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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 발사 이후
국제사회서도 대화론 VS 제재 목소리 높아져
2018년 01월 08일 (월) 18:04:51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터널 굴착 활동이 포착돼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 국방부는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 가능성과 관련해 “북한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정미 기자 haiyap@

지난 12월11일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LANL)의 핵실험 전문가 프랭크 파비안 등은 북한전문매체 38노스에 “북한이 앞으로 실시할 핵실험을 위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서쪽 갱도 입구에서 터널 굴착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9월3일 제6차 핵실험 이후 높은 수준의 활동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서 핵실험 준비 정황 포착
프랭크 파비안 등은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에 나섰다는 근거로 풍계리 핵실험장을 촬영한 플래닛, 에어버스 디펜스&스페이스, 디지털글로브 등 상업용 인공위성들이 지난 11월1일과 21일, 12월2일과 7일에 찍은 네 장의 사진을 제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서쪽 갱도 입구 주변에 차량과 인원들이 일상적으로 보이고, 파낸 흙을 쌓아놓는 야적장과 갱도 입구 사이를 광차들이 오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적장에 새로운 흙더미가 쌓이고 있어 터널 굴착이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5차례의 핵실험이 이뤄진 북쪽 갱도 지역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폭발력이 수백㏏(킬로톤)에 이르는 수소폭탄일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6차 핵실험 직전 미국에 수소폭탄을 통한 본토 타격 위협을 가했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의 경우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 준비를 흘리면서 미국과의 핵군축 협상을 요구할 수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2월11일, 로버트 매닝 미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향후 북한의 SLBM 도발 여부에 대한 질문에 “미국은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과 함께 북한의 어떠한 위협에도 대응할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매닝 대변인은 한·미·일 3국의 미사일 경보 훈련에 대해서 “북한 위협에 대한 최고 수준의 준비 태세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한·미, 미·일 간 지휘 통제와 의사소통 향상 등 상호운용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 당국이 최근 발간한 2018년도 달력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호칭을 ‘최고령도자’로 격상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 이후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이 내부적으로는 김정은의 통치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외부적으로는 체제 안정을 선전하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한다. 김정은은 북한 매체에서 종종 ‘최고령도자’로 불리긴 했지만 지속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2018년도 달력에 호칭이 추가된 것은 김 위원장의 권위가 더욱 확고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12월12일 “최고령도자 표시는 김정은 시대 이후에 계속 나왔었는데 파악해 본 바로는 김정일 사망 5주기인 2016년 12월 이후 지속적으로 정례화되고 있다”며 “올해 달력은 그 이전에 만들어져서 반영이 안 됐고 내년도 달력에 반영이 된 것이 아닌가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북한의 2018년도 달력 첫 면에는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 ‘새해를 축하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지난해 4월 준공된 평양 여명 거리가 등장했다. 달별 표지에는 쇼핑몰이 들어선 종합 상업구와 자연 친화적으로 조성된 고층 빌딩 단지, 환히 불을 밝힌 거리의 모습, 휴대전화와 PC 모니터 등 각종 공산품의 모습이 담겼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에게 최고령도자라는 호칭이 붙여지고 북한의 각종 공산품이 공개되는 것은 모두 김정은 체제가 대북 제재에도 안정되고 굳건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대북 제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에게 더욱 강력한 통치 체제를 구축하면서 내부 결속을 노리는 효과도 담겨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남광규 매봉통일연구소장은 “북한이 김정은을 대대적으로 띄우고 있지만 아직 김일성, 김정일만큼의 우상화 작업까진 진행하지 않는 것 같다”며 “아직 핵문제가 진행 중이면서 여전히 북한을 둘러싸고 혼돈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에 김정은이 우상화 작업에 착수하는 것은 조금 이르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여부가 관건
지난 11월29일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성명’을 통해 새로운 ICBM인 화성-15형이 오전 3시18분(평양시간 2시48분) 평양 교외에서 최대고각발사 체제로 발사돼 정점(최고) 고도 4475㎞, 사거리 950㎞를 53분간 비행한 뒤 동해 공해(公海)상의 설정된 목표수역에 정확히 탄착됐다고 발표했다. 성명은 “김정은 동지는 새 형의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5의 성공적 발사를 지켜보시면서 오늘 비로소 국가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 위업이 실현되였다고 긍지 높이 선포했다”고 밝혔다. 이어 “화성-15 무기체계는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로켓”이라며 “지난 7월에 (2차례)시험 발사한 화성-14보다 전술기술적 제원과 기술적 특성이 훨씬 우월한 무기체계”라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심야 추가 보도에서 “(김 위원장이) 시험 발사 준비가 완료되였다는 보고를 받고 먼저 우리 노동계급이 만든 9축(軸) 자행(自行)발사대차를 보시였다”고 밝혀 이번 미사일이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발사됐음을 드러냈다. 지난 12월5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이 11월29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의 뭉툭한 탄두부는 재진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군사정보업체 IHS제인스의 칼 듀이 선임분석관은 RFA에 “뾰족한 탄두부보다 뭉툭한 탄두부가 열을 잘 분산시키고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며 “북한이 재진입체가 대기권으로 다시 들어갈 때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탄두부 모양을 뭉툭하게 바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앞선 두 번의 ICBM 시험 발사 후 북한의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여부에 대한 논쟁이 일면서 이에 대한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을 갖고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참여과학자연대의 데이빗 라이트 박사도 탄두부를 뭉툭하게 함으로써 대기권 상층부에서 강하 속도를 낮추려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라이트 박사는 “탄두부 두께가 얇아지고 뾰족해지면 목표물을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맞힐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북한의 경우는 대도시를 공격 목표로 하는 등 정확도보다는 재진입 기술 확보에 더 비중을 두고 있어 이 같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두부가 뭉툭하면 탄두를 더 앞쪽까지 탑재할 수 있어 더 안정감 있게 날아갈 수 있다”며 “다만 북한이 다탄두 탑재를 위해 재진입체 형태를 뭉툭하게 했다는 분석은 아직 시기상조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이 화성-15형을 고각으로 발사한 이유는 일본 상공을 통과하지 않으려는 목적 이외에도 북한이 화성-15형의 발사 궤도를 자국 레이더로 관찰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RFA에 따르면 사거리가 긴 탄도미사일은 비행 중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 표적을 맞히기 위해 다시 대기권 안으로 들어가는 절차가 필수적이지만 탄두부가 초고속으로 공기 밀도가 높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열과 압력을 견디지 못할 경우 대기권 재진입 후 폭발하게 된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을 지낸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의 올리 하이노넨 선임고문은 “북한이 ICBM에 탑재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탄두를 지금 갖고 있는지에 대한 논쟁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하이노넨 선임고문은 “그 피해를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전쟁이 발발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며 “더구나 현재 북한의 미사일 기술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정보 당국의 상황 인식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日, 북한 규탄하는 결의안 채택
지난 12월5일, 일본 중의원(하원)은 본회의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한 북한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NHK보도에 의하면, 이날 중의원은 결의안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국제사회의 평화적 해결 의지를 짓밟는 것”이라며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엄중 항의했다. 결의는 또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전례 없는 중대하고도 임박한 위협”이라고 강력 비난하며, 북한에 대해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핵·미사일 개발을 즉각 포기하도록 강력 요청했다. 일본 정부에 대해서는 유엔 회원국이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도록 촉구할 것과, 국민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일본의 영토를 지키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긴급 사태 발생시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전달을 할 것을 촉구했다. 중의원 본회의에서 결의가 만장일치로 통과하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북한이 신형으로 보이는 ICBM급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것은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며 “핵·미사일 그리고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의 조기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의원에 앞서 참의원도 지난 12월4일 본회의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12월8일에는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대책 등에 대비해 장거리 순항 미사일을 도입하기 위한 예산을 추가로 요청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항공 자위대 전투기에 탑재할 수 있는 장거리 순항미사일 3종류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도입하는 순항미사일은 노르웨이가 개발한 조인트 스트라이크 미사일(JSM), 미국에서 개발된 재즘-ER(JASSM-ER), LRASM이다. JSM은 F-35에 탑재되는 미사일로 사거리가 500㎞에 달한다. F-15기에 탑재되는 미사일 JASSM과 LRASM은 사거리가 각각 900㎞, 1000㎞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우리를 침공하는 적의 해상 부대와 육군 부대에 접근하지 않고 대처함으로써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각종 전략을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탄도 미사일로부터 이지스함을 보호하는 데도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자위대는 외국으로부터 무력공격을 받았을 때만 최소한의 방위력을 행사한다는 헌법상 ‘전수방위’ 원칙과 미국의 대일(對日) 방어 의무를 규정한 미·일 안전보장조약 등에 따라 전략폭격기·순항미사일과 같은 선제공격용 무기는 보유하지 않았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전수방위’ 원칙 위반이라는 비판에 대해 “장거리 순항 미사일 도입은 적의 기지를 공격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기 때문에 전수 방위에 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우리 정부, 추가 대북 독자제재 발표
지난 12월11일, 우리 정부가 약 한달만에 추가 대북 독자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독자 제재 명단을 발표한 지 약 한달만이다. 외교부는 12월11일부로 “북한의 WMD(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금융거래활동 차단을 위해 11일부로 북한 단체 20개 및 개인 12명을 독자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한다”고 밝혔다. 이번 명단에는 정부는 이날 조선능라도선박회사, 능라도룡악무역회사, 대봉선박회사, 조선유성선박회사, 조선남남협조회사 등 해양 선박, 송이무역회사 등이 20개 단체가 포함됐다. 개인은 김수광 벨라루스 정찰총국 요원을 비롯해 북한 금융기관 6개 금융기관 관계자 9명과 김영수 원양해운 대표, 만수대창작사 소속 김동철 등이다. 이번에 우리 정부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명단은 모두 미국 측이 약 최근 1년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개인 또는 단체다. 이 중 라선국제상업은행과 대원산업회사는 지난해 12월 2일 미국이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단체다.

우리 정부의 1·2차 독자제재 단체와 개인은 미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앞선 제재 대상들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미국이 하지 않은 순수 우리정부의 독자 제재대상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한미공조 강화 차원에서 미국 제재대상 중심으로 고려했고 안보리 제재와의 연관성 등 제반 요소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며 “미국이 했다고 해서 다 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가 약 한달만에 추가 독자 대북 제재 방안을 마련한 것 역시 한미공조 강화가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첫번째 독자 제재 명단이 발표되기까지 3개월가량이 걸렸던 것과 비교했을 때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시험 발사 이후 약 2주만에 독자 제재 방안이 마련된 것은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이를 통해 북핵 해법 등을 두고 한미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도 해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제재 역시 실효성 보다는 상징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0년 발표한 5·24 조치로 북한과 금융 거래가 끊겼기 때문에 추가 독자 제재 명단을 발표하더라도 큰 효과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기범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화성-15형 발사가 한달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제재 명단을 발표한 것은 적절한 조치로 평가되며, 현재 북한에 금융자산 자체가 없기 때문에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중국과 북한 간 대화가 끊어진 상황에서 중국에 대한 압박 보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 표명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대북제재 지켜볼 것”
지난 12월8일, 미국 상원의원 보궐선거 지원을 위해 앨라배마 주를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지자들 앞에서 벌인 집회 연설을 통해 대북제재를 지켜보자는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가 그(김정은)에게 통할지는 모르겠다”면서 “일단 한 번 해보는 것이다. 그러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강경론자 중심으로 선제타격론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일단은 대북 제재를 통한 기존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지난 11월29일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미국 내 보수진영 일각에서는 선제공격이나 주한미군 가족 철수 같은 강경한 주장이 힘을 받고 있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런 상황에서 일단 제재와 압박 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무게를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월7일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에 이어 12월10일에도 대북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을 면담하면서 이 같은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는 모양새다.

조셉 디트라니 전 미국 측 6자회담 차석대표는 한미연구소(USKI)의 ‘워싱턴리뷰’ 기고문에서 “북한의 3차 ICBM 시험발사 이후 한국·일본에 이어 미국에서도 ‘생존의 위협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는 시각이 워싱턴에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을 계속한다면 (대북) 군사적 옵션은 북한을 상대하기 위한 미국의 ‘자동 옵션’(default option)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최근 워싱턴을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대북 군사적 옵션에 대해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선제공격을 위해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해온 그레이엄 의원과 이날 골프 회동을 가진 것도 심상치 않은 대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아직은 대북제재·압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시각이 더 지배적이다. 제임스 쇼프 카네기국제평화연구소 아시아담당 선임연구위원은 ‘워싱턴리뷰’ 기고문에서 “북한의 ICBM 시험 발사를 계기로 미국이 1년 안에 북한의 핵 공격 위협에 노출될 것이라는 확신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확산되면서 ‘예방전쟁’ 논의가 더 탄력을 받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최대 압박을 동반한 대북봉쇄·억지가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과 중국 등 중심으로 대북 대화론 부상
북한의 화성-15형 이후 미국이 다시 대북 추가 제재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유엔과 중국 등을 중심으로 대화론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외신에 의하면 4박5일 간 방북 일정을 마친 제프리 펠트먼 유엔 정무당담 사무차장이 지난 12월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북측과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북한은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와 관련한 현재의 상황이 가장 긴박하고 위험하다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펠트먼 사무차장은 “이 상황은 오직 외교적 해결책으로 풀 수 있다”며 “진실된 대화의 과정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과 관련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모든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계산착오를 막고 분쟁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채널을 여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12월5일 방묵한 펠트먼 사무차장은 체류 기간 중 박명국 북한 외무성 부상,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잇따라 만났다. 당초 일정보다 체류 기간을 하루 더 연장했지만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의 면담은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 김 위원장은 자강도 만포시 압록강타이어공장, 양강도 삼지연군 감자가루 생산공장, 백두산 등 북중 접경지역을 시찰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유엔측이 북한과의 소통 채널을 가동했다는 점에서 대화 분위기 조성에 대한 기대가 나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펠트먼 사무차장의 귀국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이 유엔과 "각급에서 왕래를 통한 의사소통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북핵 문제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넘어서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재차 경고하고, 대화 해결을 강조했다.

왕 부장은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형세와 중국외교심포지엄' 개막식에 참석해 "유엔 안보리가 국제사회의 공통 의지를 대표하고 있다"면서 "만약 안보리 결의에 부합하지 않는 요구를 제기하거나 결의 이외의 조치, 나아가 일방적인 행동에 나선다면 이는 안보리의 단결을 해치는 것일 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정당한 권익을 손상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왕 부장은 "중국이 제기한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각국이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면서 "먼저 정세를 완화해 한반도를 대항의 블랙홀에서 빼내고 대화와 협상을 위한 필요조건과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마스 바흐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방북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진 것도 대화 국면 전환 과정에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만 유엔이 중재에 나서더라도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는 게 중론이다. 북한이 이미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고, 미국은 비핵화가 대화의 전제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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