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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 도쿄지점의 비자금 조성 정황 포착
2014년 05월 07일 (수) 11:55:11 안상호 기자 press83@newsmaker.or.kr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의 도쿄지점도 KB국민은행에 이어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은행 해외 지점의 부실 대출 의혹이 확산되면서 금융 당국도 전방위 조사에 나섰다.

국민, 우리, 기업 등 3개 은행에서 잇따라 5천700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이 적발된 국내 은행의 일본 현지 점포들이 최근 자산 규모만 커지고 수익성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본에 진출한 신한과 우리·하나와 기업 등 5개 은행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현재 84억2천8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억4천만달러 증가했다. 도쿄와 오사카에 지점을 두고 부당대출 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은 자산 현황 등 공개를 거부했다. 일본 점포들은 덩치가 커진 것과 반대로 당기순이익은 부쩍 나빠져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011년과 비교하면 20% 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700억원대 부실 대출 가운데 일부 국내 유입
금융 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도쿄지점의 전(前) 임직원 계좌에서 과도하게 많은 금액이 국내로 유입된 정황을 포착, 이 자금의 성격을 확인 중이다. 현재 금감원은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신한은행 도쿄지점에 대해 현장 검사를 벌이고 있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도쿄지점의 경우 700억원대 부실 대출 가운데 일부가 국내로 유입된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 은행의 도쿄지점 직원 중 일부가 자신의 연봉보다 과도하게 많은 금액을 국내로 송금한 사실이 적발된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국내에 들어온 금액은 60억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이 가운데 비자금으로 활용된 액수와 용처를 놓고 금융당국이 계좌 추적 등을 벌이고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비자금 여부 등에 대해 검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은행별 자체 점검에서 우리은행 600억원, 기업은행 100억원대의 부당 대출 정황이 확인됨에 따라 이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 도쿄지점의 경우 전 지점장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도 연루돼 있으며 비자금 조성으로 의심되는 액수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모 전 도쿄지점장의 현지 재직 기간 이팔성 당시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일본을 자주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주목된다. 이 전 회장은 재직 시절 주중이나 주말에 당일 또는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수시로 찾았다. 1967년 우리은행의 합병 전신인 한일은행에 입행한 이 전 회장은 일본어에 능통하며, 도쿄와 오사카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우리은행 도쿄지점장은 전통적으로 이 전 회장과 같은 한일은행 출신이 도맡았다. 전날 자살한 김씨는 물론 전임 도쿄지점장인 백모 전 우리은행 부행장과 정모 전 우리은행 본부장이 모두 한일은행 출신이다. 이에 대해 이 전 회장은 “김씨를 도쿄지점장으로 보낸 것은 당시 행장(이종휘 현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이지, 내가 아니다”며 “본부장 승진 이후 인사하러 온 것도 여러 승진자 중 한 명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한일은행 후배라거나 고려대 후배라는 이유로 숨진 김씨와 백 전 부행장 등을 내가 챙겼다는 얘기는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며 자신은 도쿄지점 부당대출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문제가 되는 해당 은행들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경우 문제가 된 시기의 임직원들은 모두 퇴직한 상태지만 우리은행의 경우 한 명이 현재 자회사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전 도쿄지점 지점장과 직원이 리베이트를 받고 수년간 5000억원대 불법 대출을 해주고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적발돼 검찰에 구속 기소된 상태다. 국내 은행의 일본 현지 지점에서 비리 의혹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금융 당국의 눈은 현지 진출 은행 전반에 향해 있다. 당국은 유독 도쿄지점들에서 연이어 비리가 터진 것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국내 은행 도쿄지점은 법인체제가 아니다. 해외에서 그것도 법인이 아닌 지점으로 있는 곳은 인사·총무·감사 등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금융 당국의 관리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대출 서류도 현지에서 작성한 것을 본사에서 심사한다고 해도 현지 사정 등을 일일이 파악할 수 없어 서류 심사에 한계가 있다. 비리의 여지가 많다는 얘기다. 일단은 일본 진출 은행 지점들의 거래 현황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문제가 있을 경우 바로 검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해외 지점은 금융당국뿐 아니라 본사 감사에서 사각지대다 보니 비리 관행이 있을 수 있다”면서 “은행의 자체 검사 결과를 기초로 면밀히 들여다보고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면 검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베트남 등 국내 은행의 진출이 많은 지역도 요주의 대상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다른 지역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단계적으로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앞서 국내 은행의 해외 법인에 대해 은행의 자율적 상시 점검 강화, 보고서 제출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은 감독강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국민은행 해외법인 대출업무 총체적 부실 진행
검찰의 ‘국민은행 도쿄지점 대출비리 사건’ 중간수사 결과, 국민은행 해외법인의 대출업무가 총체적으로 부실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29일 검찰에 따르면, 이번에 기소된 국민은행 전 도쿄 지점장 이모씨와 전 부지점장 안모씨는 업체들로부터 돈을 받고 대출서류를 조작하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 명의로 분할 대출해주거나 같은 부동산을 중복적으로 담보로 잡고 부당 대출을 해줬다. 먼저 이씨 등은 국민은행 내부 여신관련 규정을 위반해 대출심사에 필요한 매매계약서와 감정평가서상 매매계약 금액, 감정평가 금액을 위조해 금액을 과다하게 부풀린 뒤 대출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씨 등은 차주인 업체들의 재산상태 등을 심사한 뒤 대출금액을 정한 것이 아니라 아예 업체들이 필요한 대출금액을 정해놓고 부동산 매매계약서나 감정평가서를 위조해 대출금액에 맞춰 대출해줬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돈을 건넨 업체들이 대출을 신청해오면 여신 담당직원을 시켜 업체들이 제출하는 부동산 매매계약서와 감정평가서를 컴퓨터로 스캔해 매매금액이나 감정평가금액을 사전에 약정한 대출금액에 맞춘 뒤 금액을 끌어올려 대출을 실행했다. 또 매매계약서 등을 위조하는 것이 번거롭자 업체들로부터 위조된 문건을 제출하도록 지시하거나 심지어는 매매계약서를 아예 받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번 대출비리 사건에는 부동산 매수자들이 매수 대상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 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위조된 매매계약서를 근거로 대출해주다보니 실제 부동산 매수자들은 자기 돈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거액의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었다. 실제로 이번에 기소된 한 업자는 실제 매매대금이 2억900만 엔인 부동산을 감정가액 3억3000만엔으로 위조해 2억3000만엔을 대출받아 부동산매매대금을 제한 2100만엔을 개인용도로 사용했다. 이씨 등은 또 대출을 받는 업체가 내세운 제3자 명의의 신설법인이나 휴면법인에 거액의 대출을 해줬는데, 이 가운데는 돈 갚을 능력이 전혀 없는 한국 유학생들이나 업체 가족들 법인의 대표자로 등록된 법인들도 적지 않았으며, 이씨 등이 오히려 업체들에게 이 같은 방법을 알려주고 대출을 종용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 같은 방법으로 대출받은 업체들 중에는 30~40개 가량의 제3자 명의를 내세워 수백억 원의 대출을 받는 경우도 여러 차례 있었으며, 이씨 등은 이런 차주들을 주요 고객으로 지정한 뒤 평소 대출 내역을 따로 보관하면서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씨 등은 또 A업체 소유의 지하 1층 지상 8층 건물을 담보로 3억엔을 대출해준 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의 근저당권을 임의로 해지한 뒤 이를 담보로 다시 B업체에 2억7000만엔을 대출해주기도 했다. A업체 소유의 건물은 총 4억1000만엔까지 대출이 가능했으나 이씨 등은 이보다 1억6000만엔이 더 많은 5억7000만엔까지 대출을 해준 것이다. 검찰은 이씨 등이 이 외에도 대출받는 업체들의 신용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담보로 취득할 수 없는 물건들을 담보로 잡아 대출을 실행하기도 하는 등 여러 행태로 불법대출을 해 준 것으로 확인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번 불법대출 사건으로 인해 국민은행에서는 지난해 11월 말경 부실채권 중 일부를 매각해 540억원의 실제 손해가 발생했으며, 수사가 더 진행되면서 국민은행의 실제 손해 발생액은 더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비자금 조성 과정서 조직적 비리 가능성 등 집중 조사
금융당국은 지난 1월 국민은행 도쿄지점 불법대출에 대한 검사를 재개했다. 과거 미래저축은행 투자손실과 관련해 하나캐피탈을 추가 검사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본격 검토에 착수했다. 새해 초부터 금융권 법질서 확립을 목표로 고강도 검사를 시작한 것. 금융당국은 검사시스템도 대폭 바꿨다. 올해부터 검사의 무게중심을 발 빠른 사전대응을 핵심으로 하는 상시감시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일본 금융청과 협의를 거쳐 국민은행 도쿄지점에 대한 현장검사를 재개했다. 작년 말 도쿄지점의 불법대출 혐의를 특별 검사하던 금감원은 국민은행 현지직원이 자살한데 이어 연말을 맞아 검사역들이 귀국하면서 검사를 중단했다. 아직 검사가 완료되지 않은 만큼 검사는 신속히 재개됐다. 금감원은 도쿄지점의 불법대출과 리베이트를 통한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내부통제의 취약점, 경영진 연루와 같은 조직적 비리 가능성 등을 집중 검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29일 약 4100억원을 불법대출한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로 이모 전 도쿄지점장과 안모 전 부지점장을 구속기소하고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도쿄지점 현장검사 재개 여부는 일본 금융청과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며 “현재로서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작년 말 끝난 하나금융 종합검사 결과에 대한 분석 작업도 한창이다. 금감원은 하나금융지주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나캐피탈을 추가 검사할지 검토하고 있다. 하나캐피탈이 옛 미래저축은행에 무리한 투자를 할 당시 김승유 전 회장 등 주요 경영진의 지시가 있었는지가 관건이다. 하나캐피탈은 2011년 저축은행 구조조정 당시 미래저축은행에 145억원을 투자했으나 약 60억원의 손해를 봤다. 투자 과정에서 하나캐피탈은 가치평가 서류를 조작하는가 하면 이사회를 아예 열지도 않고 사후에 서면결의로 이사회를 대신했다. 그동안 금융권 일각에서는 최고경영진의 지시나 묵인 없이 일개 계열사가 이처럼 대담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며 의혹을 제기됐다. 추가 검사 결과에 따라 김 전 회장과 김종준 하나은행장(당시 하나캐피탈 사장) 등 전·현직 경영진이 제재를 받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금감원은 새해에 금융질서 문란행위를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강도 높은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연말연시 동안 연이어 임직원들에게 엄중한 법질서 확립을 주문했다. 특히 검사시스템을 기존 정기 종합검사 중심에서 상시감시체제로 바꿨다. ‘위험요인 사전인지·적시대응 시스템’과 ‘민원사전인지시스템’ 등을 통해 금융시장의 안정을 해치거나 금융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위험요인을 조기에 파악해 즉각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제한된 검사 인력은 ‘선택과 집중’으로 효율성을 극대화시킨다는 방침이다. 경미한 위규사항은 금융회사가 자율시정토록 하되 상시감시 결과 문제가 우려되는 회사에 대해서는 검사역량을 집중하는 방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문제가 터진 ‘사후에’가 아니라 ‘사전에’ 위험요소를 미리 알아차리고 재빠르게 대응하는 검사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게 올해 목표”라고 밝혔다.

국내 은행 도쿄 지점 부실대출 관계자 자살 잇달아
국내은행 도쿄지점 부실대출과 관련한 조사를 받던 관계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4월8일 금융권에 따르면 600억원대 부실대출 의혹에 연루된 우리은행 전 도쿄지점장 김모씨가 이날 오후 6시께 경기도 양주 운경공원묘역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우리은행 도쿄지점의 600억원대 부실대출 의혹과 관련해 최근 금감원 조사를 받아왔다. 금감원은 은행이 제출한 부실대출 자체점검 보고서를 분석한 후, 지난 2월 말부터 김씨를 비롯한 관계자를 대상으로 대출 적정성 여부와 리베이트 수수 여부 등을 조사하는 중이었다. 국내은행 도쿄지점 관계자가 금감원의 조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민은행 도쿄지점 부당대출과 비자금 의혹으로 한일 양국 금융감독당국의 검사를 받고 있던 도쿄지점의 한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해당 직원은 국민은행 도쿄지점이 담보가치를 부풀리거나 고객 명의를 도용하는 등의 수법으로 업체 2곳에 1700억여원을 부당대출해준 것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수수료 명목으로 거액의 금품이 오간 정황이 드러났다. 국내은행 도쿄지점과 관련된 조사를 받던 관계자들이 잇따라 자살을 선택하면서 금감원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금감원은 A씨의 자살로 인해 관련 검사를 일단 중단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권 일각에서는 금감원 조사로 인한 심리적 부담이 자살로 연결됐을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주변 관계자의 리베이트 정황이 밝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감원의 조사가 이어지자 심리적인 압박을 받아 결국 자살을 선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정확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부당대출과 관련한 것인지 아닌지는 향후 조사를 통해 밝히겠다”고 선을 그었다.

은행권 최고의 로열패밀리 ‘도쿄지점’의 몰락
지난 4월8일 우리은행 김모 전 도쿄지점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불법대출 의혹으로 금융감독원 검사를 받던 중이었다. 지난해 말에도 KB국민은행 도쿄지점 현지 직원이 일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은행권 최고 ‘로열패밀리’로 불리는 일본 도쿄지점에 죽음의 그늘이 드리우면서 몰락의 원인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까지도 은행장을 비롯해 각 은행의 경영진에는 도쿄지점장 출신들이 대거 포진했다. 조준희 전 IBK기업은행장이 대표 ‘일본통’이고,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최영환 전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 김진관 전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부행장, 차순관 KB저축은행 대표, 이신기 신한금융 부사장 등이 도쿄지점장 임기를 마친 후 임원이 됐다. 도쿄지점장이 은행원 최고 출세코스로 꼽힌 것은 해외 근무 자체가 드문 시절부터 선진국 일본에서 근무하면서 함께 파견된 정부기관 공무원들 및 기업체 임원들과 교류하는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 도쿄지점 근무는 ‘선택받은 자’들만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경영진 최측근인 비서실, 인사부 출신들이 다수 포함됐다. 도쿄지점이 ‘영업’과 함께 ‘의전’에 특화된 지점이어서다. 도쿄는 은행 고위임원들이 정기적으로 들르는 출장지였다. 어윤대 전 KB금융그룹 회장과 이팔성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도 임기 중 수차례 도쿄를 방문했고, 각 은행 대출사고 당사자 이모 전 지점장과 김 지점장을 자주 만났다. 특히 KB국민은행의 대출사고는 어 전회장이 출장길에서 이 지점장의 영업실적에 고무돼 “승진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후 이를 위해 본점이 실적을 검토하던 중 실체가 드러났다. 하지만 도쿄지점의 위상도 세월의 흐름과 함께 변했다. 젊은 인재들 사이에서도 미국 뉴욕이나 영국 런던지점에 비해 선호도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도쿄로 향하는 인물의 은행 내 비중도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과거에는 도쿄가 ‘엘리트’들의 전유물이었지만 요즘은 승진의 기로에 선 ‘준엘리트’의 보상 차원이라는 이미지도 있다”고 말했다. 영업환경도 위축됐다.

주요 여신고객인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과 재일교포들이 떠났고 새로 정착한 한국인 사업가들과 현지인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한국기업들의 신용도가 높아지면서 더 이상 일본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한국계 은행을 이용할 필요가 없어졌고 재일교포 2~3세들은 애착이 덜하기 때문이다. 환경변화는 최근 대출사고에까지 여파를 미쳤다. 또 현지 국내은행간 과당경쟁과 직원들의 추락한 도덕성, 대출 후 리베이트를 받는 일본 금융권의 오랜 관행이 한데 섞여 도쿄지점의 몰락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특히 리베이트 관행을 악용하는 방식이 횡행했다. 일본 내 지점에서 근무했던 은행 한 관계자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에서는 대출 후 대출금액의 1~3%를 리베이트로 받는 관행이 만연했다”며 “2000년 들어 1금융권에선 관행이 사라졌지만 2금융권에선 여전하다”고 전했다. 일본에 진출한 국내은행들은 한국에서의 위상과 달리 일본 현지에선 사실상 2금융권 취급을 받는다. 실질적 ‘제로’(0%) 금리인 일본에선 대형은행의 담보대출 금리가 연 0.5~1.0%에 불과하지만 한국계 은행들은 높은 조달비용 등으로 연 1.5~3.0% 이상 금리를 받는다. 이에 따라 신용도가 낮은 고객을 대상으로 고금리 대출을 하고, 리베이트도 받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일본 금융사들은 리베이트도 수수료로 책정해 정상적으로 회계처리하는데 한국계 은행들은 달랐을 것이라는 게 금융감독당국 판단이다. 최근까지 일본에서 근무한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은행의 회계기준에서는 리베이트를 넣을 항목이 마땅치 않았을 것”이라며 “대고객 영업비용 등으로 자체 처리하거나 개인적으로 착복하는 방식이 도쿄지점장 선·후임 사이에서 ‘공공연한 비밀’로 전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지점의 불법자금이 개인 착복을 넘어 조직적 비자금 조성으로 이뤄졌는지도 관심사다. 승진의 문턱에 있는 인물들이 모인 만큼 경영진에 상납하는 로비용으로 쓰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해외사업 담당 관계자는 “감독당국이 감사를 확대한 만큼 칼날이 비자금 의혹에까지 미칠 경우 파장은 어디까지 퍼져나갈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국내에서도 계속되는 금융사건
국민은행에서 1조원 규모의 허위 입금증을 발부한 사고가 터졌다. 금융당국은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각 시중은행에 허위 입금증 발부가 있는지 점검하라는 긴급 지시를 내렸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국민은행에 허위 입금증을 발부한 국민은행 직원 1명을 고발 조치토록 지시했다. 지난 4월4일 국민은행은 모 지점 직원 1명이 부동산개발업자 강모씨에게 9600억원 규모의 허위 입금증을 발부해준 사실을 발견, 금감원에 긴급 보고했다. 금감원은 국민은행에 후속 조치를 요구했고, 이에 국민은행은 해당 직원을 대기 발령낸 뒤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를 낸 직원은 예금이 입금되면 예금주의 요청에 따라 대금을 지불하겠다는 내용의 ‘입금 및 지급예정 확인서’, 부동산개발업자의 대출신청을 받아 심사를 진행하겠다는 내용의 ‘문서발급 및 대출예정 확인서’ 등 6101억원 규모의 임의확인서 10건을 교부했다. 실제 예금한 사실이 없는데도 예금이 있는 것처럼 3600억원 규모의 예금입금증 4건을 비롯해 제삼자의 차용자금 8억원을 보관 중이라는 현금보관증 8건도 발급했다. 이들 문서는 국민은행 법인이나 지점의 정식 인감을 사용하지 않고 이씨의 개인 도장과 사인을 이용해 작성됐다. 이 직원이 만든 허위입금증은 정교하지 않고 육안으로 볼 때는 가짜임을 알 수 있을 정도여서 초기 단계에서 적발됐다. 그러나 금감원은 이런 수법이 다른 은행에서도 있었을 가능성이 있어 모든 은행을 대상으로 허위입금증 발부 여부를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다른 은행에서는 별다른 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가에서는 KB금융지주의 내부 통제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적잖다. 실제 지난 11월에는 국민은행 직원들이 공모해 2010∼2013년 주택채권의 원리금 110여억원을 횡령하는 사건이 적발됐다. 또 지난해 도쿄지점에서 5000억원대 부당 대출 혐의로 당시 도쿄지점장 등이 구속돼 조사를 받고 있으며, 국민카드의 5000여만명 고객 정보 유출로 국민은행도 1000여만명의 정보가 빠져나가 금융당국의 제재를 앞두고 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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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114.XXX.XXX.23)
2014-05-31 23:21:14
1
아쉽네요, 일본이 은행문제에 대해서 좀 잘다뤘으면 이런일이 안일어났을텐데,
그래도 열심히 하셔서 꼭 실수를 만회하세여
전체기사의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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