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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분리주의 민병대간 무력 충돌
2014년 07월 01일 (화) 16:15:26 황태희 기자 webmaster@newsmaker.or.kr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러시아로부터 3대의 탱크가 다른 장갑차들과 함께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로 들어와 우크라이나 군대가 이를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 문제를 비롯해 전반적인 해결책을 논의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발표했다.

   
▲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쓰고 있는 군사전략이 서방의 집단 안보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러시아가 탱크를 보냈다고 직접 비난하지는 않은 채 그것은 러시아가 국경을 단속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데 실패한 것이라고만 말했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군대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내지 않았으며 우크라이나의 분리주의 반군에 가담하고 있는 러시아인들은 자원병들이라고 말해왔다. 현재까지 러시아로부터 탱크가 우크라이나에 진입했는지는 독자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만일 그런 군대의 참전이 사실일 경우 그것은 동부 우크라이나 위기가 심각하고 혼란스러운 국면을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탱크 문제가 제기되기 전에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의 분리주의자들이 휴전할 태세를 갖추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정부가 동조하느냐에 성패가 달렸다고 발표했다. 앞서 우크라이나의 분리주의자들이 정부청사를 점거하고 있는 동부 도시 도네츠크의 그 청사 앞에서 폭탄이 터져 밴 한 대가 파괴됐다.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은 트위터에서 그 밴은 분리주의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인 데니스 푸쉴린이 타는 차였으나 사건 당시 그는 없었다고 말했다. 반군측은 그 폭발로 4명이 부상했으며 1명은 중태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반군 간 충돌 계속
포로셴코 대통령은 푸틴에게 탱크가 국경을 넘은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항의했다고 그의 대변인이 발표했다. 러시아 정부는 포로셴코가 푸틴과 동부 지역 위기 해결을 논의했다고 성명을 발표하면서 이들이 탱크 문제를 거론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6월12일 우크라이나 위기의 최우선 과제는 러시아와의 협상 방식이 아닌 즉각적인 휴전이라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먼저 폭력사태를 종식한 이후 관련된 모든 우크라이나 지역과의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폭력사태를 즉각 끝내고 시늉이 아닌 진정성 있는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여러 다른 수준과 다른 방식에서 정치적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람베르토 자니에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사무총장도 모든 충돌 당사자들이 거리 전투를 중단하고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자니에르 사무총장은 이날 러시아 서남부 로스토프 지역 난민캠프를 방문, OSCE는 모든 충돌 당사자들과 협상 프로세스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반군 간 계속된 충돌을 심히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OSCE 간 협상이 키예프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가 정부군과 분리주의 민병대가 충돌하는 동부지역에 민간인 탈출통로(escape corridor)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는 동부지역에 거주하는 민간인들이 포화를 피해 안전한 곳으로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6월10일(현지시간) 국방부·국가안보국(SBU)에 “더는 민간인 피해가 없도록 하라”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현재 관련 기관들이 작업에 착수한 상태며, 이들 기관들은 민간인들의 이송뿐 아니라 식량과 물, 의료 서비스 등도 함께 책임질 것이라고 SBU는 설명했다. 유엔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과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의 정부군과 분리주의 민병대간 무력 충돌로 5월까지 약 1만 명이 거주지를 떠난 것으로 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도시인 동부 도네츠크주 슬라뱐스크에서는 수 만 명의 시민들이 대부분 며칠째 물이나 전기 공급이 끊긴 채 갇혀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이런 조치가 “자국민의 안전을 우선시한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유엔난민기구(UNHCR)나 다른 국제기구와 공조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민간인 탈출통로 마련에 대해 ‘올바른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군사력에 의존해 사태를 장기화하는 것은 재앙으로 가는 길”이라고 경고하며 우크라이나 정부와 민병대 간의 대화를 촉구했다고 dpa 통신이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러시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동부지역 폭력 종식을 위한 ‘3자 그룹 회의’를 열고 있지만 무력충돌은 계속되고 있다.

‘바탈리온 보스톡’의 정체 놓고 공방 이어져
우크라이나 동부 친 러시아계 분리주의 세력을 돕고 있는 외국인 용병 ‘바탈리온 보스톡’(Battalinon Vostok)의 정체를 놓고 서방과 러시아가 설전을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선거 다음날인 지난 5월26일(현지시간) 발발한 동부 도네츠크 공항 교전에 러시아 지역에서 온 군인 수십 명이 투입된 정황이 서방 언론에 의해 속속 제기되며 이들의 정체가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서방언론은 러시아가 체첸공화국과 캅카스 지역 출신 용병을 사서 우크라이나 동부에 투입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가 ‘우회조직’을 활용하는 신종 “하이브리드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동부지역 민병대는 프리랜서가 주도하고, 정작 배후에 있는 러시아는 흔적을 남기는 않는 새로운 게임이 전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AFP 통신도 체첸, 북오세티아, 조지아 지역 출신들로 구성된 무장 ‘바탈리온 보스톡’이 분리 교전을 시도하고 있다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당선인이 처음 대면하는 자리(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에서 이들의 존재가 주요 화제가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바탈리온 보스톡’ 지휘관인 알렉산드르 코다코프스키는 AFP에 “국가 분리가 최종 목표다”고 밝혔다. 러시아 캅서스산 남부인 북 오세티아에서 왔다는 또 다른 자원병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선 이유는)개인적으로 종교 때문이다. 서방으로부터 그리스정교회를 지키기 위함”이라면서 지난 도네츠크 공항 교전에서 오세티아인 15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러시아 ‘암약’을 믿고 있는 우크라이나 정부는 동부 사태 해결을 위해 러시아가 군대 철수 뿐 아니라 분리 세력을 자극하는 행위를 완전히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안드레이 파루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최근 FT와의 인터뷰에서 “이들 (용병)조직은 러시아의 협력과 도움 없이는 우크라이나에 들어올 수도 없고, 활동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이 이런 동부 사태를 지휘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최대 수혜자인 것은 틀림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가 동남부 지역에 대한 군사 작전을 중지하고 분리주의 세력과의 휴전에 동의할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 외교부에 따르면 6월11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의 전화회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라브로프는 이 날 “우크라 정부와 친러 세력이 동남부 지역에서 인도주의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적인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동남부 지역의 군사 작전을 조속히 중단해야 한다”며 “국가의 미래를 위해 휴전에 합의하고 인도주의적 문제를 둘러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날 러시아와 미국은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중재 노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러시아 외교부는 덧붙였다.

러시아의 군사전략 모든 면에서 나토 압도
KGB 요원 출신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쓰고 있는 군사전략이 서방의 집단 안보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나토가 ‘능수능란한’(masterly) 러시아에 한발 뒤처졌다”면서 “러시아의 전략적 사고는 무자비한 20세기식 지정학을 떠올리게 할 지 몰라도, 전술만큼은 21세기 전투모델을 구사하고 있다”고 지난 6월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제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나타난 러시아의 군사전략이 모든 면에서 나토를 압도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전략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소규모 전투 전문가 집단을 투입한 것이다. 지난 3월 합병한 크림자치공화국에서 군대를 동원한 것과 달리 동부 지역에선 신분이 미확인된 소수의 요원들이 활동, 나토가 그 움직임을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나토의 한 고위 군 관계자는 FT에 고가의 러시아제 저격용 소총 VSS 빈토레즈와 특수 위장복으로 무장한 전투원 6명이 팀을 이뤄 분리주의 세력을 도왔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크림 때보다 전문적인 병력이 극소수로 투입됐다”면서 “이런 병력들은 일이 끝나면 매우 빠르게 사라지고 (관공서 점거 등)나머지는 민병대에 맡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나토 관계자는 FT가 입수한 우크라이나 동부 사진들을 두고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아니라 사복 차림의 사람들이 부대를 지휘하고 있다”면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나 해외정보국(SVR) 소속 요원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FSB와 SVR는 KGB가 냉전이 끝난 뒤 둘로 갈라지면서 생겨난 정보조직이다.

FSB는 국내 치안과 방첩 활동을, SVR는 해외정보 수집에 주력한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1999년 총리대행에 임명되기 전까지 2년 간 국장을 역임한 FSB는 대테러 작전으로 유명하다. FSB는 냉전 종식 이후에도 우크라이나에 개입, 지역 안보 조직 역할을 담당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가 되는 지역에 소수의 요원을 투입해 현지군사를 조직하고, 계획 및 선동하는 활동은 FSB의 ‘전통적 전술’로, 도네츠크 등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나이젤 잉스터 초국가적위협 실장은 “러시아의 근외지역(옛 소련 공화국)에선 SVR 대신 FSB가 책임을 맡는다”면서 “러시아에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내부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정보를 얻는 ‘휴민트’에서도 나토를 앞섰다는 평이다.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집권 시절 많은 수의 스파이를 요직 곳곳에 심었다. 이 때문에 현재 안보·방첩·군사정보 조직의 3분의 1 가량이 러시아 첩보원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나토는 사이버 공간에서도 러시아에 허를 찔렸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수백~수천대의 컴퓨터를 감염시켜 정보기술(IT) 시스템을 농락한 악성 소프트웨어(말웨어)의 배후는 러시아였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반면 나토는 러시아의 발을 묶을 효과적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머리를 맞댄 미국, 독일 등 나토 회원국들은 러시아군이 드네프르강을 넘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개입을 지속할 경우, 경제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기존의 방침을 반복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의혹을 입증할 증거가 없는데다 제재 수위도 높지 않아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자국 군대를 우크라이나 내부에 침입시킨다는 서방의 주장을 ‘악마의 소행’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조너선 이얄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국제 책임자는 러시아의 전략은 “정확하고 아름답게 계획된 작전이란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조용하지만 극도로 효과적”이지만 서방은 “처음부터 방심하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포로셴코 우크라 대통령 “러시아 크림반도 합병 인정 못해”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취임 연설에서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인정하지 않고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그가 동부 지역 충돌에 대한 해결책을 보여주지 못했고 분리주의자들은 그를 무시해 새 정부 앞에 험로가 예상된다고 AP통신 등이 6월8일 전했다. 포로셴코의 대통령 취임식 몇 시간 뒤 러시아는 불법적인 밀입국을 단속하기 위해 국경 수비를 강화했다. 러시아가 동부 분리주의자들을 지원한다는 우크라이나와 서방 측의 지적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포로셴코는 6월7일(현지시간) 키예프의 최고 의회에서 진행된 취임사에서 러시아가 합병한 크림반도에 대해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우크라이나”라고 기존의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크림반도를 어떻게 재확보할 것인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포로셴코는 조만간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장악한 동부 지역을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어는 유일한 국가 언어”이지만 러시아어의 자유로운 이용과 지방분권도 약속했다. 그는 또한 “최대한 빨리 EU와의 경제 협력 협정을 체결해 유럽으로의 통합을 서두르겠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2015년까지 유럽과의 비자 면제 협정 체결을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EU와 정치부문 협력 협정에 서명한 우크라이나는 6월27일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내용을 포함하는 경제부문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우크라이나가 EU에 가입할 것이라고 밝혔을 때 그는 많은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노르망디 70주년 기념식에서 그와 가진 면담에서 “우크라이나가 EU와 FTA 등을 포함한 협력 협정을 체결하면 러시아도 자국의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경제 제재를 단행하겠다는 의미였다. 도네츠크공화국의 지도자라 자칭하는 데니스 푸실린은 “포로셴코가 도네츠크에 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루간스크 지역 분리주의 지도자 발레리 볼로토프는 “그가 ‘사면하겠다’고 말했지만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포로셴코와 푸틴은 러시아 대표가 6월8일 키예프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한다는 데 합의했다. 러시아가 ‘불법적으로 탄생했다’던 포로셴코 정부를 현실적으로 대화의 파트너로 삼은 것이다.

한편 6월1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에 흡수 합병된 크림 자치공화국이 러시아 화폐인 루블화를 단일 공식 통화로 채택했다. 크림 공화국 경제개발통상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화폐는 외국 통화로 바뀌었으며 흐리브냐화의 루블화 환전은 현지 금융 당국이 설정한 환율에 따라 적용된다”고 밝혔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5월27일 우크라이나 화폐 흐리브냐화의 유통 기간 축소에 관한 법률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흐리브냐화와 루블화 가격표를 함께 사용했던 크림 공화국의 상점과 매장에선 6월1일부터 루블화만 표시하게 됐다. 대중교통을 비롯해 월급, 연금, 세금, 공공요금, 각종 보조금 등도 모두 루블로만 지불할 수 있게 됐고, 흐리브냐화는 외국 통화로 바뀌었다. 러시아는 당초 크림 공화국에서 양국의 화폐 사용을 올해 말까지 허용할 예정이었지만 경제 혼란을 막기 위해 루블화의 공식 통화 채택을 앞당기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우크라 ‘가스분쟁 회담’서 합의점 못 찾아
유럽연합(EU)의 중재로 6월9일(현지시간) 열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가스분쟁 회담’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귄터 외팅거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브뤼셀에서 7시간 동안 열린 EU-러시아-우크라이나 에너지장관 5차 회담 직후 회담 결렬을 밝혔다. 외팅거 집행위원은 그러나 “협상의 모든 쟁점을 논의했다”며 “다음 회담이 (6월)10일 오후 혹은 11일 오전 중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가에서는 양측이 이날 공급가와 체납대금 지급방식에 대해 실질적 합의를 볼 것으로 예상했지만 분쟁은 결국 러시아의 최후통첩 시간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밀린 가스 대금을 갚지 않으면 당장 10일부터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러시아는 지난 4월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가를 기존보다 80% 인상하면서 체납대금을 상환하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공급가 인상이 부당하다며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끊을 경우 국제중재를 요청하겠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러시아로부터 가스 수요의 3분의1을 공급받는 EU가 중재에 나서며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지만 결국 시한 내 합의를 보지 못했다. 이에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이 우크라이나의 체납 가스대금 지불 기한을 5일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가스분쟁 해결 방안 논의 차 벨기에 브뤼셀에서 마련된 3자회담에 참석한 알렉세이 밀러 가즈프롬 최고경영자(CEO)는 “선불 가스 공급제 적용을 (6월)16일까지 연기하는 것으로 협상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고 밝혔다.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에 따르면 러시아는 가스값을 1000㎥ 당 100달러 인하하는 방안도 제시했지만 우크라이나 측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체뉵 총리는 “러시아의 방식을 알고 있다. 할인을 결정했다가 마음대로 취소해 버릴 것”이라며 “우리 입장은 변함없이 계약 내용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9년 양국이 체결한 장기가스공급 계약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가스를 1000㎥ 당 485달러(약 49만원)에 공급하기로 되어 있다. 러시아는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이 지난해 EU와의 협력협정 체결을 거부하고 친러 노선을 따르기 시작하자 가스 가격을 1000㎥당 268.5달러(27만원)로 인하했다가 그가 축출된 이후 가스값을 종전대로 485달러로 올렸다. 러시아는 또 우크라이나가 6월 체납 대금인 51억7000만달러(약 5조2500억원)를 지불하지 않으면 선불가스 공급제를 적용해 미리 지불한 대금만큼만 가스를 공급하겠다고 경고해 우크라이나 송유관을 통해 러시아산 가스를 들여오는 EU의 우려까지 불러일으켰다.

EU가 우크라이나 송유관을 통해 들여오는 러시아산 가스는 EU 총 수입량의 1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와 몰도바, 조지아 등 흑해 연안 3개국에 대한 재정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 6월8일 백악관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인 조지프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전날 이들 세 나라 정상과 만난 자리에서 총 6100만달러(약 623억원)를 제공하기로 했다. 국가별 지원액은 우크라이나 4800만달러, 몰도바 800만달러, 조지아 500만달러 등이다. 우크라이나에 지원된 자금은 국가 통합과 국경 경비 강화 등에 쓰일 예정이다. 또 몰도바와 조지아에 대한 지원금은 각각 유럽 통합을 위한 개혁 작업과 취약지역 개발 지원 등에 쓰이게 된다. 이로써 미국이 올해 들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금액은 10억달러의 지급보증 외에 총 1억8400만달러로 늘어났다. 몰도바와 조지아에 대한 올해 지원액도 각각 3100만달러와 6500만달러로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페트로 포로셴코 신임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지속되고 있는 유혈사태를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이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특사와 우크라이나 주재 러시아 대사와의 회동에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안전 보장을 위해 국경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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