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평창동계올림픽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세 번의 도전 끝에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평창동계올림픽은 강원도 평창에서 오는 2018년 2월9일부터 25일까지 총 17일간 개최된다.

장정미 기자 haiyap@

우리나라가 남자 스켈레톤에서 메달을 획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스케렐톤 에이스 윤성빈(강원도청)은 지난 11월26일(한국시간)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2017~2018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3차 월드컵 남자 스켈레톤 경기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주에 미국에서 열린 2차 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한 것인데, 이는 아시아선수로는 최초로 이룬 대업이다. 윤성빈은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 ‘단독 1위’에도 오르게 됐다. 이 대회 전까지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와 공동 1위였지만, 두쿠르스가 이번 대회에서 6위에 머무르면서 윤성빈이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월드컵 무대 통산 세 번째 금메달 획득

▲ 윤성빈 선수

윤성빈은 지난 11월19일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열린 2017-2018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남자 스켈레톤 경기에서 1·2차시기 합계 1분37초32를 기록. 출전선수 31명 가운데 가장 빠른 사나이가 됐다. IBSF 홈페이지는 가장 최근 국제대회 우승자인 윤성빈을 1위로 게시한 상태다. 월드컵 무대에서 통산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며 컨디션을 끌어올린 그는 이제 ‘평창시계’에 초점을 맞춘다. 2013년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윤성빈은 평범한 체대입시생으로, 체육선생님의 권유로 처음 스켈레톤 썰매를 탔다. 이후 3개월만인 2012년 9월, 한국 대표팀으로 선발됐다.

그의 데뷔 시즌 세계 랭킹은 70위. 그 누구도 윤성빈이 세계 정상에 우뚝 설 선수가 되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그러한 무관심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실력을 쌓기 위해 정진했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 2014-2015 시즌 첫 월드컵에서 세계랭킹을 5위까지 끌어 올렸다. 당시 윤성빈은 “작년까지만 해도 두쿠루스 형제는 ‘넘사벽’이라고 생각했는데, 앞으로 1~2년 안에는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로 윤성빈의 승승장구는 계속됐다. 2016년 2월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2015-2016 국제봅슬레이연맹(IBSF) 스켈레톤 월드컵 7차에서 두쿠르스를 뛰어넘었다.

당시 그의 성적은 1,2차 합계 2분18초26. 1차 시기에는 뒤졌으나, 2차시기에 완벽한 레이스를 펼치며 마르틴 두쿠르스를 0.07초 차이로 누르고 얻어낸 대역전승이었다. 1차부터 8차까지 치러진 8번의 월드컵 가운데 두쿠르스를 정상에서 끌어내린 선수는 윤성빈이 최초였다. 당시 월드컵에서 윤성빈은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따내며 세계 랭킹을 2위까지 끌어올렸다. 윤성빈은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월드컵 7차대회에서 1·2차 합계 2분18초26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이어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1차 대회에서 1,2차 합계 1분45초86을 기록하며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평창동계올림픽서 금메달 획득 가능성 높아
두쿠르스는 2009-2010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8시즌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수성했다. 8시즌 동안 월드컵은 총 65번 열렸는데, 두쿠르스는 이 중에서 무려 47번이나 금메달을 차지했다. 하지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적은 없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개최국 선수한테 밀려 두 번 연속 은메달에 그쳤다. ‘스켈레톤 황제’로 불리지만 ‘무관의 제왕’이라는 별명도 가진 이유다. 이번 평창올림픽은 30대 중반인 두쿠르스가 ‘올림픽 금메달’의 한을 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이러한 두쿠르스와 올림픽 금메달을 두고 겨루게 된 윤성빈은 소치올림픽에서 16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 이후 열린 국제무대에서도 자신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명실상부 세계 정상의 선수로 거듭났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동계올림픽에서 썰매부문에 있어 단 하나의 메달도 손에 넣지 못했다. 때문에 윤성빈에 거는 기대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3개 북미 월드컵 시리즈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1개의 성적을 낸 윤성빈은 이제 유럽 5개 월드컵 시리즈에서 경쟁력을 점검한다. 오는 12월9일 독일 빈터베르크 월드컵에서 내년 1월20일 쾨닉제 월드컵까지 마치면 평창 동계올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윤성빈은 “파크시티에 이어서 좋은 성적 거둘 수 있어서 기분이 너무 좋다”면서 “이는 미주에서는 경험이 많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하고 유럽에서도 지금 같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