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2.1.24 월 16:48 전체기사 l 기사쓰기 l 자유게시판 l 기사제보 l 구독신청 l 광고안내 l 회사소개
> 뉴스 > 피플·칼럼
     
자연회상(自然回想)에서 얻어진 예술적 발로
2018년 02월 05일 (월) 15:29:35 신선영 전문기자 ssy@newsmaker.or.kr

강혜련 작가의 전시 주제는 자연을 돌이켜 생각한다는 뜻의 ‘자연회상(自然回想)’이다. 자연에서 얻은 예술적 영감을 창작의 동력으로 삼고 있는 그의 작업 방식이 한 단어로 정의된 것이다. 고정되어 있기보다는 항시적으로 살아서 움직이고 그 움직임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를 만들어 나가는 가변(可變)의 자연. 이것이 강혜련 작가가 상기하는 자연의 모습이다.

신선영 기자 ssy@

공작과 자연
   
▲ 강혜련 작가.
강혜련 작가의 작품에는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무늬가 있다. 바로 공작의 꼬리깃에 달려 있는 눈(目) 모양의 원통이다. 마치 미의 여신인 헤라가 아르고스의 백 개의 눈을 공작에게 달아줬던 것처럼, 작가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미술에 자신이 가장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눈을 그려 넣은 것이다. 이는 미술이 시각 예술이라는 점에서, 미술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자 한 작가적 의지가 반영된 거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시선은 자연으로 향한다. 자연 앞에서 인간은 한없이 작은 존재지만, 그 작은 존재가 느끼는 경이로운 마음이 인간의 삶을 너그럽게 해준다는 점에서 작업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래서 자연에 대한 감사와 사랑, 존경과 찬미로 점철된 마음이 인간의 내면에 똬리를 틀고 있는 비극적인 마음을 극복시켜준다는 믿음이 근저에 깔려있다.

자연에 대한 탐방은 이렇게 시작됐다. 사계(四季)의 산야에 다니면서 자신의 시선이 머무는 것들을 유심히 관찰했다. 이때 생기는 직관이 표현의 발로가 되기 때문이다. 그는 “자연의 질서에 대한 진정한 이해는 지식이 아닌 직관에 의해 가능하다”면서 “여기서 직관은 통찰되어지는 하나의 이지적 공간이기 때문에 표현도 판타지적으로 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래서 작가는 재료나 기법에 연연하지 않는다. “약간의 애매모호함과 신비스러움을 즐긴다”고 한만큼 구상과 비구상에도 연연하지도 않는다. 단지 자신의 감흥이 작품에 드러났는지 아닌지, 자신의 직관을 관람자가 간파했는지 아닌지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작가와 관람객 간의 암묵적인 대화처럼 이심전심이 되는 그림”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던 것이다.

   
▲ 自然回想-향연, Mixed Media, 90.9x72.7cm, 2005.

무의식의 표상
“상상력은 가끔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본인을 자극하는데 그때는 정신없이 그러한 감상을 노트하게 된다. 코울리지(Samuel Taylor coleridge)가 ‘상상력이란 보다 고도의 차원으로 승화된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무의식의 저변에 흐르고 있는 흔한 감수성이 의식의 수면 위로 떠오른 순간, 바로 그때의 찰나를 놓치지 않고 기록한 것이 본인의 작품 대부분이다.” (작가 논문 中)

작가 논문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강혜련 작가의 머릿속에는 표현에 대한 열락(悅樂)이 가득 차있다. 그래서 작품마다 아지랑이 같은 선들이 의식의 층위로 떠오르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그림을 그릴 때도, 강의를 할 때도, 외국에 나가 있을 때도 언제나 작가의 주위를 맴돌며 바깥세상으로의 비상한 이탈을 꿈꾸고 있었다.

   
▲ 自然回想-산위에 올라, Mixed Media, 90.9x72.7cm, 2007.

그 시선은 작업실에서도 느껴졌다. 작업실 한편에는 표면을 도드라지게 하는 질감 재료들이 쌓여 있었고, 바닥에는 작업이 한창 중인 붉은 물감과 붓들이 늘어져 있었다. 또 한쪽 벽면에는 작가의 손때가 묻어 있는 미술 고서적들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중견 작가를 넘어서는 와중에도 실험적인 모색을 계속 해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매 전시마다 다른 표현으로 감각의 수위를 높일 수 있었던 것이다.

“하버드 리드(Sir Herbert Read)는 화가의 덕목에 대해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회화는 기능이며, 기술이며, 수련이다. 그래서 감정의 가장 미묘한 차이를 직관하고 관찰하고 기록해야 한다. 그래야만 작가만의 것이라고 할 수 있는 독창적인 발견이 이뤄질 수 있다.’ 이 말은 20세기에 들어서 희미해져버린 수련의 문제를 다시금 떠올리게 합니다. 누구에게도 영향 받지 않는 작가로 저만의 독창성을 유지하도록 하겠습니다.”

   
▲ 自然回想- 독일, Mixed Media, 39.5x28.0cm, 2017.

강혜련 작가는 숭의여대 응용미술학과와 건양대학교 서양화과 및 동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공주대학교 일반대학원 만화애니메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지금까지 13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150여회의 국내외 초대전 및 그룹전에 참가했다. 대한민국미술전람회심사위원, 아시아미술대전심사위원 및 운영위원, 충정미술전람회심사위원, 도솔미술대전심사위원, 보문미술대전심사위원, 서해아트페어운영위원을 맡았다. 한국미술협회, 대전미술협회, 서울여류협회, 한국콘텐츠학회, 심향회 회원이며, 환경미술협회서양화분과위원장과 픽크전을 창립하여 문하생을 양성하고 있다. 우송대학교외래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건양대학교외래교수다. NM

   
▲ 自然回想-그리움, Mixed Media, 53.0x45.5cm, 2012.

신선영 전문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뉴스메이커(http://www.newsmaker.or.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自然回想- 런던II, Mixed Media, 39.0x30.0cm, 2017.
뉴스메이커About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10-999 서울특별시 종로구 신문로1가 163 광화문오피시아빌딩 14층 뉴스메이커 | 전화 : 02-733-0006 | 팩스 : 02-733-0009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상호
뉴스메이커는 (주)뉴스메이커에서 발행하는 시사종합월간지로서 특정언론과는 전혀 무관한 완전한 자유 독립 언론입니다.
뉴스메이커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뉴스메이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make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