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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가 쏘아올린 한한령(限韓令)부터 평창문화올림픽까지
공연·미술계 시끌…K팝과 클래식은 돌풍
2018년 01월 08일 (월) 16:02:44 신세영 기자 syshin@newsmaker.or.kr

2017년 정유년이 지나가고 2018년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2017년 문화계에 주어진 길은 참 험했다. 사회 전반적으로 무겁고 가슴 답답해지는 어두운 소식들이 많았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도입으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이라는 외교적 제약부터 한류 대표 문화상품인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 충정로 극장 폐관까지 안팎으로 안타까운 시간을 보냈다. 한국인 클래식 연주자들과 그룹 방탄소년단이 해외에서 맹활약하며 그나마 기쁨을 줬다. 다사다난했던 2017년 문화계 이슈들을 정리해 보았다.

신세영 기자 syshin@

사드가 뭐길래…‘한한령(限韓令)’으로 잇따른 공연 취소
2017년 초 사드 한반도 배치 결정과 관련한 중국의 보복 조치가 대중문화에 이어 순수 예술에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 중국 측의 ‘한한령(限韓令, 중국 내 한류 금지령)’으로 피아니스트 백건우, 소프라노 조수미는 중국의 비자 발급 거부로 공연이 취소되고,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은 현지 데뷔가 무산됐다. 조수미는 지난 1월 24일 자신의 트위터에 “그들(중국)의 초청으로 2년 전부터 준비한 공연인데 취소 이유조차 밝히지 않았다. 국가 간의 갈등이 순수문화예술 분야까지 개입되는 상황이라 안타까움이 크다”라며 심경을 털어놨다. 뮤지컬계에선 에이콤, 오디컴퍼니 등 국내 주요 뮤지컬 제작사가 연내 중국 진출을 준비하다가 협의를 중단하기도 했다. 사드 여파로 한중 외교 관계 악화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대표적인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 국내 전용관 4곳 중 중국 단체 관광객 위주로 운영해온 서울 충정로 극장이 10월 10일 문을 닫기도 했다. 송승환 PMC 회장은 지난 10월 충정로난타극장에서 열린 ‘난타’ 20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사드 문제로 직격탄을 맞고서 관객이 급감해 문을 닫는다. 태국 파타야와 하와이 등 해외에 난타전용관을 추가로 세워서 이번 시련을 이겨내겠다”고 밝혔다.

임금 체납, 그리고 아시아브릿지콘텐츠 대표 숨진 채 발견
뮤지컬 ‘넌센스2’와 ‘햄릿’은 출연자 임금 체납으로 홍역을 치렀다. 특히, 다양한 상업극을 선보인 공연기획사 아시아브릿지콘텐츠 대표가 90억 원의 부채를 이기지 못하고 숨진 채 발견돼 공연계에 충격을 줬다. ‘넌센스2’는 2016년 출연배우들이 출연료를 받지 못하자 이를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인신문고에 고발해 세상에 알려졌다. ‘햄릿’은 임금 미지급 문제가 공연 도중에 붉어져 6월 15일과 17일 공연이 취소되기도 했다. 아시아브릿지콘텐츠는 지난 8월 3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 회사는 배우 김수로의 이름을 딴 공연사업인 ‘김수로 프로젝트’가 성공하자 교육·음식료·해외사업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세를 늘리다가 90억 원의 부채를 이기지 못해 회생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브릿지콘텐츠 대표가 같은 달 21일 서울 성동구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미술계, ‘위작·대작’ 논란에 최고가 경신까지
▲ 25년째 위작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지난 4월 K옥션 경매에서 김환기 (1913∼1974) 화백의 ‘고요 5-Ⅳ-73 #310’이 65억5000만원에 낙찰되며 국내 작품의 경매 최고가를 경신했다. 종전 최고가는 2016년 11월 말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김환기의 노란색 전면 점화가 기록한 63억2626만원(4150만 홍콩달러)이었다. 세계적인 미디어아티스트 백남준의 1996년작 ‘스태그(Stag)’는 미술 경매에서 59만달러(약 6억6000만원)에 낙찰되며 10년 만에 작가 최고가 기록을 깼다. 고(故) 천경자 화백과 이우환 화백 작품들이 나란히 위작 의혹으로 수사를 받았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천경자(1924∼2015) 화백이 그린 ‘미인도’는 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에 보관된 지 26년 만에 전시됐지만 유족은 “가짜”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은 2016년 12월 천 화백의 유족이 고소한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5명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분하고 미인도가 진품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유족 측은 검찰 결론에 불복해 서울고검에 항고했지만 기각됐고, 법원에 낸 재정신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자 대법원에 재항고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단색화의 거장 이우환(81) 화백의 위작 논란도 있었다. 위작 유통 사건의 피해자인 이 화백은 경찰이 압수한 13점이 모두 자신의 진품이라고 주장했지만 2심에서도 모사품이라는 결론이 났다. 가수 조영남의 ‘화투패’ 그림이 대작(代作) 화가가 그린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나 그는 사기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한국을 빛낸 클래식 스타, 세계 유명 콩쿠르 석권
▲ 반클라이번 국제 콩쿠르 우승한 선우예권
한국인 연주자들이 세계적인 대회에서 당당하게 수상하며 클래식계 미래를 밝혔다. 2017년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피아니스트 선우예권(28)이다. 그는 지난 6월 세계적인 권위의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 우승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미국의 유명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1934~2013)을 기념해 만든 대회로, 1962년부터 그의 고향인 포트워스에서 4년마다 열린다. 우승자는 상금 5만달러와 3년간 미국 전역을 돌며 연주와 음반 녹음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더불어 선우예권의 9번의 콩쿠르 입상 이력이 밝혀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는 한국인 최다 국제 콩쿠르 우승 기록이다. 이외에도 ‘독일 퀼른국제음악콩쿠르’ 우승 소프라노 이혜진(24), 한국인 최초 ‘제7회 다비드 포퍼 국제 첼로 콩쿠르’ 그랑프리 송민제(22), ‘2017 뮌헨 ARD 국제음악콩쿠르’ 피아노 부문 1위 손정범(26), ‘제10회 토스카니니 지휘 콩쿠르’ 한국인 최초 1위 없는 2위 차웅(33), ‘2017 제11회 프란츠 리스트 국제 피아노 콩쿠르’ 한국인 최초 2위 홍민수(25) 등이 주목을 받았다.

송인서적, 사명 ‘인터파크 송인서적’으로 새 출발
2017년 초 부도 후 인터파크에 인수된 송인서적이 ‘인터파크 송인서적’으로 이름을 바꾸고 힘찬 도약을 선언했다. 송인서적은 12월 13일 오후 4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 변경을 포함한 정관 개정 승인, 이사·감사 선임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 송인서적은 지난달 28일 인터파크에 조건부 인수된 지 약 5개월 만에 서울회생법원의 회생종결 결정을 받았다. 11월말 기준으로 1200여 개 출판사, 550여 개 서점과 거래를 재개하는 등 빠른 속도로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다. 새롭게 구성된 송인서적의 이사진은 주주사인 인터파크 임원진, 출판계 인사, 출판사 대표 등이 골고루 포함됐다. 이사진은 사내이사 1명, 기타 비상무이사 2명, 사외이사 2명, 감사 1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된다. 기타 비상무이사·사내이사로 인터파크 이상규 대표이사, 주세훈 도서 부문 대표, 인터파크 강명관 실장 등이 이름을 올린 것은 인터파크가 책임경영으로 신속하게 정상화에 힘쓰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회생 기간 동안 송인서적을 이끈 장인형 송인서적 법률상 관리인 대표이사(現 틔움출판 대표)는 감사위원 역할을 담당한다. 임시주총 후속 이사회를 통해 신임 대표이사로 강명관 인터파크 실장을 선임했다. 강 대표는 송인서적 인수·회생 과정에 참여했으며, 업계 현황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만큼 과거 송인서적의 경영부실 요인을 털어내고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적임자라는 평이다. 한편, 인터파크송인서적은 앞서 파주에 위치한 인터파크 물류단지 내 830평 규모의 별도 물류센터를 마련했다. 인터파크의 체계적인 물류 시스템을 접목함으로써 효율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공영방송 MBC 파업에서 정상화, KBS 파행 여전
지상파 방송사인 MBC와 KBS는 공정방송 회복을 위한 파업을 실시했다. 양사는 지난 9월 4일 경영진 퇴진 및 공영방송 정상화를 촉구하는 동시 파업에 들어갔다. 파업으로 뉴스 분량은 반토막이 났고 예능 프로그램은 재방송을 짜깁기한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됐다. 라디오도 DJ 멘트 없이 음악만 틀어줬다. 승리는 MBC에 먼저 돌아갔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11월 13일 열린 이사회에서 김장겸 MBC 사장의 해임안을 가결했으며, ‘PD수첩’ 출신 최승호PD가 해직 1997일 만에 차기 사장이 됐다. ‘적폐의 상징’으로 지목된 배현진 아나운서와 신동호 전 아나운서 국장은 각각 ‘뉴스데스크’ 앵커와 보직을 내려놓았다. 반면 KBS의 파업은 현재 진행형이다. 12월 12일 파업 100일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장기 기록을 세웠다.

2017년 1000만 영화 ‘택시운전사’
▲ 택시운전사
2017년에도 1000만 영화는 탄생했다. 송강호 주연의 ‘택시운전사’(감독 장훈)가 1218만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의 유일한 1000만 영화가 됐다. 2위 ‘공조’(781만 명), 3위 ‘스파이더맨:홈커밍’(725만 명), 4위 ‘범죄도시’(687만 명)와 비교해 400만 명 이상 차이가 난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다. 그러나 한국영화 전반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2013년 이후 5년 연속 총 관객 2억 명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지만 한국 영화시장은 정체기에 진입한 인상을 심어줬다. 상반기 관객 감소, 기대작들의 연이은 부진 탓에 12월 18일 한국영화는 개봉작 편수가 2016년에 비해 140편 이상 크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 수는 1600만여 명 감소했다.

K-팝 열풍 이끈 방탄소년단, 글로벌 스타 등극
올해는 그야말로 그룹 방탄소년단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후 해외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낸 K-Pop(케이팝)이 없던 상황에서 방탄소년단이 5년 만에 다시금 케이팝 열풍을 주도했다. 지난 5월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팝스타 저스틴 비버를 제치며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했고, 11월에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축하무대를 선보이며 케이팝의 위상을 높였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해외에서 자연스럽게 팬덤이 형성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들이 글로벌 스타덤에 오른 것은 유튜브,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힘이 컸다. 방탄소년단의 트위터 팔로어 수는 1030만 명으로, ’트위터 최다 활동‘ 남성 그룹으로 기네스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방탄소년단은 지난 9월 발표한 ’러브 유어셀프 승 허‘ 앨범은 빌보드 앨범차트 7위, 11월 발표한 신곡 ’마이크 드롭‘ 리믹스 버전은 빌보드 싱글차트 28위까지 올랐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문화올림픽’으로 수놓아라
2018년 2월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응원을 위해 문화계가 발 벗고 나섰다. 7월 24일 평창동계올림픽 G-200일을 기점으로 온 국민이 함께 즐기는 다양한 문화올림픽의 향연이 개최지 강원도와 서울을 중심으로 다채롭게 펼쳐졌다. 문화올림픽이란 개최 도시가 올림픽 기간 전부터 종료 시까지 올림픽 행사의 일부로 전개하는 문화 프로그램과 페스티벌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과 우수한 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기원 음악회를 시작으로 150개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8월 아시아 대표하는 클래식 축제 ‘평창대관령음악제’, 야외무대에 올린 국립오페라단 ‘동백꽃 아가씨’, 9월 국악·클래식·어쿠스틱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이 마련한 ‘5대궁 심쿵심쿵 궁궐 콘서트’, 10월 ‘서울국제공연예술제’와 ‘서울아리랑페스티벌’, 11월 국립발레단 ‘안나 카레니나’ 등 다양한 공연이 성황리에 마쳤다. 또 미디어예술가 이이남이 기획한 참여형 미디어 시스템 ‘미디어아트 큐브전’(11월2~7일)도 광화문 광장에 마련됐다.‘프라이드 오브 코리아(Pride of KOREA)’(11월 3~5일)에서는 평창올림픽 음악감독 원일, 이병우, 양방언을 비롯해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와 재즈 가수 나윤선이 무대에 올라 3일간 환상적인 공연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밖에도 매년 청계천에서 열리는 ‘서울빛초롱축제’ 역시 평창올림픽을 주제로 11월 3일부터 19일까지 서울의 밤을 화려하게 밝혔다. 2018년 새해에도 평창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응원의 물결이 이어진다. NM

▲ 지난 8월 29일부터 서울스퀘어 외벽에서 진행되고 있는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기원 미디어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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