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산업은 국가안보의 하드웨어다. 아무리 잘 훈련받은 군인이라도 무기가 없으면 싸울 수 없다. 특히 현대전은 일정수준의 무기체계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순식간에 궤멸당하는 사태까지 벌어질 수 있다.

▲ 채우석 (사)한국방위산업학회장

전쟁을 대비해 양질의 무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위산업은 국가안보의 하드웨어로서 중점 육성할 필요가 있는 국가전략산업이다. 최근 채우석 (사)한국방위산업학회장은 ‘방산한류’를 주창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채우석 회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방위산업의 새로운 활로로 ‘방산한류’ 주창
콜로라도 주립대와 위스콘신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경영학 박사인 채우석 회장은 방위산업이 ‘창조경제’의 정부 기조와 ‘한류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게 발전해야 한다며 ’방산한류‘를 강조한다. 채우석 회장은 “방산한류는 한 마디로 방위산업도 한류가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요즘 K-POP과 한국 드라마에 세계인이 열광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과거보다 훨씬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거기에 50년 만에 이룬 경제성과는 한류 속에 담긴 한국이의 정신과 문화를 모방하려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늘이 허락한 호기다. 이런 환경을 정책적으로 활용한다면 방산한류는 곧 현실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채 회장이 강조하는 방산한류는 한국의 군사력과 방위산업을 배우려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단순히 무기만 수출하는 것이 아닌, 군사교리나 훈련방법, 나아가 큰 틀의 국가안보전략 마련방안까지 전수하는 것이다. 그는 이를 통해 정체기에 봉착했다고 평가되고 있는 방위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우석 회장은 “후진국의 경우 최첨단 무기보다는 내란진압이나 정찰용으로 활용한 구형 무기를 더 많이 필요로 한다. 최첨단 무기 수출만 고집하지 말고 수입국이 원하는 수준의 무기를 수출하는 것이 일차적이다”며 “거기에 후진국이 필요로 하는 국방전략 등을 세워주고, 관리까지 해준다면 우리의 우방국을 늘려가는 방법도 된다. 해외 지원 인력에는 우수한 예비역을 활용하면 고용창출도 되고, 외화수입까지 되니 그야말로 창조경제 아닌가. 거기에 새마을운동까지 전한다면 그야말로 우방국이 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위해 채 회장은 규제완화가 필수라고 말한다. 정부는 방산 원가를 엄격히 통제하고 감시만 한다는 것. 그는 “같은 물품을 더 싸고 좋게 만들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하는데, 싸게 만들면 지원금이 줄어드니 방산업체들이 더 비싸게 만드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이런 규제들이 방산 수출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현재 방위산업은 ‘산업’이라는 이유로 방위사업청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국방부, 국회 국방위도 각각의 입장차로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규제와 감시에만 열을 올리니 문제가 발생하며 해결 과정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 채 회장은 “규제개혁의 핵심이 여러 부처에 걸려 있을 때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방산분야도 이러한 원스톱 시스템을 하루 빨리 구축해 방산업체 관리를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내 방산업계 발전의 중추적 역할 수행
국내 산·학·연과 관·군 전문가 800여 명의 개인회원과 70여 개 단체가 활동하고 있는 한국방위산업학회는 창립 후 방위산업 진흥에 필요한 학술연구, 정책개발 등을 통해 국내 방위산업계의 발전을 견인해왔다. 지난해 재신임을 받아 연임에 성공한 채우석 회장은 육사 28기로 국방부 연구개발 국장과 조달본부 차장을 역임한 예비역 준장이다. 국방부 조달본부 차장을 끝으로 예편하기까지 35년 넘게 군복을 입었던 그는 방위산업의 현장에 있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방위산업 발전과 수출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이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수행하고자 노력해왔다. 그 일환으로 방산시스템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방산전문가를 육성하고 이를 통해 방위산업학문을 체계화하고 학제화할 수 있도록 대학에 방위산업학과 개설도 추진해왔다.

국방부 정책자문위원, 지식경제부 청문위원, 한국군사학회 국방경영분과위원장 겸 군사논단 편집위원,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자문위원, 국방연구원 평가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국방 분야에 크게 기여한 채 회장은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삼일장, 대통령표창, 보국훈장 천수장 등을 수훈한 바 있다. 최근 방위산업 40년과 관련해 저서인 <방위산업, 창조경제 현장을 가다>를 출간해 주목을 받고 있는 그는 “다른 나라를 한 번도 침략한 적이 없는 대한민국의 역사적 사실 때문에 우리나라 방위산업은 그 어떤 나라보다 경쟁력이 있다”며 “이제 방위산업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서는 40여 년간 이어져 온 정부 통제형을 업체 자율형으로 바꾸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초기에는 맨땅에서 시작하다보니 방위산업이 정부의 통제 아래 육성되는 수밖에 없었다. 이젠 방산업체들이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추게 된 만큼 정부의 역할을 최소화하고 업체들이 발 빠르게 변하는 국제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