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하 교수가 연구하는 DNA 나노기술은 DNA 구조물합성의 기초연구를 기반으로, 기능성 나노소자 및 나노센서 개발을 위한 응용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향후 국가기반연구로서의 자리 매김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기능성 나노물질의 합성 및 특성을 연구하는 나노과학기술자들에게 있어 DNA는 유전체로서 뿐만 아니라 나노구조물을 만드는데 있어서도 훌륭한 소재로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특히 DNA의 이중나선 구조 자체가 현대 과학이 흉내내기 힘든 ‘분자의 자기조립’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비밀을 풀기 위해 나노기술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DNA 나노기술은 차세대 유망산업의 핵심기술로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국내 연구진들의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는 이 분야에서 성균관대학교 응용DNA나노공학연구실의 박성하 교수의 연구가 단연 돋보이고 있다.

생명체는 작은 줄기세포에서 시작해 하나의 개체로 완성된다. 언뜻 자연스러운 자연의 모습이지만 어떻게 그 미세한 나노물질이 생명력을 지닌 개체로 자라나게 되는지에 대한 신비로움은 아직까지 다 풀지 못한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면서 나노기술과 관련된 산업이 크게 각광을 받게 되었는데, 자기조립형 나노구조물 제작기술은 DNA의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기기에서부터 작은 전자부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사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꿈의 기술이다. 박성하 교수가 연구하는 DNA 나노기술은 DNA 구조물합성의 기초연구를 기반으로, 기능성 나노소자 및 나노센서 개발을 위한 응용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향후 국가기반연구로서의 자리 매김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연구를 거듭할수록 신기한 세계, 나노의 세계
나노의 세계는 그야말로 경이롭다. 나노과학자들이 DNA, 단백질 또는 바이러스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DNA, 단백질, 그리고 바이러스가 이미 존재하는 천연의 나노구조물인데다 염기서열 또는 결합방식을 적절히 조작하면 여러 꼴의 나노구조물을 만들 수 있고, 다른 기능성 나노물질들을 선택적으로 달라붙게 하는 자기정렬능력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DNA로 나노구조를 설계하고 건축하는 데 박성하 교수의 관심은 무한하다. 박 교수는 “DNA로 분자의 자기조립 및 자기정렬특성을 이용하면 복잡한 나노회로도 제작이 가능하고, 다른 물질을 담는 공이나 그릇도 만들 수 있으며 염기서열 정보를 연산처리 단위로 쓰면 실험적으로 DNA 컴퓨터 구현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박 교수와 연구팀은 레고블록과 같이 DNA를 사용하여 나노크기의 다양한 3차원구조의 기본빌딩 블록을 만들어서, 나노소자 및 나노센서의 기판으로 사용가능한가에 대한 연구, 초보적인 DNA계산기 개발, 그리고 DNA 나노구조물의 임의의 배열을 이용한 음계작곡 및 그림그리기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실 모양의 DNA 가닥 중 어느 부위를 꺾이게 하거나 다른 가닥과 붙게 하려면 염기 A, T, C, G의 순서를 잘 설계하고, 1nm 보다 작은 염기사이 거리나 염기결합각도 등을 제어해야 하지만, DNA 조립은 의외로 간단하다고 한다. “설계된 제 짝을 찾아 결합하기 때문에 DNA 조각들을 섞어 주기만 하면 1ml 용액에서 수십조 개의 DNA 나노구조를 동시에 만들 수 있다”고 박 교수는 말한다. 이러한 DNA 나노구조물에다가 기능성 바이오물질이나 나노입자, 나노튜브를 붙여주면 고효율, 고밀도의 나노소자 또는 나노센서로 쓸 수 있다고 한다.

▲ DNA나노기술 협동연구기관 교수님들과 함께

차세대 성장핵심 산업으로 이어질 전망
박성하 교수가 참여하고 응용DNA나노공학연구실에서는 맞춤형 DNA 나노구조물 제작연구, DNA 콤퓨팅, DNA 나노전자기/기계소자 및  나노센서개발 그리고 타 학문과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DNA 나노기술은 DNA가 가지고 있는 자기조립과 자기정렬, 그리고 염기서열의 프로그래밍 기능을 이용하여 마이크론 크기의 구조물을 제작하는 기술로 나노미터의 정확성으로 구조물을 제어할 수 있는 첨단과학기술이다. 박 교수는 “DNA 나노구조물 제작연구는 일반적으로 단일 종류의 빌딩블록만을 이용한 DNA 구조물 제작이 대부분이며, 여러 종류의 빌딩블록을 함께 사용하는 방식의 연구는 거의 시행되지 않고 있다. 향후 기존에 개발된 단일종 DNA 빌딩블록을 이용한 나노구조물을 이종결합방식으로 확대함으로써 다양한 응용연구에 맞춤형 DNA 나노구조물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초기단계에 있는 낯설고 새로운 분야이지만, 국내 연구진들의 실력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중이고, 그에 따라 그가 꿈꾸는 시대로 한걸음 더 빨리 다가갈 수 있다는 희망 아래 그의 연구는 밤새 지속되고 있다. 현재 박 교수는 DNA 나노구조물의 단일적인 형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DNA 염기수 조절을 통해 새로운 나노구조물의 형성원리를 밝혀내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이후 3차원 DNA 구조물형성의 영상기술 개발, DNA 바이오센서, DNA 스핀소자, DNA 양자소자, DNA 계산기 개발 등을 순차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그는 “원하는 맞춤형 DNA 나노구조물의 형성원리를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신공정, 신계측 기술개발과 고부가가치 미래 산업의 기반을 선점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들려준다. 한국은 나노기술관련분야에서 해외특허 등록현황에서는 4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그 점유율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열세를 보이고 있다. 박 교수는 “본 연구가 당장 산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차세대 성장핵심 산업의 기반으로서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친다. 아울러 향후 국가차원에서 DNA 나노기술과 이와 관련된 나노기술 분야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 된다면, 글로벌 과학기술의 리더로서 과학기술의 수혜자에서 기여자로서, 한국과학기술자들이 자리매김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 DNA나노기술

국회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에 담긴 글자를 DNA 나노구조물에 담아내는 기술, 슈퍼컴퓨터에 버금가는 빠른 속도로 대용량의 연산이 가능한 DNA 나노계산기 개발, DNA로 베토벤 교향곡을 작곡하고, 피카소의 추상화에 버금가는 그림그리기 등이 실험실용의 작은 테스터튜브 안에서 생명체의 코드를 담고 있는 DNA분자로 제작이 가능한 DNA 나노기술.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다양한 기술들을 이제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볼 수 있는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박성하 교수는 이러한 연구들이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그 결과를 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오늘도 그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