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한지 20년이 되는 해를 맞은 나의 11번째 영화 <하이힐>은 차승원과 장진, 두 친구가 6년 만에 다시 만나 새롭게 도전한 작품이다. 시작은 지금까지 시도해보지 않았던 스타일, 느와르 장르에 대한 도전이었다. <하이힐>은 완벽한 남자의 조건을 모두 갖춘 강력계 형사가 자기 안에서 꿈틀대는 또 다른 자신과의 싸움을 겪는 이야기다. 상처와 갈등, 고통도 있는 한 인간의 감정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싶었다.” - 감독 장진-

신세영 기자 ssy@

▲ 장진 감독

장진 감독, 차승원이 6년 만에 재회한 작품으로 주목 받고 있는 영화 <하이힐>이 지난달 12일 제작보고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는 장진 감독을 비롯해 배우 차승원, 오정세, 고경표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무엇보다 최초로 선보이는 메인 예고편과 제작진과 배우들의 뜨거운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제작기 영상 등 특별 영상이 공개돼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영화 인생 20년 만에 처음으로 ‘감성 느와르’ 장르에 도전한 장진 감독은 “<하이힐>을 통해 강렬한 액션과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 연기를 보실 수 있을 것이다. 이제야 나에게 맞는 장르를 찾은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6년 만에 재회한 차승원과는 “서로 양보하지 말고 찍어보자고 다짐했었다. 특히 비 오는 날 우산을 쓰고 액션을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촬영을 할 때마다 우산이 부러져서 200개 정도가 소진되었다. 본인이 가장 힘들었을 텐데, 차승원 본인이 만족할 때까지 재촬영을 했다”며 강도 높은 액션신에 대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지욱’을 경외하는 조직의 2인자 ‘허곤’ 역을 맡은 오정세는 “허곤이라는 인물을 만나면서 깊은 고민에 빠졌고 촬영 당시 잠을 제대로 못 잘 정도로 스트레스에 시달릴 정도였다. 개인적으로 생각과 고민을 많이 하게 만든 작품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장진 감독은 “감독의 입장에서 보면 이 장면에서는 이런 톤의 목소리와 이런 연기를 요구하는 계산이 서는데, 오정세는 순간순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은 그 이상을 보여줬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영화 <하이힐>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기로 결심한 순간 치명적인 사건에 휘말리게 된 강력계 형사 ‘지욱’의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을 그린 이야기로 오는 6월 4일 개봉 예정이다.

충무로 대표 스토리텔러 장진 감독, 영화 인생 최초의 도전!
지금까지 한국 영화에 이런 이야기는 없었다. 1998년 <기막힌 사내들>로 데뷔한 후, <킬러들의 수다>, <아는 여자>, <박수칠 때 떠나라>, <거룩한 계보>, <굿모닝 프레지던트> 등의 흥행작을 연출하고, <웰컴 투 동막골>, <바르게 살자>, <된장> 등을 기획 제작하며 개성 강한 영화를 만들어 온 장진 감독이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터닝 포인트를 맞이할 작품 <하이힐>을 선보인다. 데뷔 이래 20년 만에 처음으로 감성 느와르 장르에 도전한 장진 감독은 “영화 <하이힐>의 시작은 지금까지 시도해보지 않았던 스타일의 장르에 대한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범인을 단숨에 제압하는 타고난 능력으로 경찰은 물론 거대 범죄 조직 사이에서도 전설적인 존재로 불리는 강력계 형사 '지욱'을 통해 도저히 남들은 상상 할 수도 없는 자기 안에서 꿈틀대는 또 다른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는 이야기를 그려내 보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기존의 느와르 작품이 외부 요소로부터 비롯된 사건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면 <하이힐>은 사건 자체보다, 평생 자기 안에 숨겨 놓은 욕망으로 인해 고통 받으며 살아온 주인공 ‘지욱’의 내적인 상처와 갈등 그리고 고통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달콤한 인생>, <비열한 거리>, <범죄와의 전쟁>, <신세계> 등 음모와 배신이 난무하는 조직 세계에서의 갈등과 남자들의 진한 우정을 풀어낸 그간의 한국형 느와르 작품과는 다른 궤적의 감성 느와르 <하이힐>은 한 인간의 근본적인 정체성에 대한 갈등을 통해 아픔과 슬픔, 분노까지 담아낸 짙은 페이소스를 선사한다.

▲ 하이힐 제작보고회

일격 필살! 리얼 액션의 진수를 보여주다
차승원은 촬영 3개월 전부터 액션 트레이닝에 돌입해 영화 속 리얼한 액션을 완벽히 소화해내며 캐릭터에 강렬한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클럽에 잠입한 ‘지욱’이 룸 안의 테이블 위에서 10여명의 범죄 조직원들과 벌이는 영화의 오프닝 액션신과 폭우 속 우산을 든 채 일대 다수의 싸움을 벌이는 액션신, 그리고 자신의 운명을 뒤바꿀 마지막 결전을 치르는 엔딩신까지 다양한 콘셉트의 액션 장면이 관객을 압도할 ‘차승원표 액션’으로 탄생했다. <최종병기 활>, <용의자> 등의 작품을 통해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선보여 온 최태환 무술감독은 “극중 ‘지욱’이 범인을 단숨에 제압하는 전설의 강력계 형사이다 보니 절도 있고 단호한 느낌의 실전 액션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러시아 특수부대의 무술인 '시스테마'를 베이스로 액션을 준비했는데, 차승원과 트레이닝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외부 무술을 응용하는 것보다 오히려 ‘차승원표 액션’으로 배우가 갖고 있는 본연의 자세나 느낌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차승원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기에 <추격자>, <황해> 등의 작품에서 선 굵은 액션의 합을 절묘하게 포착해낸 이성제 촬영감독의 참여는 <하이힐>의 리얼 액션의 쾌감을 배가시키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짙은 페이소스와 강렬한 액션으로 돌아온 차승원
코미디부터 액션, 스릴러와 사극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여온 배우 차승원이 영화 <하이힐>을 통해 한국 영화계에서 전례 없던 파격 캐릭터로 드라마틱한 변신을 시도했다. 겉으로는 완벽한 남자의 조건을 모두 갖췄지만, 내면에는 남들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 자신의 다른 모습을 숨긴 채 살아가는 강력계 형사 ‘지욱’으로 돌아온 차승원은 강렬한 액션부터 짙은 페이소스를 담아낸 감성 연기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지욱’ 역은 누가 보더라도 단번에 인정할 만큼 완벽한 남성의 외형을 가지고 있지만 그 안에 의외의 섬세함과 감성이 존재하는 배우를 원했다. 처음부터 두말할 나위 없이 차승원이 떠올랐다”고 전한 장진 감독은 “영화 <하이힐>을 통해 차승원의 진가를 유감없이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욱’이라는 인물이 겪고 있는 내면의 고통과 인간적인 모습들을 밖으로 표출하기 보다는 안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했다”고 밝힌 차승원은 한층 깊어진 눈빛과 섬세한 감정 연기를 통해 대사나 상황으로 드러나지 않는 ‘지욱’의 내면을 오직 그 만의 방식으로 그려냈다. 내면의 짙은 페이소스와 리얼한 액션으로 분노를 폭발시키는 후반부 장면까지 완벽한 완급조절과 디테일한 감정선으로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 것은 물론, 배우로서의 한 단계 도약을 예고한다.

Q.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소감과 6월에 장동건 주연의 <우는 남자>와 차승원의 <하이힐>이 액션 장르로 경쟁하게 될 것 같은데…
- TV 드라마 이후 영화로는 오랜만에 찾아뵙게 되었는데 잘 되었으면 좋겠다. 장동건과는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되는데. 잘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제가 찍었었던 여타의 영화들과는 아주 많은 차이를 느끼고 있다. 사람 안에는 여러 가지 성향이 있는 것 같다. 이 영화를 찍으면서 제 안에도 분명 한 남자와 한 여자, 다른 모습들이 공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존의 제도, 룰 때문에 이런 것들이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의외의 부분이 많았던 것들이 그런 점인 것 같고, 나중에 영화를 보면 좀 더 이런 내면의 모습들에 대해 공감하시지 않을까 한다.

Q. 영화 <하이힐>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장진 감독에 대한 믿음으로 <하이힐>을 선택하게 되었다. ‘지욱’ 캐릭터를 통해 누구나 갖고 있지만 드러나지 않는 다른 내면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했다.

Q. 감성을 충족시키는 나만의 잇 아이템이 있다면?
- 밖에서 빛나는 번지는 불빛들, 집에서 혼자 생각하는 공간이 있다. 베란다 밖에서 빛나는 불빛들을 보면 여러 가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간다. 가끔씩은 지인들에게 전화해서 고민들을 털어 놓기도 하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장진 감독님께는 예전에 뜬금없이 연기에 대한 고민들을 털어놓은 적도 있다.

Q. 하루 중 가장 ‘감성 돋는’ 시간이 언제이신지?
- 새벽 2시, 이맘때쯤 잠에 듭니다.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이기 때문에 감성지수가 많이 높아있지 않을까 싶다.

Q. 우산 액션이 인상적인데…
- 우산을 들고 액션 장면을 찍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다. 연습하는 동안 제 머릿속에서 상상했던 그림이 있었는데, 제가 생각했었던 몸놀림이 느낌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던 것 같다. 만족하지 못해서 다시 찍자고 감독님께 말씀드렸다. 영화에서 상징적인 액션 장면이었기 때문에 욕심을 내어서라도 여러 번 다시 찍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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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배우 고경표와 함께 작업한 소감과 오정세와는 어떤 장르를 해보고 싶나?
- <하이힐> 촬영 전에 고경표가 나오는 드라마를 챙겨 봤다. 연기하는 톤이나 질감에 대한 호감이 많이 갔고, 저 친구랑 내가 좋아하는 코미디 장르를 함께 찍으면 정말 재미있겠다 싶었다. 호감도의 정도가 굉장히 높았을 때 <하이힐>로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오정세와는 <시크릿>이라는 영화를 같이 했었는데, 준비를 굉장히 철저하게 해오는 친구다. 어떤 것을 맡겨놔도 충분히 자기 나름대로 해석과 분석을 잘 할 수 있는 그런 배우다. 오정세와는 어느 장르도 같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Q. 최근 <너희들은 포위됐다>에서도 강력계 형사로 출연하고 있는데, <하이힐>의 강력계 형사와 차별점을 둔 것이 있다면?
- 드라마에서의 모습은 굉장히 와일드하고, 스트레이트한 인물이다. <하이힐>에서의 ‘윤지욱’은 강력계 형사라는 직업적인 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지욱’의 속마음이나 내면세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영화가 개봉하면 굉장히 다른 인물로 다가갈 것이다. ‘형사’라는 것은 공통분모에 불과하다.

Q. 이번 역할을 통해 대중들에게 어떤 차승원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궁금하다.
- 지욱’은 굉장히 복합적이고 미묘한 감정을 지닌 역할이다. 그러나 이번 영화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스스로 얘기하는 것은 굉장히 민망한 것 같다. 그러기에 이 인물은 참 어렵고 힘든 점이 있다. 제 안에 있었지만 드러나지 않았던 모습들을 관객들이 보시고 ‘차승원에게 저런 면이 있었네’라는 점을 느끼면 좋을 듯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여타의 다른 장르에서 보여드렸던 모습을 희석시키고 정제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