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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스라엘 수도는 예루살렘” 선언
2018년 01월 08일 (월) 17:58:11 이종서 기자 jslee@newsmaker.or.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 수도를 ‘예루살렘’으로 선언했다. 지난 1948년 이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꾸준히 ‘예루살렘’을 수도로 두고 투쟁을 벌여왔으나 어느 쪽도 ‘예루살렘’을 수도로 온전히 차지하지 못했다.

이종서 기자 jslee@

지난 12월6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결정지어 전 세계적인 파문을 일으켰다. 미국 외신들 역시 트럼프의 이스라엘 수도 결정에 대해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에 기름을 붓는 꼴이다”라며 세계에 불어닥칠 태풍의 눈에 대해 걱정을 전했다. ‘예루살렘’을 두고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이 거듭된 투쟁을 해왔기에 트럼프 뿐 아니라 미국 측에서는 이스라엘 수도에 대한 거론을 미뤄왔다.

70여년간 유지된 국제사회의 합의 깨뜨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월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공식적으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할 때”라며 주(駐)이스라엘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명령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은 다른 주권국가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수도를 결정할 권리를 가진 주권국가이며, 이를 인정하는 것이 평화를 얻는 데도 필요한 조건”이라고 이번 선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국 평화협상 중재자로서 미국의 역할을 의식한 듯 “양국이 동의한다면 ‘2국가 해법’도 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2국가 해법’은 1967년 정해진 경계선을 기준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가를 각각 건설해 분쟁을 없앤다는 구상이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수도 인정과 관련해 "오래 전에 진작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예루살렘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성지가 함께 위치한 종교적으로 매우 민감한 지역이다. 여러 민족들이 수차례 전쟁을 거치며 소유권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여러 번 휴전을 약속했으나 여전히 전쟁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어떤 나라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 당시 이스라엘이 ‘서예루살렘’을, 요르단이 ‘동예루살렘’을 차지했으며 이후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까지 점령했다. 그러나 1980년 이스라엘이 예루살렘을 수도로 선포하자 유엔은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했으며 각국도 대사관을 예루살렘에서 텔아비브로 옮겼다. 이러한 이유로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예루살렘에 철저한 중립을 지켜왔다. 두 나라가 쌍방 협의로 결정할 사안으로 남겨뒀다. 트럼프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것은 70년 가까이 유지돼 온 국제사회의 합의를 깬 것이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존을 목표로 하는 ‘2개 국가 해법’ 정책에 따라 영토, 종교 등과 관련해 첨예한 갈등이 얽힌 지역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지 않았다. 현재 예루살렘 동부지역 주민 대다수는 팔레스타인인으로, 이들은 전적으로 이스라엘의 통치를 받고 있으나 의회 선거 때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 한다. 이 때문에 현재 대부분의 외국 대사관들이 텔아비브에 있다. 일각에선 트럼프가 올해 말 치르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약을 지키는 사람’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결정이란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통령 후보 당시 “취임 직후 주 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그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유대인이고 장녀 이방카도 유대교로 개종한 것 등의 영향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선언에 발칵 뒤집힌 아랍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총리는 트럼프대통령의 발표직후 TV 중계연설에서 “역사적이고 용감한, 정당한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국가의 수도로 포함하지 않는 평화가 없기 때문에 평화를 향한 중요한 발걸음”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의 주이스라엘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에 대해서도 “다른 국가들도 미국의 결정에 합류하고 대사관들을 이곳으로 이전하라”고 촉구했다. 반면에 팔레스타인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은 현지 TV연설에서 “트럼프의 결정은 미국이 평화협상에서 중재역할을 포기한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비통하고 용납할 수 없는 조치들은 의도적으로 모든 평화노력을 악화시킨다”고 경고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국가의 영원한 수도는 예루살렘”이라고 강조했다. 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이 결정에 대해 “이 지역에서 미국의 이해에 대한 지옥의 문을 연 결정”이라고 맹비난했다. 중동 전역의 아랍국가들은 트럼프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선언한 것에 대해 일제히 격분했다. 트럼프의 선언 이후 아랍국가 정상들은 한 목소리로 격렬한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동에서 친 미국인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까지 나서서 강하게 미국을 비난했다. 요르단정부 대변인과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외교장관은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고 미대사관을 이전하는 결정은 국제법과 유엔결의에 위반한다”고 말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살만국왕은 트럼프대통령에게 전화통화를 통해 “전세계 무슬림들에 대한 노골적인 도발 행위”라고 말했다고 사우디 언론들이 전했다. 특히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은 아랍권 민중봉기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외교부는 성명에서 “비이성적이고 도발적인 결정으로 새로운 민중봉기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극단주의와 폭력이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아랍연맹은 위험한 조치가 지역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평화회담에서 신뢰할 수 있는 중재로서의 미국의 미래 역할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프랜시스 교황도 최근의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유엔결의안에 따라 도시의 현 상황을 존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트럼프대통령의 발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평화협상 전망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며 완곡하게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테레사 메이총리도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려는 미국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중동의 평화를 기대하는 관점에서도 이 결정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알제리를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대통령도 유감을 표명하고 “프랑스는 그 결정에 동의하지 않으며, 국제법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역행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의 대변인은 트위터에서 “베를린은 예루살렘의 지위가 양국정부의 해결책의 틀안에서만 협의될 수 있기 때문에 지지하지 않는다”고 썼다.
중국과 러시아도 이 지역의 긴장고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EU 5개국, ‘트럼프 선언’ 반대 성명 발표
유럽연합(EU) 소속 5개국 대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것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웨덴, 독일 대사들은 12월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서 발표한 공동 선언문에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기로 결정한 미국의 결정과 텔아비브에 있는 미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준비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미국의 결정이 안보리 결의와 반하고 지역 평화의 전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동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 영토로 간주한다”며 “예루살렘 수도 결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협상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EU의 입장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예루살렘은 궁극적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의 수도여야 한다”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협상을 통한 결정이 이뤄지는) 그때까지, EU 5개국은 예루살렘에 대한 어떤 나라의 통치권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U 5개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의 ‘2개국 해법’에 대한 지지도 표명했다. 이들 대표는 선언문에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2개국 해법에 합의하면 이를 지지하겠다고 한 발언과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의 영토 경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협상 대상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라며 “이제 미국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사하라고 촉구한다”고 밝혔다. EU 5개국 대표들은 또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비롯해 지역 내 모든 이해관계국들에도 현 불안 상황을 감안해 침착하게 협력하라고 촉구했다.

팔레스타인 시위, 유혈사태로 이어져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함에 따라 이스라엘에 대한 새로운 봉기를 12월8일부터 부터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전날 하니예는 가자지구에서 지지자들에게 이러한 미국의 결정은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공격이자 우리의 성지에 대한 전쟁을 말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봉기는 트럼프와 점령 세력이 이번 결정을 후회하게 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지난 2000년대 초 무장 봉기를 통해 수백명의 이스라엘 국민들을 살해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하마스의 공격력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로 점점 더 제한받고 있다. 게다가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서도 많은 하마스 지지자들이 체포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마스는 여전히 이스라엘 곳곳을 공격할 수 있는 로켓포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외신들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성명이 발표된 뒤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은 성난 군중의 시위터로 변했다고 보도했다. 12월7일 CNN방송은 요르단강 서안지역, 가자, 예루살렘 등지에서 팔레스타인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더 평화회담이 불가능해졌다”면서 분노와 체념의 감정을 표출했다. 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 시위대는 “우리가 예루살렘”이라며 “우리는 예루살렘에 속해 있다”고 연호했다. 한 시민은 “예루살렘은 나의 삶”이라면서 “트럼프는 예루살렘이 이제 팔레스타인인들의 것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그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빼앗아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팔레스타인 시위대는 세 번째 ‘인티파다(봉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외신들은 시위대가 타이어에 불을 붙이고 길을 막으며 경찰을 상대로 투석전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경찰과 보안군은 최루탄과 물대포, 고무탄 등으로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 시위 과정에서 수십 명이 부상했다. 가자 지역을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는 인티파다를 주장했다.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는 연설을 통해 “시온주의(이스라엘 민족주의)에 맞서 인티파다를 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새로운 인티파다를 일으키지 않으면 미국이 뒷받침하는 시온주의에 대항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은 물론 전 아랍 차원의 반미 시위를 촉구하기도 했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상대로 이스라엘과 모든 협력을 중단하고 평화협상의 근거가 되는 오슬로 협정의 파기를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레바논의 무장 단체 헤즈볼라는 “아랍 등 이슬람 사회가 새로운 인티파다를 위해 팔레스타인인 지원을 위한 정치, 경제, 무장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장단체들의 선동은 점차 거세지고 있다.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는 미국에 맞서 아랍 무장조직들의 단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주민을 지지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그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슬람교도에게 무장단체에 대한 자금과 무기 지원을 요청했다. 팔레스타인뿐 아니라 중동권에서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는 미 대사관 주변에서 200여명의 시위대가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다음날인 12월8일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에서는 금요 합동 예배가 끝난 뒤 미국과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도 벌어졌다. 이스라일군이 돌을 던지는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포했다. 시위 중 한 명이 총에 맞아 숨졌고, 적어도 760여 명이 다쳤다. 하마스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로켓 포탄이 이스라엘 남부 마을에 떨어지자 이스라엘이 전투기를 동원해 보복 공습에 나섰다. 공습으로 50대 팔레스타인 남성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팔레스타인 언론이 보도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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