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나라의 가정에서도 구멍 뚫린 드리퍼 위에 여과지를 놓은 후 커피가루를 담고 그 위로 주전자에 담긴 뜨거운 물을 살짝살짝 부어가면서 커피를 우려내는 핸드드립(hand drip) 방식으로 추출한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핸드드립은 여러 가지 폴오버(pour over) 추출법 중의 하나로서 커피의 특정한 향미를 최대한 뽑아낼 수 있는 추출법이다.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추출하면 커피 주전자로 물줄기를 조절하면서 세심하게 추출하여야 하므로 커피 본연의 아로마와 풍부한 맛을 깔끔하게 즐길 수 있다. 물을 떨어뜨리면서 성분을 추출하는 과정에 퍼져 나오는 은은한 커피 향을 맡는 즐거움도 있다.

커피의 잡맛 제거 위해 심혈 기울여

▲ 강희균 대표

핸드드립 커피는 드리퍼에 필터를 놓고 커피를 추출하는 것이므로 드리퍼가 매우 중요하다. 드리퍼마다 모양이 다르고 리브(물빠짐을 돕는 드리퍼 벽면에 붙어있는 골)의 모양과 추출구의 크기가 다 다르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ND(New Dripper)는 올 11월, 서울 카페쇼에서 선보이게 될 국내 브랜드다.

깔때기 모양으로 생긴 드리퍼는 필터를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안쪽 면은 뜨거운 물이 잘 흐를 수 있도록 굴곡의 홈을 파서 경사지게 제작된 것이 일반적인 형태이다. 이때 파여진 홈은 단순히 추출된 커피를 흐르게 할 뿐 아니라, 필터가 드리퍼 내벽에 달라붙지 않게 함으로써 추출된 커피액이 거꾸로 다시 필터 안으로 스며들어가는 역침투를 방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대다수의 드리퍼에서는 커피 미분의 잡맛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 애호가들에게 있어 크나큰 단점으로 작용했다. 이에 ND는 커피 미분의 잡맛을 제거하는 드리퍼의 개발에 매달려 왔다.

강희균 ND 대표는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드리퍼는 대다수가 일본 제품이다”면서 “국내에서도 드리퍼 특허를 낸 사람은 있었지만 이를 실제로 상품화한 경우는 없었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강 대표는 한국 전통의 미를 느낄 수 있는 도자기 드리퍼 ND를 탄생시켰다. ND는 드리퍼의 하단에 미분을 모아 미분의 잡맛을 제거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원추형 드리퍼의 경우 보통 추출구가 원형으로 크게 형성되어 있는 것에 반해, ND의 드리퍼는 아랫부분은 막혀 있고 그 옆면에 3개의 추출구가 있다. 즉, 아래 부분에 여과지를 통과한 커피가 한 번 모였다가 내려가는 형태다. 또한 시중에서 많이 판매되고 있는 드리퍼 제품들은 필터와 드리퍼 사이의 공간을 만들어 원활한 추출을 도와주는 리브가 양각으로 성형된 반면, ND의 드리퍼는 음각으로 성형되어 있다.

특히 최근 도자기에서 발암물질이 나왔다는 보도를 접한 후에는 1250도의 고열로 처리하고 유약에 게르마늄을 첨가해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도록 했다. 강희균 대표는 “비용적인 부분이 추가되더라도 몸에 좋은 성분만을 담아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탄생한 ND 드리퍼는 기존 드리퍼에 뒤지지 않는 뛰어난 맛으로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핸드드립 전문가들에게 ND 드리퍼를 사용해 각자의 방식으로 커피를 내려 보게 한 결과, 전문가들은 “그 어떤 드리퍼보다 ND 드리퍼로 내린 커피 맛이 훨씬 부드럽고 깊다”고 극찬했다.

한국의 자긍심을 드리퍼에 담다
ND 드리퍼는 오는 11월 중순경 개최되는 카페쇼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다. 세계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국내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특허를 받았다. 우선적으로 우리나라와 일본 시장을 선점한 후 세계시장에서 인지도를 넓혀 가겠다는 계획이다. 강희균 대표는 “본래대로라면 이미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어야 하지만 그동안 자금문제로 양산화되지 못했다”면서 “대신 카페쇼에 참가하는 ND 드리퍼는 기존에 특허받은 제품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켰다”고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기존 1~2인용으로 제작되었던 것이 3~4인용으로 용량을 늘렸다. 또한 기존 제품이 100% 도자기 장인에 의해 핸드메이드로 제작되었던 것을 금형을 만들어 규격화시킨 대신, 기본적인 형만 금형으로, 디테일한 부분은 핸드메이드로 진행하고 있다. 강 대표는 “ND 드리퍼는 단순히 커피를 추출하는 도구 이외에 DP용으로도 보기 좋은 한국적 색상이나 문양을 선택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면서 “앞으로도 계속적인 연구를 거쳐 콜렉션을 이룰 수 있는 드리퍼를 선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