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통일방안은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다. 민졲오동체 통일방안은 남북화해협력, 남북연합, 사실상의 통일 등 3단계를 명시하고 있다. 우리국민과 남북, 국제사회와 ‘함께하는’ 평화통일이 담겨있다. 평화통일의 출발은 남북 당국간의 대화, 민간급의 교류협력이 기본이다. 원칙도 중요하지만 기본은 필수이다. 함께하지 않는 통일은 대박이 아니라 쪽박이다.

▲ 남북관계 및 북한 전문가인 북한대학원 대학교 양무진 교수

최근 남북관계가 급속히 경색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3월 노동미사일 발사에 이어 서해 포 사격을 강행했으며, 소형 무인기로 우리나라의 방공망을 침범하는 등 연일 위협적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를 만나 남북관계를 진단해보았다. 양무진 교수는 통일외교안보 출입기자들 뿐만 아니라 외신 기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남북관계 및 북한 전문가이다. 항상 6하원칙의 틀 속에서 설명하는 것이 양 교수의 특징이다.

드레스덴 통일 구상 위한 창의 전략
지난 3월28일,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구상은 과거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처럼 남북관계에 획기적인 변화를 불러올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다. 양무진 교수는 “드레스덴 선언에서 박 대통령은 북한 당국에게 인도적 문제 해결, 민생 인프라 구축, 동질성 회복 등 3대 제안을 했다”며 “통일결과의 대박보다 통일과정의 준비를 강조함으로써 흡수통일의 오해를 불식시켰고, 민간급 교류의 확대를 제시함으로써 5 ·24조치의 유연성을 보여주었다. 비핵화를 전제조건화하지 않음으로써 남북 당사자 해결의 폭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양무진 교수는 이산가족상봉 정례화와 북한의 산모 및 아기의 건강을 담보하는 모자 패키지 사업은 시급한 인도주의적 문제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5월까지 비료지원이 시급하기 때문에 모자 패키지 사업만으로 이산가족 정례화를 이끌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때문에 양 교수는 민생인프라 구축의 경우 북한 주민 생활과 직접 연계된 사업으로 북한 주민들의 대남적개심 완화와 대남의존도 심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분석한다. 복합농촌단지조성은 농업·축산업·임업을 연계한 농촌개발사업으로 북한판 새마을운동으로 나갈 수 있다. 특히 올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신년사에 농업혁신을 주공전선으로 제시하였다.

북한이 복합농촌단지 사업에 호감이 갈 수 있는 대목들이다. 양무진 교수는 “교통·통신분야 인프라와 북한지하자원개발 사업은 이미 10·4에 명시되어 있다”며 “6·15와 10·4 선언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입장이 중요하다. 특히 5·24조치와 직접 관련된 사업이기 때문에 5·24조치를 유지하면서 개발하는 것은 다소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남북주민들간의 동질성 회복은 통일과정이든 통합과정이든 중요한 과제다. 그러나 북한은 당 국가 중심의 유일지배체제이기 때문에 당국 간의 신뢰 없이 민간급의 교류협력이 쉽지 않다. 서울과 평양에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는 차후에 영사 기능까지 담당할 수 있는 상주대표부로의 발전까지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러나 상주사무소 설치도 남북간 교류협력을 위한 방북자와 방남자가 균형을 이룰 때 가능하다. 양무진 교수는 “현 단계에서 북한이 원하는 것은 상호비방·중상금지 이행, 5·24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와 식량·비료지원 등이다”며 “박 대통령의 3대 제안은 당장 북한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내용물이 없다. 그래서 북한은 잡동사니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3대제안을 포함한 제반 남북관계문제를 논의할 고위급회담을 제안한다면 북측은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저지에 총력, 대화가 현실적인 해답이다
최근 북한의 대남도발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양무진 교수는 ‘북한은 아직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고 있다. 양 교수는 “우리측의 적십자 실무회담 제의에 북한은 이산가족상봉 정례화 같은 중요한 문제는 실무회담에서 풀 수 없음을 강조한다. 실무회담이 아니라 고위급회담을 하자는 우회적인 표시다”며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을 실명 비난하고는 있지만 남북간의 대화를 중단하겠다든지 상호비방·중상금지 합의를 백지화·무효로 하겠다는 선언은 없다. 한미군사훈련에 대해서도 단거리 또는 노동형 미사일 발사로 맞대응 무력시위를 하고는 있지만 수위는 그렇게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양 교수는 ‘6자회담 열릴 것인가’라는 현안 진단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핵동결, 핵포기를 유도하기 위해 남북한 교류를 전면 중단한 5·24조치를 과감히 완화하고 남북간 고위급 대화채널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또 박근혜 정부는 향후 전개될 상황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북한의 4차 핵실험을 저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무진 교수는 “북한의 4차 핵실험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물론, 통일대박론, 드레스덴 선언 모두 동력을 잃게 할 것”이라면서 “6자회담이 재개되기도 전에 한미, 한중 간에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여곡절 끝에 6자회담이 개최되더라도 5자 간의 확고한 공감대 아래 북한의 핵폐기 과정을 논의하여야 한다”며 “6자회담 재개 프로세스가 핵동결-핵포기-검증-관계 정상화 등으로 전개되기 위해서는 5자 간에 북핵 해결 로드맵에 대한 확고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남북문제에 대한 최고의 스승, 박재규 前통일부장관 양무진 교수는 “전 세계에서 남북관계에 대한 최고의 전문가는 박재규 前통일부장관”이라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양 교수는 “항상 크게 봐라, 객관적으로 봐라, 평화통일의 관점에서 봐라”는 박 前장관 말씀을 항상 되새기면서 북한을 분석한다고 말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