아 베르디 금상 수상 등 한국 성악인으로서 모든 초연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김 회장은 이태리의 음악문화를 지도하며 국제공연과 아카데미 활동이 알려지면서 이탈리아 대통령 훈장과 기사작위를 수여받는 명예를 얻기도 했다. 이처럼 30여 년간 유럽에서 노래로 추앙받던 김 회장이 돌연 귀국을 선택한 것은 우리나라의 예술교육의 정착시키고 한국 가곡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일념 때문이다.

“선진국일수록 종합예술의 수준으로 그 나라의 가치를 평가한다”는 믿음 하에 한국의 주옥같은 가곡들을 세계에 알리고 국내 예술인들이 세계시장에서 더욱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그는 유럽의 지휘자, 성악가들과 함께 한국작품을 소개하며 한국 음악인으로서 유럽에서 활동하며 귀국 후 국내 없던 오페라단을 창단하기 위해 외국 전문가를 초청, 서울시와 정부부처로부터 지원받아 서울시립오페라단을 창단해 13년 간 단장을 역임했다. 특히 ‘한국 오페라의 세계화’를 위해 오페라 공연에서 번안이 아닌 원어 공연과 외국인 기용을 장려한 그는 한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내한공연으로 평가받는 성악가 마리아칼라스와 주세페 디 스테파노의 공연을 실현시키기도 했다.

문화예술계에서 “국내 오페라의 수준을 20~30년 가까이 앞당겼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김신환 한국오페라진흥회장은 “원어로 훈련받은 한국 성악가들이 언제든지 세계 저명한 극장에 섭외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면서 “오페라가 서양의 예술문화이기 때문에 국내 무대뿐 아니라 세계로 나갈 기회를 적극 활용하고자 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김 회장은 또한 젊은 성악인들을 국제 수준의 전문가로 육성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로 김 회장과 함께 연주했던 당시의 젊은이들은 이제 대학교수로서 후학을 양성하거나 직접 오페라 무대에 올라 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중이다.

우리나라의 예술문화 국제화 선도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나 한국 예술인에게 오페라 공연을 할 수 있는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주도한 김신환 회장은 후학들이 세계적인 예술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한국종합예술학교 창설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 현재도 우리나라의 인재들이 우리의 예술을 접하며 공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김 회장은 김신환 국제 성악 콩쿨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인 주도의 국제 공연을 외국인 참여 공동으로 이태리에서 국제문화제를 추진하기도 했다. 이처럼 다각도의 노력으로 한국의 예술문화 국제화를 선도하고 있는 김신환 회장은 “미래의 주역들이 문화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앞으로도 변함없이 한국의 가곡을 알리고 오페라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