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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계층의 정보격차 해소에 중추적 역할 수행
2014년 05월 07일 (수) 00:10:37 뉴스메이커 webmaster@newsmaker.or.kr

최근 인터넷의 발달과 스마트 폰의 대중화로 인해 우리는 갈수록 편리하고 풍부한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되었지만 상대적으로 소외계층은 디지털 정보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정보격차의 심화는 우리사회에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 육근해 도서출판 점자대표/한국점자도서관장
소외계층이 지식정보의 공유를 받지 못하게 되면 그만큼 교육능력에도 차이가 발생할 것이며 이것은 결국 소득 격차의 심화로 이어져 사회통합의 길은 점점 멀어지게 된다. 이에 육근해 한국점자도서관장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선친의 뒤 이어 장애인들의 문화복지 선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각장애인 전문 도서관으로 설립된 한국점자도서관은 故 육병일 관장이 ‘시각장애인의 알 권리, 읽을 권리’를 위해 수십억 원의 사재를 털어 설립했다. 육근해 관장은 평생을 점자책 제작 및 보급, 대여는 물론 시각장애인의 자활을 도운 육병일 관장의 막내딸이다. 시각장애인 아버지를 7살 때부터 돌아가실 때까지 모시고 다녔던 그는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돌아오면 항상 점자 찍는 일을 했다. 다른 형제들도 어머니와 더불어 아버지의 일을 돕기 위해 점자를 찍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점자도서관을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도서관 운영이 어려워 문을 닫기도 수차례였다. 여러 번 월세방을 전전할 때조차 육병일 관장은 도서관 일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점자책을 만드는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육 관장은 “장애인들이 아버지를 만나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가족한테조차 냉대 받은 사연을 들려줬다. 그러면 아버지는 그를 데리고 나와 자활학교나 기술교육기관으로 보내주는 등 살길을 마련해주곤 했다. 그저 어린 나이에도 아버지가 훌륭한 일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도서관 운영이 숙명이 된 건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선친에 이어 장애인들의 문화 복지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온 육근해 관장은 점자도서관에 복지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1999년에는 단국대 사회복지대학원에 입학, 2001년 석사학위를 받았다. 체계적 장서관리를 위한 문헌정보학도 공부했다. 이에 2004년 성균관대학원에서 문헌정보학으로 석사학위를, 2008년엔 경기대 일반대학원에서 문헌정보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7년 육병일 관장의 별세 후 육근해 관장은 사무국장, 관장 등을 맡아 아버지의 뒤를 이어 ‘가업’을 계승하는 중이다. 현재 한국점자도서관에는 8만여 권의 장서가 있다. 점자책 뿐 아니라 전자점자도서, 디지털 녹음도서, 점자라벨도서, 큰글자도서, 수화도서, 다국어 도서 등 장서 형태도 다양하다. 이는 시각장애인 외에도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독서장애인을 위해서다.

   
▲ 점자사전 앱
최근에는 한국점자도서관 1층에 장애인서비스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역사사료관을 개관하기도 했다. 육 관장은 “장애를 가진 이들도 차별 없이 문화 복지를 누리는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다. 선천적 장애가 있는 아이들의 잠재력은 우리의 선입견 그 이상이다”며 “이 아이들이 책이 없어서 못 읽는다. 요즘 청소년들의 문제인 컴퓨터 게임도 할 수 없고 TV도 볼 수 없다. 책을 정말 좋아하고 상상력도 풍부하다. 집중력도 뛰어나다. 그 아이들이 좋은 책을 많이 읽으면 우리나라의 큰 재산이 될 거라 확신한다. 국가가 보살펴야 할 애들이 줄어든다는 측면도 있다. 스스로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책을 통해 키우고 싶다. 그게 내 제일 큰 꿈이다”고 강조했다.

장애인용 도서를 출판하는 세계 유일한 출판사를 설립 운영.
우리나라 시각장애 어린이들에게는 제2의 어머니 같은 존재인 육근해 관장은 도서출판 ‘점자’를 운영, 장애 연령별, 유형별 맞춤형 대체자료를 개발, 보급하고 있다. 육 관장은 “도서출판 ‘점자’는 시각장애인 및 독서장애인들이 점자도서와 음성도서 외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아쉬움에 설립하게 되었다”며 “아버지께서 국내에 최초로 설립한 한국점자도서관을 이어받아 운영하면서 콘텐츠 부족에 대한 아쉬움이 항상 있었다”고 설립 배경을 밝혔다.

   
▲ 손으로 읽는 그림책
장애와 비장애가 함께 읽는 묵점자 혼용도서, 사물의 개념, 의성어등을 표현하는 촉각도서, 그림책에 점자라벨을 붙인 통합도서, 약시자와 어르신을 위한 큰 글자책, 청각장애아동을 위한 수화로 함께 읽는 도서, 지적장애, 정신지체아동을 위한 읽기 쉬운 도서, 다문화가정을 위한 다국어도서 등 지금까지 수천여 종의 책을 출판했으며, 일부 책들은 해외로 수출이 되고 있다. 특히 지속적으로 새로운 혁신기술을 도입하는 데 주력하여 지난해도 점묵자그림책, 손으로 읽는 그림책 등을 개발하였고, 사회적기업 혁신성에 선정되어 시각장애인들의 생활에 필요한 점자라벨을 개발, 보급 및 점자 앱을 개발 비장애인들에게 점자를 쉽게 접하고 이해하도록 하였다. 이처럼 장애, 비장애에 관계없이 누구나 원하는 책을 읽고 지식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아름다운 문화복지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해온 육근해 관장은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10월, 대한출판문화협회가 개최한 ‘출판문화 발전 유공자 시상식’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육 관장은 “빌 게이츠가 ‘우리 동네 도서관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고 말했듯, 우리나라에도 훗날 ‘점자책 한 권이 내 인생을 바꿨다’는 장애인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면서 “이 사명을 완수할 때까지 아버지처럼 계속 뛰겠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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