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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불어닥친 비트코인 광풍
새로운 가능성인가 아니면 또 다른 도박인가
2018년 01월 08일 (월) 18:00:43 황태희 기자 hth@newsmaker.or.kr

최근 전 세계적으로 가상화폐의 일종인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11월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만 달러(1083만원)를 돌파했다. 11월29일 가상화폐 정보 업체 월드코인인덱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0시30분(GMT 기준)께 1만 달러를 돌파했다.

황태희 기자 hth@

비트코인은 지난 11월 중순 가격이 5500 달러 선까지 급락하기도 했지만 반등에 성공해 지난 11월20일 8000 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지난 11월26일 9000 달러 선을 넘어선지 사흘 만에 1만 달러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지난해 초 960달러 수준이었던 가격은 11개월 만에 940%나 급등했다. 비트코인 시가총액 규모는 이날 1700억 달러(184조원)를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아직 가상화폐 시장 규모가 세계 금융 시장(약 200조 달러) 규모에 비하면 작은 수준이기 때문에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전망한다.

무(無)에서 새로운 세상 창조한 비트코인
지난해 초 비트코인의 원화 가치는 100만원 가량이었다. 지금은 1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3년 전 비트코인은 30만원 정도였고, 6년 전에는 고작 2000원이었다. 6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 가치는 무려 5500배가 오른 것이다. 액면가가 있는 주식과 달리 비트코인은 애초에 정해진 가격이 없다. 블록체인이라는 네트워크 참가자들의 믿음을 자산으로 하는 가상 통화이기 때문이다. 거의 0에서 시작해 1100만원까지 오른 비트코인은 그야말로 무(無)에서 새로운 세상을 창조한 셈이다. 비트코인은 정해진 총량이 있다. 총 2100만개다(전문가들은 비트코인 2100만개가 전부 발행되는 시점을 2150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채굴량이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비트코인은 정부가 발행하고 보증하는 각국의 통화보다는 전통적인 실물 화폐인 ‘금’을 더 닮았다. 비트코인 채굴 작업을 위해서는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이는 기계로만 가능하다. 특히 반복 연산처리 능력이 좋은 그래픽카드가 CPU보다 채굴량이 많다. 전 세계 그래픽카드가 동난 이유다.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컴퓨터 전력량은 전 세계 159개국의 연간 평균 전력 사용량을 상회할 정도로 많다. 그야말로 전 세계가 비트코인 채굴에 혈안이 되어 있다.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하다. 화폐는 가치 척도의 수단, 가치 저장의 수단, 교환의 매개 기능을 갖춰야 하는데 비트코인은 이 기능들을 제한적으로만 만족하고 있어서다. 표면적으로는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 합법화돼 일부 상점에서 교환 수단으로 사용되는 등 세 가지 기능을 갖춘 것처럼 보이지만 최근 시세가 급등락을 반복하다 보니 이 기능들은 사실상 제대로 발휘되고 있지 못하다. 비트코인을 쓰기 위해 사는 사람보다 시세차익을 노리고 보유하는 사람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트코인이 여전히 실제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데 거의 이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블룸버그는 “향후 몇 개월은 (비트코인이 왜 필요한지) 투자자들의 결정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근거들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서 가상화폐 용도 확대돼
비트코인을 필두로 한 가상화폐 용도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게임으로 판을 키우고 있고 국가부도 상태인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묘수를 가상화폐에서 찾고 있다. 그러나 이런 통제되지 않는 가상화폐의 진화에 각국 정부도 어떻게 대응할지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지난 12월3일(현지시간) 미국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11월말 출시된 가상 애완 고양이 육성 게임 ‘크립토키티스(CryptoKitties·가상화폐+고양이)’ 매출이 불과 수일 만인 이날 200만 달러(약 22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 크립토키티스는 세계 최초로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게임이다. 사용자들은 이더리움으로 게임 내 고양이를 사고팔거나 육성할 수 있다. 이 게임에서 최초로 생성된 고양이 캐릭터는 약 246이더리움에 팔렸으며 이는 미국 달러화로 11만7712달러에 이르는 엄청난 금액이라고 테크크런치는 전했다. 현재 이 게임은 이더리움 네트워크 트래픽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다. 테크크런치는 사람들이 이더리움을 통해 실체적인 가치가 없는 자산을 구입하고 있다며 올해 인터넷 세계가 가상화폐로 어떻게 급변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풀이했다. 크립토키티스 인기가 계속 높아지면 사람들은 고양이를 되팔거나 희귀 고양이를 육성해서 수익을 낼 수 있다. 또 크립토키티스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통한 분산화를 채택했기 때문에 설령 개발사가 망하더라도 자신이 구매한 고양이가 사라지지 않게 된다. 한편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금융제재를 피하고자 자체 가상화폐인 ‘페트로(Petro)’를 만들어 해외로부터 자금을 유치한다고 밝혔다. 그는 “새 가상통화는 베네수엘라가 보유한 석유와 천연가스, 금과 다이아몬드 등 원자재 매장량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금융주권을 찾고 제재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가 중앙은행과 정부의 통제로부터 벗어나려는 시도에서 비롯된 것이고 베네수엘라 정부의 수년에 걸친 엉성하고 열악한 통화정책으로 현지에서 비트코인 매입 열풍이 일어났다며 페트로 창출이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마두로 대통령은 페트로의 출시 시기나 형태 등 세부 사항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마두로가 경제위기 돌파구 중 하나로 가상화폐를 선택했다는 점은 그만큼 이 시장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겁다는 점을 다시 상기시키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해 정부가 이를 불법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최근 “비트코인이 사회적으로 어떤 유용한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는 불법적인 것으로 취급해야 한다”며 “비트코인은 단지 거품에 불과하다. 오늘 비트코인의 가치는 내일 비트코인 가격에 대한 기대에 불과하다. 정부가 어느 순간 시장을 폐쇄하면 바로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국가는 국가 주도 가상화폐 발행 및 추진
가상화폐는 최근 전 세계 금융권을 놀라게 할 정도로 거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국제지급결제은행(BIS) 산하 지급결제 및 시장인프라 위원회(Committe on Payment and Market Infrastructure, CPMI)에 따르면, 스웨덴에서 비트코인의 유통은 중앙은행이 발행한 화폐의 3.5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은 카드와 모바일결제가 보편화해 현금 사용률이 매우 낮다. 우리나라도 2016년 말 현재 비현금 결제 비중이 86.4%로, 웬만한 금융 선진국들보다 높은 편이다. 이러한 추세에 일부 중앙은행들은 가상화폐 발행을 하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물화폐를 통한 결제보다 신용카드나 디지털 수단을 통한 결제가 늘면서 ‘현금없는 사회’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스웨덴에서는 법정화폐보다 비트코인의 유통량이 많아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10월 중순 국가 공인 가상화폐인 ‘크립토루블(CryptoRuble)’을 발행한데 이어 중국과 싱가포르도 국가 주도의 가상화폐 발행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가상화폐 붐이 일면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가상화폐에 대해 초창기부터 조사를 해왔다. 하지만 비트코인에 대해 연준이 공식적인 입장을 내는 것을 별로 원치 않고 있다. 새 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제롬 파월은 “가상화폐와 관련해선 기술적 문제들이 남아 있다”며 “거버넌스와 위험 관리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프라이버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윌리덤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식 디지털 화폐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CNBC에 따르면 더들리 총재는 지난 11월29일(현지시간) 뉴저지 주 럿거스대학 연설에서 연준이 가상화폐를 도입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들리 총재는 “가상화폐는 투기적인 활동이며 안정된 가치 창출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또 “연준이 언제 가상화폐를 도입할지 추측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들리를 제외한 다른 연은 총재들이 이에 동의하는지는 확실치 않다. 지난 9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미 정부가 가상화폐를 공식적으로 인정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신의 주머니에 있는 돈은 그것이 정부가 공식적인 화폐로 인정했기 때문에 가치를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올해 초 가상화폐에 대한 회의론을 표명했다. 다만, 그는 비트코인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해서는 발전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유럽중앙은행(ECB)는 가상화폐 투자의 위험성에 대해 반복적으로 경고했다. 비토르 콘스탄시오 ECB 부총재는 지난 9월 비트코인은 통화가 아니며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튤립 버블과 같다고 지적했다. 브누아 쾨레 이사도 비트코인의 가치는 불안정하며, 탈세 및 범죄와의 연관성에 있어 중대한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유로권 경제에 대한 가상통화의 영향력은 제한돼 있다면서, ECB가 발행하는 화폐에 전혀 위협이 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가상화폐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14년 디지털 통화 개발을 위한 팀을 만들었던 인민은행은 “조건이 무르익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과 다른 이들간 거래를 금지하고 있으며, 민간 디지털 화폐 발행업체를 단속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가상화폐 도입을 위한 공식적인 날짜를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디지털로 전환하면 지불 효율성을 높이고 통화를 보다 정확하게 통제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구로도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 중앙은행장은 지난 10월 한 연설에서 중앙은행은 디지털 화폐와 관련해 즉각적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상화폐에 대해 깊이 있는 지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를 일반 대중에게 발급하는 것은 중앙은행이 계정에 대한 접근을 모든 사람에게 확장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CBDC에 관한 토론은 중앙은행의 근본적인 문제를 재검토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는 가상화폐 위험성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칼 루드비히 틸레 분데스방크 이사는 지난 9월 “비트코인은 지급결제 수단이 아닌 투기성이 높은 장난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분데스방크는 지급결제 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것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크 카니 영국은행(BOE) 총재는 가상화폐에 대해 잠재적 혁명이라고 말했다. 영국은행은 지난해 금융에 기술을 도입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또 실리콘밸리 신생기업과 관련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 중이다. 그러나 디지털 화폐 발행에 있어서는 아직 먼 얘기라며 선을 그었다.

우리 정부, 가상화폐에 세금 부과 검토
최근 한국은 세계에서 가상화폐 광풍이 가장 뜨겁게 불고 있는 나라다. 가상화폐 거래 정보업체 월드코인인덱스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 국제시세는 1376 달러(약 1505만원) 정도다. 하지만 국내 거래소 빗썸 등에서는 약 1865만원에 거래되고 있어 24% 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비트코인에 대한 큰 관심에는 지정학적 요소, 문화적 요소 등이 혼재돼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데다 최근 대통령 탄핵 사태와 같은 정치적 혼란을 겪은 한국에서 비트코인의 어느 나라에서나 거래 가능한 ‘무국적’ 지위가 큰 매력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유례없는 시장 과열 현상에 정부와 금융당국의 고심도 큰 상황이다. 최근 미국과 일본 등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선물 도입이 추진되는 등 가상화폐가 제도권 시장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 세계 최대의 파생상품 거래소인 시카고 상업거래소(CME)는 지난 12월18일 비트코인 선물을 도입했다. 경쟁사인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와 기술주 중심의 장외주식시장인 나스닥도 관련 상품 출시 경쟁에 가세했다. 일본의 도쿄금융거래소(Tokyo Financial Exchange)도 비트코인 파생상품 거래를 위한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 금융당국은 국내 가상화폐 파생상품 출시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섣불리 기존 금융시장으로 편입시킬 경우 시장 과열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책 대응도 가상화폐 시장의 ‘활성화’보다는 ‘부작용 차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부는 가상화폐 거래규제법 제정을 준비하는 등 최근의 투기과열과 잇따르는 관련 범죄 발생에 대해 적극 대응키로 했다. 12월4일 법무부에 따르면 정부 부처들은 이날 오전 ‘가상통화 대책 TF’를 발족하고 가상통화 거래를 엄정 규제하는 방안을 조속히 검토키로 의견을 모았다. 법무부가 주관하는 이 TF에는 국무조정실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국세청, 경찰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이 참여한다. 정부 부처들은 이날 회의에서 관계기관 합동 가상통화 TF를 통해 적극 협력키로 했다. 법무부는 주관부처로서 유관기관들과 협의를 거쳐 규제대책 마련을 추진키로 뜻을 모았다. 정부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본질적으로 권리의무 관계 등 내재된 가치가 없고 가치와 강제통용을 보증하는 국가나 기관도 없어 금융이나 화폐로 볼 수 없다고 규정했다. 정부는 가상화폐는 화폐로서 필수요소인 ‘가치 안정성’이 없어 장래에 화폐가 될 가능성도 없다고 못박았다. 정부는 가상화폐 거래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면 안전하다는 주장도 적극 반박했다. 정부는 “블록체인 기술은 가상통화의 안전한 거래를 보증할 뿐 가상통화 자체의 가치를 보증해 주는 건 아니다”라며 “블록체인 기술은 전자화폐 안전한 거래에 기여할 수 있겠지만 현재의 가상화폐는 현금으로 지급보증이 되지 않고 금액의 표시도 없어 합법적인 전자화폐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정부는 이러한 이유로 가상통화의 현재 거래실태를 방치하면 일반 국민들의 피해가 커질 우려가 높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가상통화 거래를 규제하는 법률을 제정해 가상통화를 이용한 범죄에 엄정 대처하겠다는 방침이다. 법무부는 유관부처와 협의와 여론수렴 등 준비과정을 거친 뒤 가상통화 거래규제법 제정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정부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세금을 매기는 방안도 본격 추진한다. 부가가치세보다는 양도소득세나 거래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지난 12월17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국세청, 블록체인 전문가 등과 함께 조만간 가상화폐 과세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과세 논의에 본격적으로 들어간다. TF는 해외 사례를 참고하면서 가상화폐와 관련된 거래에 어떤 세목으로 세금을 매길 수 있을지 검토하고 관련 법령 개정과 제도 마련을 추진할 계획이다. 주요 쟁점 중 하나는 가상화폐 공급을 재화 공급으로 해석해 부가세를 매길 수 있는지 여부다. 가상화폐 공급에 부가세를 매기면 이중과세 논란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예컨대 사업자가 물건을 팔면서 가상화폐를 대금으로 받고 이를 법정통화로 바꾸면 이 과정에서 부가세를 두 번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가상화폐에 부가세를 매기기로 했던 독일, 호주 등은 부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방향을 바꿨다. 한국 정부도 이런 이중과세 논란과 글로벌 추세 등을 고려해 부가세 부과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대안으로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가상화폐 익명성으로 과세를 위한 개별 정보를 확보하기 쉽지 않은 점은 걸림돌이다. 외환차익, 채권양도거래 등 과세가 되지 않는 다른 양도소득과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가상화폐 과세는 주식처럼 매각대금의 일정 비율을 거래세로 매기는 방안을 중심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선 비트코인 투자 위험성 경고 목소리도
올 들어 무려 1600%나 치솟은 가상화폐 비트코인에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언제라도 돈을 몽땅 날릴 각오를 해야 한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앤드루 베일리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 청장은 지난 12월14일(현지시간) BBC방송의 ‘뉴스 나이트’에 출연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디지털 화폐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이 안전하지 않은 투자임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가상화폐 정보업체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1만7159달러에 거래됐다. 1년 전 비트코인의 가격은 780달러에 불과했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현재 2910억 달러(약 317조원)에 달한다. 베일리 청장은 “만일 당신이 올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돌아보라. 우리는 비트코인 가격 정보를 거의 알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역시 비트코인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다. 옐런 의장은 지난 12월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비트코인은 결제 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작다. 가치저장 수단이라고 보기 어렵다.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라면서 “연준은 비트코인을 규제하지 않는다. 은행들이 (비트코인 투자를 통해) 자금세탁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책임만을 지도록 한다”라고 말했다. 캐나다중앙은행 역시 비트코인 거래를 ‘도박’이라고 규정했다. 지난 12월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테판 폴로즈 캐나다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토론토에서 열린 한 경제단체 행사에 참석해 “(비트코인은) 투자라기보다는 도박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화폐를 사는 것은 위험을 구매하는 것과 같다”며 “세부 조건을 잘 따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폴로즈 총재는 비트코인은 가치가 없다며 차세대 화폐로서의 역할을 일축하기도 했다. 그는 “통화로 간주되기 위해서는 신뢰할 만한 가치 저장 기능을 해야 한다”며 “가상화폐는 이런 요소를 갖고 있지 못한 만큼 화폐로 성립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현 상황은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며 “이 시점부터 제도권 시스템이 주의 깊게 다루어 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폴로즈 총재는 디지털 거래와 전자 화폐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를 언급하며 “중앙은행이 소매거래에 활용될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는 문제에 대해 적절한 상황을 연구,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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