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장장애인들에게는 잊어서는 안 될 이름이 있다. 한국신장장애인후원회 황정희 회장의 이름이다. 황 회장은 평소 장애인을 위해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장애인의 권익향상과 복지증진에 헌신해 온 인물로 특히 신장장애인들에게는 ‘마더 테레사’로 불릴 정도로 그들에게 큰 희망의 등불이 되고 있다.

▲ 황정희 회장

신장이 제 기능을 할 수 없을 경우, 1주일에 3번, 4~5시간에 걸쳐 인공 신장기를 통해 요독을 제거하는 치료를 계속해야 하는 신장장애인들. 겉으로는 건강해 보일지 모르지만 투석치료를 거듭함에 따라 사회 활동의 제약이 뒤따르게 되고 잦은 투석치료비로 인해 경제적인 부담감까지 안게 된다. 이에 지난 1993년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법인 설립 승인을 받아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사)한국신장장애인협회는 신장장애인을 위한 국내 유일한 단체이다. 현재까지 도 단위와 광역시별로 지역협회가 개설돼 있으며 산하에는 각 지역지부가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그 중심에 황정희 회장이 있다.

“나는 다만 할 일을 한 것 뿐이다”
지난 4월 제29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장애인들의 인식개선과 재활 증진에 이바지한 공로로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으로부터 특별 표창까지 받았던 황정희 회장은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런 상을 받아서 몸둘 바를 모르겠다”고 이야기한다. 주변에서 몸이 아프거나 장애로 고통 받는 사람이 있으면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늘 그들을 돕게 된다는 그녀는 “하나님의 뜻으로 봉사하고 그들을 위해 고통을 나누고 싶다”고 말한다. 그녀가 주변에서 ‘신장장애인의 마더 테레사’로 불리는 것도 단순히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돈을 쥐어주는 것이 아닌 마음을 쥐어주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황정희 회장의 하루 일과는 기상부터 밤늦게까지 신장장애인 환자 200여 명을 돌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잦은 투석치료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렵기 때문에 국가에서도 2급 장애인으로 인정하고는 있을 정도로 신장장애인의 하루하루는 힘겹다. 황 회장은 사비를 들여서까지 이들의 아픔을 달래주고 있고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기관, 단체, 기업이 나타나면 어디든 총알같이 달려간다. 이렇게 자신들을 위해 노력하는 황 회장의 모습을 보며 신장장애인들도 다시 용기를 얻고 병을 이겨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된다고. 어느 누가 자신의 사비를 털어가며 남을 위해 뛰고 또 뛸까? 황정희 회장의 이러한 모습은 사회에 큰 귀감이 되고 있고 결국 서울특별시장 특별 표창으로 돌아오게 된 것. 하지만 황 회장은 오히려 부끄러워하며 “고통 받고 있는 사람을 그냥 지나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누구나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오히려 겸손해했다.

신장장애인들에 대한 관심과 격려 부탁
황정희 회장은 신장장애인들에 대한 좀 더 다양한 도움의 돌파구를 뚫기 위해 지난해 11월 한국신장장애인서울협회 도봉지구를 설립했다. 20여 년 병원행정 일과 자원봉사 활동을 경험삼아 힘든 신장장애인들을 돌보기 위해 설립한 이 단체는 형편이 어려운 환자와 가족들에게 의료비와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직업재활 교육을 환자들에게 실시하는 한편 생활필수품을 기부 받아 푸드뱅크를 통해 이들에게 전달해 주고 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난치병의 일종인 만성신부전 환자들에게 무료로 투석치료를 해주고 있다”고 말하는 황 회장은 우리나라도 그들에게 도움을 주어야 할 때가 됐다면서 이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간절히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병원을 방문하고 그들의 고통을 보면 다 후원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만큼 그들은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기에 사회에서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황 회장은 강조하고 있다. 다행히도 지난해 11월 서울협회 산하 도봉지부의 발대식에는 한나라당 김선동 국회의원을 비롯, 도봉구 의원들과 이익회 중앙회 협회장, 황정연 후원단장, 나눔생명과학연구소 이지우 대표 등 각계각층에서 많은 인사들이 참석했으며 가수 혜림, 개그맨 전창걸도 홍보대사로 나서는 등 이들에 대한 사회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이후 지금까지 신장장애인들에게 따뜻한 후원을 보내고 있는 이곳 도봉지구는 앞으로도 꾸준한 활동을 통해 신장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안겨 줄 예정이다. (사)한국신장장애인협회 도봉지부의 후원회원은 후원 금액에 상관없이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으며 소중한 후원금은 신장장애인들의 복지향상에 전액 사용될 예정이다. 황 회장은 후원회원들의 적극적인 후원을 통해 현재 신장장애인 자녀를 위한 장학 사업을 비롯, 매일 200여 명의 신장장애인과 가족을 대상으로 무료급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황정희 회장은 “앞으로도 신장장애인에 대한 재활 등의 지원사업과 회원의 권익 신장활동을 통해 국민복지증진에 기여하는 협회로 인정받을 것이며, 힘이 닿는 데까지 이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도 특정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이 점차 사라지고 있고 그에 따라 많은 복지혜택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들이 이 사회에서 설 자리가 좁다. 몸만 조금 불편할 뿐, 생각이나 교육 수준은 일반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황정희 회장은 신장장애인들에게도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적게나마 후원을 해 준다면 이들의 미래, 나아가 우리나라의 미래가 한층 더 밝아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아직 신장장애인들의 고통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오늘도 황 회장은 뛰고 또 뛴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